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기지

국철진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7월 22일 (목) 03:03 판 (→‎개요)

보수기지(保修基地)는 철도에서 그 시설물을 유지보수를 지원하기 위해 시설한 장소를 말한다.

개요

보수기지는 철도 운영시에 그 시설물의 유지보수를 지원하기 위한 시설물이다. 구체적으로는, 철도 운영시 궤도, 구조물, 신호, 전기, 전차선 등 시설물의 기능유지를 위한 유지보수작업 시행을 위하여 분야별로 필요한 장비, 자재, 운영요원 등을 종합관리하기 위한 시설이다.[1]

보수기지는 철도의 건설공사 중에는 각 분야별 공사를 위한 전진기지로서 사용되며, 공사 이후에는 이후의 유지보수 용도로 사용된다. 따라서 보통 건설단계에서 그 적정한 위치나 규모, 구조를 결정해서 건설하는게 통례이며, 공사완료 이후의 활용방안 역시 포함되어서 검토되어야 한다.

통상적으로 보수기지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시설물이 설치되는 경우는 고속선으로 한정되어 있다. 고속철도의 경우 역간 거리가 수십km에 달하는 경우가 많아서 장비가 현장까지 도달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데다, 관할구역이 넓은데다 작업 물량이 크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거점이 설치되어야 하고, 또 물량에 맞는 집적된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기존선의 경우에는 대규모 집적 시설을 이루기 보다는 대개 이나 신호장에 분산 설치되어 있으며, 대개 역이나 신호장의 측선과 야적장을 보수 작업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어 별도의 보수기지로 구분되는 경우가 드물다. 또한, 도시철도의 경우, 지하터널 내지 고가로 주로 이루어진 시설 여건상 보수기지를 별도로 두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차량기지 내에 보수기지가 병설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세부적으로 궤도기지보수기지로 나누기도 하는데, 전자는 장대 레일이나 궤광[2], 분기기 등과 같은 철도 궤도및 그 재료의 제작과 시공, 관리에 초점이 맞춰진 시설물이라면, 후자는 좀 더 범용적인 시설물 유지관리 용도로 쓰이는 시설물이라고 할 수 있다.

용도 및 운영

보수기지의 기본적인 목적은 장비, 자재, 인원을 배치하여 두고, 재료의 준비나 가공, 조립 등 필요한 준비작업을 실시하여 필요시에 즉각적으로 투입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경우 경부고속선을 시공하면서 건설에 필요한 장대레일을 비롯한 필요 물품들을 오송역 인근에 별도의 부지를 마련하여 관리하였는데, 이곳이 현재의 오송기지이다. 오송기지 안에는 장대레일 생산을 전담하는 공장 및 하역장이 있고, 전용 화차와 견인기도 배치되어있다. 오송기지 외에 대구광역시 수성구 가천동 관내 경부선과 교차하는 지점에 고모보수기지도 존재하며, 이곳은 경부고속선 2단계 사업의 전진기지 역할을 담당하기도 하였다.

건설단계

건설단계에서 보수기지는 모터카를 위시하여 궤도, 전차선 공사용 장비를 유치하여 두고, 토목 자재류나 침목, 레일, 분기기, 전차선, 전주 등 각종 재료와 가공품류를 보관하였다가, 공정 진척에 맞춰서 이를 적시에 적재, 투입하는 것이 주된 용도이다. 또한, 이런 시공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시공인력과 그 지원인력이 근무할 수 있도록 사무실 등 지원시설을 두거나 가설해 두는 공간으로서도 쓰인다.

또한, 건설 과정에서 발생하는 토사나 철거품, 폐기물 등을 유치하고 반출하는 거점으로서도 활용된다. 철도 건설 현장의 경우 자동차의 진출입이 까다로운 경우가 많고, 특히 공정이 진척될수록 차량 출입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가설되는 철도에 의해 취급해야 할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 경우 보수기지는 이런 환적을 위한 거점이 되기도 한다.

유지보수 단계

철도 개통 이후 유지보수 단계에서도 건설 단계와 같이, 보선 등 유지보수 업무에 필요한 각종 장비류를 유치하고 필요로 하는 각종 보수재료와 가공품류를 보관 이동하는 용도로 쓰인다. 따라서,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시설물을 두는 공간으로 쓰이기도 한다.

