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차 미사일

현궁

대전차 미사일(Anti-Tank Guided Missile, ATGM)은 전차를 격파할 수 있도록 설계된 미사일이다. 대전차 무기들 중에서 가장 정확하고 확실한 타격을 기대할 수 있는 무기체계이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제2차 세계 대전 중 다양한 신무기를 개발한 나치 독일은 사수가 로켓탄 양쪽 날개 끝에 달린 전선을 통해 날아가는 방향을 조종할 수 있게 만든 X-7 ‘로트케프헨(Rotkäppchen)’라는 유도 무기를 개발했다. 다만 이 무기는 전쟁 종반에 개발되어 극소수만 생산되어 테스트 되었고 실질적으로 전과를 올리지는 못한 체 대전이 마무리 되었다.

2차 대전 이후, 1948년에 프랑스는 SS-10 대전차 미사일을 개발하여 실전 배치하였고, 이후 영국의 비질런트, 소련의 3M6 쉬멜(나토 코드명 AT-1) 등이 속속 개발되면서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에 의지하던 대기갑 전술에 큰 변화가 찾아왔다. 미사일이라는 특성상 적 전차에 대한 유도가 가능하여 직사화기였던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보다 명중률이 높으며, 헬리콥터전투기에 탑재할 수 있도록 크기를 키운 대전차 미사일은 사거리도 월등히 길었기에 원거리에서 아군의 피해를 입지 않고 적 전차를 공격할 수 있는 최적의 무기체계로 자리잡았다.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이 발발하였고 이스라엘은 수백대의 기갑 전력을 동원하여 시나이 반도로 진격하였다. 이스라엘의 대규모 기갑부대를 맞이한 것은 아랍 연합군의 기갑부대가 아닌 9M14 말륫카(나토 코드명 AT-3 새거) 대전차 미사일을 겨냥하고 있던 매복 보병이었다. 이스라엘군은 단 2일동안 약 200대 가량의 전차가 피격당했고, 이는 제4차 중동전에서 이스라엘이 입은 전체 기갑부대 피해의 50%에 달하는 수치였다. 당시 이스라엘을 괴롭힌 9M14 말륫카는 사거리가 3 Km 이상으로 전차 주포의 사거리보다 훨씬 먼거리에서 발사되었고, 무게 또한 가벼운 편이어서 보병이 휴대하여 기습작전을 펼치기에 용이했다. 이 전쟁을 목격한 세계 각국은 대전차 미사일에 대한 관심을 더욱 기울이게 되었고 진화를 거듭하면서 FGM-148 재블린, 현궁과 같은 보병 휴대용 발사 후 망각 미사일이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발전[편집 | 원본 편집]

1세대[편집 | 원본 편집]

1950년을 전후하여 등장한 초창기 모델들(프랑스의 SS-10, 영국의 비질런트, 소련의 3M6 쉬멜 등)이다. 1세대의 특징은 미사일이 발사된 이후 사수가 직접 컨트롤러를 조작하면 그 신호가 미사일 후미에 연결된 신호용 전선을 통해 미사일의 방향이 변화하는 수동 시선유도(MCOLS, Manual Command to Line Of Sight) 방식으로 유도했다는 점이다. 명중하는 순간까지 사수가 조작을 유지해야해서 사수의 숙련도가 곧 명중률과 직결되었고, 발사한 위치를 벗어날 수 없었으므로 적의 반격을 받을 위험성이 매우 높아 사수의 생존성도 보장하기 어려웠다. 1세대 미사일은 크기가 컸던 관계로 차량에 탑재하거나 헬리콥터에 장착하는 형태로 운용되었다.

