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주의 (국제정치학)

현실주의(現實主義, 영어: Realism)는 국제관계학, 국제정치학의 주요 이론 중 하나다. 국제관계를 의 관점에서 설명하는 이론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하며 전통적으로 국제관계 연구에서 핵심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출처 1]:81 전통적인 학문적 라이벌(?)로는 자유주의를 들 수 있으며, 90년대 이후로는 구성주의으로부터의 도전도 무시할 수 없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국제정치에서 국가 간의 이해 관계를 파악하는데 사용되는 이론 중 하나. 홉스적인 인간관에 기초하여 자연상태를 무정부상태(anarchy)이자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파악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인간을, 나아가 국가를 이기적인 존재로 보기 때문이다. 자연히 국제정세에 관한 현실주의적 분석을 보면 상당히 시니컬한 경우가 많다.

기본 가정[편집 | 원본 편집]

현실주의의 핵심 가정은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출처 1]:83

  • 국제정치의 기본 단위는 개별 국가(state)이다. (국가중심 가정)
현실주의에서는 NGO, 국제기구를 국가의 꼭두각시로 간주한다. 어차피 강대국 입맛대로 돌아갈 뿐이라는 것이다.
  • 국가는 (마치 합리적인 개인처럼) 자국의 이익을 추구한다. (단일의 합리적 행위자 가정)
즉, 국가는 이기적인(selfish) 존재이다.
  • 국제사회는 무정부 상태이다. (무정부 가정)
현실주의는 기본적으로 국제사회를 무정부 상태로 파악한다. 국가들의 관리자 따위는 없으며, 쎈 놈이 살아남는다, 이 말이다.

역시 꿈도 희망도 없어보이는 전제를 깔고 간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물론 세부적으로 현실주의의 어떤 분파냐에 따라 이 가정들에 수정이 가해지므로 깊게 들어가면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자세한 건 아래의 분파 부분을 참고하자.

'힘'의 측정[편집 | 원본 편집]

현실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힘이며, 가장 중요한 행위자는 국가이다. 따라서 현실주의 이론을 사용한 국제정치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은 국력이다. 그런데 국력을 어떻게 정의하고 측정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단순하게는 단순 군사력만을 고려할 수도 있고, 여기에 국내 총생산(GDP)으로 대표되는 경제력까지 계산에 포함시킬 수도 있다. GDP는 한 국가의 생산력을 나타내는 척도로, 그 생산력을 이용하여 각종 군사 물자를 생산할 수 있으니 군사력에 대한 간접 지표도 되는 셈이란 걸 고려하면 그 유용성을 짐작할 수 있다.

한편 이는 다른 이론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주제로, 현실주의의 관점과 비교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예컨대 자유주의의 대표 이론가인 조지프 S. 나이 교수는 '내가 원하는 것을 남들도 원하게 하는 힘'소프트 파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1] 이 경우 문화, 정치적 가치관 및 제도, 법적 정당성, 도덕적 권위 등에 집중하게 된다.[출처 2]


역사[편집 | 원본 편집]

기원[편집 | 원본 편집]

주로 현실주의의 기원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서 찾는다. 아테네스파르타, 코린트 등의 폴리스들 간 이해관계를 파악하면, 힘에 의한 선택이라는 규칙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수인의 딜레마' 개념과 더불어 폴리스 간의 군비경쟁도 찾아볼 수 있다. 투키디데스는 "국가간 힘의 불균등을 자연스러운 국가관계의 기본 속성으로 받아들이"며, 덕분에 현실주의의 시조로 투키디데스를 꼽는 것이 일반적이다.[출처 3]

이런 경향은 마키아벨리홉스로도 이어져내려온다. 특히 『군주론』의 내용을 보면 마키아벨리를 근대적 현실주의의 선구자로 꼽기에 충분하다.[출처 3] 또한 홉스는 자연상태를 무정부 상태로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로 보았는데, 이는 현대 현실주의의 관점과 동일한 현실 인식이다.