특히 이 단계에서는 건설 단계에 비해서 재료의 소요량은 줄어들지만, 대신 모든 시설물이 설치가 완료된데다 영업 열차의 운행에 따라 작업시간과 여건의 제약이 커지기에 그 반출입이 더 까다로워지며, 또한 유지보수나 개량공사에 따라 발생하는 철거품류를 반출하는 경우도 늘어나게 된다.

주요 시설물

  • 인입선
    보통 유지보수의 주 대상이 되는 선로측의 출입선로 외에, 인근한 간선철도에 전용철도 등의 형태로 인입선로가 이어진다. 유지보수 작업용 장비나 자재의 반출입을 위해서는 기존선로를 통한 이동, 출입, 운반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 각종 플랜트
    장대 레일이나 교량의 거더류, 분기기 등의 경우 전문화된 공장설비에 의해 제조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이를 위한 제조설비 및 작업장으로, 주로 궤도기지에 설치된다.
  • 작업장
    궤도 재료류를 가공하기 위한 시설로, 수평 등이 맞춰진 바닥이 다져지거나 포장된 공간이다. 필요에 따라서는 크레인 등과 같은 재료 취급용 장비가 부가되기도 한다.
  • 야적장
    각종 재료를 야적하는 시설이다. 레일이나 침목, 도상용 자갈 등의 소요량은 시공 상황 또는 유지보수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소요되기 때문에, 적시의 작업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정량의 재고가 상시 확보되어 있어야 하는데, 이 재고를 보관하는 시설이 야적장이다.
  • 유치선
    자갈차와 같은 각종 작업용 화차류, 트롤리와 같은 작업장구류, 공사용 기관차나 모터카, 보선장비들이 대기하는 공간이다. 고속철도용 보수기지의 경우 그 소요량이 많기 때문에 상당한 규모의 유치선이 설치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 정비고
    화차나 모터카, 기관차 등을 정비하기 위한 차고이다. 차량기지에 있는 각종 차고시설물과 비슷하다.
  • 사무실 및 숙소, 기지운용실
    보수기지 역시 수많은 인원이 상주하는 시설인 만큼 이들의 근무를 지원하는 시설이 붙어야만 한다. 또한 각종 유치선 들이 있는 만큼 이들을 컨트롤하기 위한 신호취급 시설도 부수된다. 차량기지의 것과 유사하다.

주요 보수기지

대개 경부고속선 상에 위치하고 있다. 역에 부설된 장비 유치선이나 장비차고, 작업장, 야적장은 제외한다.

