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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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Politics (IP) / International Relations (IR)[1]

정치학의 분과학문 중 하나로, 주로 정치외교학과나 국제관계학과, 국제학과 등에서 배우는 학문이다.

주류 이론 중 하나인 현실주의에 따르면, 국제정치는 중앙집권적 존재가 부재한 무정부적(anarchic) 상황에서 각 국가와 행위자들이 어떠한 행동을 하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정부가 존재하는 중앙집권적 체제를 가정하는 다른 정치학의 분과는 달리, 각 국가는 국익의 극대화와 자신의 생존을 지상과제로 삼고 있다고 가정한다.

학문적 시조는 주로 투키디데스마키아벨리, 홉스를 꼽으나, 근대 국제정치학은 미국 정치학자인 한스 모겐소(Hans J. Morgenthau)에 의해 시작되었다고 여겨진다.

연구하는 분야가 분야이다보니 밀덕역덕과도 큰 연관이 있다.

주류이론

현재 국제정치학의 주류는 크게 세 갈래로 나눌 수 있다.

대체로 "만인의 만인에 대한 전쟁"이라고 명명되는 홉스의 자연상태를 주요가정으로 받아들인다. 현대의 정치적 현실주의는 모겐소와 <역사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에드워드 카(E. H. Carr)에 의해 발전되었다. 그 외 미어샤이머(John Mearsheimer), 월츠(Kenneth Waltz) 등이 대표적인 현실주의자. 역사적으로는 월츠 이후를 신현실주의(Neo-realism) 혹은 구조적 현실주의로 분류하며, 신현실주의는 다시 월츠의 방어적 현실주의(Defensive Realism)와 미어샤이머의 공격적 현실주의(Offensive Realism)로 양분된다.
국제정치를 현실주의와 양분하는 이론. 과거에는 이상주의(Idealism)라고 불렸으며 현대에는 신자유주의(Neo-Liberalism)가 대세다. 현실주의가 홉스의 자연상태를 가정한다면 자유주의는 로크의 자연상태[2]를 가정하며, 자유무역과 민주주의 이념의 확산을 통해 국가간 협력이 달성될 수 있다고 본다. 주로 경제학 이론에 바탕하였으며, 이것을 체계화 시킨 학자가 바로 코헤인(Robert Keohane).
비교적 새로운 영역으로, 80년대 후반 이후 웬트(Alexander Wendt), 카첸슈타인(Katzenstein)이 구성주의를 제창한 것으로 인정된다. 사회학 이론을 차용한 이론이다. 소련의 붕괴를 기존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패러다임이 예측하지 못한 것에 대한 비판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대안이론

물론 위 주류이론 말고도 대안이론들이 존재한다.

인문사회과학이라면 어디나 존재하는마왕 마르크스의 영향이다. 기본적으로 국제정치를 자본주의 열강이 시장확대를 위해 다른 국가를 착취하는 구도로 파악한다.
기존 국제정치와 국제정치학이 남성성 위주의 편향적인 이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 대한 비판을 중심으로 하는 이론이다.

주 연구대상

국제정치학은 당연히 국가들 사이에서 벌어지는 정치를 주된 탐구대상으로 삼는다. 그래서 그 정치가 뭐냐고. 전쟁은 국가간 정치의 한 쪽 극단에 있는 현상으로, 당연히 국제정치학에서는 전쟁을 매우 중요하게 다룬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전쟁이 벌어지는가'라는 질문이 국제정치학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세력균형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국제체제의 일종[3]이고, 동맹도 전쟁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영토분쟁은 전쟁의 주 원인 중 하나이고, 상호확증파괴기에 발생한 개념이다.

단, 전쟁은 기본적으로 경제보다 정치, 그 중에서도 안보를 중시하는 현실주의에서 특히 관심을 보이는 분야이고, 자유주의적 관점, 추가로 마르크시즘[4]의 입장에서는 국가들 사이의 경제 관계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여기서는 국제경제, 세계화, 다국적기업(MNC), FTA 등에 보다 무게중심이 쏠린다. 또한 자유주의적 관점에서는 국가들 사이에도 일종의 규칙이 작동한다고 믿기 때문에 UN, IMF, 세계은행국제기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인다.

