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량신호소 KTX 탈선 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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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8일 오전 7시 35분경, KTX 806 열차(산천 408호기)가 강원도 강릉시 운산동에 위치한 청량신호소를 지나던 중 선로전환기 불량으로 인해 편성 10량 전체가 궤도를 벗어나 탈선한 사고이다.

경과[편집 | 원본 편집]

오전 7시 7분, 선로전환기 장애 발생
강릉역 로컬관제에서 철도종합관제센터로 청량신호소 강릉기지 출고선의 선로전환기에 불일치 장애(선로가 밀착되지 않음)가 발생했다는 보고를 했다. 실제로는 경강본선상의 선로전환기 장애였으나, 설계 오류로 그렇게 표시되었다.
오전 7시 17분, 806열차 발차 결정
장애복구팀은 강릉기지로 급파되었고, 기지쪽 선로전환기를 수동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준비했다. 본선의 선로전환기는 정상으로 표시되었기 때문에 출발신호 지령이 가능하여 종합관제와 로컬관제는 806열차를 정시 발차하기로 하고 수동전환 작업은 열차가 통과한 이후에 진행하기로 한다.
오전 7시 30분, KTX 806편 강릉역 출발
사고열차인 KTX 806편은 예정된 출발시각에 강릉역을 출발하여 목적지인 서울역으로 향했다. 진로가 자동으로 구성되어 신호시스템에 의해 출발신호(감속)을 받아 118km/h까지 가속했다.
오전 7시 35분경, 탈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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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역을 출발한 열차는 청량신호소를 지나던 도중, 틈이 벌어진 분기기를 통과하면서 탈선했다. 당시 열차는 101 km/h의 속도로 운행중이었으며, 탈선의 영향으로 선두 동력차 1량과 1호차 등 총 2량은 진행방향 기준으로 ㄱ자 형태로 꺾이는 잭나이프 현상을 일으키면서 선로를 가로막은 형태로 정지하였고, 연결된 후속 8량도 모두 선로를 이탈하여 멈춰섰다.

이 탈선사고의 여파로 가공전차선 일부구간이 파손되었고, 전철주와 분기기, 분기기와 연결된 선로 등이 파손되어 사실상 해당 구간의 열차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사고 원인[편집 | 원본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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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기기 리드레일이 사고 충격으로 파손된 모습

열차가 탈선한 이유는 청량신호소 21B호 선로전환기의 기동콘덴서 열화로 모터에 전력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아 작동 도중 분기기가 밀착되지 않은 상태로 고착된 것이다. 벌어진 틈으로 차륜이 이탈한 것이 표면적 원인이나, 엉뚱한 분기기에 불일치 오류가 현시되어 현장 출동인원이 고장지점을 발견하지 못하고 사고로 이어졌다.

장애는 본선 선로전환기(21B)에서 발생했으나, 관제 화면에서는 기지출고선 선로전환기(21A)의 장애로 현시되었다. 이는 연동기기 배선이 서로 뒤바뀌어 시공된 것이 원인이다. 배선이 뒤바뀐 원인은 본선 설계도과 차량기지 설계도에서 21호 선로전환기에 대한 배선도가 서로 다르게 나와서 본선 시공자와 차량기지 시공자가 서로 다른 도면을 보고 작업한 것이다. 잘못된 도면이 사고 시점까지 고쳐지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불량 시공
본선 설계도에는 본선 선로전환기가 A, 차량기지 선로전환기가 B로 지정되어 있고, 차량기지 설계도에는 본선 선로전환기가 B, 차량기지 선로전환기가 A로 지정되어 있었다. 설계 기준으로는 본선 설계도가 틀린 내용이었으며 시설공단 관리관의 변경 지시로 본선 도면이 변경되었으나, 변경 지시보다 시공이 선행되면서 잘못된 도면으로 시공되었고, 감리에서도 확인하지 않았다.
연동시험
신호시설이 완공되면 연동도표에 따라 작동하는지 확인검사를 한다. 서류상 3번의 검사(단독 1차·2차, 강릉기지)를 진행했으나 제대로 이행되었다는 기록이 없어, 모든 시험이 올바르게 수행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연동시험 전에 완성되었어야 하는 청량신호소의 연동도표는 사고 시점까지 검증·승인된 적이 없었으며 모든 시험은 검증되지 않은 연동도표를 토대로 진행되었다.
철도공사 유지보수
시설 유지보수를 인계받은 철도공사는 일상점검(매월 1회), 정밀점검(반년 1회)을 수행하였으며, 연동도표를 검증하는 연동검사는 사고 시점에서 검사 주기(2년) 미도래로 수행하지 않았다. 현업사무소에서 점검을 진행하면서 1쌍이 같이 움직이는(쌍동) 21호 선로전환기를 A호, B호 구분없이 점검하면서 시공불량을 확인하지 못했다.
2015년 한국철도시설공단에서 한국철도공사의 요청으로 쌍동 선로전환기의 연동원리를 수정하면서 2개 전환기 중 1개 전환기만 고장나도 양쪽 모두 장애가 현시되는 것을 한쪽만 장애가 현시되도록 수정하면서 사고 구간과 같은 결선 오류를 상정하지 못했고, 철도공사의 선로전환기 점검 절차도 양쪽 전환기에서 각각 수행하도록 수정하지 않아서 점검만으로는 시공불량을 확인할 수 없었다.

