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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춘곡'''(賞春哭)은 [[조선]] 전기의 문신인 [[정극인]]이 지은 시이다. 이 시는 최초의 [[가사#s-3|가사]] 형식을 갖춘 시로 평가받는다. 상춘이라는 말은 "[[봄]]을 기념하다"라는 뜻이다.<ref>간혹 [[뉴스]]를 보면 봄에 꽃구경 온 사람들을 "상춘객"이라고 하는데, 이 시에서 유래된 말이다.</ref> 출전 불우헌집. | |||
[[조선]] 전기의 문신인 [[정극인]]이 지은 시이다. 이 시는 최초의 [[가사#s-3|가사]] 형식을 갖춘 시로 평가받는다. 상춘이라는 말은 "[[봄]]을 기념하다"라는 뜻이다. | |||
== 교과과정에서 == | == 교과과정에서 == | ||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의 [[국어2]]에서는 기본적으로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수학 익힘책]]마냥 워크북 비슷한 걸 나눠주면 높은 확률로 출몰하는 고난이도의 시이다. 또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거의 100% 등장한다. 시도 시지만 최초의 가사 문학이라는 엄청난 역사적 배경 때문에 그렇다. |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의 [[국어2]]에서는 기본적으로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수학 익힘책]]마냥 워크북 비슷한 걸 나눠주면 높은 확률로 출몰하는 고난이도의 시이다. 또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거의 100% 등장한다. 시도 시지만 최초의 가사 문학이라는 엄청난 역사적 배경 때문에 그렇다.<ref>[[고려]] 말의 서왕가가 최초라는 설이 있다.</ref> 그러므로 읽어두면 매우 좋다. 실상 처음 맞닥들이고서 해석을 완벽히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모의고사]]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자주 그 위용을 뽐낸다. | ||
== 원문과 해석본 == | == 원문과 해석본 == | ||
정확히 말하면 원문은 아니다. 중세 국어 표기가 어려워 부득이하게 현대식 한글로 중세 국어의 문자들을 바꾸었다. | 정확히 말하면 원문은 아니다. 중세 국어 표기가 어려워 부득이하게 현대식 한글로 중세 국어의 문자들을 바꾸었다. | ||
{| class="wikitable"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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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문 | |||
! 해석본 | |||
|- | |||
| 1행 | |||
|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 엇더한고. | |||
| 속세에 묻혀 사는 [[사람]]들아, 이 나의 삶이 어떠한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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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행 | |||
| 녯 사람 풍류를 미칠가 못 미칠까. | |||
| 옛 사람의 [[풍류]]를 따르겠는가, 못 따를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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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행 | |||
| 천지간(天地間) 남자 몸이 날 만한 이 하건마는, | |||
| 세상의 [[남자]]로 태어난 몸으로 나만한 사람이 많지마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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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행 | |||
|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을 마랄 것가. | |||
| [[산림]]에 묻혀 있는 지극한 즐거움을 모른단 말인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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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행 | |||
|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 |||
| 초가삼간을 맑은 시냇가 앞에 지어 놓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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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행 | |||
|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예 풍월주인(風月主人)되여셔라. | |||
|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주인이 되어 있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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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행 | |||
| 엊그제 겨을 지나 새 봄이 도라오니 | |||
|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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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행 | |||
|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 |||
|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석양 속에 피어 있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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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행 | |||
|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 |||
