차량기지(車輛基地;train depot)는 철도차량의 유치와 차량의 점검 및 정비를 위하여 시설한 장소를 말한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차량기지는 철도차량, 구체적으로 기관차, 객차, 화차, 전동차, 기동차 등의 차종의 일상관리나 점검, 정비 등 검수를 위하여 설치한 시설물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도시철도에서는 차량기지로 명확히 구분되는 정비시설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지만, 일반철도에서는 철도역의 부속된 시설로 명확히 구분되지 않은채로 취급하거나, 담당하는 정비 업무의 종류에 따라서 차량기지를 세분하기도 한다.
분류[편집 | 원본 편집]
차량기지는 그 업무 영역에 따라서 크게 세 가지로 구분한다. 이외에 보선 활동의 편의를 위해 고속선 등지에 보선장비의 유치와 간단한 정비, 하역 시설을 설치해 둔 곳을 차량기지에 비견해 보수기지라고 하지만, 차량기지는 아니다.
- 중정비 기지
- 이른바 철도공장 내지 공작창 등의 이름으로도 불리는 시설로, 차량의 분해정비나 대대적인 오버홀과 같은 무겁고 장기간이 걸리는 중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기지를 말한다. 과거에는 자체적으로 주물 부품을 제조하거나 아예 차량을 제작하는 업무까지도 수행하였다. 일반철도, 특히 기관차나 객화차의 경우 명확히 분리 전문화되어 있는 시설로 입지하나, 전동차를 위주로 운용하는 도시철도나 광역철도의 경우는 경정비 업무를 수행하는 차량기지에 통합되어 설치되어 있다.
- 경정비 기지
- 경정비 기지는 차량의 일상적인 점검과 수리, 기능 점검 등을 실시하는 기지를 말한다. 중정비기지에 비해서 설비가 단촐하고, 좀 더 일상적인 수준의 정비와 차량 유치 등을 담당하는 시설이다. 가장 업무량이 많다 보니 가장 흔히 보이는 차량기지들이 이 부류이다. 도시철도의 경우 중정비 기지가 병행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종종 존재하며 이 경우 별도의 조직구분을 하지 않고 하나의 기지시설로 다루는 편이다.
- 주박 기지
주요 시설[편집 | 원본 편집]
검수고[편집 | 원본 편집]
검수고는 검사와 수선을 위한 건축물로, 정비공종 이름을 따서 경정비 공장, 중정비 공장 등으로 구분한다. 차종이나 세부적인 정비 공종에 따라 요구되는 설비에 변화가 있는 만큼 전체적인 건물의 형상이나 구조부터 내부에 설치된 기계류가 달라진다. 통상적으로, 반복검수, 기본검수, 경정비까지는 어느 정도 유사한 설비를 공용하지만, 중정비 이상은 경정비와는 완전히 설비가 달라진다.
아주 러프한 기준이지만, 중정비와 경정비의 구분은 차체를 들어올려서 대차를 분리 점검하느냐 아니냐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차체 인양용의 호이스트나 기중기, 또는 동시인양기가 설치된 작업장은 중정비 공장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 경정비 시설의 경우는 차체를 들어올리지 않고 작업하기 때문에 고소작업대나 지붕상점검대, 피트 같은 설비 정도만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 지붕상점검대
- 철도차량, 주로 전동차나 디젤동차, 객차의 지붕높이까지 올라가서 작업할 수 있게 만든 고정된 설비. 한쪽으로는 난간이 되어 있고, 다른 한쪽으로는 차량 지붕으로 다닐 수 있도록 트여 있다. 그 외에 각종 공구사용을 위한 설비가 되어 있다.
- 피트
- 차량의 바닥 부분을 점검할 수 있도록 선로방향으로 길쭉하게 파 놓은 구조물. 참호(trench)를 연상하면 된다. 과거엔 건물 기반보다 낮게, 그리고 부분부분 낮게 파여있는 수준이지만, 최근에는 건물의 기면을 레일 면보다 낮게 설치하고, 아예 철골조 구조물로 레일을 지탱해서 구조물 하부로 통행이나 기기의 출입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 추세다.
- 동시인양기
- 기존 크레인·호이스트로 차량을 인양할 경우 중량이 1점에 집중되거나, 개별 크레인을 정밀히 조작해야 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인양할 수 없다. 특히 동차의 경우 각 차량을 분리하여 인양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도 많이 걸린다. 그런 불안정한 상황에서 탈피하여 차량의 인양 포인트를 동시에 지탱하여 안전하게 인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기구다. 카센터의 리프트와 비슷한 물건.
- 드롭 테이블(Drop table)
- 철도차량의 대차나 차륜을 아래쪽으로 분리해 내는 장치이다. 편성 중의 특정 대차 하나만을 분리, 설치할때 사용하는 장비로, 유압장치로 대차가 위치한 구획을 지하로 내려 이송하는 방식으로 동작한다.
