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성과 유일성

  • Existence and Uniqueness

개요[편집 | 원본 편집]

존재성과 유일성이란 수학에서 수학자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답이 존재하냐?” 그리고 “답이 존재하면 답이 몇 개냐? 한 개? 여러 개?”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죽을 때까지 온종일 씨름하는 개념이다. 고등학교까지의 수학에서는 존재성과 유일성에 대해 심도있게 다루지 않으며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해야 비로소 듣게 되는 단어이다. 사실 초등학교나 중학교에서도 존재성과 유일성을 배우기는 한다. 다만 특별히 개념화하지 않고 또 증명도 하지 않고 “이건 그냥 이래”라는 식이라 그렇지…

아래에서 존재성과 유일성을 따로 살핀다.

존재성(Existence)[편집 | 원본 편집]

어떤 것의 존재성(existence)이란 그게 존재하는지(exist)를 말한다.

하늘을 봐. 저게 가 아니면 무엇인가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존재성이 궁금하면 “가 존재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아래의 간단한 예시를 통해 알아보자. 참고로 아래 예시들은 간단하고 구체적인 방법에서 추상적인 방법으로 확장되어 나간다.

구성적 증명[편집 | 원본 편집]

[math]\displaystyle{ 2x+4=0 }[/math]의 해를 찾으라.

저 문제의 답이 −2라는 것은 모두 알 것이다. 즉, 우리는 저 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는 것이다. 해가 “왜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2를 넣어보니 되더라, 그러니까 존재해”라고 답해주면 된다. 뭔가 허무한 느낌이 들지만 실제로 이 방법은 해의 존재성을 보이는 방법 중 하나이다. 어떤 문제에 대해 실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을 찾는다면 그 문제의 해의 존재성이 증명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답이 되는 것을 찾는 것이 항상 쉬운 것은 아니다. 위 예시에서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예시를 들었지만, 중국인의 나머지 정리같은 항목을 보면 아니 저딴 걸 무슨 수로 생각해 내?같은 답도 있다. 편미분방정식으로 가면 해의 존재성을 증명하는 것(= 방정식을 푸는 것)만으로도 수학사에 자기 이름을 남길 수 있을 지경. 안 풀린 PDE 중 가장 유명한 건 누가 뭐래도 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일 것이다.

  • 다른 예시
24를 소인수분해하라.

[math]\displaystyle{ 24=2^3\cdot3 }[/math]라고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만약 누군가 “24의 소인수분해가 왜 존재하냐?” 라고 묻는다면 “[math]\displaystyle{ 24=2^3\cdot3 }[/math]니까 존재해”라는 답은 24라는 특수한 경우에만 정답이 된다. 숫자가 24일 때의 결과와 과정을 알아도 만약 누군가가 “모든 자연수에 대해 소인수분해가 존재하냐?”라고 묻는다면 그대로 데꿀멍. 방정식은 문자를 사용해서 일반적인 경우에도 똑같은 방법이 성립함을 보일 수 있지만,[1]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 과정을 수학적으로 어떻게 보일 것인가? 모든 숫자가 24처럼 2나 3으로 나눠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이 문제의 답은 모든 경우에 성립하는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제시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여기서 “유한한”은 글자 그대로 “언젠가는 끝나는”을 뜻하고, “기계적”이란 “기계가 할 수 있는”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즉, 간단한 덧셈, 곱셈부터 시작해서, 미분같은 알고리즘을 말한다. 위 임의의 자연수의 소인수분해의 유한한 기계적 절차, 즉 존재성에 대한 증명은 항목에 있으니 보도록 하자.[2]

비구성적 증명[편집 | 원본 편집]

이번엔 조금 다른 예시를 들어보자. 이번엔 선형대수학의 지식이 필요하다.

임의의 벡터공간 (Vector Space)의 기저 (Basis)는 항상 존재하는가?

