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용 보행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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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DARPA에서 개발한 빅독

전투용 보행 로봇은 이족 이상의 다족보행 형태의 전투용 로봇의 총칭이다. 게임이나 영화, 만화 등 작품에 나오는 거대 로봇들이 여기에 포함된다.

픽션에서 주역으로 등장시 대부분 전차공격 헬기, 전투기 같은 재래식 병기보다 우월한 전투력을 보유하는 것으로 묘사되며, 대개 조종사가 탑승하는 유인기로 등장하나 간간이 무인기 형태의 전투용 로봇이 나오는 경우도 있다. 크기 또한 현대의 전차보다 약간 큰 것부터 고층건물 수준으로 거대한 것까지 다양한 편이다.

전투용 거대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은 소위 '거대 로봇물'이라는 카테고리로 분류되며, 일각에서는 작품에 등장하는 전투용 로봇의 성격에 따라 분류를 좀 더 세분화하여 '슈퍼로봇물'과 '리얼로봇물'로 구분하기도 한다.

전투용 보행 로봇의 목록[편집 | 원본 편집]

현실에서의 한계[편집 | 원본 편집]

픽션에서의 묘사와 달리 전투용 보행 로봇은 현실에서 제식 전력으로 채택되기 어렵다는 지적이 많다. 거대 보행 병기 특유의 태생적인 약점(높은 전고나 취약한 기동성, 관절부분의 취약함 등)이나 재래식 병기에 비해 떨어지는 전투 효율, 기체 양산 및 조종사 양성의 어려움 등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이런 점을 비판하는 사람은 '걸어 다니는 병기를 만들 기술력과 자본으로 기존 병기를 더 강하게 만들면 되는데 왜 굳이 걸어 다니는 로봇이죠?'라는 식으로 비판한다.

간단히 생각해보면 군대에서 훈련시 보병들은 생존성 향상을 위해 전투상황에서 땅바닥에 바짝 엎드린 자세를 취하거나 참호를 파고 들어가 자신의 신체가 노출되는 범위를 극단적으로 줄이려는 노력을 한다. 지상전의 왕자라 불리는 주력전차들도 전고를 낮춰 어떻게든 적의 탐지를 회피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상황에서 거대한 보행 병기는 말 그대로 거대한 표적지에 불과할 것이다.

따라서 전투용 보행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에서는 기술력의 진보나 고유의 장비 설정, 특수한 전장에서의 투입 등의 요소를 상정해 이와 같은 한계점을 상쇄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다.

현실성에 대한 고찰[편집 | 원본 편집]

어느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든 전투용 보행 로봇의 실효성에 대해서 이야기가 나오면 높은 확률로 격렬한 토론이 이어진다. 부정하는 쪽은 위의 현실적 한계를 들어가면서 부정하지만 긍정하는 쪽은 어떻게든 전투용 보행 로봇의 실효성에 대해 입증하기 위해 애쓴다. 이 상황에서 토론이 정상적으로 결론지어져서 끝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현실적으로 전투용 보행 로봇이 실효성이 없는 것은 맞다.

그런데 이런 한계점을 인정하면서도 굳이 실효성을 찾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은 어쩔 수 없다. 남자의 로망이라 쉽게 포기하기 어렵다. 그렇다면 위의 단점들을 인정하면서도 로망 파워로 극복해낼 방법은 없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비슷한 실제 사례들을 찾는 것이다.