- 전차선 설비
- 전기차량을 취급하는 경우, 차량의 자력주행을 위해 유치선로로 가공전차선이 부설되어 있다. 정비 업무시에는 전차선이 위험 요소가 되므로, 작업자가 단전 조치 후 접지봉을 걸도록 되어 있다. 단전 조치를 한 상황에서 만에 하나 급전이 되더라도 접지봉으로 전류가 빠져나가고, 차단기가 작동한다. 삭정 시설이나 인양 설비 등으로 전차선을 설비할 수 없을 때는 입환기가 차량을 견인한다.
차륜 전삭고[편집 | 원본 편집]
차륜이 훼손되거나 과도하게 마모되었을 경우 차륜을 일정한 형상이 되도록 전용의 차륜선반으로 절삭하는 시설이다. 중검수시 대차에서 차륜을 분리하여 전용 선반에 밀어넣어서 삭정하긴 하지만, 차륜 전삭은 수시로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할 때마다 중검수에 준하는 절차를 매번 할 수 없는 노릇이므로 간단한 절차로 전삭할 수 있는 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검수고와 별도로 선로가 관통하는 소규모의 건물 형태로 되어 있다. 철도차량이 스스로 또는 입환기에 의해서 주행하여 진입할 수 있어야 하는데다, 통상적인 정기검수 외에도 수시로 사용하기 때문에 검수고와는 분리되어 설치된다.
기타 구내 시설물[편집 | 원본 편집]
- 유치선
- 말 그대로 차량이 대기하여 있는 곳을 말한다. 중정비기지나 경정비기지의 경우는 단순히 주박이나 대기용으로 쓰는 유치선과 장기 유치용, 공장 입출창 대기용 유치선을 구분하여 운용하기도 한다. 간혹 피트를 유치선에도 설치하여 출고점검용으로 사용한다.
- 세척선
- 철도차량의 세척이나 급배수, 오물 처리 등을 처리하기 위한 설비이다. 도시철도나 광역철도 기지에서는 오물 처리나 급배수를 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차내청소나 외관 청소 정도만 수행하여 좀 더 단촐한 설비를 가진 경우가 많으며, 아예 차량의 입출고시에 자동화된 세차기를 써서 통상 세척을 처리하기도 한다.
- 시험선
- 전차대 및 천차대
- 급유시설
- 급탄, 급수시설
부속시설[편집 | 원본 편집]
- 사무실 및 숙소
- 차량기지는 24시간 상시 운용되는데다, 상당한 인원이 근무하는 만큼 이를 관리 지원하는 사무실이나, 교대근무자용 숙소 등의 편의시설이 설치된다. 또한, 이외에도 차량운용을 위해 필요한 승무원들도 상시 배치되는 만큼 이들을 위한 시설물도 같이 배치되는 편이다. 국내에서는 승무원 관할조직과 정비업무 관할조직이 별개로 운용되기 때문에 종종 이 둘이 별도의 건물과 숙소를 쓰기도 하지만, 근래에는 비용 효율화를 위해서 통합건물을 사용하기도 한다.
- 기지운용실
- 차량기지에는 무수히 많은 선로가 설치되어 있고, 이들 선로 위에 다수의 차량이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이들을 통제하는 관제시설이 설치된다. 이를 기지운용실이라 한다. 대개 기지 중앙에 위치하여 있으며 여기서 전철기, 신호기등을 조작하며, 무전 및 전호를 통해 차량의 이동을 통제한다. 또한, 기지운용실에서는 그날그날의 차량운용 계획에 따라서 운행을 나가는 차량의 출고나 운행을 마치고 들어오는 차량의 입고를 확인, 통보, 처리하기도 한다. 대규모 기지에서는 공항의 관제탑과 같이 높은 위치에서 기지 전반을 시야에 둘 수 있게 설치되기도 한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차량기지는 시설물의 이름이기는 하지만 의외로 조직 이름으로는 잘 쓰이지 않는 편이다. 통상적으로 차량사업소, 정비사업소 등으로 불리는 경우가 많으며, 중정비 전문의 시설인 경우 차량관리단 등의 조직이름을 가진다. 또한, 소규모거나 주박기지의 경우에는 아예 별도의 조직이 아니라 각 사업소의 분소 내지는 파출 형태로 운영되기도 한다. 물리적인 시설물과 조직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 심지어 차량기지 소유주와 운영주체가 따로 노는 경우도 존재한다.
- 일반적으로 차량기지는 24시간 운영된다는 특성상 주거지에 인접할수록 NIMBY 현상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딱히 혐오시설로 보기는 어려운 편이나 아무래도 심야시간대 입고하는 차량으로 인한 소음문제라던가, 매우 넓은 부지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지역발전을 저해하는 장애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부 지자체는 차량기지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노선을 연장해 달라는 요구를 하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4호선 진접 연장은 서울시내 주거지에 설치된 창동 차량기지를 이전하는 조건으로 성사된 케이스이다. 특이한 차량기지로는 서울 지하철 2호선의 신정기지가 있는데, 기지 위로 아파트 단지가 건설된 특이한 형태이다.
목록[편집 | 원본 편집]
한국철도공사[편집 | 원본 편집]
도시철도[편집 | 원본 편집]
각주
- ↑ 영업하지 않는 시간 동안 전동차를 별도의 선로에 주차해 두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