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차

무궁화호 2층 침대차

침대차(寢臺車, Sleeping car)는 침대 등을 설치해서 여객이 누워 잘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진 객차의 일종이다.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침대차는 말 그대로 객차 내부에 좌석 대신에 침대를 설치한 객차이다. 누울수만 있는 정도의 설비를 가진 수준에서, 제대로 된 개실 구조를 갖추고 세면대와 탁자 까지 갖춘 호화로운 수준까지 다양한 종류가 존재한다. 대개 야간열차나 초장거리 국제열차·대륙간열차에 주로 사용되며, 단거리 열차에는 당연한 이야기지만 회송을 대체해서 다니거나 하지 않는 이상에는 거의 쓰이지 않는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침대차는 비교적 인구밀도가 낮고 장거리 여행의 필요가 많은 미국에서 발달하였다. 최초의 침대차로 간주되는 열차는 1839년에 펜실베니아 주의 컴버랜드 계곡 철도(Cumberland Valley Railroad)에서 채용된 "챔버스버그(Chambersburg)"라 명명된 객차이다. 다만 설비면에서는 굉장히 단촐한 수준에 불과하였다.

현대적인 침대차의 선구는 조지 풀먼(George Pullman)이 자신의 가구제조 경험을 살려 1865년에 객차를 임대, 개조해 침대차로 바꾸어 영업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이당시 에이브러햄 링컨의 운구용의 객차를 제조한 것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이후 본격적으로 침대차를 제작하기 시작하여 1867년에 풀먼 컴퍼니를 설립, 전국 각지에 침대차를 영업하여 한 시대를 풍미하였다.

유럽에서는 비교적 침대차의 도입이 늦어진 편으로, 왜곤리 사(Compagnie Internationale des Wagons-Lits)의 창업자 조르주 나글매커(Georges Nagelmackers)가 미국 여행에서 침대차를 체험하고 이를 유럽에 도입한 것이 시초이다. 이후에는 국제열차편의 발전으로 각국에서 침대차 사업을 벌이는 회사가 설립되면서 널리 보급되었다.

한국에서는 그 연원이 명확하지 않으나, 1912년에 부산~중국 안동(현재의 단둥) 간의 급행열차에 1등 침대차를 연결한 것이 시초로 추정된다. 이후 침대차는 장거리를 달리는 열차에 고급 객실 위주로 서서히 확산되었으며, 1923년에 3등 침대차가 투입되면서 대중화의 시초를 끊게 되었다.[1]

해방 이후에는 경부선 계통에 연결되던 침대차를 1959년에 호남선전라선으로 확대하여 국내에도 점차 운용이 확대되었으며, 1975년에는 6량 편성의 야간 침대전용 열차가 투입되기도 하였다. 이후 통일호무궁화호 위주로 심야 침대차 연결 열차는 꾸준히 유지되어 왔다. 그러나 열차의 고속화가 진척되고, 침대차의 판매실적이 점점 저하되면서 침대차의 유지가 어려워지면서 2004년 12월에 마지막 남은 전라선중앙선 침대차 연결의 잠정중단이 결정, 이후 그대로 정규영업운전에서 전폐되었다. 남은 침대차는 이후 임시열차 충당이나 내일로 이용객용 숙소 등으로 임시 사용되는 정도로 남게 되었다.[2]

분류[편집 | 원본 편집]

침대차는 침대의 배치나 구조 등에 따라 다양하게 분류된다.

침대 배치에 따른 분류[편집 | 원본 편집]

  • 침대의 설치 단수에 따라
    • 2단 침대 : 가장 흔한 구조로, 침대를 상하 2개 단으로 나누어 설치한 것이다. 한국 철도의 침대차들은 아주 오래전 모델을 제외하면 2단 구조를 기본으로 하였으며, 이에 따라 상단, 하단으로 요금을 구분 발권하였다.
    • 3단 침대 : 수용력을 우선한 구조로, 침대를 상중하 3단으로 나누어 설치한 것이다. 중국, 러시아 등의 3등 침대차들은 이 구조였으며, 일본에서도 과거엔 종종 사용되었다.
  • 침대의 설치 방향에 따라
    • 레일 방향 : 열차의 진행방향에 따라 침대를 배치한 것으로, 침대 배치상 정원이 줄어드는 약점이 생기지만, 비교적 승차감이 양호하다는 장점이 있다.
    • 침목 방향 : 열차를 가로지르는 방향으로 침대를 배치한 것으로, 정원을 늘리기 좋으며 구조도 비교적 합리적으로 잡을 수 있지만, 승차감 면에서는 별로 좋지 못하다.

구조에 따른 분류[편집 | 원본 편집]

