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갑차

Pectus Solentis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2월 8일 (월) 16:27 판 (→‎전차)
병력수송 장갑차의 일종인 K200 장갑차

장갑차(裝甲車, Armored Vehicle)는 장갑판을 두른 군용 차량을 일컫는 용어이다. 전투에 직접 참가하기 때문에 상당한 수준의 장갑을 갖추고, 험지돌파를 위해 보통 무한궤도를 장비하기 때문에, 군사적인 지식이 얕은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는 전부 탱크라 싸잡혀 불리기도 한다…. 물론 무한궤도가 아닌 거대한 타이어를 갖춘 차륜형 장갑차라는 것도 존재하기는 하지만.

실제 군사작전에서는 전차와 자주포, 병력수송 장갑차 등등이 엄정하게 역할분담을 맡는다. 그에 따라, 아예 차대의 설계 자체가 처음부터 따로 되는 게 보통이다. 육군의 3대 전투병과인 보병/포병/기갑(기병) (줄여서 보포기) 각각에 그 병과를 위한 장갑차량이 모두 존재하는 것이다.

공병부대에서도 장갑차 수요는 언제나 차고 넘치고, 화생방 제독차량이나 연막차량 등 화학작전 임무도 (전장조성이므로) 넓은 의미에서 공병의 업무에 해당될 수 있는 것으로 보면, 보포기공 네 가지 병과에 각각에 맞는 장갑차가 다 준비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테크니컬 처럼 일반적인 민수용 차량에 추가적으로 두꺼운 장갑판을 설치하는 마개조를 거친 차량도 넓게 보면 장갑차에 속할 수 있지만, 현대적인 의미에서 장갑차는 분대급 전투병력을 총탄과 포탄이 빗발치는 전장터로 신속하게 수송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는 것을 상정한다. 광의적인 의미에서 장갑차를 구분하면 가히 무한대에 가까운 범주를 커버하기 때문에 현대적인 병력 수송에 의미를 맞추어 서술한다.

형태

궤도식

흔히 탱크의 바퀴처럼 견고한 금속제 무한궤도를 장착한 형태이다. 일반적인 타이어보다 접지면적이 훨씬 넓기 때문에 험지 주파능력이 뛰어나다. 전차와 함께 기동하는 기계화보병의 장갑차는 대부분 궤도식을 채택하는데 이는 전차가 돌파하는 지형을 장갑차도 똑같이 돌파할 수 있어야 전차의 측면을 보병이 지원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차륜식

일반적인 자동차처럼 동그란 타이어를 장착한 형태이다. 궤도식보다 제작비와 운영비가 저렴하며, 잘 닦여진 도로에서 고속주행도 가능하다. 특성상 시가지에서 작전을 펼치거나 적 전차와 조우할 가능성이 적은 부대에 배치되는 편이며, 대표적으로 대테러 특수부대, 경찰특공대, 공군 기지방위대[1] 등이 차륜식 장갑차를 운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기술이 발달하면서 차륜식이어도 궤도식 못지않은 험지주파 능력을 갖추며, 견고한 장갑을 두른 차량들도 등장하는 추세이다.

반궤도식 (Half-track)

현재 기준으로는 사라진 형태의 차량. 궤도식과 차륜식을 섞어놓은 하이브리드 차량이다. 즉 앞바퀴는 일반적인 차륜을 장착하여 조작이 쉽고 방향전환이 용이하도록 하면서 뒷바퀴는 궤도를 장착하여 험지 주행능력을 부여한 형태. 제2차 세계 대전시 나치 독일의 일명 하노마크라 불리던 Sd.Kfz. 251과 미국이 마구 찍어낸 M3 하프트랙이 유명했다. 2차 대전 이후로 차륜형과 궤도식 모두 기존의 단점을 상당부분 해결한 형태로 개량되었기 때문에 반궤도식은 자취를 감추게 되었다.

수송용 장갑차

군대에서 운용하는 대부분의 전투용 차량들은 최소한 소총탄 정도는 방어할 수 있는 수준의 장비를 사용하여 장갑을 갖춘 차량이라 볼 수 있으나, 이는 광의적인 의미로 볼 수 있고, 군사적으로 흔히 쓰이는 단어로서의 '장갑차'는 전투인원을 전장까지 신속하고 적군의 공격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수송할 수 있을 능력을 갖춘 병력 수송용 차량으로 의미를 좁힐 수 있다.