당연하게도 외교정책연구 또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다만 외교정책연구는 특히 학제성(multi/interdisciplinarity)가 강한 분야로, 심리학, 사회학, 조직행태론, 인류학, 경제학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적 연구를 주요 특징으로 한다.[5]

이 외에도 국제정치학에서 연구되는 것들이 많이 있지만, 여백이 부족하므로 이 이상은 생략하기로 한다.

역사: 대논쟁

국제정치학의 역사는 대논쟁(Great Debates)을 중심으로 파악할 수 있다. 20세기에 들어 국제정치학이라는 분야가 자리잡은 뒤로, 국제정치학계에는 크게 세 번[6]의 대논쟁이 있었다.[7] 이러한 구분의 대표적인 예가 라피드(Lapid)의 '제3논쟁'(third debate) 모델로, 이는 학계에서도 상당한 인정을 받았다.[8]

제1논쟁 (1920~1930년대):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

이 시기에는 이상주의현실주의가 대립했다. 1919년 국제정치학이 정립된 이후부터 제2차 세계대전의 발발 전까지의 전간기에는 의외로 이상주의가 지배적인 패러다임이었다.[8] 1939년, 2차대전이 터지는 동시에 동년 카(E. H. Carr)의 저서 『20년간의 위기』가 출판되면서 이 논쟁은 현실주의의 승리로 끝났다.[8]

제2논쟁 (1950~1960년대): 전통주의(traditionalism) 대 행태주의(behavioralism)

"역사학 대 과학"(history versus science)이라고도 일컬어지는 논쟁으로, 국제정치 연구 방법론을 둘러싼 논쟁이었다. 국제정치를 역사적 시각에서 분석하려는 전통주의와에 대항해, 과학적 방법론과 증거를 통해 연구하는 행태주의, 혹은 실증주의(positivism)가 부상하면서 생겨났다.[7] 사실 이건 국제정치학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니었고, 사회과학 전반에 걸쳐 뜨겁게 진행되던 논쟁이었다.[8]

제3논쟁 (1980년대 중반 이후): 인문학 대 사회과학

1980년대 국제정치학을 주름잡던 신자유주의신현실주의는 모두 실증주의와 합리주의에 기반한 이론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9] 하지만 이 시기 즈음 실증주의(성찰주의)가 떠오르면서 신자유주의와 신현실주의의 기반도 공격받기 시작했다. 즉, 합리주의와 성찰주의의 대립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당시는 물론이고 아직도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사이의 간극은 좀처럼 좁혀지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심지어 합리주의와 성찰주의의 논쟁도 아직 끝났다고 할 수 없다. 즉, 국제정치학판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여기서 성찰주의의 흐름을 타고 국제정치학계 주류이론의 신입으로 합류한 것이 바로 구성주의이다.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기본 가정은 그렇다고 쳐도, 구성주의와 기존 실증주의적 이론들 사이의 차이는 인식론 차원에 존재한다. 그게 무슨 뜻이냐면, 이 둘 중 누가 옳은 것인지 공정하게 가려낼 수가 없다는 것이다(...).[8]그래서 이 논쟁은 2015년 현재에도 진행중이라고 할 수 있다.


각주

  1. 전자는 국제정치, 후자는 국제관계로 번역된다.
  2. 자연상태에 있어서 홉스와 로크적 관점의 차이는 자연상태를 전쟁으로 보는가 평화로 보는가로 나뉘어진다.
  3. 사실 세력균형도 다시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세력균형 문서를 참고.
  4. 국가들 사이의 관계도 국내 경제처럼 자본가 계급과 무산 계급의 착취, 투쟁 관계로 보기 때문이다.
  5. 밸러리 허드슨, 『외교정책론』, 신욱희, 최동주, 조윤영, 김재천 번역. 을유문화사(2009), p.20
  6. 혹은 네 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7. 7.0 7.1 Yosef Lapid. 1989. "The Third Debate: On the Prospects of International Theory in a Post-Positivist Era." International Studies Quarterly, Vol. 33, No. 3, pp. 235-254
  8. 8.0 8.1 8.2 8.3 8.4 정진영. 2000. "국제정치 이론논쟁의 현황과 전망: 새로운 이론적 통합의 향방." 國際政治論叢 제40집 3호, pp. 5-38
  9. 그래서 80년대에 이르러 사실상 자유주의와 현실주의의 통합이 이뤄지고 있었다는 시각도 있다. 참고: John Ruggie. 1998. Constructing World Polity, London: Routled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