물론 고대 그리스적부터 '사회과학의 분과학문인 정치학의 분과학문인 국제정치학의 이론 중 하나'를 가리키는 의미로 '현실주의'라는 표현이 쓰였다는 말은 아니다. 그냥 고대 그리스인들이 모든 것을 먼저 생각해버렸을 뿐. 애초에 사회학부터가 19세기 에밀 뒤르켐막스 베버에 이르러서야 정립된 비교적으로 신생인 학문이고, 현재의 국제정치학은 1918년에 시작된 것으로 간주된다.[2]

냉전기[편집 | 원본 편집]

냉전기 국제관계학의 대세는 현실주의였다. 비교적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으로 전쟁과 동맹이 생겨나는 이유, 협력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국가들 사이의 '경쟁'에 초점을 맞추는 현실주의의 특징이 냉전기 미국소련 사이의 패권경쟁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편 이 시기에 국제정치학의 거두 케네스 월츠(Kenneth Waltz)가 등장했다. 월츠는 그의 저서 『국제정치이론』(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에서 국제정치학에 미시경제학적 접근법을 도입해[3] 국제정치학의 '과학성'을 제고함과 동시에, '체계'의 중요성을 강조함으로써 '구조적 현실주의'(Structural Realism), '신현실주의'(Neorealism) 이론을 창안하였다.

탈냉전기[편집 | 원본 편집]

잘나가던 현실주의였지만, 80년대 중반 이후부터는 당시 현실주의의 주류였던 신현실주의의 주장과 달리 미소 긴장이 완화되고 화해 분위기로 돌입하면서 국제 정치 상황이 변화했고, 결국 현실주의의 적실성 또한 시험받게 되었다. 더욱이 환경 문제와 같은 비군사적 안보 이슈의 중요성 증대, 비국가 행위자들의 활동 등의 요인으로 현실주의가 중시하던 군사력의 중요성은 떨어지고 국가간의 상호의존은 심화되었다.[출처 4]

또한 80년대 말 무렵부터 현실주의의 합리주의적 가정을 거부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세계화로 인해 초국가적 사회현상이 벌어지고, 이에 따라 현실주의의 기본 단위이던 개별 국가가 행사하는 정치적 영향력이 줄어들었다. 결국 현실주의에도 대대적인 수정이 불가피하게 되었다.

분파[편집 | 원본 편집]

고전적 현실주의(Classical Realism)[편집 | 원본 편집]

한스 모겐소(Hans Morgenthau)로 대표되는 고전적 현실주의는 '권력의 추구'가 인간의 중요한 본성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는 국가 또한 마찬가지로, 모든 국가는 다른 국가를 지배하려는 본질적인 욕망이 존재한다고 보았다.

또한 이들에 따르면 국제관계는 제로섬 관계다. 무슨 말이냐면, 남의 손해가 내 이득이고, 내 손해가 남의 이득이라는 소리다. 그래서 국제 무대에서 중요한 건 '내가 쟤보다 세냐'이지, '내가 얼마나 세냐'가 아니다! 내가 아무리 세도 쟤가 더 강하면 말짱 꽝이니. 당연히 이런 관점에서는 공통의 이익에 기반한 협력이 가능하다고 볼 리가 없다. 물론 옛날옛적에도 동맹이나 무역과 같은 협력관계는 존재했다.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거 다 가식에 불과하다는 소리다.

한편 이 관점에서는 다음과 같은 상황이 펼쳐진다. 주변국들은 항상 우리나라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무정부 상태이므로 우리나라를 도울 나라는 우리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국방비를 높여서 군사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물론 여기서 "우리나라 부국강병 끝 :D"이 아니다. 말했듯이 국제관계는 제로섬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국력 증강은 곧 주변국의 국력 감소와 같은 말이다. 따라서 주변국은 살아남기 위해 자기들의 군사력을 증강한다. 이는 우리나라의 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되고, 따라서 우리는 국방비를 높여서 군사력을 증대시켜야 한다. 이하 무한반복.