공대에서 선형대수학을 들었다면 존재한다고 배웠을 것이다. 직접 기저를 찾는 문제도 풀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좀 더 심화된 과정을 배운 사람이라면 유한 차원 벡터공간의 기저가 존재함을 보인 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임의의 벡터공간, 즉 무한차원의 벡터공간도 포함된다는 점에서 발생한다. 위 소인수분해와 같이 알고리즘을 제시하면 되지 않겠냐고? 된다면 이렇게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았겠지 무한한 차원의 벡터공간은 무한한 수의 기저가 있는데, 이를 어떻게 유한한 기계적 절차를 통해 증명할 수 있겠는가? 이 문제의 답은 특정 공리를 취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선택 공리(Axiom of Choice)를, 좀 더 자세하게는 AC와 동치인 Zorn’s Lemma를 택함으로써 해결된다.[3] Zorn's Lemma는 알고리즘이 유한 번에 끝나지 않아도 끝까지 갈 수 있음을 보장해 준다. 다르게 설명하면, 굳이 유한한 알고리즘이 아닌 무한한 알고리즘이라도 존재성을 보일 수 있다는 소리다.

마지막으로 어떤 문제의 해가 존재함을 보였다고 가정하자. 하지만 해의 존재성을 안다고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시로 4차 이하의 방정식은 근의 공식이 존재해서 해가 어떻게 생겨먹었는지는 알지만, 5차 이상의 방정식은 수학자 아벨이 “5차 이상은 근의 공식 따윈 없음 ㅇㅇ”라고 증명을 해버렸다. 대수학의 기본정리를 통해 해의 존재성은 알고 있는데도! 다른 예시로는 미분방정식이 있는데, 피카르 반복이 대표적. 이건 “해가 (특정 범위 안에서) 존재해. 알고리즘도 알아. 근데 어떻게 생겼는지는 몰라”라고 말하며 수학도의 뒤통수를 후려치는 정리이다.

위에서 예시로 들은 존재성의 증명에 대해 정리하자면, 크게

  1. 직접 찾아서 보이거나,
  2. 답을 찾을 수 있는 알고리즘을 제시하거나 (위의 둘은 구성적)
  3. 특정 공리를 취하는 (비구성적)

세 가지 방법이다. 물론 이 외에도 다른 증명 방법이 있다. 앞서 말했듯이 주의할 점은, 답이 존재함을 아는 것과 실제로 답을 찾는 것은 다르다는 것이다.

비구성적 증명을 거부하는 수학자들도 있다. 이는 구성적 수학이라고 하는데, 구성주의 철학에 근거한다. 여기에는 브라우어직관주의, 힐베르트버나이즈유한주의, 섀닌마르코프구성적 귀납 수학, 비숍구성적 해석학 등이 있다.

존재성의 부정[편집 | 원본 편집]

반대로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존재성 증명에 실패한 것과 존재하지 않음(부존재)을 보이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2010칸)×(2010칸)짜리 공간을 (2칸)×(2칸)짜리 테트로미노로 전부 덮을 수 있음을 보이는 것은 실제로 덮는 방법 하나를 보이면 될 것이다. 그러나 ㅗ 모양의 테트로미노로는 전부 덮을 수 없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때 덮을 수 없음을 대체 어떻게 보일 수 있을까? ‘모든 방법’을 다 시도해도, 각 방법이 다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것을 보이면 될 것인데, 도무지 어떻게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을지 대단히 난감하다.

이처럼 부존재성의 증명은 존재성의 증명보다 훨씬 어려운 경우가 보통이다. 보통 함수를 이용하면 깔끔하게(아름답게) 증명해낼 수 있으며, 그 함수를 어떻게 찾는지가 관건인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위 공간 덮기 문제에서는 ‘색칠하기’라는 기법이 사용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위 “‘모든 방법’을 빼먹지 않고 전부 탐색할 수 있는” 방법을 잘 찾아야 하며, 대개 증명이 단순하지만 지저분해지고, 빼먹은 경우가 있음으로 인해 틀리게 될 가능성도 상당히 많아진다.

유일성 (Uniqueness)[편집 | 원본 편집]

어떤 것의 유일성(uniqueness)이란 그냥 존재하는 어떤 것이 유일하다(unique)는 말을 바꿔 말한 것이다. ○○이 유일하다 = ○○이 유일함 = ○○의 유일 = ○○의 유일성 다 같은 말로 보면 된다.[4] 뭔가 전문적인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유일성을 증명한다는 것은 그게 진짜로 유일하다고 따져 가며 설명한다는 뜻이고, 유일성이 부정된다고 하면 여러 개가 있다는 뜻이다.

