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


개요[편집 | 원본 편집]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Marxist Feminism)은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선 자본주의적 사회구조가 여성억압의 원인이라고 본다.[1]

다만 당사자들은 자신들이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고 보통 마르크스주의적 여성해방론(Marxist Women's Liberation)이나 노동계급 여성해방론(Working-class women's liberation)이라고 칭한다. 다만 외부 주류학계에서는 페미니즘의 한 분파로 간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론적 배경[편집 | 원본 편집]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마르크스주의와 구별되는 별도의 이론체계라기보다, 고전 마르크스주의 이론 내에서 여성 억압 현상을 설명하는 부분을 페미니즘의 일종으로 간주하여 지칭하는 명칭에 가깝다.

'현실사회주의' 혹은 '스탈린주의'로 흔히 불리는 소련의 관제 이론이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여성 해방적 요소를 의도적으로 누락하여 여성에 대한 국가적 억압을 정당화하는 이론으로 기능했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를 비판하며 갈라져 나온 경향들 가운데 트로츠키주의 일부 일파 등의 경우 여성해방론을 상당히 강조하며 여성 운동과의 교류 및 참여도 중요시하기 때문에 페미니즘의 역사적 흐름에서 언급되기도 한다. 이러한 경우들을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으로 지칭할 수 있다.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은 공통적으로 엥겔스의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에 이론적 기원을 두는 것으로 이해된다. 엥겔스는 이 책에서 여성 억압의 기원을 계급 지배의 발생에서 찾고 있다. 이런 관점의 연장선상에서, 여성 억압은 그 자체로 별도의 구조적 원인을 갖는다기보다는 계급 지배적인 생산 양식이 낳는 억압으로 이해되며, 여성의 궁극적 해방 역시 계급 해방과 함께 이루어져야만 진정으로 쟁취될 수 있는 것으로 주장된다.

러시아 혁명 당시 활동했던 여성 혁명가인 알렉산드라 콜론타이의 저작들 역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과 사회주의 페미니즘 공통의 고전으로 분류된다.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에서는 계급 사이에만 권력 관계가 존재한다고 보아, 남성여성에 대해 권력적으로 지배하는 지위에 있지는 않다고 이해한다. 그럼에도 남성과 여성 사이에 차별이 있어 남성이 비교적 더 우월한 지위를 누리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서는, 계급 지배 체제를 유지 지속하는 데 이해관계가 있는 지배계급이 남성과 여성 노동자들을 서로 이간질시키기 위해 여러 제도적 차별을 도입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에서는 여성 차별에 반대하고 그에 맞선 저항을 강조하면서도, 여성 차별과 억압의 책임을 남성 일반 대중에 돌리는 것을 철저히 경계하고, 사회적 억압을 낳는 진정한 권력인 경제적 권력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역설한다.

사회주의 페미니즘과의 구별[편집 | 원본 편집]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에서는 여성 억압 문제를 자본주의 체제가 낳는 중요한 억압 중 하나로서 중시한다. 그러나 마르크스주의 유물론의 원리에 바탕하여, 억압적인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할 수 있는 중심적인 역할은 노동계급에 있기 때문에 여성 억압, 인종 차별, 성소수자 억압 등 여러 다양한 억압 문제들 역시 노동계급을 중심으로 하는 해방 투쟁에 연대함으로써만 진정으로 쟁취될 수 있는 것으로 본다.

이는 여성 억압이 자본주의 '생산 양식'과는 구별되어 별도로 작동하는 가부장제 '재생산 양식'에 구조적 원인이 있으며, 따라서 노동계급 해방과 별도로 여성 해방이 쟁취될 수 있고, 반대로 노동계급만이 해방된다 하더라도 여성 억압은 계속해서 지속될 것이라고 보는 사회주의 페미니즘과는 구별되는 관점이다. 하물며 가부장제가 경제적 구조보다도 더 근본적인 권력 구조이며, 국가나 군대, 자본에 의한 다른 폭력들 역시 가부장제에 기원한다고 보는 급진주의 페미니즘과 대조되는 것은 물론이다.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이 가부장제 내지 재생산 양식이라는 별도의 영역이 존재한다는 관점에 대한 철저한 거부를 특징으로 하여, '남성에 맞선 여성의 투쟁'이라는 관점을 경계하고 '성차별을 낳는 자본주의 체제에 맞선 모든 노동자의 투쟁'이라는 관점을 강조한다.

활동[편집 | 원본 편집]

한국의 경우, 마르크스주의 경향을 띠는 많은 단체들, 특히 PD 계열로 분류되곤 하는 단체들이 주로 여성 운동에도 활발히 결합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는 가부장제 개념을 수용하여 노동계급 해방과 여성 해방을 별도로 인정하는 사회주의 페미니즘의 형태를 띠고 있다.