즉, 올림픽 일정에 쫓긴 졸속 공사에서 생긴 오류가 점검 누락으로 인해 개통 1주년 직전까지 유지되면서 사고의 도화선이 되었고, 선로전환기의 고장이 도화선에 불을 당기면서 편성 전체 탈선이라는 대형 사고로 이어졌다.

피해[편집 | 원본 편집]

  • 인명피해
    • 경상 : 승객 15명, KTX 기장 1명
  • 재산피해
    • KTX-산천 408호기 1편성 10량 파손
    • 선로전환기, 전철주, 가공전차선, 콘크리트 침목 등 사고지점에 설치된 시설물 파손

휴일 오전, 서울로 향하던 휴가군인 및 수험생 등 198명의 승객과 기장 1명, 객실 승무원 2명이 탑승한 열차는 출발한지 불과 5분만에 탈선했다. 사고 편성에 탑승한 승객들은 매서운 한파속에 인근 비닐하우스로 대피하여 추위를 피했으며, 사고소식을 접한 코레일은 구호조치에 나섰다. 탈선 사고 여파로 강릉기지분기점은 마비되었고, 사고 당일부터 진부역강릉역 사이 구간은 열차운행이 전면 중단되었으며, 하필 차량기지 입출고선이 파손되었기 때문에 당일 강릉역에서 출발하는 무궁화호 3편성(강릉발 청량리행 1636, 1638 및 강릉발 부전행 1681 열차)도 운휴했다.

코레일은 10일 첫차부터 정상운행을 시작했다. 사고지점이 복구되기 전까지는 강릉역과 진부역 사이에 46대의 전세버스를 투입하여 대체수송을 시행했으며, 무궁화호는 정동진역을 임시로 시종착역으로 지정하여 단축운행했다. KTX-산천 1편성이 모두 탈선하였기에 해당 편성을 선로 위에 올려놓는 작업 및 파손된 전차선과 전철주, 선로전환기, 선로와 침목 등 제반시설 복구에 다소 시간이 걸렸다.

사고열차는 103 km/h 수준의 속도로 운행하던 중 사고를 당했으나, 관성이 강하게 작용한 선두 동력차와 1호차를 제외한 나머지 편성은 비교적 온전하게 정차했다. 이는 연접대차의 안전성이 입증되는 사례로 보이지만, 더 높은 고속으로 운행하던 도중 이런 사고를 당했다면 인명피해는 어마어마하게 늘어났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휴일 오전 상행선이었던 관계로 비교적 승객이 많지 않았던 상황도 인명피해가 적었던 원인으로 보인다.

사고 이후 수도권철도차량정비단에 유치되어 있던 사고열차는 파손상태가 심각하여 복구하지 않고 동류전환용 부품을 탈거한 후 폐차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1]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사고를 당한 KTX-산천 408호기는 공교롭게도 영종대교에서 운행중 동력계통 불량으로 멈춰선 사고의 주인공[2]이기도 했다.
  •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에 이런 사고가 발생했다면 국가적으로도 큰 이미지 실추가 발생했으리란 우려도 높은 편이다.
  • 사고 당일 오전 6시 29분경, 동대구역을 출발하여 서울역으로 향하던 KTX 286 열차가 출발후 고장으로 멈춰선 사고도 발생했다. 해당 열차는 긴급조치 후 7시 20분에 자력으로 대구역까지 회송하였고, 승객들은 후속편성으로 바꿔타는 불편을 감수해야 했다.
  • 잇따른 사고에 이 사고가 쐐기를 박으면서 당시 코레일 사장이 사퇴했다[3].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