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성주의 (국제정치학):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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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성주의는 국제체제의 구조를 다루는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핵심으로 한다.  
구성주의는 국제체제의 구조를 다루는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핵심으로 한다.  
* 국가(state)가 국제 정치 이론의 주요 단위이다. <ref> 단, 구성주의에서 개인, 특히 엘리트가 주요 연구 대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Stephen M. Walt, 1998. ''"International Relations: One World, Many Theories."'', Foreign Policy. pp. 29-32+34-46을 참고. </ref>
* 국가(state)가 국제 정치 이론의 주요 단위이다. <ref> 단, 구성주의에서 개인, 특히 엘리트가 주요 연구 대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Stephen M. Walt, 1998. ''"International Relations: One World, Many Theories."'', Foreign Policy. pp. 29-32+34-46을 참고. </ref>
* 국가 체제의 핵심 구조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간주관적(intersubjective)'''이다. {{ㅊ|이 간주관적이라는 개념이 이해하기 좀 골 때린다.}}  
* 국가 체제의 핵심 구조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간주관적(intersubjective)'''이다. {{ㅊ|국제정치학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간주관이 뭐냐고 물으면 데꿀멍하는게 함정.}}  
* 국가 정체성과 국익의 중요한 부분들은 인간의 본성이나 국내 정치에 의해 외생적으로(exogenously)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런 사회구조들에 의해 '''구성된다'''(그래서 '''구성'''주의이다.).  
* 국가 정체성과 국익의 중요한 부분들은 인간의 본성이나 국내 정치에 의해 외생적으로(exogenously)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런 사회구조들에 의해 '''구성된다'''(그래서 '''구성'''주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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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핵심 가정 셋 중 첫 번째 것은 많은 국제정치 이론에서 공통적인 것이므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당연히 나머지 둘이 중요하다. 간단히 풀어 말하자면 이렇다. 국제사회에서 국가들은 국익에 따라 행동한다. 여기까진 기존 이론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구성주의에서는 그 국익이란 것이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에서 국익은 험난한 세상에서 '국가의 생존'이다. [[자유주의]]에서는 [[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구성주의에서는 국익이라는 것이 사회규범, 규칙, 문화, 정체성과 같은 '''주관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변화하고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위의 핵심 가정 셋 중 첫 번째 것은 많은 국제정치 이론에서 공통적인 것이므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당연히 나머지 둘이 중요하다. 간단히 풀어 말하자면 이렇다. 국제사회에서 국가들은 국익에 따라 행동한다. 여기까진 기존 이론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구성주의에서는 그 국익이란 것이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에서 국익은 험난한 세상에서 '국가의 생존'이다. [[자유주의]]에서는 [[돈]]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구성주의에서는 국익이라는 것이 사회규범, 규칙, 문화, 정체성과 같은 '''주관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변화하고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보통은 두 번째 핵심 가정의 '간주관적'이란 말이 생소할 것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간주관성은 [[철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관계를 개념화'''하기 위한 것이다. 간주관성은 보통 유아론적인 개인에 대비되어 사용되며, 그럼으로써 우리 안에 내재된 사회적 존재를 강조한다."<ref> 원문: Intersubjectivity is a term used in philosophy, psychology, sociology, and anthropology to conceptualize the psychological relation between people. It is usually used in contrast to solipsistic individual experience, emphasizing our inherently social being. [http://en.wikipedia.org/wiki/Intersubjectivity#In_philosophy 출처(640341638판)] </ref>  
보통은 두 번째 핵심 가정의 '간주관적'이란 말이 생소할 것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간주관성은 [[철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관계를 개념화'''하기 위한 것이다. 간주관성은 보통 유아론적인 개인에 대비되어 사용되며, 그럼으로써 우리 안에 내재된 사회적 존재를 강조한다."<ref> 원문: Intersubjectivity is a term used in philosophy, psychology, sociology, and anthropology to conceptualize the psychological relation between people. It is usually used in contrast to solipsistic individual experience, emphasizing our inherently social being. [http://en.wikipedia.org/wiki/Intersubjectivity#In_philosophy 출처(640341638판)] </ref>