  • 개방형 침대
    중국 CRH2E
    그냥 객실 공간에 레일 방향으로 침대를 설치하거나, 전환식 침대를 두고, 이를 커튼 정도로만 구획해 가리는 구조로 초기의 침대차 등에 흔한 방식이다. 운영사에 따라 이건 좀 딱하다고 생각하는지 개방형 침대는 침대요금을 안 받기도 한다.
    일본에서 주로 사용하는 개방형 침대(침상)인 "노비노비"(ノビノビ)는 서양식 쿠셰트를 동양 좌식 생활에 맞게 변형한 모양에 가깝다.
  • 전환식 침대
    583계 하단 좌석의 전환
    낮시간대에는 상단 침대를 접어서 수납시키고, 하단 침대는 접어서 좌석으로 전환하는 구조의 침대차이다. 아래 말하는 쿠셰트도 이런 구조로 만들어진 차들이 있다. 이는 주야간에 걸쳐서 달리는 장거리 열차에서는 편성의 변화 없이 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하지만, 대신 좌석 구조가 대면식 구조에 직각 등받이를 써야 되어서 불편해지거나 상단 침대 수납공간 때문에 머리 위쪽 공간이 협소해지고 수하물을 둘 공간이 없어지는 등의 자잘한 단점이 생긴다.
    한국에서 한때 굴렸던 통일호 침대차가 전환식 침대를 채택하고 있었다. 이른 시기에 침대전용 편성으로 빠지면서 급격한 노후화를 피했지만, 비슷한 구조의 일본국철 583계는 끊임없는 주야 연속 운용으로 노후화가 빠르게 진행되어 통근형으로 개조·격하되거나 전폐되었다.
  • 쿠셰트(Couchette)
    일본국철 14계 객차
    유럽 철도에서는 사실상 등급명으로 다뤄지는 보편적인 구조로,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침대차의 이미지다.
    침목 방향으로 칸막이를 두고, 이 칸막이 벽체에 침대를 매달아 놓은 구조로 만들어진 침대차를 말한다. 2단 또는 3단으로 2열이 마주보는 형태로 배치되어 일종의 반 개실 구조를 이루게 설계된다. 몇몇 차량은 상단 및 중단 침대를 접고, 사다리를 수납시켜 좌석으로 전환하는게 가능하다.
  • 루멧(Roomette)
    암트랙 뷰라이너
    통상 1인용의 컴파트먼트 구조로 만들어긴 객실을 말한다. 주로 미국이나 호주 등의 철도에서 사용되는 구조이다. 1인용의 전환식 침대를 두고, 종종 작은 테이블과 화장실, 세면대까지 설치되어 있다. 좁은 구조에 많은 걸 우겨넣어서 그리 편리한 형태는 아니지만 프라이버시를 중시하는 추세에 따라 꽤 널리 보급되었으며, 지금도 암트랙 열차에서도 채용되고 있다.
  • 트위넷(Twinette)
    호주 등지에서 생긴 루멧의 변형으로, 2인용 컴파트먼트 구조의 객실이다. 2층 침대를 상단으로 수납하는 구조만 빼면 나머지는 루멧과 비슷하다.
  • 컴파트먼트(Compartment)
    트와일라이트 익스프레스 전망객실
    개실 구조의 객실의 통칭으로, 침대차의 경우는 2인 내지 4인실 구조의 문이 달린 개실이다. 대개 상급 객실로 운영되는게 보통이며, 세면대와 화장실은 개별로 또는 2개 실이 공용하는 형태로 설치된다.

구성[편집 | 원본 편집]

  • 침대
    일본의 "노비노비 카펫"을 제외하면 서양식 입식생활을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매트리스가 설치되어 있고, 침구류가 기본적으로 제공된다. 2층 침대가 있는 경우 주간의 생활공간을 넓히기 위해 상부 침대를 접을 수 있도록 해둔 경우가 많다. 편의를 위해 간단한 취침등 정도를 부가적으로 설치한다.
  • 편의시설
    라디오 정도는 보편적으로 설치하고, 여유가 있을 경우 텔레비전을 설치한다. 매점이나 밖에서 사온 주전부리를 보관할 수 있는 냉장고를 두기도 한다.
  • 식당차
    장거리이므로 식사류를 제공할 수 있는 식당차를 연결하고, 그렇지 않더라도 매점 정도는 설치한다.
  • 세신
    공용 샤워실이 있거나, 개실인 경우 객실에 간단한 세면대 정도를 놓는다. 공용 샤워실은 유료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고, 승무원 등을 통해 요금을 지불할 수 있다. 통상 "물이 나오는 시간"을 기준으로 요금을 내므로 수도꼭지를 잠그면 요금을 아낄 수 있다.

운임과 운용[편집 | 원본 편집]

침대차의 운임은 기본적으로 거리비례가 아닌 1회 사용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경우가 많으며, 개실 구조(루멧 등)를 채택한 침대차의 경우 인원 기준이 아닌 방 단위로 매기거나, 동반 1인에 대해서는 별개의 낮은 운임을 적용하는 등 좌석 기준의 운임제도와는 별개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또한, 2단 내지 3단 침대의 경우는 사용하는 단수에 따라서 요금이 달라지며, 대개 높은 쪽이 더 싸게 매겨진다.

한국철도에서는 운임은 기본 운임과 별개로 요금 개념으로 부과되었으며, 구간에 관계없이 1회 사용에 일정액이 부과되는 형태였다. 또한, 하단과 상단의 요금 차등이 존재하였으며, 열차 등급에 따라서도 차등이 존재하였다. 이용시에는 역에서 발권하거나, 차장에게서 이용권을 발권받아서 사용하였다.

통상적으로 침대차는 좌석차와 합조로, 야간열차에 한해 1~2량이 연결되는 형태로 운용한다. 그러나, 장거리 노선이 발달한 국가에서는 침대차 위주로 편성하고, 좌석차를 연결하지 않거나 1~2량만 연결하는 침대 열차를 운용하기도 한다. 특히 일본에서는 야간에 운행하는 침대 특급 열차는 당시의 다른 객차와 달리 짙은 파란색으로 도색하여 "블루 트레인"이라는 별칭이 붙기도 하였다.

각주

  1. 한국철도공사(2010). "철도주요연표". PP.49.
  2. "전라선 침대칸 폐지로 이용객 불편". 한국경제 2005년 1월 18일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