위와 같은 상황을 안보 딜레마(security dilemma)라고 한다. 이 시점에서 슬슬 "아니 그런데 그럼 진즉 다들 무한히 군사지출만 높이다가 1등 부자나라만 남기고 다 나가 떨어졌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지금 세계에 존재하는 국가만 200개를 훌쩍 넘어가네? 현실주의는 완전히 틀려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다. 애석하게도 똑똑하고 현명했던 우리의 현실주의자들께서는 이에 대한 해결책을 고안해낸지 오래여서, 19세기 유럽에서도 써먹은 바가 있다. 그 유명한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바로 그것이다.

서로 국력이 비슷한 국가 여러 개가 있다고 하자. 다들 이웃나라를 침략할 기회만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클라우제비츠도 말했듯이, 공격은 수비보다 어렵다. 따라서 아무도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물론 한 나라가 갑자기 부강해질 수 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다른 국가들이 이 갑툭튀한 국가에 대항해서 동맹을 맺기로 하는 것이다. 다구리 앞에 장사 없다 카더라. 혼자 아무리 힘을 길러봤자 그 속도는 동맹 맺는 속도만 못할 수밖에 없다. 결국 아무도 함부로 다른 나라를 침략할 생각을 먹지 못한다. 그러므로 오늘도 우리의 평화는 유지된다. 이 상황이 바로 힘의 균형이 이루어진 상황이다.

신현실주의(Neo-Realism)[편집 | 원본 편집]

정치학에서도 과학적인 접근법의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케네스 월츠(Kenneth Waltz)는 『국제정치이론』(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1979)에서 기존의 현실주의를 연역적인 이론으로 재해석하고자 했고, 이는 신현실주의라고 불리게 된다.

신현실주의는 구조적 현실주의(Structural Realism)이라고도 불리는데, 이는 신현실주의가 국제사회의 구조에 중점을 두기 때문이다. 월츠에 따르면 체제란 구조와, 구조 내에서 상호작용하는 행위자들로 구성된다. 또한 정치적 구조는 세 가지 특징을 갖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지배 원리(ordering principle)로, 체제가 무정부 상태(anarchic)인지, 계층적(hierarchical)인지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해 난장판이냐, (좋든 나쁘든) 질서가 살아 있냐는 것이다. 둘째, 행위자의 특성이다. 각 행위자가 기능상 동질적인지 이질적인지를 말하는 것이다. 국제정치로 말하자면 각 국가들이 이름만 다르지 행동은 같은 것인지(동질적), 이름도 다르고 행동도 다른 것인지(이질적)하는 것이다. 마지막은 힘의 분배 상태이다.

월츠에 따르면 국제체제는 1. 무정부 상태이고, 2. 각 국가는 동질적이다[4]. 따라서 국제체제의 성격을 결정짓는 유일한 변수는 힘의 분배 상태이다. 물론 '힘'의 분배 상태를 논하는 것이므로 중요한 것은 그 '힘'이 있는 강대국이며, 약소국은 국제정치 분석에서 그렇게 중요하게 다뤄지지는 않는다. 이 힘의 분배 상태에 따라 국제체제는 크게 양극체제(bipolar system), 다극체제(multipolar system)으로 나뉜다. 전자는 미국소련냉전기가 대표적이고, 다극체제는 19세기 유럽의 상황이 대표적이다. 참고로 소련의 패망으로 냉전이 끝난 뒤로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단극적 다극체제로 분석된다.

또한 월츠는 양극체제가 다극체제보다 안정적이라고 주장한다.[출처 5]:249-298 이는 세력의 분포, 동맹의 형성과 같은 문제에서 다극체제는 미래의 불확실성이 양극체제의 경우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이 크다는 점에 기인한다. 양극체제에서는 "줄서기의 경직성 대신 전략의 유연성과 자유로운 의사결정의 확대가 가능"하고, 덕분에 각 극점을 이루는 "초강대국들은 장기적인 전략을 세우고 자신들이 보기에 가장 적절한 정책을 수행해 나가는 것이 가능하다".[출처 5]:262

분파 내의 분파[편집 | 원본 편집]

신현실주의는 다시 크게 둘로 나뉜다. 공세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와 수세적 현실주의(Defensive Realism)이다.