| 푸른 [[버드나무]]와 향기로운 풀은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푸르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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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행 | |||
| 칼로 말아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 |||
| [[칼]]로 잘라냈는가? [[붓]]으로 그려내었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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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행 | |||
|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 |||
| [[조물주]]의 신통한 재주가 사물마다 야단스럽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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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행 | |||
|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내 계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 |||
| 숲 속에 우는 새는 봄기운을 끝내 이기지 못해 소리마다 [[교태]]를 부리는 모습이로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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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행 | |||
|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이에 다를소냐. | |||
| [[물아일체]]이거늘, 흥이야 다르겠는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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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행 | |||
|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애 안자 보니, | |||
| 사립문 주변을 걸어보기도 하고, 정자에 앉아 보기도 하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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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행 | |||
| 소요음영(逍遙吟詠)하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 |||
| 이리저리 거닐며 나직이 시를 읊조려 보며, 산 속의 하루하루가 적적한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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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행 | |||
| 한중진미(閑中眞味)를 알 니 업시 호재로다. | |||
| 한가로움 속의 참된 즐거움을 아는 이 없이 나 혼자로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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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행 | |||
| 이바 니웃드라, 산수(山水) 구경 가쟈스라. | |||
| 여보게 이웃 사람들아, 산수 구경이나 가자꾸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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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행 | |||
| 답청(踏靑)으란 오늘 하고, 욕기(浴沂)란 내일하새. | |||
| 풀을 밟는 것은 오늘하고, [[목욕]]하는 일은 내일 하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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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행 | |||
| 침에 채산(採山)하고, 나조해 조수(釣水) 하새. | |||
| 아침에는 산에서 [[나물]]을 캐고, 저녁 때에는 [[낚시]]하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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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행 | |||
| 갓 괴여 닉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 |||
| 이제 막 다 쪄서 익은 술을 [[칡]]뿌리로 만든 두건으로 걸러 놓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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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행 | |||
|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 |||
| 꽃나무 가지 꺾어서 잔 수를 세며 먹으리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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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행 | |||
| 화풍(和風)이 건듯 부러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 |||
| 화창한 봄바람이 문득 불어 푸른 물결을 건너오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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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행 | |||
|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 | |||