다만 당연히 유일성은 일단 존재성이 보장된 뒤에 고려해야 한다. 즉, 앞서 말한 ‘유일하다’는 엄밀히 말하면 ‘유일하게 존재한다’는 뜻이고, 유일성이란 ‘존재의 유일성’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유일하게 존재함’을 유일성이라고 해 버리면 존재성이 유일성에 포함되는 개념이 돼 버린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유일하게 존재함’에서 ‘존재함’ 부분은 오로지 존재성의 영역으로 넘기고, i) 존재하는 ○○에 대해 그게 ‘유일하게’ 존재하는지, 혹은 ii)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아직 모르는데)혹시 존재한다고 가정하면 그게 ‘유일하게’ 존재하는지를 보통 ‘유일성’이라고 한다.[5] 즉 유일성의 증명에서 존재성은 가정된다.

쉽게 말해 유일성이 궁금하면 “존재하면 유일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예를 들어 방정식의 해의 유일성이 궁금하면 “가 존재하면 유일하냐?”라고 물어 보면 된다. 태양계에는 가 하나뿐 예를 들어 우리는 “일차방정식 [math]\displaystyle{ ax+b=0 }[/math]의 해는 유일하다 (단, [math]\displaystyle{ a\neq0 }[/math])”라는 점을 중학교 때 배워 알고 있다.

한편, 존재하는 어떤 것이 유일한 경우에만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이차방정식 [math]\displaystyle{ ax^2+bx+c=0 }[/math](단, [math]\displaystyle{ a\neq0 }[/math])의 경우 우리는 그 해가 서로 다른 두 실근, 서로 다른 두 허근 혹은 중근(서로 같은 두 실근)의 어느 하나의 경우로 됨을 고등학교 때 배워 알고 있다. 이때 해는 유일하지는 않지만 유이하며 언제나 꼭 두 개가 존재하며, 그보다 적지도 않고 그보다 많지도 않다. 이런 내용도 대충 유일성이라고 하기도 한다. 즉 유일성에서는 “존재하면 몇 개나 존재해? 하나? 둘? 무수히 많아?”와 같은 질문을 한다고 생각할 수 있겠다.

존재성을 보이는 데에는 여러 가지 증명 방법이 쓰이는 반면, 유일성을 보이는 방법은 귀류법이 많이 사용된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서로 다른 두 해가 존재한다고 가정한 뒤, 두 해가 실은 같음을 보여 모순을 이끌어낸다. 아래 예시를 통해 귀류법이 어떻게 쓰이는지 자세히 확인해 보자.

일차 방정식 [math]\displaystyle{ 2x+4=0 }[/math]의 근이 유일함을 보여라.
답이 -2 하나밖에 없음은 모두 알고 있다. 이제 그 답이 유일하다는 것을 보이기 위해 답이 유일하지 않다고 가정하자. 즉, [math]\displaystyle{ 2a+4=0 }[/math]인데, [math]\displaystyle{ a\neq-2 }[/math][math]\displaystyle{ a }[/math]가 존재한다고 가정한다. 이제 4를 이항하고 양변을 2로 나눠주면, [math]\displaystyle{ a=-2 }[/math]가 튀어나온다. 근데 처음 가정에서 [math]\displaystyle{ a\neq-2 }[/math]라 했으므로 이는 모순이고, 따라서 답이 유일하다는 결론이 도출된다.

만약 문제가 자연수에 관한 것이라면 자연수의 정렬성(Well-ordering Principle)을 사용해서 증명하는 경우가 있다. 자연수의 정렬성이란, 자연수의 공집합이 아닌 부분집합은 반드시 가장 작은 원소[6]를 가진 다는 성질이다. 참고로 굳이 자연수가 아닌 자연수의 부분집합의 부분집합에도 정렬성이 성립한다. 또한 0을 포함해도 정렬성은 변함없이 성립한다. 이 원리를 사용한 증명은 가장 작은 원소를 찾은 뒤, 그보다 더 작은 원소를 찾아내 모순을 이끌어 낸다. 예시는 소인수분해의 유일성 파트에 있으니 역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참고하자.

간혹 귀류법을 쓰지않고 두 개의 답이 존재한다고 가정한 뒤, 두 답이 사실은 같다는 것을 증명하는 경우도 있는데, 증명의 시작과 끝만 다르고 중간 내용은 귀류법과 비슷하다. 아래 예시를 확인해 보자. 이번엔 엡실론-델타 논법에 대한 기본 지식이 필요하다.