헬리콥터
헬리콥터는 현대전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전력이다. 호버링을 통한 공중에서의 정확한 목표제압능력으로 일명 건쉽이라는 포지션을 확고히 구축한 공격헬기는 제한적인 상황에서 아주 유용한 전력이 되어준다. 그런데 사실 헬리콥터는 단점투성이의 물건이다. 헬리콥터의 단점들을 나열해보면...
  1. 고정익기보다 항속거리가 짧다(연료 효율이 좋지 않다).
  2. 고정익기보다 무장(화물)탑재량이 현저히 적다.
  3. 고정익기보다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
이렇게 위 세 가지 단점만 볼 때에는 그냥 줘도 못 쓸 물건으로 보이지만, 호버링(+수직 이착륙)이라는 단 하나의 장점 덕분에 위의 단점들을 전부 씹어먹고 민, 관, 공에서 널리 쓰이고 있다.
호버크래프트
호버크래프트 역시 현대전에서 없어도 큰 문제는 없지만 있으면 매우 좋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일단 수륙양용이 되니... 영화에서도 물 위에서 돌아다니던 호버크래프트가 육지로 올라와 대로를 활보하는 모습을 간혹 볼 수 있다.
이런 호버크래프트의 단점을 나열해 보면 위의 헬리콥터와 단점이 동일하다. 호버크래프트는 공기압으로 물이나 지상 표면을 떠서 이동하는데, 이 공기압을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료를 소모하니 상황은 헬리콥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수륙양용이라는 단 하나의 장점이 단점들을 전부 씹어먹고 현역으로 잘만 굴리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위의 사례처럼 어떻게 전투용 보행 로봇을 쓸모있게 만들 것인가?

사실, 대부분의 전투용 보행 로봇 무용론자들은 거대로봇은 쓸모없다는 말만 계속해서 되풀이하고, 인간이나 개 정도 크기의 전투용 보행 로봇은 언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사실 보행병기는 인간 정도의 크기라면 효용성이 있을 수 있다. 만약 이게 효용성이 없다면 누가 보병을 쓰겠는가? 물론 모든 보병들을 로봇으로 대체할 수는 없으나 특별히 위험한 작전에 투입하는 경우라면 수요가 있을 것이다.

루리웹 유머게시판에서는 월 2만 원 내외로 마구 굴릴 수 있는 이족 생물 병기가 넘쳐나니 개발할 필요가 전혀 없다고 결론내린 적이 있다. 근데 반박할 수가 없다.

그렇다면 인간(이족보행)이나 사슴(사족보행) 정도의 크기로 만든다고 가정하면 어떤 장, 단점이 있을 것인가?

일단 관절이 있는 로봇의 최대 단점은 가격이다. 당장 미국의 F-14를 예로 들어보면 단순히 날개만 앞뒤로 움직일 뿐인데 유지비가 포풍상승해서 천하의 천조국도 이 유지비를 감당하지 못해 아직 한창인 데다가 성능도 뛰어난 놈들을 전량퇴역시켜버렸다. 그리고 F-14 대신 F/A-18을 받은 미 해군은 못생기고 성능도 구리다며 시무룩해하고 있다 그런데 로봇은 움직이는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라 굉장히 많다. 일단 사람 손가락만 생각해봐도 관절 갯수는 ㅎㄷㄷ하다.

하지만 잘 생각해보면 비행기인 F-14와 땅에서 돌아다닐 로봇의 상황이 같다고 볼 수는 없다. 비행기의 경우, 가장 중요한 부분이 주익근(주날개의 뿌리 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데, 비행 중 이 부분이 가장 공기 저항에 의한 힘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따라서 비행기에서 가장 튼튼해야 할 부분도 바로 이 부분인데, F-14는 하필 이 주익 뿌리부분에 관절이 들어가서 고생하고 있는 것 뿐이다. 게다가 비행기는 날개 각도가 조금만 틀어져도 비행 안정성이 떨어지므로 정비가 불량하면 비행중 스핀에 걸려서 땅으로 곤두박질칠 수도 있다.

하지만 땅 위에서 돌아다닐 로봇은 그런 거 없다. 다리 관절이 조금 틀어졌다고 해도 절뚝거릴 일은 있어도 땅으로 곤두박질칠 일은 없다. 게다가 손가락 10개 중에서 한두개 고장난다고 해도 나머지 손가락만 잘 작동하면 크게 문제없다. 아예 팔 하나가 부서져도 나머지 팔 하나로 제한적인 동작이 가능할 정도. 사람 팔 한쪽이 부러져도 다른 팔로 불편하게나마 생활이 가능한 것과 같다.