|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히 담기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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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행 | |||
| 준중(樽中)이 뷔엿거든 날다려 알외여라. | |||
| 술동이가 비었거든 나에게 알리어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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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5행 | |||
| 소동(小童) 아해다려 주가(酒家)에 술을 믈어, | |||
| 아이를 시켜 술집에 술이 있는지를 물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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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행 | |||
| 얼운은 막대 집고, 아해는 술을 메고 | |||
| 어른은 [[지팡이]]를 짚고 아이는 술동이를 메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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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7행 | |||
|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시냇가의 호자 안자, | |||
|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서 시냇가에 혼자 앉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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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8행 | |||
| 명사(明沙) 조한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를 굽어 보니, | |||
| 맑은 [[모래]] 위로 흐르는 깨끗한 물에 잔을 씻어 부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보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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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9행 | |||
|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 |||
| 떠내려 오는 것이 복숭아꽃이로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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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행 | |||
|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메이 긘 거인고. | |||
| [[무릉도원]]이 가깝구나, 저 들이 무릉도원인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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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행 | |||
|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를 부치 들고, | |||
|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에서 [[진달래]]꽃을 붙들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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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2행 | |||
| 봉두(峰頭)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 |||
| 산봉우리 위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보니 | |||
|- | |||
| 33행 | |||
|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버려 잇네. | |||
| 수많은 촌락이 여기저기 널려 있네. | |||
|- | |||
| 34행 | |||
| 연하일휘(煙霞日輝)는 금수(錦繡)를 재폇는 듯, | |||
| [[안개]]와 [[노을]]과 빛나는 햇살은 수 놓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구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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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행 | |||
|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유여할샤. | |||
| 엊그제까지 거뭇거뭇하던 [[들판]]에 봄빛이 넘쳐 흐르는구나. | |||
|- | |||
| 36행 | |||
| 공명(功名)도 날 끠우고, 부귀(富貴)도 날 끠우니, | |||
| [[명예]]와 부귀도 나를 꺼리니 | |||
|- | |||
| 37행 | |||
|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예 엇던 벗이 잇사올고. | |||
|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외에 그 어떤 벗이 있겠는가 | |||
|- | |||
| 38행 | |||
| 표누항(簞瓢陋巷)에 흣튼 혜음 아니하네. | |||
| 누추한 곳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헛된 생각을 아니 하네. | |||
|- | |||
| 39행 | |||
| 아모타, 백년행락(百年行樂)이 이만한들 엇지하리. | |||
| 아무튼 한평생 즐겁게 지내는 일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겠는가? | |||
|} | |||
== 읽을 때 == | |||
* [[운율]]은 가사 문학의 특징을 따라 4음보의 율격을 가진다. 또한 종장이 3.5.4.4자로 끝난다는 것, 분명 형식은 운율이 있는 [[운문]]이지만 모양새가 [[산문]]에 가깝다는 것에서도 가사 문학의 특징을 알 수 있다. | |||
* 자연친화적인 소박한 삶을 꿈꾸는 시로, 시에 등장하는 '''단표누항'''이라는 [[사자성어]]와 뜻이 일맥상통한다. | |||