2세대[편집 | 원본 편집]

1970년을 전후하여 등장한 모델들(미국의 BGM-71 토우, 소련의 9M133 코넷 등)에 해당한다. 특히 2세대의 간판급인 토우는 반자동 시선유도(SACLOS, Semi-Automatic Command to Line Of Sight System) 방식을 사용하였는데 이는 1세대와 유사하게 발사 후 사수가 지속적으로 조준을 해주는 점은 비슷하지만, 사수가 조작을 할 필요가 없이 조준경의 십자선을 목표물에 맞춰주면 통제 컴퓨터가 마사일의 궤적을 수정하는 신호를 보내주어 보다 높은 명중률을 추구했다는 점이다. 물론 토우는 유선 유도 방식이었기 때문에 미사일 후방에 발사기와 연결된 신호 케이블이 존재한다. 9M133 코넷은 토우와는 다르게 반능동 레이저 유도(SALH, Semi-Active Laser Homing) 방식을 택했다. 즉 발사기에 연결된 레이저 조준기 통해 목표물에 레이저 광선을 조사하면, 발사된 미사일의 시커가 레이저 신호를 포착하여 추적하는 방식. 물론 토우와 마찬가지로 사수가 목표물에 명중할 때까지 조준을 유지하는 반능동 방식이다.

3세대[편집 | 원본 편집]

1990년대 이후로 등장한 모델들(미국의 FGM-148 재블린, 이스라엘의 스파이크, 대한민국의 현궁 등)에 해당한다. 2세대와 큰 차이점은 발사 후 망각(Fire and Forget) 방식을 적용하여 사수의 생존성이 크게 향상되었다는 점이다. 조준방식도 열영상 화면을 통해 목표물의 적외선을 감지하거나 이미지 자체를 기억하여 미사일에 인식시키고 발사하면 알아서 입력된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는 형태이다. 또한 사수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하여 발사시 도약 구간은 압축공기 등으로 미사일을 밀어내고 이후 본격적으로 로켓 모터가 점화하여 미사일이 발사된 위치를 적이 쉽게 파악하기 어렵게 기만전술을 펼칠 수 있다.

발사 플랫폼[편집 | 원본 편집]

보병[편집 | 원본 편집]

미사일의 소형화가 실현된 3세대 모델들은 대부분 보병이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미사일의 사거리는 전차 주포 사거리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조준부터 발사까지 사수의 생존성이 높고, 적외선 추적이나 이미지 추적과 같은 유도방식은 상대방이 조준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기도 어렵다. 2세대 모델들 중에서도 레이저 유도방식을 채택한 소련제 장비들도 보병이 운용 가능하도록 설계된 것들이 존재한다.

차량[편집 | 원본 편집]

대전차 미사일이 등장한 초창기부터 활용된 발사 플랫폼이다. 보통 소형 전술차량 혹은 장갑차보병전투차에 거치하는 형태로 사용하며 사수의 생존성이 야지에서 운용하는 것보다는 높다는 장점이 있다. 3세대 이후 소형화된 미사일은 2~4연장 형태로 운용할 수 있다.

항공기[편집 | 원본 편집]

공격헬리콥터, 드론, 전투기 등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방식. 사실 항공기에서 발사하는 대전차 미사일은 공대지 미사일의 하위 분류에 속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보병이나 차량에 거치하는 미사일보다 탄두 중량이 크게 늘어나므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선사할 수 있다.

특징[편집 | 원본 편집]

장점[편집 | 원본 편집]

유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같은 직사화기보다 명중률이 높다. 또한 사거리도 전차의 공격 범위보다 길기 때문에 사수의 생존성도 높은 편. 또한 비행 특성에 따라 전차의 취약부위인 상부를 타격할 수 있으므로 파괴력도 확실하다.

단점[편집 | 원본 편집]

비싼 가격. 조준하고 발사하는 것이 전부인 직사화기에 비해 미사일 자체에 유도기능을 접목해야 하고, 발사기와 조준기 등 무기체계를 구성하는 부품들의 가격이 높다. 미군이 사용하는 FGM-148 재블린은 미사일 가격만 17만 달러를 상회(약 2억 원 수준)하는 사악한 가격 덕분에 천하의 미군조차 적 전차를 상대할 일이 거의 없는 최근의 전쟁을 치르면서 창고에 쌓아놓았던 저렴한 무반동총이나 대전차 로켓을 다시 꺼내서 사용할 정도.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