이하는 월트(1998)를 기반으로 일부 내용을 추가 및 재가공한 설명이다.[출처 6]

수세적 현실주의 (Defensive Realism)
각 국가가 안전의 보장(security)을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월츠(Waltz), 반 에베라(Van Evera), 잭 스나이더(Jack Snyder)등이 수세적 현실주의자다. 이들에 따르면 국가는 군사적 정복 자체에는 딱히 흥미가 없고, 그냥 자국의 안전만 보장되면 만족할 것이다. 애초에 수비가 공격보다 쉽기도 하고.
공세적 현실주의 (Offensive Realism)
수세적 현실주의와는 반대로, 각 국가가 국력(power)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행동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국가가 '적당히' 만족하겠냐는 것이다. 그리고 아무리 수비가 쉽다한들, 대포가 성을, 총이 기사를 쓸모없게 만든 데서 알 수 있듯이, 기술의 발전은 언젠간 수비의 이점을 무력화시킬 것이고. 따라서 국가는 끊임없이 힘을 갈망하게 된다. 대표적인 학자로는 미어샤이머(Mearsheimer)가 있다.

신고전적 현실주의(Neoclassical Realism)[편집 | 원본 편집]

지난 세기에 왔던 고전적 현실주의 죽지도 않고 또 왔네. 허무하게 끝나버린 냉전 이후 적잖이 당황했던 현실주의자들은 살아남을 길을 모색하기 시작했고, 그 중 하나가 신고전적 현실주의다. 이들은 신현실주의의 가정을 넘어서고자 했고, 국가만 신경 쓰는 것에서 벗어나 개인, 국내적 차원의 문제에도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신현실주의에 관해 이들은 '힘의 분배가 중요한 요인이긴 한데, 그게 외교정책 결정과정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확실하지 않다'는 입장을 보인다. 그보다는 행위자 레벨(unit-level), 즉 국내적 요인이 국제체제와 국가의 행동 사이의 관계에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본다. 그중에서도 특히 의사결정권자들[5]의 인식, 통일성 등이 중요한 변수라고 간주한다.[출처 7]

평가[편집 | 원본 편집]

장점[편집 | 원본 편집]

세계를 굉장히 비관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이 이론대로 외교를 한다면 통수맞고 망할 가능성이 적다. 아무리 세상이 좋아져도 (아직은?) 세상사가 약육강식에 기반해 돌아가기 때문. 이름값대로 상당히 현실적인 이론이라는 점이 강점이다. 한 교수의 말에 의하면, 외교관이 된다면 구성주의자유주의니 하는 소리는 들을 일도 생각할 일도 없을 것이라고 한다. 다들 현실주의적으로 외교를 하기 때문이라나 뭐라나. [6] 실제로 냉전기 미국과 자유진영에서는 니부어, 스파이크만, 케난, 모겐소 등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자 및 엘리트 계층이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냉전을 큰 전쟁 없이 승리할 수 있었다는 평가가 있다.[출처 8]

또한 '힘'이라는 변수를 중심으로 국제정치를 설명하므로 논리가 한결 이해하기 쉽고 명쾌한 측면이 있다. 예컨대, "A가 B보다 강하다. 따라서 A와 B가 충돌하면 A가 이길 것이다."라는 것이다. 이런 논리는 간결하면서 설득력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구성주의의 경우는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많으며, 각 변수에 대한 계량도 쉽지 않은 편이다. 적당히 가상의 사례를 하나 써보자면, "A가 B보다 군사력이 약하긴 하지만, 이 문제는 A국민의 이념에는 매우 중요한 문제인 반면 B국민에게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또한 국제 규범 상으로도 A측이 유리하다. 따라서 A가 이길 가능성이 높다.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A가 이길 가능성이 상당하다." 정도가 될 것이다. 분석에 따라 설득력은 이쪽이 높을 수도 있지만, 그만큼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으며 복잡하고, 근거로 쓸 만한 객관적인 자료를 찾기도 힘들다. '각국이 보유한 탱크가 몇 대인가'(현실주의)를 비교하는 것이 '각국의 국민과 정책결정권자는 이 사안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할 것인가'(구성주의)를 비교하는 것보다 쉬운 것은 당연하다.