* [[반어법]] 비슷한 표현이나 현재 잘 쓰지 않는 표현들이 많다. 주의하면서 읽자. | |||
* 원문은 중세 국어로 쓰였다. 많이 나오는 단어는 암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 |||
== 중요한 내용 == | == 중요한 내용 == | ||
실제로 생긴 건 산문이어서 행의 구분은 없다시피 하지만 위의 3번 항목을 기준으로 하였다. | 실제로 생긴 건 산문이어서 행의 구분은 없다시피 하지만 위의 3번 항목을 기준으로 하였다. | ||
* 5행과 6행 : "수간모옥"은 '몇 칸 초가집', "울울리"는 우거진 속 | |||
* 8행과 9행 : 도화 행화는 복숭아꽃과 살구꽃이다. 이 꽃들은 노을에 빛나고 풀들이 가는 비가 내려 더 푸르게 보인다. 자연을 예찬하는 구절이다. | |||
* 10행과 11행 : "조화신"은 조물주이고, "헌사랍다"는 야단스럽다는 뜻이다. 헌사랍다는 표현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즉 조물주가 칼인지 붓인지 모를 것으로 이 풍경을 만들었더니 야단스러웠다, 즉 아름다웠다는 뜻이다. | |||
* 12행과 13행 : 수풀에 우는 새가 봄 기운을 못 이기고 교태부린다는 것은 사실 화자의 감정이다. 즉, 화자는 새에게 [[감정이입]]을 하였고 새는 화자의 [[객관적 상관물]]이다. 13행의 '''물아일체'''란 표현이 자연에 친화적이란 주제를 나타내는 주제어이다. | |||
* 14행과 15행, 16행 : '''소요음영'''이라는 시어는 천천히 거닐며 나직이 읊조린다는 뜻이고, 27행의 '''미음완보'''라는 시어와 [[동의어]]이다. 16행에 [[훼이크]]가 있는데, 여기서 화자의 [[심리]]는 [[고독]]이 아니다. 한중진미, 즉 한가한 가운데 '''진짜 의미를 안다''', 즉 '''좋은 걸 혼자 가졌다''' 이건 외로운 감정이 아니다.<ref>좋은 거 가져놓고 [[염장]]을 지르는 대목이라고 봐도 좋다. 전용기 타고 가면서 혼자 타고 가니 쓸쓸하다고 말하는 사람을 봤다고 생각하면 된다.</ref> | |||
* 17행과 18행, 19행 : 이웃들에게 산수를 구경 가자는 건 예의상 혹은 관습적으로 하는 말이다. 쉽게 얘기해서 [[자랑]]이다. 화자는 풀 밟고, 시냇물에 목욕하고, 산에서 나물 캐고, 낚시를 하자고 말한다. 이 시에서 자연친화적인 행동들이 긍정적으로 묘사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늘 하루 종일 외식하고 쇼핑했단 얘기랑 비슷하다. 즉, 다시 말하지만 자랑이다.--자랑친화적인 시-- | |||
* 20행과 21행 : --자연친화적인 시의 공식 : 취해서 풍류 즐기기-- 갓 [[발효]]가 다 된 술을 대충 엮은 천으로 급하게 걸러내서 벌컥벌컥 마신다는 것이다. 보통 [[막걸리]]를 거를 때는 건더기가 같이 떨어지지 않도록 팽팽한 천으로 걸러내는데, 화자는 풍류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다. 꽃나무 가지를 꺾는다는 것은 자신이 몇 잔을 마셨는지 센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면 [[알코올]] [[중독]]이지만 결국 시에서는 '''술=풍류'''다. --[[음주운전|풍류운전]]-- "수 노코"는 [[수학]]의 그 [[수#s-2|수]]인 것이다. | |||
* 22행과 23행 : 선선한 바람이 강을 건너오니, 취했다는 뜻이다.--왜죠-- 청향과 낙홍이 언급되는 구절의 뜻은 13행의 '''물아일체'''이다. 자연과 하나 되었단 것이다. | |||
* 24행과 25행, 26행 : 술동이가 비자 하인을 부른다. 소동의 "아이 동" 때문에 아이로 착각하기 쉽다.--그럼 [[아동학대]]잖아-- 어른은 화자 자신을 일컫는다. | |||
* 27행과 28행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음완보'''는 '''소요음영'''과 같은 뜻을 가진다. 적적히 거닐면서 읊는 것이다. "조한"이라는 구절에서 중세 국어의 "둏다"와 "좋다"를 구분해야 한다. "둏다"는 오늘날의 "좋다"라는 뜻이고, "좋다"는 오늘날의 "깨끗하다"라는 뜻이다. 즉 이 시에서 좋은 물이란 것은 깨끗한 물이다. 의미에 조심하자. | |||
* 29행과 30행 : 화자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무릉도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드디어 다 취했다.-- 그러므로 무릉도원을 찾고 있다는 선지가 있다면 틀린 선지가 된다. 도화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복숭아꽃이다. | |||
* 31행과 32행, 33행 : 꽃을 들고 와서 촌락들을 내려다본다. 세속과의 단절감을 나타내고 있다. | |||
* 34행과 35행 : "연하일휘'는 아름다운 자연을 뜻한다. 또한 "금수"는 [[애국가]]의 금수강산과 같은 [[비단]]으로 수 놓았단 뜻이다. [[금(원소)|금]]으로 수 놓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 | |||
* 36행과 37행 : 원래 "끠우다"의 ㄲ은 ㅅㄱ이 붙은 겹자음의 형태로 되어 있음에 유의한다. "끠우다"는 "꺼리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부귀영화가 화자를 꺼린다고 묘사된 구절은 본래 화자가 부귀와 명예를 꺼리는 것을 '''[[주객전도]]'''한 부분이다. | |||
* 38행과 39행 : '''단표누항'''은 소박한 생활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흣튼 혜음"은 헛된 생각을 뜻하는데, 이 시에서는 35행의 부귀와 공명과 뜻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8행에서 우리는 화자의 '''[[안분지족]]'''하는 생활을 엿볼 수 있다. | |||
{{각주}} | |||
[[분류:가사문학]] | [[분류:가사문학]] |
2021년 6월 20일 (일) 00:04 기준 최신판
상춘곡(賞春哭)은 조선 전기의 문신인 정극인이 지은 시이다. 이 시는 최초의 가사 형식을 갖춘 시로 평가받는다. 상춘이라는 말은 "봄을 기념하다"라는 뜻이다.[1] 출전 불우헌집.
교과과정에서[편집 | 원본 편집]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때의 국어2에서는 기본적으로는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학교에서 수학 익힘책마냥 워크북 비슷한 걸 나눠주면 높은 확률로 출몰하는 고난이도의 시이다. 또한 고등학교 2학년이 되면 거의 100% 등장한다. 시도 시지만 최초의 가사 문학이라는 엄청난 역사적 배경 때문에 그렇다.[2] 그러므로 읽어두면 매우 좋다. 실상 처음 맞닥들이고서 해석을 완벽히 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모의고사나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도 자주 그 위용을 뽐낸다.
원문과 해석본[편집 | 원본 편집]
정확히 말하면 원문은 아니다. 중세 국어 표기가 어려워 부득이하게 현대식 한글로 중세 국어의 문자들을 바꾸었다.