어떤 실함수, 또는 T2 공간의 값을 가지는 함수 [math]\displaystyle{ f\left(x\right) }[/math][math]\displaystyle{ x=a }[/math]에서의 극한값이 존재한다고 하자. 그러면 이 극한값은 유일하다.
[math]\displaystyle{ \lim_{x\to a}f\left(x\right)=L_1,\,\lim_{x\to a}f\left(x\right)=L_2 }[/math]라 가정하자.[7] 그럼 임의의 [math]\displaystyle{ \epsilon\gt 0 }[/math]에 대해 [math]\displaystyle{ 0\lt \left|x-a\right|\lt \delta_1 }[/math]이면 [math]\displaystyle{ \left|f\left(x\right)-L_1\right|\lt \epsilon/2 }[/math]를 만족시키는 [math]\displaystyle{ \delta_1\gt 0 }[/math]이 존재한다. 마찬가지로, [math]\displaystyle{ 0\lt \left|x-a\right|\lt \delta_2 }[/math]이면 [math]\displaystyle{ \left|f\left(x\right)-L_2\right|\lt \epsilon/2 }[/math]를 만족시키는 [math]\displaystyle{ \delta_2\gt 0 }[/math]가 존재한다. 이제 [math]\displaystyle{ 0\lt \left|x_0-a\right|\lt \delta_1,\,0\lt \left|x_0-a\right|\lt \delta_2 }[/math][math]\displaystyle{ x_0 }[/math]을 뽑자. 그러면 [math]\displaystyle{ \left|L_1-L_2\right|=\left|L_1-f\left(x_0\right)+f\left(x_0\right)-L_2\right|\leq\left|L_1-f\left(x_0\right)\right|+\left|L_2-f\left(x_0\right)\right|\lt \epsilon/2+\epsilon/2=\epsilon }[/math]이 성립한다.[8] 그런데 [math]\displaystyle{ \epsilon }[/math]이 임의의 양수이므로 이를 만족하는 경우는 [math]\displaystyle{ L_1=L_2 }[/math]밖에 없다. 따라서 극한값은 유일하다.

뭔가 복잡해 보이지만 간단히 설명하면 “여러 가지 해보니 두 개가 같아야 함ㅇㅇ”을 보인 것이다. 이 방법의 다른 테크닉으로는 두 근 (혹은 함수, 행렬 등등)을 [math]\displaystyle{ x,y }[/math]라 했을 때 [math]\displaystyle{ x-y=0 }[/math]을 보이는 것, [math]\displaystyle{ x\leq y }[/math]이고 [math]\displaystyle{ y\leq x }[/math]을 보이는 것 등이 있다. 집합의 경우는 [math]\displaystyle{ A\subset B }[/math]이고 [math]\displaystyle{ B\subset A }[/math]을 보이면 된다.

유일하지 않음의 증명은 어떤 것이 두 개가 있음을 직접 찾아서 보여 주면 되기 때문에 유일성의 증명보다 더 간단한 경우가 많다. 물론 찾을 수는 있지만 직접 이거다 하고 보여주기 어려운 경우 찾는 방법을 제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앞의 존재성 증명과 분위기가 비슷하다.

유일성 증명의 논리적 접근[편집 | 원본 편집]

아래 내용은 유일성 증명의 논리학적 접근으로, 비 전공자라면 이해하기 힘들 수도 있으므로 주의.

유일성을 증명한다는 것은 [math]\displaystyle{ x }[/math]의 성질 [math]\displaystyle{ P\left(x\right) }[/math]에 대해 존재성 [math]\displaystyle{ \exists x\left[P\left(x\right)\right] }[/math]을 전제로 한 뒤, [math]\displaystyle{ \exists!x\left[P\left(x\right)\right] }[/math]을 보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문제는 어떤 명제를 보여야 이걸 보일 수 있는지이다. 먼저 존재성을 가정했으므로, 성질 [math]\displaystyle{ P }[/math]를 만족하는 [math]\displaystyle{ x_0 }[/math]을 찾을 수 있다. 즉, 존재성은 [math]\displaystyle{ x=x_0\Rightarrow P\left(x\right) }[/math]이라 할 수 있다. 그럼 유일성은, 이것의 반대 방향인 [math]\displaystyle{ x=x_0\Leftarrow P\left(x\right) }[/math]이라 생각할 수 있다.

