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국군/전투식량

역사[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 국군에서 일선 장병들에게 보급하는 전투식량6·25 전쟁을 거치며 미군에게 지급받은 C-ration을 시초로 보는 편이다. 물론 6·25 전쟁은 국군이 창설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발발하였으므로 당시 국군은 제대로 된 전투식량에 대한 개념조차 정립되지 않았던 시절로, 당시 참전용사들의 경험담에 의하면 제대로 된 반찬도 없는 주먹밥이 주식으로 활용되었고, 미군이 지급한 C-ration이 그나마 제대로 된 전투식량이었지만 한국인의 입맛에 어울리지 않는 음식들이어서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특히 미군 식량은 쌀밥이 제공되지 않았기에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이 국군 전투식량의 과제였다.

미군 전투식량에 대한 호불호가 워낙 강했기에, 급한대로 한국인의 식습관과 유사한 일본의 전투식량을 6·25 전쟁 와중에 공수하여 지급하거나 건빵이나 미숫가루 등 건조식품 위주로 미봉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

이후 베트남 전쟁에 국군 파병이 결정되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전투식량 보급에 관심을 기울였다. 그 결과물로 탄생한것이 미군의 C-ration과 유사한 구성을 갖춘 K-ration으로 김치, 두부조림, 장조림 등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메뉴를 구성하여 통조림에 포장한 것이다. 다만 당시 통조림 제조기술이 열악했고 특히 김치의 경우 산도가 높아 통조림의 금속재질이 부식하여 녹물이나 쇠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흔했으나, 당시 파병된 국군 장병들은 나라에서 보내준 귀한 음식을 버릴 수 없다면서 섭취하였다고 한다.

베트남 전쟁 종료 이후 국군은 지속적으로 전투식량을 개량하였으며, 대부분 미군이나 서방 국가들의 전투식량을 참고하여 보존법을 접목하였지만 내용물은 한국인의 입맛에 맞는 밥과 반찬 위주의 식단으로 구성되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2024년 기준 크게 다음과 같은 종류의 전투식량이 보급된다.

1형[편집 | 원본 편집]

레토르트 식품으로 구성된 1형 전투식량

시중에 유통되는 레토르트 식품의 형태로, 흔히 떠올리는 오뚜기 3분요리와 유사한 구성. 메뉴는 주식인 밥 2봉지에 반찬 3봉지가 패키지로 구성되며 식단은 다음의 3가지로 구성된다.

  • 1식단
    • 주식: 쇠고기볶음밥, 조미밥
    • 부식: 양념꽁치조림, 볶음김치, 볶음고추장
  • 2식단
    • 주식: 김치볶음밥, 흰밥
    • 부식: 고기완자, 두부조림, 멸치조림
  • 3식단
    • 주식: 햄볶음밥, 팥밥
    • 부식: 양념소시지볶음, 볶음김치, 콩자반조림

레토르트 식품 특성상 데우지 않고도 취식이 가능하나 식감이 거칠고 음식 고유의 맛을 느끼기 어려우므로[1] 대부분 야전취사 트레일러에서 물을 끓이고 커다란 말통에 물을 부어 단체로 데워서 보급하는 형태가 일반적. 그러나 전쟁터 한복판에서 야전취사 트레일러의 도움을 받는게 쉬운 일이 아니고, 야간에 등화관제 이유 혹은 적군의 열상감시장비 등에 노출되면 치명적이어서 불을 피우는게 어려운 일이라 실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이 존재한다. 또한 메뉴 구성도 호불호가 심하게 갈리며 그나마 3식단이 팥밥만 아니면 사람이 먹을만한 메뉴라는 평가가 지배적.

보급은 종이패키지 안에 레토르트 파우치가 수납된 형태로, 실제 취식시에는 대부분 취사장의 증기 취반기 혹은 끓는 물을 받아서 단체로 데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1개 분대소대에 보급할 1형을 인원수에 맞게 대량으로 데우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실제 배급시에는 간부나 고참들이 3식단 볶음밥 및 각자 취향에 맞는 반찬을 선수치고, 짬밥이 딸리는 막내들은 멋모르고 남겨진 팥밥에 꽁치조림, 멸치조림을 먹는 상황이 벌어지곤한다.

2형[편집 | 원본 편집]

동결건조 식품으로 제작된 2형 전투식량

1형과의 큰 차이점은 내용물이 동결건조를 거친 바삭하고 딱딱한(...) 형태라는 것. 동결건조의 특성상 내용물의 부피와 무게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었기 때문에 휴대성은 매우 훌륭하며 메뉴는 다음과 같다.

  • 1식단 : 김치비빔밥, 된장국, 초콜릿
  • 2식단 : 야채비빔밥, 두부국, 초콜릿
  • 3식단 : 잡채비빔밥, 계란국, 초콜릿

취식할 경우 내용물을 물에 불려야 식감과 맛이 살아나는 특징이 있고, 뜨거운 물을 부어야 결과물이 먹을만한 수준이 된다. 물론 메뉴얼상 뜨겁든 차갑든 일단 물을 부어서 불려먹는 구조이므로 급하다면 찬물을 부어도 어쨋든 불릴수는 있지만 조리에 소요되는 시간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2] 주식은 토핑이 다른 비빔밥이며, 부식도 라면 끓이듯 봉지 안의 건더기와 스프에 물을 부어먹는 즉석국 형태이다. 공통적으로 후식으로 초코볼이 포함되는데 메뉴는 포기해도 초코볼은 절대로 포기하지 못한다 카더라.