원문 | 해석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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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행 | 홍진(紅塵)에 뭇친 분네 이내 생애 엇더한고. | 속세에 묻혀 사는 사람들아, 이 나의 삶이 어떠한가? |
2행 | 녯 사람 풍류를 미칠가 못 미칠까. | 옛 사람의 풍류를 따르겠는가, 못 따를까 |
3행 | 천지간(天地間) 남자 몸이 날 만한 이 하건마는, | 세상의 남자로 태어난 몸으로 나만한 사람이 많지마는 |
4행 | 산림(山林)에 뭇쳐 이셔 지락(至樂)을 마랄 것가. | 산림에 묻혀 있는 지극한 즐거움을 모른단 말인가 |
5행 | 수간모옥(數間茅屋)을 벽계수(碧溪水) 앏픠 두고 | 초가삼간을 맑은 시냇가 앞에 지어 놓고 |
6행 | 송죽(松竹) 울울리(鬱鬱裏)예 풍월주인(風月主人)되여셔라. | 소나무와 대나무가 울창한 숲 속에서 자연을 즐기는 주인이 되어 있도다. |
7행 | 엊그제 겨을 지나 새 봄이 도라오니 | 엊그제 겨울 지나 새봄이 돌아오니 |
8행 | 도화행화(桃花杏花)는 석양리(夕陽裏)예 퓌여 잇고, | 복숭아꽃과 살구꽃은 석양 속에 피어 있고 |
9행 | 녹양방초(綠楊芳草)는 세우중(細雨中)에 프르도다. | 푸른 버드나무와 향기로운 풀은 가랑비가 내리는 가운데 푸르도다. |
10행 | 칼로 말아낸가, 붓으로 그려 낸가, | 칼로 잘라냈는가? 붓으로 그려내었는가? |
11행 | 조화신공(造化神功)이 물물(物物)마다 헌사롭다. | 조물주의 신통한 재주가 사물마다 야단스럽구나. |
12행 | 수풀에 우는 새는 춘기(春氣)를 못내 계워 소리마다 교태(嬌態)로다. | 숲 속에 우는 새는 봄기운을 끝내 이기지 못해 소리마다 교태를 부리는 모습이로다. |
13행 | 물아일체(物我一體)어니, 흥(興)이에 다를소냐. | 물아일체이거늘, 흥이야 다르겠는가 |
14행 | 시비(柴扉)예 거러 보고, 정자(亭子)애 안자 보니, | 사립문 주변을 걸어보기도 하고, 정자에 앉아 보기도 하니 |
15행 | 소요음영(逍遙吟詠)하야, 산일(山日)이 적적(寂寂)한데, | 이리저리 거닐며 나직이 시를 읊조려 보며, 산 속의 하루하루가 적적한데 |
16행 | 한중진미(閑中眞味)를 알 니 업시 호재로다. | 한가로움 속의 참된 즐거움을 아는 이 없이 나 혼자로구나. |
17행 | 이바 니웃드라, 산수(山水) 구경 가쟈스라. | 여보게 이웃 사람들아, 산수 구경이나 가자꾸나. |
18행 | 답청(踏靑)으란 오늘 하고, 욕기(浴沂)란 내일하새. | 풀을 밟는 것은 오늘하고, 목욕하는 일은 내일 하세. |
19행 | 침에 채산(採山)하고, 나조해 조수(釣水) 하새. | 아침에는 산에서 나물을 캐고, 저녁 때에는 낚시하세. |
20행 | 갓 괴여 닉은 술을 갈건(葛巾)으로 밧타 노코, | 이제 막 다 쪄서 익은 술을 칡뿌리로 만든 두건으로 걸러 놓고 |
21행 | 곳나모 가지 것거 수 노코 먹으리라. | 꽃나무 가지 꺾어서 잔 수를 세며 먹으리라. |
22행 | 화풍(和風)이 건듯 부러 녹수(綠水)를 건너오니, | 화창한 봄바람이 문득 불어 푸른 물결을 건너오니 |
23행 | 청향(淸香)은 잔에 지고, 낙홍(落紅)은 옷새 진다. | 맑은 향기는 술잔에 가득히 담기고, 붉은 꽃잎은 옷에 떨어진다. |
24행 | 준중(樽中)이 뷔엿거든 날다려 알외여라. | 술동이가 비었거든 나에게 알리어라. |
25행 | 소동(小童) 아해다려 주가(酒家)에 술을 믈어, | 아이를 시켜 술집에 술이 있는지를 물어서 |