이제 저 명제의 대우 명제, [math]\displaystyle{ x\neq x_0\Rightarrow\neg P\left(x\right) }[/math]을 증명하는 것은 일종의 귀류법이라 생각할 수 있다.[9] 만약 [math]\displaystyle{ x_0 }[/math]을 알 수 없는 경우에는 [math]\displaystyle{ P\left(x\right) }[/math]의 진리집합이 singleton이라는 것을 보일 수 있는데, 이는 [math]\displaystyle{ x=y\Leftarrow P\left(x\right)\wedge P\left(y\right) }[/math]을 보임으로서 해결할 수 있다.[10] 이제 여기에 [math]\displaystyle{ y }[/math]대신 [math]\displaystyle{ x_0 }[/math]을 집어넣으면 [math]\displaystyle{ x=x_0\Leftarrow P\left(x\right)\wedge P\left(x_0\right) }[/math]를 얻는데, 첫 명제가 [math]\displaystyle{ P\left(x_0\right) }[/math]임을 알고 있으므로, 결국 [math]\displaystyle{ x=x_0\Leftarrow P\left(x\right) }[/math]를 보이는 것이 된다.

여기서 나온 유일성 증명의 방법들을 정리하면,

  1. [math]\displaystyle{ x=y\Leftarrow P\left(x\right)\wedge P\left(y\right) }[/math]
  2. [math]\displaystyle{ P\left(x_0\right) }[/math]임을 알고 [math]\displaystyle{ x=x_0\Leftarrow P\left(x\right) }[/math]
  3. [math]\displaystyle{ P\left(x_0\right) }[/math]임을 알고 [math]\displaystyle{ x\neq x_0\Rightarrow\neg P\left(x\right) }[/math]

이렇게 된다. 전 문단에서는 유일성을 1번으로 해석하여 증명을 작성하였으나, 사람에 따라서는 다른 방법이 유일성 증명에 있어 더 자연스러운 방법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보편 성질과 유일성[편집 | 원본 편집]

보편 성질은 간단히 말해 가장 좋은 무언가를 찾는 성질을 말한다. 보편 성질의 형태는 다음과 같다.

  • 임의의 무언가1에 대하여, 무언가2유일하게 존재하여 어떠하다.
  • [math]\displaystyle{ \forall x, \; \exists! u \; \cdots \cdots. }[/math]

아무리 봐도 무슨 소린지 모르겠고, 이게 왜 가장 좋은 걸 찾는지, 그 전에 가장 '좋은' 것은 무엇인지 의문이 들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 보자. 상한 sup는 보편 성질로 정의될 수 있다. 먼저, 집합 {1, 2, 3}을 생각해 보자. 그리고 다음과 같이 화살표 그림을 그린다.

[math]\displaystyle{ a \le b }[/math]이면 [math]\displaystyle{ a }[/math]에서 [math]\displaystyle{ b }[/math]로 가는 화살표를 단 하나 그린다.

위의 예에서는 1→1, 1→2, 1→3, 2→2, 2→3, 3→3의 여섯 개의 화살표가 존재한다. 주어진 집합의 상한은 3임을 알고 있다. 이제 위의 보편 성질과 아래의 성질을 비교해 보자.

  • 임의의 집합 {1, 2, 3}의 원소 [math]\displaystyle{ x }[/math]에 대하여, [math]\displaystyle{ x }[/math]에서 3으로 가는 화살표가 유일하게 존재한다.
  • [math]\displaystyle{ \forall x \in \{1, 2, \textbf{3}\}, \; \exists! \text{arrow }u: \; x \to \textbf{3}. }[/math]

앗, 보편 성질이다! 이제 상한은 보편 성질을 만족하는 대상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상한을 일반화한 것이 끝 대상이다.

그나저나 이것이 유일성과 무슨 상관인가? 놀랍게도, 이런 대상은 존재하지는 않을 수 있어도, 존재한다면 유일(?)하다. 정확히는,

유일한 동형 사상에 대하여 유일하다. (Unique up to a unique isomorphism.)

이게 대체 무슨 소리인가 하면, 동형 사상에 의한 동치류로 생각했을 때 유일하다는 것이다. 즉, 동형이면 같은 것으로 생각했을 때 유일하다.

