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글쓰기에 입문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시

이제 우리도 소비만 하지 말고 생산을 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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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기 전[편집 | 원본 편집]

여러분들이 시를 쓰려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겁니다. 긴 내용의 서사를 압축하고 싶거나 아름다운 시를 보고 써보고 싶단 생각이 들고 싶은 경우도 있을 테지요. 그러나 이 시(詩)를 쓰는 것은 상당히 고난도의 실력을 요하기도 합니다. 해석의 관점에 따라 내용이 달라짐은 물론 작법에 따라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숨기거나 한 숨에 읽어도 주제가 느껴지게 써야 되니까요.[1]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는 그 짧은 문장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는 여운 때문에 작문하고 또 작문하려는 사람이 있는 글쓰기 입니다.

사실 우리는 시 속에서 살아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노래가 대체적으로 시의 구조와 비슷한 부분이 있기도 하고 시의 구조를 토대로 작곡하여 음유시인이라고 부르는 가수도 있으니까요. 더불어 우리가 카카오톡에 무의미하게 남기는 2문장도 알고 보면 시의 구조를 쓰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힘들다"고 하는 감정을 "고딩 때 야자를 하듯 몸이 휘청인다"라거나 "몸살에 걸린 듯 몸이 걸리적거린다" 등으로 적어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쓰기[편집 | 원본 편집]

그렇다면 쓰기 전에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시는 단순히 글자를 압축시킨 것에서 부터 시작해 글자 하나하나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작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저 '단풍' 이라는 소재가 어느 시에서는 '청춘'을 어느 시에서는 '생명력'을 의미하기도 하니까요. 이렇듯 시는 단어와 문장, 구조와 장치들이 서로 협력하여 읽는 독자로 하여금 여운을 주는 효과를 낳는 것이라 보면 됩니다.

그러나 너무 거추장스러운 장치와 구조는 되려 여운을 남기기는커녕 관통되는 주제에 대한 여러 갈래의 해석이 아닌 주제 자체를 흐리게 하여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이해가 좀처럼 되지 않을 때가 있죠. 그렇기에 시에 너무 많은 장치와 구조를 깔기 보다는 "말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서만 적절하게 배치하는 것으로 족하면 됩니다. 그 이상 배치하고 싶다면 시 보단 작문이 더 나을 수도 있겠죠.

명시를 찾고 읽기[편집 | 원본 편집]

명시는 시의 구조, 시어(말씀 語), 전환점, 심상 등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느낌을 주는지를 파악하게 해 줍니다. 더불어 짧더라도 강력한 느낌을 주는 시와 길고 여운이 깊은 시 등 시를 작문하고자 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경험을 하게 해 줍니다. 보통은 세계 명시집을 추천하지만 한국에서 유명한 시인들의 시, 인터넷으로 명시로 꼽히는 시들을 찾아 소리내어 읽으며 여러 가지 관점으로 생각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상상력 발휘하기[편집 | 원본 편집]

모든 글쓰기가 그렇듯 어떤 시를 쓰기 전 상상력은 필수입니다. 자신에게 일어난 사건을 표현한다면 굳이 압축하지 않고 표현하는 경우와 "힘들었다"고 간단히 표현하는 사람이 있죠. 시는 후자에 가깝습니다. 다만 독자도 다 아는 걸 표현하기 보다 이 일상을 어떻게 하면 여운을 남기며 표현할지 상상하는 게 주 목적이 됩니다.

또 다른 예시로는 가수 《히라이 켄의 할아버지의 시계》의 내용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주제나 대략적 내용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지만 시계가 움직이고 멈추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어 할아버지가 돌아가심을 말하는 장치로 사용했죠. 이처럼 흔한 내용을 어떻게 여운을 남기며 표현해낼지 상상하는 작업을 합니다.

시의 주제를 택하기[편집 | 원본 편집]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재들을 모으셨다면 이제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주제를 잡습니다. 여기서 주제란 여러분들이 말하고자 하는 말 입니다. 앞서 예시를 든 히라이 켄의 할아버지의 시계의 경우 "할아버지의 죽음을 슬퍼한다" 로 볼 수 있겠죠. 그것을 할아버지의 시계가 움직이고 멈춘 것으로 표현한 것이구요.

주제는 앞으로 사용할 장치, 제목, 심상, 전환점의 중앙 역할을 합니다. 주제가 없으면 내용 자체를 써내리기가 힘들겠죠.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왔다갔다 할테니까요.

심상을 택하기[편집 | 원본 편집]

심상은 시각, 청각적인 구체화 할 수 없는 것들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입니다. 이를테면 형태가 없는 "사랑"을 "불타오르는 불처럼 뜨거운" 것으로 표현하거나 계절인 "봄"에 빗대어 구체화시키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이 상태에서 시를 써내린다면 해석에 문제가 생기는 건 당연하겠죠. 그러므로 심상을 택할 때에는 시에서 말하는 심상이 어느 독자가 읽어도 동일하게 해석 될 수 있도록 염두하는 게 좋습니다.