한계[편집 | 원본 편집]

이런 접근이 가져오는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는, 동아시아 지역 국가들이 힘의 경쟁에서 열세에 놓이지 않기 위해 군사주의적 팽창을 도모하면서 민족주의를 불러들이게 되고, 이는 이 지역을 힘의 각축장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에서의 힘의 구축이 다른 편에서 그에 대응하는 또 다른 힘의 구축이라는 반작용을 불러일으키는 상황, 그것은 가장 직접적으로 평화를 위협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 최장집, 〈한반도 평화의 조건과 구조: 칸트의 영구평화론의 관점에서〉

분파마다 내용이 다르고, 따라서 한계도 다르다.

현실주의는 각 행위자를 합리적이라고 간주한다. 그런데 구성주의를 보면 알겠지만, 인간은 비합리적이고, 세상사도 비합리적이다. 예를 들어 자살폭탄테러는 얼마나 합리적인 행위인가? 물론 테러범 그 자신에게는 '순교자'로서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었기에 감행한 '합리적인' 행동이었을 수 있다. 하지만 보편적인 의미에서 '합리적'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출처 1]:102 이런 문제점은 주류 경제학이 갖는 한계와도 비슷한데, 결국 인간의 비합리성에 의해 이론적 예측과 실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는 것이다.

또한 현실주의는 상대적으로 국가의 지위를 높게 평가하고, 비국가 행위자(국제기구, NGO, 개인 등)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극단적인 경우는 국제기구는 강대국의 꼭두각시에 불과하다고까지 주장할 정도.[출처 6]

그리고 실제로 국제협력이 이루어지는 '현실'에서, 각 국가를 단순한 경쟁자들로 간주하는 현실주의는 그다지 '현실적'이지 못하다. 현실주의자들도 이를 잘 알고 있고, 패권 안정 이론 등을 통해서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그런데 현실주의의 핵심은 국가를 이기적 행위자로 가정하는 데 있기 때문에 입장이 애매해지게 된다.

한편 고전적 현실주의와 신현실주의에서 말하는 "힘의 균형" 이론도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출처 9] 먼저 단위를 무엇으로 잡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있다. 주요 몇몇 국가만을 따질 것인가, 아니면 블록 단위로 따질 것인가? 이 기준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예측 결과도 달라지는데, 그래서는 동네 점쟁이와 별 다를 바가 없어지기 십상이다. 요즘 고민거리 있지? / 헐 어떻게 아셨어요? 또 힘의 균형 이론의 핵심인 '전쟁을 벌여서 이길 확률'은 실제로 전쟁이 발발할 확률과 유의마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리고 별로 밝고 희망찬 내일을 약속하는 이론이 아니다. 농담같겠지만, 완전히 틀린 말도 아니다. 이러한 비판은 주로 신현실주의에 가해진다. 이는 신현실주의가 '현재 무엇이 진행중인지를 이해하는 방법론'으로서는 괜찮은 편이지만, '미래 예측'에 있어서는 썩 좋지 못하고, '국제관계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방안 제시'에는 전혀 효용이 없다는 것이다.[출처 10]

대표적인 학자[편집 | 원본 편집]

  • 한스 모겐소(Hans Morgenthau)
  • 존 미어샤이머 (John Mearsheimer)
  • 케네스 월츠 (Kenneth Waltz)
  • 헨리 키신저(Henry Kissinger)
    외교관으로서의 활동이 더 유명하지만, 키신저 본인이 현실주의에 입각한 국제정치학자이기도 하다.
  • Robert Jervis, Jack Snyder ( Defensive Realism )
  • Michael Leifer
  • Aaron Friedberg ( Classical Realism )

관련 항목[편집 | 원본 편집]