이는 다음 예시에서 더 뚜렷이 드러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카테시언 곱

[math]\displaystyle{ A\times B = \{ (a, b): \; a\in A, \; b \in B\} }[/math]

역시 보편 성질을 만족하는 대상이다. 자세히는 다음과 같다. 이때, [math]\displaystyle{ p: \;A\times B \to A }[/math][math]\displaystyle{ q: \;A\times B \to B }[/math]는 좌표 하나를 없애 버리는 사영 사상이다.

  • 임의의 집합 [math]\displaystyle{ X }[/math]와 두 함수 [math]\displaystyle{ f: \; X\to A }[/math], [math]\displaystyle{ g: \; X\to B }[/math]에 대하여, 어떤 함수(분해, factorization) [math]\displaystyle{ u: X \to A\times B }[/math]유일하게 존재하여 [math]\displaystyle{ f = u \circ p }[/math]이고 [math]\displaystyle{ g = u \circ q }[/math]이다.
  • [math]\displaystyle{ \forall X \in \textbf{Set} \; \forall f:\;X\to A \; \forall g: \; X \to B, \qquad \exists! u : \; X \to A\times B, \;(f =u \circ p) \land (g = u \circ q). }[/math]
  • 다르게 표현하면, 다음 그림이 가환하면 된다. 이는 아래 그림의 모든 삼각형(이나 사각형 등...)에 대하여, 어떤 화살표를 따라가든 같은 결과를 얻는다는 뜻이다.

[math]\displaystyle{ \require{AMSmath} \require{AMSsymbols} \newcommand\mapright[2][]{\xrightarrow[#1]{ #2 }} \newcommand\mapleft[2][]{\xleftarrow[#1]{ #2 }} \newcommand\mapdown[2][]{\llap{\raise2pt{\scriptstyle{ #1 }}}\Big\downarrow\rlap{\raise2pt{\scriptstyle{ #2 }}}} \newcommand\mapup[2][]{\llap{{\scriptstyle{ #1 }}}\Big\uparrow\rlap{{\scriptstyle{ #2 }}}} \newcommand\mapdownright[2][]{\vcenter{\kern5pt\raise.5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2pt\diagdown\kern-.42em\lower.63em{\searrow}\raise-.5pt\kern-2pt\llap{\raise1.5pt{\scriptstyle#2 \kern.1pt}}}} \newcommand\mapdownleft[2][]{\vcenter{\kern9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14pt\kern1em\diagup\kern-1.6em\lower.63em{\swarrow}\llap{\raise2pt{\scriptstyle #2\kern2pt}}}} \newcommand\mapupleft[2][]{\vcenter{\kern3pt\raise.5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4pt\nwarrow\kern-.64em\lower.63em{\diagdown}\raise-.5pt\kern-2pt\llap{\raise1.5pt{\scriptstyle#2 \kern4pt}}}} \newcommand\mapupright[2][]{\vcenter{\kern6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18pt\kern1em\nearrow\kern-1.9em\lower.63em{\diagup}\llap{\raise2pt{\scriptstyle #2\kern2pt}}}} \begin{array}{ccc} &X&\\&\mapdownleft{f } \quad \quad\; \mapdown{\exists ! u} \;\quad \mapdownright{ g} & \\ A&\mapleft[\; p\;]{} \; A\times B \;\mapright[\;q\;]{} & B \\ \end{array} }[/math]

갑자기 어려워졌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math]\displaystyle{ B \times A }[/math]도 같은 성질을 만족한다.

  • 임의의 집합 [math]\displaystyle{ X }[/math]와 두 함수 [math]\displaystyle{ f: \; X\to A }[/math], [math]\displaystyle{ g: \; X\to B }[/math]에 대하여, factorization [math]\displaystyle{ u: X \to B\times A }[/math]유일하게 존재하여 [math]\displaystyle{ f = u \circ p }[/math]이고 [math]\displaystyle{ g = u \circ q }[/math]이다.
  • [math]\displaystyle{ \forall X \in \textbf{Set} \;\forall f:\;X\to A \; \forall g: \; X \to B, \qquad \exists! u : \; X \to B\times A, \;(f =u \circ p) \land (g = u \circ q). }[/math]
  • 다르게 표현하면, 다음 그림이 가환하면 된다.