시적 장치를 세우기[편집 | 원본 편집]

시에는 각운, 두운, 운율, 반복 등과 같은 장치가 있다. 그 중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방법이 두운과 반복이라 할 수 있다. 두운은 3행시일 때 1구와 2구, 4구와 5구, 3구와 6구의 1음절 혹은 단어를 반복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이가탄의 광고에서 "이가탄탄 이가탄" 을 예로 들 수 있다. 여기서 탄탄하다의 "탄"을 1음절 각운으로 볼 수도 있고 "이가탄"을 단어 반복 및 각운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반복은 그저 같은 단어를 반복하여 효과를 높히는 방법이다. 이를테면 "겨울은 차가운 밤. 차가운 밤." 이런 식이다.

두운은 앞의 1음절 혹은 단어를 반복하는 방법이다. 이를 테면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이런 식이다.

이런 시적 장치는 여운을 증폭시키거나 긴장의 용도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사용을 하는 경우 시가 가벼워 보일 수 있고 깊게 해석하며 읽는 독자들에게 좋지 못한 평을 들을 수 있다. 어디까지나 심상을 통해 주제로 따라오도록, 심상을 시적 장치로 해석하도록 하는 장치가 좋다고 볼 수 있다.

전환점을 두기[편집 | 원본 편집]

시는 마지막에 다다라서도 주제에 대해서 말을 해선 안 된다. 아예 직접적으로 주제를 못 박는 시도 있지만 이 때는 그런 방식이 더 여운을 준다는 것을 아는 화자가 그렇게 할 뿐, 대체적으로 시는 끝까지 주제를 알려주지 않고 독자가 해석하게 만든다. 때문에 이 전환점은 앞에서 이야기 한 것들에 대해서 여운을 남기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시어에 대해 확인하기[편집 | 원본 편집]

어떤 화자는 "사랑"이 소주와 같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객관적으로 모든 독자들이 소주를 사랑"으로 이해하고 있을까? 여기서부터 화자의 고민이 생긴다. 구조를 설계해서 소주를 사랑으로 표현 할 지, 아니면 소주를 먹는 행위만 남겨두고 평범하게 두루 쓰이는 사랑이라는 단어를 표현할 심상을 사용할 지.

또한 화자는 시에 맞게 단어를 쓴 것 같은데도 해석이 달라지는 단어들이 존재한다. 이럴 때는 혼자서 생각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과의 대화를 통해 적절한 단어를 찾아 적용하는 게 좋다. 물론 너무 해석이 한 방향이 되면 독자들이 생각하지 않고 주제를 알아버릴 수 있으므로 완급 조절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퇴고하기[편집 | 원본 편집]

시를 썼다면 앞에서 제시한 것들에 대해 여러 번 읽어보고 고치면서 주제를 적당히 숨기고 해석을 주제와 가깝게 할 수 있도록 살펴본다. 퇴고가 어렵다면 그저 운율에 맞는지, 읽을 때 여운이 남는지 확인하자.

소재[편집 | 원본 편집]

별 것 아닌 것부터 시작하여 상당히 구체적으로 심상을 전달해야 하는 것 까지 모든 게 소재가 된다. 물론 후자로 갈 수록 작가의 능력이 상당히 시험받게 되고, 전자에 가까울수록 작문은 쉬울 수 있다. 가수 임창정의 《소주 한 잔》에서는 연인과 이별하고 소주를 마시며 괴로워하는 한 화자를 소재로 가져와 "사랑"이라는 추상적 개념을 이야기 하고 있다. 이처럼 평범하게 일어나는 행동도 어떤 방향으로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여운을 주는 소제로 쓸 수 있다.

그 때문에 시적인 노래를 찾아 들어보는 것도 소재를 찾는 것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주의사항[편집 | 원본 편집]

  • 다작은 당연히 솜씨를 늘려주지만 문제를 고치지 않고 다작만 하면 나쁜 습관이 생길 수 있다.
  • 주제를 너무 숨기는 경우 읽는 독자들이 화자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지 알 수 없다.
  • 운율을 너무 심하게 사용하면 여운이 남기보단 무언가 덕지덕지 붙은 기분이 든다.
  • 너무 추상적인 소재는 제대로 표현하지 않으면 해석점이 난해할 가능성이 높다.

각주

  1. 다만, 이것에 대해서는 관점의 차이가 있습니다. 여러 번 곱씹을 때 의미가 변하는 시를 좋아하는 독자도 많으니까요. 그게 아니어도 저항시인들은 제대로 해석치 않으면 의미가 변질되도록 장치를 꾸며 놓는 경우도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