기계화보병이란 병과가 바로 전투용의 기계(장갑차)에 타고 다니는 보병이란 뜻으로서, 전차는 너무 육중해서 매복된 대전차 화기의 기습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없으니 이를 보완하고자 보병과 합을 맞춰서 움직여야 하는데 전차의 기동성과 사람의 기동성은 비교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에, 마침 전차(기갑)도 차량이고 대포(포병)도 차량에 의해서 운반되거나 아예 그 자체가 차량인 김에, 육군 3대 전투병과 중 하나인 보병 역시 장갑차에다 태워서 이미 기계화된 다른 병과와 같이 움직이게 하자는 개념에서 탄생한 병종이 기계화보병이다. 물론 편제상 기계화보병이 아닌 일반 보병도 얼마든지 필요에 따라 장갑차에 탑승하여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이들 장갑차들은 군사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아무 맥락 없이 "장갑차"라는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올리는 차량이다. 기본적으로 분대급 병력을 최전선까지 이동시킬 수 있는 기능을 갖춘 차량을 의미하며, 각 국가별로 작전요구성능이 다르기 때문에 궤도식에 육중한 장갑판을 갖춘 차량이 있는가하면, 차륜식에 소총탄도 겨우 막는 수준으로 철저히 수송능력만 발휘하는 차량도 있는 등 매우 다양한 형태의 차량들이 존재한다.

병력수송 장갑차

전형적인 병력수송 장갑차인 M113

영어로는 APC(Armored Personal Carrier), 전투용 장갑차로서 다른 단서가 붙어 있지 않은 것들은 이 병력수송 장갑차를 의미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이 문서의 표제어인 장갑차도 대부분 이 항목을 의미하는 것.

보통 야전에 투입되는 장갑차는 승무원을 제외하고 10명 내외의 1개 분대급 병력을 탑승시키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보통이다. 험지에서 전차와 합을 맞춰야하는 기계화보병의 장갑차는 보통 궤도식으로 제작되고, 시가지에서 활동하는 것을 상정하는 경우 기동속도를 높인 차륜형이 제작되기도 하지만, 기술이 발달하면서 야전에서도 충분한 성능을 발휘하는 차륜형 장갑차가 배치되기도 한다. 이 경우 보통 6축~8축 정도로 제작하여 험지돌파 능력을 부여하는 편.

보병전투차

현대 보병전투차의 시초인 BMP-1

영어로는 IFV(Infantry Fighting Vehicle). APC가 고작해야 12.7 mm 정도의 중기관총으로 하차 병력의 화력지원을 담당하고, 장갑 자체도 소총탄이나 파편정도를 방호하는 수준에 그치므로 본격적으로 전차와 합을 맞추기에 너무나도 허약했기에, 화력과 방어력을 보강하고자 제작된 강화형 모델이 바로 보병전투차다. 보병전투차의 시초는 소련이 개발한 BMP-1으로 보는 편이며, 기존 장갑차와는 다르게 기관총보다 화력이 월등한 기관포나 저압포를 장비하며, 장갑도 최소 20 mm 정도 구경의 기관포탄을 정면에서 방호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이다. 물론 이 정도 화력과 장갑으로 적 전차에 맞상대를 하라는 개념은 아니고[2] 기존 장갑차보다는 보다 적극적인 공세기동 및 아군 전차의 측면지원을 강화한 것에 가깝다. 또한 보병전투차는 대부분 대전차 미사일을 장비하기 때문에 여차하면 적 전차를 기습하여 뚜껑을 날려버릴 수 있고, 적 전차와 조우시 대전차 미사일의 존재를 부각시켜 일방적으로 당하지는 않는다는 심리전을 펼칠 수 있다.

상륙돌격장갑차

미해병대 AAV-7A1 상륙돌격장갑차

해병대를 운용하는 국가들이 갖추는 특수한 병력수송 장갑차. 상륙작전에 있어서 필요한 이동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여타 육군의 장갑차와 다르게 거친 파도를 해치면서 해안에 상륙해야 하므로 전두부 형상이 선박과 유사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따라서 보통 적에게 노출되는 것을 꺼리는 지상용 장갑차들이 최대한 전고를 낮추는 설계를 적용하는 반면, 상륙돌격장갑차는 전고가 높은 편이다. 물속에서 장갑차의 진행방향 유지 및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하여 워터제트같은 추진장치를 갖추는 경우가 많고, 해안가에서 궤도가 모래나 뻘밭에 빠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궤도의 형상도 지상 장비들과는 차이가 있다. 물론 상륙이 성공한 이후 내륙 깊숙히 진격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인 병력수송 장갑차와 별반 다르지 않는 임무를 수행한다.