  • 광명주박기지
    경기도 광명시 소하동에 위치해 있으며 광명역에서 별도의 복선이 입체교차하여 진입하는 대규모 시설이다. 이 광활한 공간의 용도는 본래 광명역이 경부고속철도 계획상 남서울역으로 건설되어 서울 및 수도권 고속철도 시종착역 지위를 부여받는 특성상 원활한 회차 및 운행준비를 위한 공간이었다. 물론 남서울역 계획은 백지화되고 시종착은 서울역과 용산역으로 넘어가면서 광명역은 중간 통과역이 되버렸고 현재 이 공간은 공식적으로 비상시에만 KTX차량을 유치하고[3] , 평시에는 광명 셔틀 전동차를 반복운전시키는 예비용 주박 시설로 유지되며, 부가적으로 보선이나 전기 유지보수 작업을 위한 장비와 인원이 배치되어 있다.
  • 화성보수기지
    경기도 화성시 향남읍에 소재하고 있으며, 주로 궤도재료의 추진이나 장비의 유치에 사용되는 듯 하다. 초기 경부고속선 계획에서는 장래 강남 일대로 가는 노선이 분기하는 신호장 시설로 활용하기 위해 분기기 등이 설치되었지만, 이 기능은 수도권고속선 건설시 평택으로 변경되어서 사실상 보수기지 전용으로 쓰인다.
  • 오송궤도기지(또는 오송기지)
    충청북도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해 있으며, 유일하게 국가철도공단 소속 기지로 쓰인다. 가장 대규모 시설물이며, 장대레일 플랜트, 침목 및 분기기 공장[4] 등이 설치되어 있다. 유치선 역시 방대한데, 한국철도공사로 이관되지 않은 차량, 기관차 등이 전부 여기에 유치되어 있으며, 심지어 철도기술연구원 관할의 시험차량 역시 여기에 종종 유치하고 있다. 고속선 외에도 충북선 오송역 구내로 연결되는 인입선로가 존재하며, 실제로 여기서 제작한 장대레일 운반화차가 이 연결선로를 활용해서 반출입 되기도 한다.
    철도종합시험선로가 이 오송기지 구내 북부로 접속되고 있으며, 시설의 일부를 활용하여 철도기술연구원의 시설도 들어와 있다. 실제로 무가선 트램 실증시설과 시험차량 등 각종 실험개발용 시설이 궤도기지 부지를 활용해 설치된 바 있기도 하다.
  • 영동보수기지
    충청북도 영동군 심천면에 위치해 있다. 역시 손꼽히는 대규모 시설물로, 유치선이 대규모로 설치되어 있다. 보선장비 정비고와 전차대, 작업장 등 보수기지의 전형적인 설비이다. 경부선 심천역에서 인입선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자갈차 등이 이 선로를 활용해 종종 출입하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차량 충돌실험용 설비가 여기 유치선을 활용해 설치된 바 있었다.
  • 김천보수기지
    경상북도 김천시 대신동에 위치해 있다. 장비 유치, 자재 반입 정도로만 사용하는 소규모 보수기지이다. 장래 남부내륙선과의 연결선로 건설이 언급되고 있긴 하지만,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
  • 약목보수기지
    경상북도 칠곡군 약목면에 위치해 있다. 영동보수기지와 비슷한 시설물 구성을 가지고 있으며, 경부선 약목역에서 인입선로가 연결되어 있다. 대규모 유치선의 일부를 철거 활용해서 컨테이너 화물 취급 시설을 설치, 이를 약목CY로 운영하고 있다. 여담이지만, 지역 민원으로 지자체와 갈등이 있는지 야적장 부지 일부의 포장을 제거하고 녹지를 조성한 흔적이 확인된다.
  • 고모보수기지
    대구광역시 수성구 가천동에 소재하고 있다. 경부선 가천역에 바로 인접해 있으며, 인입선로 역시 가천역에 접속되어 있다. 과거 경부고속선 2단계 공사시 궤도공사의 전진기지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작업장이나 유치선이 상당히 많이 설치되어 있다. 현재 시멘트 화물을 취급하는 시설로 일부 전용되어 활용되고 있다.

여담

  • 의외로 경부고속선 이외엔 고속선이라 해도 보수기지가 별도로 분리되어 있는 경우가 적은데, 이는 경부고속선 2단계 구간 이후에는 유지보수 소요가 적은 콘크리트 슬래브 궤도 방식이 적극 도입되어서 보선 소요량이 크게 줄어들은데다, 과거 보수기지들이 건설 이후 상당부분이 유휴되었던 점을 감안하여 설비규모의 최적화를 하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이후의 보수거점은 역에 부설되어 있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 고속철도 구간에 추가로 설치되는 역 입지는 보수기지 내지 장비유치선이 예정되어 있던 곳에 설치되는 경향이 있는데, 오송역, 공주역, 울산역 등이 이런 경우이다. 반면 유일하게 둘이 별도로 구성된 경우가 있는데, 김천구미역이 그 경우이다.
  • 보수기지의 유휴공간을 활용해서 물류시설이나 연구개발용 시설 등으로 활용한 예가 종종 있다. 앞서 언급한 약목기지의 CY, 고모기지의 시멘트 취급시설, 오송기지의 철도기술연구원 관련 시설물등이 그런 사례이다.

각주

  1. 한국철도시설공단(2018). "공사계획수립", "철도설계지침 및 편람 KR C-14110". pp.1.
  2. 레일과 침목의 조립체
  3. 과거에는 광명역 시종착 편성이 소수 존재하였으나 효육성 문제로 다이아가 모두 사라졌다. 광명역 착발이 존재하던 당시에도 원칙상 광명기지에서 회차를 하는 것이나 편의상 광명역 종착열차를 출발선으로 진입시켜 영업운전을 끝마치는식으로 처리하는게 보편적이었다.
  4. 삼표레일웨이가 관리, 운영하는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