여성 운동에 활발히 결합하면서도 여성 억압의 기원을 철저히 계급 지배에서 찾는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의 정의에 부합하는 활동을 하는 단체로는 국제사회주의 경향의 트로츠키주의 조직인 '노동자연대'(구 '다함께')가 있다. 그러나 노동자연대의 경우는 '페미니즘'이라는 말 자체에 가부장제 개념에 대한 수용이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하며, 이에 따라 자신들의 여성 억압 관련 이론을 '페미니즘'이라 부르는 것을 거부하고 철저히 '여성해방론'으로만 지칭하고 있어, 스스로 "우리는 페미니스트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급진주의 페미니즘 경향의 단체들과 여러 차례 갈등을 빚어 왔으며, 급진주의 페미니즘을 '분리주의 페미니즘'으로 지칭하며 매우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노동자연대를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으로 분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비판[편집 | 원본 편집]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은 자본의 여성억압을 강조하다 남성의 여성억압을 간과한다는 비판을 받는다.[2]

마르크스주의에 대해 일반적으로 행해지는 비판과 마찬가지로, 마르크스주의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경제결정론'이라는 비판이 많이 가해진다. 즉, 어떤 사회 현상이나 문제점의 원인을 무조건적으로 경제 권력으로부터 찾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대안 전략에 있어서도 너무 성급하게 노동자 투쟁을 결론으로 제시하려 한다는 것이다.

여담[편집 | 원본 편집]

나무위키 마르크스주의적 페미니즘 문서에서는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은 페미니즘에 대해 비판적일 뿐만 아니라 적대적이기까지 하다.", "성범죄 피해 호소자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가해자라 규정하는 것은 단순히 비민주적일 뿐만 아니라 뉴라이트도 울고 갈 수준의 파시즘적 발상이라 주장한다"고 감정적인 선동을 하고 있는데 근거가 부족하다.[3]게다가 이는 마르크스주의자들의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입장을 의도적으로 곡해한 것이다.

뉴라이트, 즉 신우파는 보통 굉장히 친자본적인 경우가 많은 반면에 페미니즘은 신자유주의에 비판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사회자유주의사회민주주의, 신좌파 같은 개량주의적인 좌파들을 지지하는 경우가 많은데 마르크스주의 입장에서 봤을때 성범죄 이슈 하나로 뉴라이트보다 파시즘적이라고 칭할 이유가 전혀 없다. 특히 사회주의자, 마르크스주의자들이 아나키스트좌파자유주의자들과 마찬가지로 극단적 자유방임 자본주의나 파시즘에 저항하기 위해 '범좌파 연대'로써 페미니스트들과 연대한 사례가 있으며[4] 그리고 실제로도 학계의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 마저 매우 친자본적인 신우파나 신자유주의를 페미니즘보다 넘사벽으로 많이 까대고 싫어하며 페미니즘도 좌파진영인지라 사회주의 등 타 좌파 이념에 더 우호적인걸 생각하면(...)[5]

마르크스주의자들 중에 '마르크스주의적 여성해방론'이라는 단어를 고집하며 페미니즘이라고 칭해지는 것에 부정적인 것은 보통 정통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사례이며 수정주의적 마르크스주의자들은 페미니즘에 우호적인 경우도 꽤 있다.[6]

또한 나무위키의 해당 문서에선 "마르크스주의 여성해방론에서는 가부장제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 또한 마르크스주의를 완전히 왜곡한 것이다. 자본주의를 넘어가면서 그 전보다 가부장제적 요소가 어느 정도는 줄어들었다고 생각할 뿐이지 그 잔재가 사라졌다고 생각하지 않으며 오히려 자본주의자들이 노예양성을 위해 다산을 조장해야 하기 때문에 가부장적 여성차별을 용인하거나 조장한다고 생각한다.[7]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외부 링크[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이재경 외 5명 (2012). 《여성학》. 서울: 미래인. 35쪽.
  2. 이재경 외 5명 (2012). 《여성학》. 서울: 미래인. 37쪽.
  3. 부르주아 페미니즘, 성범죄 피해자 호소만의 일방적 주장만을 근거로 가해자로 규정하는 것에 대한 비판은 하지만 그것을 파시즘으로 규정하고 그것을 우파 이상으로 적대적이라는 것은 근거가 부족하다.
  4. 위키백과 페미니즘 문서의 사회주의 항목만 봐도 사회주의자들과 연대한 사례가 있음을 알 수 있다.
  5. 마르크스주의자들이 페미니즘을 바라보는 시각은 사회민주주의를 바라보는 시각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자본주의를 폐지안하면 자본가에 의한 여성차별과 여성억압은 지속될거라고 생각한다. 다만 남성 정체성을 공격하거나 자본주의에 우호적인 페미니즘은 많이 까긴 깐다.
  6. 마르크스주의자들은 반자본주의적이거나 노동계급 투쟁을 옹호하거나 경제적으로 좌파적 색채가 짙은 페미니즘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우호적이고 그 반대일수록 상대적으로 더 비판적이다. 그래서 대부분의 래디컬 페미니즘(특히 분리주의 페미니즘이나 컬처럴 페미니즘, 그 외 남성혐오적인 부류들)엔 남녀를 분열시킨다고 비판하지만 래디컬이라고 해도 아나카 페미니즘, 사회주의적 페미니즘엔 우호적인 편이다.(다만 모든 아나카 페미니즘과 사회주의적 페미니즘이 래디컬인 것은 아니다.) 반면에 자유주의 페미니즘과 보수주의 페미니즘은 친제국주의라고 생각해 적으로 생각한다.
  7. 대한민국은 사상의 자유가 보장되는 나라고 나무위키의 문제점은 페미니즘을 까는게 문제인게 아니라 페미니즘을 까기 위해 마르크스주의자들의 입장을 곡해해서 체리피킹을 하니까 문제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