전투용 장갑차

영어로는 AFV(Armored Fighting Vehicle)라 부른다.

전차

3.5세대 전차의 대표격인 K2 흑표

물론 전차도 "장갑을 두른 차량"이란 정의에는 부합하지만, 전차는 다른 장갑차들에 비해봐도 장갑 수준이 넘사벽인데다가 다른 장갑차들과 활용 교리가 매우 다르기 때문에 좁은 의미에서 장갑차를 논할 때 전차는 제외하는 편이다.

다른 장갑차들은 보병의 개인화기나 포탄 파편에 대한 방호를 장갑의 기준점으로 잡지만, 전차는 같은 전차랑 맞짱을 뜨면서도 버틸 수 있을 정도가 방호 성능의 목표점이다! 즉, 다른 장갑차들은 "장갑을 두르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안 맞으면서 싸우는 게 좋다"의 의미지만, 전차는 떡장갑을 믿고 적극적으로 쳐맞으면서, 즉, 문자 그대로 탱킹을 하면서 싸우는 역할이다.

탱킹.gif

퓨리라는 영화에 탱킹을 하는 전차의 정석적인 운용이 묘사되어 있는데, 아군 부대 진행방향에 있는 적군 기관총의 사격을 전차가 사람 걷는 속도로 진군하면서 탱킹하고, 그 전차 뒤에 보병들이 따라붙어서 전차의 측후면을 경계하며 대전차병기가 매복되어 있는지 감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영상에 나오는 빛나는 총알은 예광탄이다.

자주포

대한민국에서 개발하여 세계 여러 나라로 수출된 K9 자주곡사포

화포를 그냥 낑낑거리면서 끌고 다니기에는 무거우니까 차량 위에다가 얹어둔 다음에, 차량에다가 포를 얹은 김에 자체 방호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장갑을 두른 것.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전차나 자주포나 거대한 포탑을 상부에 장착한 모습에서 둘을 같은 것으로 인식하기 쉽지만. 자주포는 엄밀히 따지자면 포병의 장비이기 때문에 활용교리가 달라 좁은 의미의 장갑차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로 자주포라고 하면 위에 서술한 형식의 포신포병 차량을 일컫지만, 국군에서는 관측자사격자나뉘어져 간접사격을 하는 곡사형 무기를 모두 포병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미사일을 싣고 다니는 현무M270 MLRS 같은 비포신포병 차량 역시 넓은 의미에서는 자주포라고 부를 수 있겠다. 당장 이 위키의 포병 문서에도 대표사진으로 다연장 로켓포의 사격 장면 사진이 들어가 있다.

자주대공포

러시아의 판치르-S1 대공 장갑차

보통 병력수송 장갑차의 차대를 기반으로 상부에 대공포나 대공 미사일을 장착한 형태의 전투 장갑차이다. 대공 장갑차는 제2차 세계 대전 시기부터 등장한 이래 저고도 방공망의 핵심 장비이자 기동력을 살려서 아군 기계화부대의 근접 방공을 책임지는 중요한 장비로 인식된다. 과거에는 대공포만 장비하거나 미사일만 장비하는 식으로 무기체계가 완전히 분리된 형태가 대다수였으나, 현재에는 두 가지 무기를 모두 갖춘 하이브리드 형태를 취하는 경우가 대부분.

한국에는 K263 자주발칸포, K30 비호·비호복합 자주대공포, K31 천마 대공유도탄체계 등이 있다.

특수목적 장갑차

병력수송이나 전투용 장비가 아닌 이들 장비의 작전을 지원하거나 보조하는 개념의 장갑차이다. 물론 특수목적 장갑차의 차대를 애초부터 따로 설계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전투 장갑차의 차대로 이미 나와있는 걸 개조해서 특수목적 장갑차를 만드는 게 보통이다. 보통 새로운 전투 장갑차를 설계할 때부터 아예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대나 동력계통을 고려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휘장갑차