== 다른 이론들과의 비교 ==
== 다른 이론들과의 비교 ==

2015년 5월 22일 (금) 16:33 판

틀:학술 관련 정보


구성주의(constructivism)는 국제정치 이론 중 하나이다. 역사가 오랜 현실주의자유주의에 비해 역사가 짧다. 80년대 후반에 처음 제기되었으니 이 이론과 나이가 비슷하거나 더 많은 위키러도 있을 것이다. 심지어 구성주의를 뜻하는 영단어 "constructivism"은 사전에 잘 나와 있지도 않다. 워드나 당장 리브레 위키의 편집창에서도 빨간줄이 죽죽 그인다(...). 그래서 이게 오타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다.

참고로 사회학 이론을 차용한 이론이다. 그래서 사회구성주의(social constructivism)이라고도 부른다.


핵심 가정

  • 이하의 정의는 웬트(1994)[1]를 번역, 재가공한 것이다.

구성주의는 국제체제의 구조를 다루는 이론으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핵심으로 한다.

  • 국가(state)가 국제 정치 이론의 주요 단위이다. [2]
  • 국가 체제의 핵심 구조는 물질적이라기보다는 간주관적(intersubjective)이다. 국제정치학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간주관이 뭐냐고 물으면 데꿀멍하는게 함정.
  • 국가 정체성과 국익의 중요한 부분들은 인간의 본성이나 국내 정치에 의해 외생적으로(exogenously)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이런 사회구조들에 의해 구성된다(그래서 구성주의이다.).

여기서 세 번째 가정은 형식상 합리주의적인 구조주의 이론에 반대되는 것이다. 구조주의 이론은 이익이 "정말로" 외생적인 것이라고 주장하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구성주의는 구조주의적 관념론(이상주의)라고 할 수 있다. [3]

위의 핵심 가정 셋 중 첫 번째 것은 많은 국제정치 이론에서 공통적인 것이므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 당연히 나머지 둘이 중요하다. 간단히 풀어 말하자면 이렇다. 국제사회에서 국가들은 국익에 따라 행동한다. 여기까진 기존 이론과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문제는 구성주의에서는 그 국익이란 것이 가변적이라는 것이다. 학자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현실주의에서 국익은 험난한 세상에서 '국가의 생존'이다. 자유주의에서는 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그런데 구성주의에서는 국익이라는 것이 사회규범, 규칙, 문화, 정체성과 같은 주관적이고 사회적인 요인에 의해 변화하고 구성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보통은 두 번째 핵심 가정의 '간주관적'이란 말이 생소할 것이다. 영문 위키백과는 간주관성(Intersubjectivity)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간주관성은 철학,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에서 사용되는 용어로,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관계를 개념화하기 위한 것이다. 간주관성은 보통 유아론적인 개인에 대비되어 사용되며, 그럼으로써 우리 안에 내재된 사회적 존재를 강조한다."[4]

다른 이론들과의 비교

이하는 몇몇 요점이나 예시를 통해, 기존 이론들과 구성주의의 차이점을 구성주의적 입장에서 분석한 것이다.