26행 | 얼운은 막대 집고, 아해는 술을 메고 | 어른은 지팡이를 짚고 아이는 술동이를 메고 |
27행 | 미음완보(微吟緩步)하여 시냇가의 호자 안자, |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걸어서 시냇가에 혼자 앉아 |
28행 | 명사(明沙) 조한 믈에 잔 시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를 굽어 보니, | 맑은 모래 위로 흐르는 깨끗한 물에 잔을 씻어 부어 들고, 맑은 시냇물을 굽어보니 |
29행 | 떠오나니 도화(桃花)로다. | 떠내려 오는 것이 복숭아꽃이로구나. |
30행 | 무릉(武陵)이 갓갑도다, 져 메이 긘 거인고. | 무릉도원이 가깝구나, 저 들이 무릉도원인가 ? |
31행 | 송간(松間) 세로(細路)에 두견화를 부치 들고, | 소나무 숲 사이로 난 오솔길에서 진달래꽃을 붙들고 |
32행 | 봉두(峰頭)에 급피 올나 구름 소긔 안자 보니, | 산봉우리 위에 급히 올라 구름 속에 앉아보니 |
33행 | 천촌만락(千村萬落)이 곳곳이 버려 잇네. | 수많은 촌락이 여기저기 널려 있네. |
34행 | 연하일휘(煙霞日輝)는 금수(錦繡)를 재폇는 듯, | 안개와 노을과 빛나는 햇살은 수 놓은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하구나 |
35행 | 엊그제 검은 들이 봄빗도 유여할샤. | 엊그제까지 거뭇거뭇하던 들판에 봄빛이 넘쳐 흐르는구나. |
36행 | 공명(功名)도 날 끠우고, 부귀(富貴)도 날 끠우니, | 명예와 부귀도 나를 꺼리니 |
37행 | 청풍명월(淸風明月) 외예 엇던 벗이 잇사올고. | 맑은 바람과 밝은 달 외에 그 어떤 벗이 있겠는가 |
38행 | 표누항(簞瓢陋巷)에 흣튼 혜음 아니하네. | 누추한 곳에서 가난한 생활을 하면서도 헛된 생각을 아니 하네. |
39행 | 아모타, 백년행락(百年行樂)이 이만한들 엇지하리. | 아무튼 한평생 즐겁게 지내는 일이 이만하면 족하지 않겠는가? |
읽을 때[편집 | 원본 편집]
- 운율은 가사 문학의 특징을 따라 4음보의 율격을 가진다. 또한 종장이 3.5.4.4자로 끝난다는 것, 분명 형식은 운율이 있는 운문이지만 모양새가 산문에 가깝다는 것에서도 가사 문학의 특징을 알 수 있다.
- 자연친화적인 소박한 삶을 꿈꾸는 시로, 시에 등장하는 단표누항이라는 사자성어와 뜻이 일맥상통한다.
- 반어법 비슷한 표현이나 현재 잘 쓰지 않는 표현들이 많다. 주의하면서 읽자.
- 원문은 중세 국어로 쓰였다. 많이 나오는 단어는 암기하는 것이 정신건강에 좋다.
중요한 내용[편집 | 원본 편집]
실제로 생긴 건 산문이어서 행의 구분은 없다시피 하지만 위의 3번 항목을 기준으로 하였다.
- 5행과 6행 : "수간모옥"은 '몇 칸 초가집', "울울리"는 우거진 속
- 8행과 9행 : 도화 행화는 복숭아꽃과 살구꽃이다. 이 꽃들은 노을에 빛나고 풀들이 가는 비가 내려 더 푸르게 보인다. 자연을 예찬하는 구절이다.
- 10행과 11행 : "조화신"은 조물주이고, "헌사랍다"는 야단스럽다는 뜻이다. 헌사랍다는 표현은 알아두는 것이 좋다. 즉 조물주가 칼인지 붓인지 모를 것으로 이 풍경을 만들었더니 야단스러웠다, 즉 아름다웠다는 뜻이다.
- 12행과 13행 : 수풀에 우는 새가 봄 기운을 못 이기고 교태부린다는 것은 사실 화자의 감정이다. 즉, 화자는 새에게 감정이입을 하였고 새는 화자의 객관적 상관물이다. 13행의 물아일체란 표현이 자연에 친화적이란 주제를 나타내는 주제어이다.