K77 사격지휘장갑차

기계화부대의 효율적인 작전을 위하여 개조된 장갑차이다. 보통 보병 탑승공간의 전고를 높여서 지휘소 인원들의 활동성을 높이며 여기에 작전에 필요한 상황판, 지도, 각종 서류 및 통신장비 등을 적재할 수 있도록 서랍과 접이식 테이블 등이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 대한민국 육군 기계화보병 부대의 지휘장갑차는 K200 장갑차의 차대를 개조한 것(K277)이고, 포병 부대의 지휘장갑차는 K55 자주곡사포의 차대를 개조한 것이며 여기에 포병의 사격지휘라는 특성을 접목하여 K77 사격지휘장갑차라는 장비가 편제된다. 해병대 역시 상륙돌격장갑차(KAAV-7)의 탑승공간을 개조한 형태의 지휘장갑차가 존재한다. 지휘장갑차는 외관상 일반 장갑차에 비해 지휘인원들의 활동 공간을 만들기 위하여 탑승공간의 전고가 높다거나, 통신장비가 설치되어 있어서 안테나가 다수 설치되는 등의 특징이 있다.

구난장갑차

야전정비 임무를 수행중인 K1 구난전차

기계화부대에 배속되는 장비로, 크게 전차의 차대를 활용한 구난전차와 장갑차의 차대를 활용한 구난장갑차로 구분한다. 대한민국 육군의 경우 구난전차인 K1 ARV는 K1 전차의 차대를 활용하였고, 구난장갑차인 K288은 K200 장갑차의 차대를 활용하였다. 이는 전차의 고장이나 견인이 필요한 경우 동급의 출력과 견인능력을 보유한 전차 기반 구난차가 필요하고, 장갑차의 경우도 동일한 개념이 적용되는 것이다.

구난장갑차는 야전정비를 위해 무거운 포탑이나 파워팩(엔진변속기가 결합된 패키지 형태의 동력장치)을 들어 올릴 수 있도록 크레인이 갖춰져 있으며, 견인을 위한 장비도 설치되어있다. 또한 같은 차대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는 점을 활용하여 여차하면 야전에서 전투 장비인 전차나 장갑차에게 구난차의 파워팩이나 기타 부품을 급한대로 동류전환 형태로 이식하여 응급수리를 진행할 수 있다.

교량전차

기계화부대에 배속되는 장비로, 접이식 임시교량을 적재하는 특수한 차량이다. 공병을 호출하여 장시간이 소요되는 부교를 설치하기엔 애매한 너비의 하천이나 교각은 살아있는데 상판이 무너진 교량 등 기계화부대의 진격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단시간에 극복할 수 있는 차량이다. 대한민국 육군은 K1 전차의 차대에 길이 22 m, 폭 4 m 가량의 접이식 교량을 가설할 수 있는 K1 AVLB(Armoured Vehicle Launched Bridge)를 운용중이다.

탄약보급장갑차

K10 탄약보급장갑차

포병부대, 특히 자주포 부대에 배치되는 특수한 장갑차. 병력수송 장갑차가 사람을 운반하듯, 탄약보급장갑차는 사람대신 대량의 포탄을 운반한다. 현재 대한민국 육군은 K9 자주곡사포의 차대를 활용하여 제작한 K10 탄약보급장갑차를 운용중이다.

화생방 정찰 장갑차

보통 화학공격이 예상되거나 확실한 지역에 직접 들어가서 상황을 파악하는 특수한 임무를 수행한다. 임무 특성상 외부의 공기가 차내로 스며들지 않도록 차내의 기압을 외부보다 높게 유지하는 양압장비를 필수적으로 갖춘다. 대한민국 육군은 K200 장갑차의 차대를 활용한 화생방 정찰 장갑차를 소수 운용하고 있다.

공병 장갑차

야전에서 신속한 진지구축 혹은 장애물 지대 개척 등 공병 임무를 보다 원활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제작된 특수한 장갑차. 대한민국 육군은 미국의 M9 ACE를 라이센스 생산한 KM9 ACE를 운용중이며, 흔히 전투장갑도자라 부른다. 도자라는 명칭이 의미하듯 차량 전방에는 거대한 삽날을 장착한 불도저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공병 장비라서 전투에는 투입될 일이 없어 보이지만 걸프 전쟁 당시 미군은 전투장갑도자를 진격시켜 참호 속에서 저항하던 이라크군 머리 위에 흙더미를 쏟아부어 생매장한 전적이 있다.

각주

  1. 대한민국 공군은 예외로, 공군 군사경찰대는 어쩌다 보니 궤도식인 K200 장갑차에서 활주로에 대미지를 덜 입히도록 개수한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2. 전차를 상대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같은 전차가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