보행 병기 무용론자들은 높은 확률로 이족보행 로봇은 다리 한쪽만 파괴되면 기동불가라는 치명적인 단점을 지적하는데, 그러면 전차라도 기동부 공격당하면 무사할 것 같은가? 당장 캐터필러 한쪽만 끊어져도 기동불능이 되는게 전차이며, 로봇의 다리 한쪽이 주저앉는다고 로봇 자체가 정지하는게 아니다. 사람도 정신력이 좀 있다면 다리 한쪽에 총을 맞고 주저앉아도 앉은 상태에서 총을 쏘면 되며,[1] 만화에서처럼 로봇을 한두 대만 만들어서 굴릴 리도 없기 때문에, 당장 몇 대가 주저앉아도 다른 로봇으로 백업을 하면 상황은 얼마든지 극복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동력 문제인데, 현재 로봇을 움직일 거의 유일한 에너지는 바로 전기다. 그런데 전기는 에너지 저장 효율이 좋지 않기로 악명이 높다. 당장 지금 여러분의 손에 들려있을 스마트폰도 채 하루를 못 쓰고 충전기에 꽃아놓아야 하는 신세이지 않은가? 기기의 성능과 전기 사용량은 나날이 올라가는데, 배터리만큼은 이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서 사용자들이 엄청나게 고생하고 있다. 당장 이런 물건을 군사용 로봇에 탑재한다면 반나절도 못 가서 배터리 부족으로 주저앉게 되는데, 누가 이런 물건을 사용한단 말인가?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는 터미네이터라는 로봇을 작동시키기 위해 약간 특이한 전지를 사용하는데 수소 연료전지가 바로 그것이다. 이 물건은 에너지 효율이 매우 좋으나, 반대급부로 피격당했을 경우 핵폭발을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심각한 단점을 내재하고 있다.

사실 이 문제는 현재로서는 해결 방법이 없다. 언젠가는 해결될 것이다, 언젠가는

이번에는 위의 심각한 단점을 씹어먹을만한 커다란 장점을 써보자. 당신이 로봇 개발사의 마케팅 담당이라면 어떻게 장점을 부각시켜서 팔아먹을 것인가? 보행병기의 장점이라면, 바퀴가 다니지 못하는 지형, 예를 들면 계단 같은 지형을 자유자재로 오르내릴 수 있다는 점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사람이 다닐만한 20~30cm 정도의 계단이라면 바퀴로도 얼마든지 오르내릴 수 있으나, 아무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좁은 골목이나 통로 등도 우리 인간을 생각해보면 상대적으로 자유자재로 지나다닐 수 있다. 전자는 산악 지형, 후자는 시가지에 대응하는데, 전 국토의 70%가 산지인 데다가 그나마 있는 평지도 계속되는 개발로 건물이 들어차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평지가 대부분인 타국이라도 산악 지형을 밥먹듯이 오르내려야 하는 특수부대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산악 지형에서는 이미 헬리콥터가 활약하고 있다. 호버링 능력을 사용해 산봉우리에 비교적 평평한 지역이 있다면 그곳에 사람을 싣고 내릴 수 있고, 아니면 그냥 레펠 강하를 통해 공중에 떠 있는 상태에서 인원을 내릴 수도 있다. 그렇다면 헬리콥터를 밀어내고 산악전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헬리콥터의 단점을 다시 한번 파고들면, 헬리콥터의 양력은 회전익, 즉 로터에서 나오는데, 산지라면 높은 확률로 숲이 우거져 있다. 문제는 이 로터가 회전할 때 근처에 나무가 있다면 로터가 개발살나고 헬리콥터는 추락할 위험성이 있다는 것으로, 이 때문에 산지에서 뜨고 내리더라도 그 지역에 나무가 없다던가, 없으면 일정 반경의 나무를 전부 없애버려야 하는데 이게 만만한 일이 아니다. 북한의 산지라면 쉽게 뜨고내릴 수 있다[2] 반면, 로봇은 회전익 같은 게 없기 때문에 사람이 등산하듯이 그냥 오르내리면 된다. 로봇이 헬리콥터를 물리칠 장점은 바로 이것이다.