  • 국제 사회의 무정부 상태
    다른 주류 이론들인 현실주의자유주의에서는 기본적으로 국제 사회를 자연적인 무정부 상태(anarchy)로 가정한다.[5] 이와 달리, 웬트(Wendt)에 따르면 구성주의에서 보는 국제사회의 무정부 상태는 국가들이 만든 것이다.[6]
  • 국익(national interest)
    자유주의이나 현실주의에서는 국익을 이미 주어진 것이며 고정된 것으로 간주한다. 즉, 모든 국가는 언제나 특정한 목표를 추구한다는 것. 막대한 부를 쌓든지, 막대한 군사력을 쌓든지. 하지만 사랑은 움직이는 것이다 국익은 변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세기만 하더라도 노예제는 정당한 것이라는 관념이 (서구 열강을 중심으로) 널리 퍼져 있었다. 이는 불과 수십년 전까지도 남아 있던 남아프리카공화국아파르트헤이트 또한 마찬가지이다. 물론 지금은 그런 거 없고 다 인류 공공의 적이되는 각이다. 구성주의는 기존의 이론들이 바로 이런 점을 설명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6]
  • 북한의 막장행위
    국제무대에서 북한이 추구하는 국익은 국부(national wealth)가 아니라 '김씨왕조의 존속'이고, 그래서 북한이 국제무대에서 고립될 것이 자명함에도 군사도발이나 핵실험 등 온만가지 막장짓을 벌이는 것이다. 이 사례에서 현실주의적 분석은 상당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겠지만[7], 자유주의는 애초에 북한이 자유주의 국가가 아니므로 당연히[8]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구성주의는 이를 북한의 '정체성'이 남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것이다. 뭐 '인민'의 정체성과는 괴리가 3만리 정도 있지만. 그 외에도 소련의 멸망과 냉전의 종식 역시 기존의 관점에서는 효과적으로 설명하기 힘든 사례이다. 또한, 후술할 유럽의 통합도 구성주의가 새롭고 유용한 시각을 제공해주는 사례다.
  • '과학법칙'의 탐구
    자유주의와 현실주의는 국제정치에서 일종의 '과학법칙'을 찾아내고자 하는 접근법이다. 즉, 이론을 토대로 모종의 '공식'을 찾아낸 후, 이를 통해 현상을 분석하고 나아가 미래를 예측하는 것에 목표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는 '국익' 등, 해당 이론에서 핵심적인 개념들의 정의가 불변인 덕분에 가능한 측면이 크다. 상술했듯 구성주의에서는 이런 고정된 관념을 거부한다. 말하자면 기존의 관점은 '본질적으로 주관적일 수밖에 없는 사회현상을 지나치게 객관화한다'는 점을 지적하는 것이다.[6]

조금 긴 예시 : 유럽연합

현실주의자유주의는 국가 등 주요 행위자들을 합리적이라고 가정하기 때문에, '비합리적인' 상황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런데 세상사란 원래 불합리한 것이다(...). 사람들이 합리적이라면 왜 사람이 억수로 죽어나가는 전쟁을 치르고, 그래놓고는 자기네 을 침략하고 이루 말할 수 없는 손해를 끼친 연합을 맺고, 화폐를 통합하고, 모여서 노래자랑이나 하면서 놀고 있는가? 대체 왜 유럽연합의 구성국들은 미쳤다고 통화주권, 외교권, 국경 감시를 포기하는 것이란 말인가?

이런 질문에 대해 현실주의자라면 '소련의 세력 확대에 안보 위협을 느낀 (서독을 비롯한) 서유럽 국가들은 이에 대항하기 위해 과거 따위는 신경 쓰지 않고 연합을 결성한 것'이라고 주장할 것이고[9], 자유주의자라면 '상호간의 국경을 개방하고, 경제정책을 연동시키고, 생산품과 생산요소의 역내 이동을 자유롭게 한다면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구성주의자는 다음과 같은 자료를 끌고올 것이다. (파란색으로 강조된 국가는 유럽연합 소속 국가, 빨간색은 아시아 국가)