[math]\displaystyle{ \require{AMSmath} \require{AMSsymbols} \newcommand\mapright[2][]{\xrightarrow[#1]{ #2 }} \newcommand\mapleft[2][]{\xleftarrow[#1]{ #2 }} \newcommand\mapdown[2][]{\llap{\raise2pt{\scriptstyle{ #1 }}}\Big\downarrow\rlap{\raise2pt{\scriptstyle{ #2 }}}} \newcommand\mapup[2][]{\llap{{\scriptstyle{ #1 }}}\Big\uparrow\rlap{{\scriptstyle{ #2 }}}} \newcommand\mapdownright[2][]{\vcenter{\kern5pt\raise.5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2pt\diagdown\kern-.42em\lower.63em{\searrow}\raise-.5pt\kern-2pt\llap{\raise1.5pt{\scriptstyle#2 \kern.1pt}}}} \newcommand\mapdownleft[2][]{\vcenter{\kern9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14pt\kern1em\diagup\kern-1.6em\lower.63em{\swarrow}\llap{\raise2pt{\scriptstyle #2\kern2pt}}}} \newcommand\mapupleft[2][]{\vcenter{\kern3pt\raise.5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4pt\nwarrow\kern-.64em\lower.63em{\diagdown}\raise-.5pt\kern-2pt\llap{\raise1.5pt{\scriptstyle#2 \kern4pt}}}} \newcommand\mapupright[2][]{\vcenter{\kern6pt\rlap{\lower6pt{\scriptstyle#1}}\kern-18pt\kern1em\nearrow\kern-1.9em\lower.63em{\diagup}\llap{\raise2pt{\scriptstyle #2\kern2pt}}}} \begin{array}{ccc} &X&\\&\mapdownleft{g } \quad \quad\; \mapdown{\exists ! u} \;\quad \mapdownright{f} & \\ B&\mapleft[\; q\;]{} \; B\times A \;\mapright[\;p\;]{} & A \\ \end{array} }[/math]

즉, 유일성이 깨졌다! 하지만 잘 보면 둘 사이에 유일한 동형 사상이 존재함을 알 수 있다.

[math]\displaystyle{ \text{swap}: \; A\times B \xrightarrow{\quad\sim\quad} B \times A, \quad (a, b) \mapsto (b, a). }[/math]

물론 같은 것 사이에는 항등 사상이라는 유일한 동형 사상이 존재한다.

[math]\displaystyle{ 1_{A\times B}: \; A\times B \xrightarrow{\quad\sim\quad} A\times B. }[/math]

이렇게, 보편 성질을 만족하는 대상들은 유일한 동형 사상에 대하여 유일함이 알려져 있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면 보편 성질 참조.

각주

  1. [math]\displaystyle{ ax+b=0 }[/math]과 같이
  2. 간단히 설명하자면, 두번째로 작은 약수를 찾아 쪼개는 것을 반복한다.
  3. 간단히 설명하자면, 벡터를 하나하나 선택해서 그 벡터 집합을 기저로 만드는 것이다. 벡터를 하나 선택하고, 그 벡터로 생성되는 공간에 속하지 않는 다른 벡터를 선택하고, 또 새로 생성된 공간에 없는 다른 벡터를 선택하고...
  4. 물론 유일이라고 하였으므로 ‘유일한지 아닌지’의 뜻으로 쓸 수도 있다.
  5. 앞서 유일성은 일단 존재한 뒤에 문제된다고 한 것과 배치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꼭 그렇게 생각할 것만은 아니다. 어떤 것이 항상 존재하지는 않더라도 존재하는 경우를 구할 수 있는 경우가 있고, 그 경우에는 이 증명이 유효할 것이기 때문이다.
  6. 책에 따라서는 첫번째 원소
  7. 여기서 귀류법과의 차이점은 굳이 [math]\displaystyle{ L_1\neq L_2 }[/math]임을 가정하지 않는 것이다. 어차피 두 개가 같음을 보일 것이므로.
  8. 삼각부등식을 이용한다. 참고로 이 테크닉은 입실론 델타 논법에서 자주 쓰인다.
  9. 전 문단의 귀류법 증명에 대응
  10. 전 문단의 두 해가 존재함을 가정 한 뒤, 두 개가 같음을 보이는 것에 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