민간에 판매되는 전투식량 모조품 중에서 가장 흔한 부류이기도 하다. 기존 군납 생산업체인 불로가 식품 사업부를 매각하면서 2형은 더 이상 보급되지 않는다고 한다.

3형[편집 | 원본 편집]

즉각취식형 전투식량

내용물은 1형과 유사한 레토르트 식품이나, 결정적으로 미군의 MRE를 본받아 발열팩이 포함되었다. 즉 1형이든 2형이든 제대로 먹기 위해서는 뜨거운 물이 필요한데, 야전에서 뜨거운 물을 만드는 것 자체가 효율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은 계속 지적되어왔고, 이를 각개 병사가 발열팩을 사용하도록 개선하였다는 것이 즉각취식형의 특징이다. 메뉴는 다음과 같다.

  • 1식단 : 쇠고기볶음밥, 미트로프, 양념소시지, 김치, 파운드케익, 초코볼
  • 2식단 : 햄 볶음밥, 쇠고기 콩가미, 양념소시지, 김치, 아몬드케익, 초코볼

초기 즉각취식형이 등장했을 당시, 국정감사 자리에서 발열팩을 사용했더니 대량의 수증기가 하얗게 방출되면서 기도비닉 유지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지적되었고, 이후 개량을 거쳐 발열팩 수증기가 줄어든 형태로 변경되었다. 대체로 일선에서 평가는 1형과 2형에 비해 호평이 많으며, 후식으로 포함된 케이크와 초코볼도 2형의 장점을 유지시킨 것이다. 다만 MRE의 단점도 그대로 가져와서 취식 후 플라스틱 포장용지 등 쓰레기가 다수 발생하여 적군에게 위치를 발각당한다거나 평상시 훈련중에도 전투식량 취식 후 남겨진 쓰레기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가 지적되는 편이다. 또한 메뉴가 2가지로 단순하여 장기간 전투식량 취식하는 상황이 벌어질 경우 쉽게 질릴 수 있어 다양한 메뉴가 개발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높은 편. 미군의 MRE는 끔직하게 짜고 맛없는메뉴의 종류가 24가지에 달하며 채식주의자나 할랄식품 등 개인의 식성을 최대한 고려한 추가적인 메뉴까지 포함하는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즉각취식형의 단조로운 메뉴는 개선이 필요한 사항이다.

제조사에서 주식 부분만 빼서 발열 도시락이라는 이름으로 모조품을 판매중인데, 메뉴를 다양화하여 판매하고 있다.

특전식량[편집 | 원본 편집]

특전사 등 적지 후방에 침투하여 임무를 수행하므로 장기간 보급이 어려운 특수부대 인원들에게 지급되는 맞춤형 전투식량이다. 일반적인 전투식량과 다르게 어떻게든 무게와 부피를 줄여야하므로 에너지바 형태로 압착된 주식과 부식으로 구성되며 메뉴는 다음과 같다.

  • 1식단: 개선미반압착식, 과자분말압착식, 아몬드강정, 초코바, 조미쥐치포, 땅콩크림, 이온음료
  • 2식단: 고열량압착식, 팥분말압착식, 땅콩강정, 초코바, 햄, 땅콩크림, 이온음료
  • 3식단: 개선미압착식, 빵분말압착식, 참깨강정, 초코바, 소시지, 땅콩크림, 이온음료

보통 작전 투입시 유동적이나 작전 기간에 따라 최대 1주일 분량의 특전식량을 지급한다고하며, 대부분 건조한 식품들이 대다수라 장기간 섭취할 경우 변비를 유발하기 쉽다. 식량 특성상 수분을 적절하게 보충해야하며, 특히 포함된 이온음료는 가루에 물을 섞어서 만들어야하는 형태이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 보존기간이 긴 전투식량이라 하더라도 유통기한에 임박한 전투식량은 먹든지 버리든지 어떻게든 처리해야 하는 애물단지로 전락한다. 물론 유통기한을 조금 넘기더라도 먹는데 지장이 없을 수준으로 밀봉처리가 잘 되어있긴 하지만, 자칫 식중독이라도 발병하면 해당 전투식량을 취식한 부대는 심각한 전투력 손실을 입기 때문에 엄격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행정보급관 혹은 주임원사 등 부대 관리자들은 창고에 치장되어있는 유통기한이 임박한 전투식량을 식사시간에 반찬 개념(?)으로 강제로 병사들에게 지급하여 소모시키는 광경을 종종 목격할 수 있다. 현실은 병사들의 손을 빌어 짬통에 버리라는 의도가 스며있는 것처럼 보인다 카더라.

각주

  1. 특히나 기온이 떨어지는 늦가을~겨울철이라면 최악
  2. 뜨거운 물을 부으면 대략 10분 안팍으로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지만, 찬물을 부으면 답이 없다. 특히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겨울철, 그것도 혹한기 훈련 와중에 2형을 먹어야 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