- 14행과 15행, 16행 : 소요음영이라는 시어는 천천히 거닐며 나직이 읊조린다는 뜻이고, 27행의 미음완보라는 시어와 동의어이다. 16행에 훼이크가 있는데, 여기서 화자의 심리는 고독이 아니다. 한중진미, 즉 한가한 가운데 진짜 의미를 안다, 즉 좋은 걸 혼자 가졌다 이건 외로운 감정이 아니다.[3]
- 17행과 18행, 19행 : 이웃들에게 산수를 구경 가자는 건 예의상 혹은 관습적으로 하는 말이다. 쉽게 얘기해서 자랑이다. 화자는 풀 밟고, 시냇물에 목욕하고, 산에서 나물 캐고, 낚시를 하자고 말한다. 이 시에서 자연친화적인 행동들이 긍정적으로 묘사된다는 것을 고려하면, 오늘 하루 종일 외식하고 쇼핑했단 얘기랑 비슷하다. 즉, 다시 말하지만 자랑이다.--자랑친화적인 시--
- 20행과 21행 : --자연친화적인 시의 공식 : 취해서 풍류 즐기기-- 갓 발효가 다 된 술을 대충 엮은 천으로 급하게 걸러내서 벌컥벌컥 마신다는 것이다. 보통 막걸리를 거를 때는 건더기가 같이 떨어지지 않도록 팽팽한 천으로 걸러내는데, 화자는 풍류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이다. 꽃나무 가지를 꺾는다는 것은 자신이 몇 잔을 마셨는지 센다는 것이다. 우리가 보면 알코올 중독이지만 결국 시에서는 술=풍류다. --풍류운전-- "수 노코"는 수학의 그 수인 것이다.
- 22행과 23행 : 선선한 바람이 강을 건너오니, 취했다는 뜻이다.--왜죠-- 청향과 낙홍이 언급되는 구절의 뜻은 13행의 물아일체이다. 자연과 하나 되었단 것이다.
- 24행과 25행, 26행 : 술동이가 비자 하인을 부른다. 소동의 "아이 동" 때문에 아이로 착각하기 쉽다.--그럼 아동학대잖아-- 어른은 화자 자신을 일컫는다.
- 27행과 28행 :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미음완보는 소요음영과 같은 뜻을 가진다. 적적히 거닐면서 읊는 것이다. "조한"이라는 구절에서 중세 국어의 "둏다"와 "좋다"를 구분해야 한다. "둏다"는 오늘날의 "좋다"라는 뜻이고, "좋다"는 오늘날의 "깨끗하다"라는 뜻이다. 즉 이 시에서 좋은 물이란 것은 깨끗한 물이다. 의미에 조심하자.
- 29행과 30행 : 화자는 지금 자신이 있는 곳이 무릉도원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드디어 다 취했다.-- 그러므로 무릉도원을 찾고 있다는 선지가 있다면 틀린 선지가 된다. 도화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복숭아꽃이다.
- 31행과 32행, 33행 : 꽃을 들고 와서 촌락들을 내려다본다. 세속과의 단절감을 나타내고 있다.
- 34행과 35행 : "연하일휘'는 아름다운 자연을 뜻한다. 또한 "금수"는 애국가의 금수강산과 같은 비단으로 수 놓았단 뜻이다. 금으로 수 놓은 것이 절대로 아니다.
- 36행과 37행 : 원래 "끠우다"의 ㄲ은 ㅅㄱ이 붙은 겹자음의 형태로 되어 있음에 유의한다. "끠우다"는 "꺼리다"라는 뜻이다. 여기서 부귀영화가 화자를 꺼린다고 묘사된 구절은 본래 화자가 부귀와 명예를 꺼리는 것을 주객전도한 부분이다.
- 38행과 39행 : 단표누항은 소박한 생활을 뜻하는 사자성어이다. "흣튼 혜음"은 헛된 생각을 뜻하는데, 이 시에서는 35행의 부귀와 공명과 뜻이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8행에서 우리는 화자의 안분지족하는 생활을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