거기다 시가전의 경우, 애초에 헬리콥터가 건물 사이를 비집고 전투를 벌일 수는 없기 때문에 더 생각할 필요도 없다. 헬리콥터를 농구공 정도로 크기를 줄인다고 해도 헬리콥터의 회전익이 결국 문제가 된다. 회전익이 있더라도 크기만 줄이면 좁은 통로도 자유자재로 돌아다니며 전투를 벌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언제 무슨 일이 터질 지 알 수 없는 게 전장이다. 당장 당신이 소형 헬리콥터의 백업을 받으며 전투를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헬리콥터가 공격을 받아 휘청휘청하다가 회전 로터가 당신의 면상으로 돌진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속적인 연료소모도 문제다. 로봇은 매복을 한다고 가정하면 그냥 가만히 있으면서 전력을 아낄 수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우월하다. 사실 더 따지면 헬리콥터도 착륙한 상태에서 주변 감시는 가능하지만, 농구공 크기로 줄었을 때의 낮은 전고는 어떻게 한단 말인가? 높은 곳이나 벽 위에 앉아서 주변을 살필 수는 있을 것이나, 벽 뒤에 숨어서도 주기적으로 살짝 고개만 내밀며 주변 감시가 가능한 인간과 달리 이 녀석은 벽 위에 앉아야 하기 때문에 위치가 쉽게 노출된다.

우리나라 상황을 좀 더 이야기해 보자면, 우리나라는 윗동네에서 주기적으로 무장공비를 보내는 바람에 큰 문제가 되었다. 이렇게 우리나라로 침투한 공비들은 높은 확률로 산 속으로 숨어드는데, 이를 쫒기 위해 투입된 병력들은 몇날 며칠을 잠도 못자고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해 정신이 피폐해진다. 물론 특수부대는 이런 훈련을 주기적으로 받긴 하지만 아무래도 사람이다 보니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 로봇 병력을 투입한다면, 추격전이 장기화되면서 지칠 대로 지친 특수부대원들의 전력 공백을 메꿔줄 효과적인 병기가 될 것이다.

사족보행 병기의 경우, 이미 미국을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일단 미국에서 개발중인 빅독 같은 경우에는 워낙 유명해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겠지만, 사람이 옆에서 발로 차도 넘어지지 않고, 최고 150kg 정도의 짐을 옮길 수 있는 등 상당한 성과를 보이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견마로봇이라는 사족보행 로봇을 개발 중에 있다.

결론은, 전쟁에서 전투용 로봇이 활약할 여지는 충분하니 로봇 성애자들은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 물론 거대 로봇만 좋아한다면 걱정해야 한다. 많이

로봇문학(?) 지망생들을 위한 조언[편집 | 원본 편집]

수 많은 만화나 영화들이 주연인 보행형 로봇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외의 전차, 전투기 등을 야라레메카로 만들어버리는 일이 적지 않은데, 논란을 피하고 싶다면 이런 짓(?)은 삼가는게 좋다. 밀덕들은 자신들만의 신념 같은 것이 있어서 자신들이 좋아하는 전차, 전투기 등의 현용병기들이 뭔가 말도 안 되는 이유로 개박살나는 상황을 결코 좋아하지 않는다. 특정 작품에서 현용 병기들을 로봇보다 하등하게 표현한다면 밀덕들은 "아니, 이 새끼가?"라는 격한 반응을 보이며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해당 작품의 현실성을 반박하고, 심지어는 해당 작품의 저자를 똥멍청이 취급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거기다 해당 장면을 캡처하여 커뮤니티 곳곳에 퍼나르며 병신 같다고 낄낄거리고, 이게 반복되면 로봇이 주인공인 신작이 나왔을 때 내용을 보지도 않은 채 "어, 흔한 양산형 로봇물이네? 버려"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물론 위의 예는 극단적인 경우지만, 저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기본적으로 밀덕들은 로봇이 주인공인 작품 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고 있다. 만약 당신이 로봇이 주인공인 작품을 만들고 싶다면 거기에 합당한, 밀덕들을 충분히 납득시킬 수 있는 설정을 가져와야만 욕먹는 걸 피하고 공감대를 이끌어낼 수 있다. 그러려면 먼저 밀덕이 되는 것이 좋다

리얼로봇이 아닌 슈퍼로봇물이라면, 애초부터 현실성은 갖다 버렸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태클은 덜 들어온다.

각주

  1.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마지막 장면을 생각해보자.
  2. 북한은 알다시피 산에 있던 나무를 전부 땔감으로 써버려서 현재 산들이 대부분 민둥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