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정속도

표정속도(表定速度, 영어: Scheduled speed)는 도로철도 등 교통수단의 서비스 품질을 가늠하는 척도로, 기종점 사이의 주행거리를 중간 정차시 소요되는 시간 등 운행시간에 포함되는 실제 소요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계산식[편집 | 원본 편집]

표정속도 = 구간거리(시점-종점)/총운행시간

철도[편집 | 원본 편집]

열차가 운행하는 구간거리를 소요시간으로 나눈 수치의 속도. 시발역에서 종착역까지 운행하는 동안 중간 정차역에서 승객들이 승하차를 마치고 출발하는 등 일련의 영업운행 과정동안 소요시간을 모두 포함한다. 순수히 운전시간만 포함한 수치는 평균속도로 구분한다. 각 여객열차는 기관차나 동력차가 낼 수 있는 최대출력과 연관되어 최고속도가 정해지는데, 같은 기관차에 견인되는 8량의 기차를 각각 A와 B라고 가정하고, 해당 기관차는 최대 150km/h의 최고속도를 낼 수 있으며 두 열차의 노선은 서울역에서 부산역까지 동일한 구간이라고 할 때, A는 도중에 정차하는 역이 4곳, B는 8곳이라고 설정하면 당연히 A와 B는 같은 스펙임에도 소요시간은 엄청나게 차이가 날 것이다. 따라서 표정속도는 해당 열차가 얼마나 신속하게 목적지까지 승객을 운송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최고등급 여객열차인 KTX의 경우 열차의 영업최고속도는 305km/h로 설정되어있다. 하지만 실제로 표정속도는 최고속도에 한참 못미치는 140~150km/h에 머무르고 있다고 한다. 2015년경 폐지된 최속달 서울 - 부산간 무정차 편성인 001, 002편은 2시간 16분대의 운행시간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역시 표정속도 면에서는 KTX의 최고속도에 못미치는 것이었다. 이후 서울 - 대전 - 동대구 - 부산의 최소정차 편성도 사라진 이후에는 경부고속선 2단계 완전개통으로 고속주행이 가능한 환경이 갖춰졌음에도 서울 - 부산간 소요시간은 평균 2시간 40분대를 보여주고 있다. 이는 아무래도 서울역에서 금천구청역까지 기존선을 운행하느라 속도를 제대로 낼 수 없으며, 해당구간은 선로용량이 과포화상태로 워낙 많은 열차들이 빽빽하게 줄을서서 운행하는 상황이라 KTX 스펙에 한참 못미치는 저속운행을 하면서 표정속도 감소가 나타난다. 거기에 KTX 개통과 함께 여기저기서 서로 KTX 정차역을 요구하는 지역이기주의가 판을치면서 정차역이 늘어난 결과 역간 거리가 엄청나게 단축되어 버린 측면도 작용한다. 예를 들면 서울역에서 출발하여 광명역에 정차하고, 오송역에 정차하고 대전역에 정차하는 편성이라면 광명역에서 오송역까지 100km 남짓한 구간에서만 최고속도에 근접한 고속주행이 가능한 상태이나 그마저도 가속과 감속에 소요되는 시간, 앞 열차와의 안전거리 유지 등으로 현실적으로 최고속도를 유지하기도 벅찬 현실이다. 또한 대전이나 대구 등 주요 대도시의 도심구간은 기존선을 따라 고속선을 추가한 형태로 완전한 고속선이라고 칭하기엔 곡률이 심하여 고속주행 자체가 불가능하다. 현재 운행중인 KTX-IKTX-산천 모두 동력집중식 구조로서 가감속에 필요한 시간이 꽤나 요구되며, 역간 거리가 짧은 상황이면 더욱 표정속도 관리에 부담이 된다. 이런 환경을 고려해서인지 기술시험기인 HEMU-430X는 동력분산식(동력원을 각 객차 밑 부분에 분산 배치시키는 방식) 구조를 채택하여 가감속 능력을 향상시켰지만 여전히 역간거리가 짧고 정차역이 많은 현실상 해당 기종의 최대속도 자체가 무색할 것이라는 우려섞인 시선이 존재한다.

하위등급인 ITX-청춘이나 ITX-새마을 등은 KTX가 서지않는 기존선의 지방도시들을 이어주기 때문에 정차역이 많은편이나 두 열차 모두 동력분산식을 채택하여 가감속 능력이 향상되었다는 점은 표정속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무궁화호의 경우 표정속도는 거의 무의미한 수준으로 정차역이 많고, 상등급 열차를 위한 대피라던가, 승객 승하차에 소모되는 시간을 넉넉하게 용인하는 현실상 지연운행이 허다하게 발생한다.

수도권 전철이나 도시철도의 경우, 단시간에 많은 승객들을 수송하는 데 목적이 있고, 정차역이 많고 역간 거리가 짧기 때문에 일반 여객철도에 비해 표정속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급행열차를 도입하여 주요 역에만 정차하게끔 해 역마다 가감속을 반복해서 표정속도를 떨어뜨리는 일을 방지하고 있지만, 대한민국에 급행 개념이 제대로 보급된 것은 1999년 경인선 복복선화로 구로역~부평역 간 급행열차 노선이 개통되고 나면서부터이다. 그 이전에 지어진 도시철도, 특히 지하로 건설된 코레일 운영 구간(과천선, 일산선, 분당선 등) 구간은 급행 개념이 미비할 때 대피선 없이 지어지는 바람에 제대로 된 표정속도를 내지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뿐만 아니라, 출퇴근 시간대 주요 환승역이나 업무시설이 밀집한 역들이 많은 경부선 구로역~용산역 구간은 해당 구간에 있는 역들이 모두 중요한 역할을 담당[1]하고 있어서 어느 한 역을 급행 정차역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실정이며, 서울 지하철 2호선은 서울시 측에서 2호선의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급행열차를 도입하는 방안이 제기되었지만[2], 현실적으로 매우 힘들어서 번번히 구상으로만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버스[편집 | 원본 편집]

버스의 경우 주로 장거리 운행을 하는 고속버스가 의미있는 수준의 표정속도가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도로 사정상 도중에 교통사고가 났다거나 많은 차량들이 몰려 정체가 심각할 경우에는 고속버스라고 해서 뾰족한 대책이 나오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경부고속도로상에 설치된 버스전용차로의 영향으로 어느 정도는 속도가 유지되는 편이다.

각주

  1. 구로역경인선-경부선 분기, 신도림역서울 지하철 2호선 환승, 영등포역은 일반 여객철도 환승, 신길역서울 지하철 5호선 환승, 대방역여의도로 가는 수요, 그리고 노량진역서울 지하철 9호선 환승 및 공무원 등 각종 고시 강의를 들으러 가는 수요가 있다.
  2. 서울 지하철 2호선 급행 도입? '지옥철' 해결될까, 데일리안, 2014.03.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