현실주의와 자유주의가 교차하는 지점이라고 볼 수 있다. 현실에서 벌어지는 국제협력에 대해 현실주의 측에서는 패권안정이론을, 자유주의 측에서는 국제협력이론을 주장하는데, 이 둘이 묶여 레짐 이론이라고 불린다고 보면 된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네이버 웹툰에서 연재되었던 만화 《네가 없는 세상》은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 머릿속에서 '너'라는 개념이 사라지는 세상을 그린다. 머리에 든 게 '나' 뿐이기 때문에 자연히 감염자들은 극도로 이기적으로 변하는데, 이 상황은 현실주의에서 전제하는 국제사회의 특성과 같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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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에서도 현실에서도 서로서로 돕고 사는 사회가 (제한적이나마)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 함정이다. 현실주의 지못미

참고문헌[편집 | 원본 편집]

인용[편집 | 원본 편집]

  1. 1.0 1.1 1.2 Goldstein, J. S. (2002). 《국제관계의 이해》 도서출판 인간사랑. 김연각, 김진국, 백창재 역.
  2. http://hbswk.hbs.edu/archive/4290.html
  3. 3.0 3.1 우철구. (2003). "제1차 세계대전 이전 유럽 현실주의의 역사와 인식." 『정치적 현실주의의 역사와 이론』 서울:화평사. 우암평화연구원 편. pp. 47-59 ISBN 89-8384-088-9
  4. 김태운. (2005). "'신현실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국제정치관: 인식의 공유와 차이." 정치·정보연구 제8권 2호 pp.190-211
  5. 5.0 5.1 케네스 월츠. (2000). 『국제정치이론』 서울:사회평론 박건영 역.
  6. 6.0 6.1 Walt, S. M. (1998). International Relations: One World, Many Theories. Foreign Policy. pp. 29-32+34-46
  7. Schweller, R. (2006). Unanswered Threats: Political Constraints on the Balance of Power』 Princeton University Press. 을 김국신 교수의 [동아시아학 특강 I] 수업 자료에서 재인용.
  8. 이호재. (2003). "제2차 세계대전 전후기의 정치적 현실주의." 『정치적 현실주의의 역사와 이론』 서울:화평사. 우암평화연구원 편. pp. 61-90 ISBN 89-8384-088-9
  9. Bueno de Mesquita, B. (2010). Principles of International Politics. Washington, DC: CQ Press. pp.135-137
  10. 밸러리 허드슨. (2009). 『외교정책론』 신욱희, 최동주, 조윤영, 김재천 번역. 을유문화사. p.29

각주

  1. 참고: "A country may obtain the outcomes it wants in world politics because other countries admire its values, emulate its example, aspire to its level of prosperity and openness. This soft power—getting others to want the outcomes that you want—co-opts people rather than coerces them."(출처) 적당히 한국어로 옮겨보자면 다음과 같다. "국가는 다른 국가로 하여금 자신의 가치를 찬탄하고, 모범사례로서 모방하고, 또 그 번영과 개방성을 열망하게 함으로써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성취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것을 남들도 원하게 하는 힘인 소프트파워는 사람들을 강제하기보다는 협력하게 만든다."
  2. 현 편집자의 수업 슬라이드에 있는 내용인데, 자세한 설명은 없고 그냥 '1918년에 시작'이라고만 적혀 있다. 내막을 아는 위키러가 수정바람.*1차세계대전이 끝난 직후 국제정치학에 대한 연구가 더욱 활발히 이루어졌다.
  3. 실제로 『국제정치이론』에는 시장, 특히 과점 경쟁 시장의 비유가 자주 등장한다.
  4. 모든 국가가 자력구제의 원칙에 따라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렇다.
  5. 대통령, 국회의원, 외교부 장관 등등
  6. 물론 다른 이론들이 살아 있고 많은 학자들에 의해서 연구되는 것은 그만큼 설명력이 있고 유용하기 때문이니 현실주의만이 옳다는 오해를 하지는 말자. 사회과학에 완벽한 이론은 없다. 아마 자연과학도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