Continental Familiarity.jpg

이 자료를 보면 아시아인은 아시아를 2.72만큼 가깝게 느끼지만, 유럽인은 유럽을 2.91만큼 가깝게 느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이 유일한 자료는 아니지만 여백이 부족하니 더 이상의 근거자료는 생략하고, 아무튼 유럽인이 실제로 '유럽인'으로서의 정체성이 강하다고 하자. 우리의 구성주의자에 따르면, 유럽인들은 가치관을 공유하고[10], '게임의 규칙'을 공유한다. 쉽게 말하자면 '우리가 남이가'. 따라서 유럽연합에서는 예컨대 한중일 사이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11] 다수결 제도가 존재하고,[12] 문도 서로 터놓고 지내고, 국제기구에 개별 국가로서가 아니라 '유럽연합'으로서 다같이 참여하는 일이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평가

이미 일어난 일에 관한 해석에는 유리하지만, 미래 예측을 하기에는 효과적이지 못한 이론이다.[6]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사람 한 명의 마음도 알기가 어려운데 그런 사람 수천 수만 명이 모여서 이루어진 국가의 정체성을 어떻게 예측하겠는가? 그게 되면 국제정치학 안 하고 점쟁이했지. 애초에 핵심 가정부터가 '국익은 변하는 것이다'이다.

한편 종종 '이론'으로서의 체계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도 있긴 하지만,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에서 도구적 합리성에만 몰두해 놓치기 쉬운 것들을 지적함으로써 이들을 보완해주는 경우가 많다. 다시 말해 기존의 접근법이 전제하는 국익과 합리성의 정의를 현실에 맞게 수정해준다는 점에서, 구성주의는 이들 이론과 상충된다기보다는 오히려 부족한 점을 채워주는 입장이다.

대표적인 구성주의 국제정치학자

  • 알렉산더 웬트(Alexander Wendt)
  • 피터 카첸슈타인(Peter Katzenstein)

관련 항목

각주

  1. Alexander Wendt, 1994. Collective Identity Formation and the International State,The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 88, No. 2 (Jun., 1994), pp. 384-396
  2. 단, 구성주의에서 개인, 특히 엘리트가 주요 연구 대상이라는 해석도 있다. Stephen M. Walt, 1998. "International Relations: One World, Many Theories.", Foreign Policy. pp. 29-32+34-46을 참고.
  3. 이상의 원문은 다음과 같다. Constructivism is a structural theory of the international system that makes the following core claims: (1) states are the principal units of analysis for international political theory; (2) the key structures in the states system are intersubjective, rather than material; and (3) state identities and interests are in important part constructed by these social structures, rather than given exogenously to the system by human nature or domestic politics. The second claim opposes realism. The third opposes systemic theories that are rationalist in form, whether they are "as if" theories that bracket interest formation, or unit-level, "reductionist" ones (Waltz 1979) that say interests "really are" exogenous. The result is one form of structural idealism or "idea-ism".
  4. 원문: Intersubjectivity is a term used in philosophy, psychology, sociology, and anthropology to conceptualize the psychological relation between people. It is usually used in contrast to solipsistic individual experience, emphasizing our inherently social being. 출처(640341638판)
  5. 그렇다고 무조건 국제사회가 개판이라는 것은 아니다. 국제 레짐 이론을 참고하자.
  6. 6.0 6.1 6.2 6.3 Nye, Joseph S., Jr. 2009. Understanding International Conflicts: An Introduction to Theory and History. New York: Longman.
  7.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들, 특히 공세적 현실주의자들에 따르면 국가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 '군사력'을 키우기 때문.
  8. 취소선을 긋긴 했으나 실제로 이것이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의 한계다!
  9. 유럽연합 산하 기관은 아니지만,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여기에 해당된다
  10. 민주주의, 기독교(Christianity), 인권, 환경보호 등.
  11. 원래 주권국가들 사이의 다자외교는 만장일치가 기본이다. '주권'의 의미가 그런 것이기 때문. 당장 한중일 사이에서 중국이나 일본이 하나라도 반대하는 사안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만 생각해봐도 이는 분명해진다.
  12. 유럽연합의 각료이사회(Council of Ministers)에서는 사안에 따라 가중다수결제(qualified majority voting)을 시행하고 있다.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