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

《항아분월》(1995년)
중국의 근대 화가 렌수아이잉(任率英, 임솔영)의 작품

항아(姮娥)는 중국 신화에 나오는 여신이다. 다르게 상아(嫦娥)라고도 부른다.[1] 도교에서는 태음성군(太陰星君), 월궁황하소요원정성후태음원군(月宮黄華素曜元精聖後太陰元君), 월궁태음황군효도명왕(月宮太陰皇君孝道明王)이라 높여부르곤 하며, 달의 궁전에서 지낸다 하여 월궁항아(月宮姮娥)라고도 부른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중국 전설에 따르면 항아는 삼황오제의 한 사람으로도 꼽히는 고대의 제왕이자 인 제곡(帝嚳) 고신씨(高辛氏)의 딸이자 그 미모에 견줄 자 없다는 여신이다. 도교 전설에서 항아는 월궁(月宮)을 관장하는 여신으로 숭배받고 있어, 중추절에는 항아에게 제를 올린다.

항아분월의 고사[편집 | 원본 편집]

포박자》에 따르면 항아는 고대의 궁신(弓神)인 (羿)의 아내이자 선녀였지만, 남편인 예가 천제(天帝) 제준의 아들이자 태양의 정(精)인 열 마리의 금오(金烏) 중 아홉 마리를 쏘아죽인 죄로 인해 남편과 함께 지상으로 쫓겨나 신에서 인간이 되었다.

예는 부인 항아를 위해 곤륜산서왕모에게서 불사의 약을 받아왔는데, 서왕모가 말하기를 이 은 둘이 반씩 나누어 마시면 불로장생하고 혼자 모두 마시면 다시 신선이 되어 승천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항아는 예가 없는 틈을 타 불사의 약을 혼자 마시고 홀로 하늘로 올랐지만 감히 천계로 돌아갈 수 없어 달에 있는 광한궁(廣寒宮)으로 도망치고 말았다. 이것이 항아분월(姮娥奔月)의 고사다. 그러나 달에 이르른 항아는 이미 그 아름다운 모습을 잃고 두꺼비가 되어버렸다고 전해진다.[2]

한편 전한 시대에 저술된 《회남자》에서는 단순히 항아가 서왕모의 불사약을 훔쳐 달의 정령이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다. 두꺼비로 변하는 내용이 추가되는 것은 동한 이후의 기술로 여겨진다.

雲母屛風燭影深  운모 병풍 앞 촛불 그림자 깊어만 가고
長河漸落曉星沈  은하수 너머 새벽별 기울어 갈 때
嫦娥應悔偸靈藥  항아는 영약 훔친 일 후회하고 있으리
碧海靑天夜夜心  푸른 하늘 밤마다 홀로 지새는 마음
당나라 시대 시인 이상은의 《상아》

후일에 이 신화는 변용을 거치게 되는데, 또 다른 항아의 이야기는 이러하다.

항아는 불사의 약을 훔쳐 달로 도망쳤지만 남편을 배신한 죄에 대한 벌로서 달에서 벗어날 수 없는 몸이 되었다. 에는 불사의 약을 찧는 토끼 한 마리와 계수나무 한 그루가 있을 뿐,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쓸쓸한 땅에서 영원히 달에서 지내게 된 처지가 되어서야 항아는 비로소 남편의 소중함을 깨달았으나 때는 이미 늦었으니. 항아는 외롭게 달에서 토끼와 함께 유배 생활을 보내게 되었다.

다른 전설[편집 | 원본 편집]

고전 소설 《서유기》에서 항아는 서왕모가 연 반도회에서 천계의 천봉원수였던 시절의 저팔계에게 희롱당하는 단역으로 등장한다. 여기서도 항아는 월궁의 선녀로서 달의 여신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일설에는 《산해경》에 나오는 달의 어머니 상희가 항아 전설의 원본이라고 한다.

대중문화 속의 항아[편집 | 원본 편집]

  • 노벨 게임오카미카쿠시》의 무대가 되는 마을 죠가(嫦娥)는 그 이름 그대로 상아(嫦娥)라는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늑대와 밀접하게 관계된 죠가 정의 이름이 달의 여신인 '상아'라는 것은 의미심장하다.
  • 라이트 노벨EFS 엑스마키나》에 나오는 주역 함선 엑스마키나의 중앙관제 시스템 인공지능의 코드 네임은 『월궁항아』다.
  • 만화 《항아,離》의 주인공 항아는 위 중국 설화상 항아를 모델로 만든 캐릭터이다.
  • 동방 프로젝트 세계관에서 상아(항아)는 중국 설화의 항아가 환상들이한 존재로, 달의 도시(月の都)에 거주하는 주민으로 언급된다. 그러나 봉래의 약을 몰래 먹은 죄로 달에서 두꺼비가 된 채 유폐되었고, 달토끼들이 상아의 징역을 대신하여 월인들의 수족이 되어버렸다는 설정이다. 그리고 상아의 남편인 예(羿)가 태양을 쏘아 지옥으로 떨어트린 행적으로 인해 순호헤카티아 라피스라줄리의 원한을 샀다.
  • 만화 《카드캡터 사쿠라》 첫 번째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등장한 '꿈 속의 마도사'는 모티프의 직접적인 언급이 없기는 하나 고대 중국 전설의 현처 순호를 기반으로 상아의 캐릭터를 적절히 섞은 것으로 추정된다.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이는 항아의 "항(姮)"가 한나라 문제의 이름인 "항(恒)"자와 이름이 같아 피휘하게 되어 "상(嫦)"자로 고쳐서 적게 되었기 때문이다. 덧붙여서 일본중국에서는 항아보다는 상아 쪽을 주로 쓰고 있다.
  2. 동양 설화에서 달에 살고 있는 동물은 섬토(蟾兎)라 하여 전통적으로 토끼와 두꺼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