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레토 최적

경제학에서 자원이 분배된 현재 상태에서 모든 참여자들의 효용이 개선될 수 있는 기회가 더 이상 없는 경우 이 분배상태는 파레토 최적(Pareto optimal)이라고 한다. 이를 테면 어떤 정책을 실시해서 모두가 더 잘 살거나 최소한 이전과 똑같이 살 수 있다면, 그 정책을 실시하는 게 맞는 것인데, 그런 방법이 더 이상 없는 경우 현재 상태가 파레토 최적인 것이다.

  • 경제학적 의의
    이 개념은 경제에서 '어떻게 자원이 분배되는 것이 옳은 것인가'를 나타내는 하나의 관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질문은 철학적인 문제들이 개입될 여지가 많은데, 여기에 파고들자니 한도 끝도 없을 것 같으니 경제학에서는 주로 파레토 최적을 분배적인 정의에 대한 기준으로 채택함으로써 가치판단이 개입될 여지를 최소화시킨다.
  • 수학적 의의
    이 개념은 [math]\displaystyle{ \mathbb{R} }[/math]은 순서집합인 것과 달리 [math]\displaystyle{ \mathbb R^n }[/math]에는 자연스러운 순서가 없다는 문제점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componentwise 대소비교로는 비교불가능한 두 벡터가 존재할 때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서, 해결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너네 둘 다 짱먹으라(즉 둘 다 파레토 최적)는 방향으로 해결하였다는 것이다.

시장경제와 파레토 최적[편집 | 원본 편집]

파레토 최적은 시장경제를 통한 자원의 배분을 사회후생 관점에서 정당화시키는 개념이기도 하다. 개인들 간에 본인의 의사에 따라서 자유롭게 가치있는 것들을 사고파는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면, 그 결과에 의한 자원의 배분은 파레토 최적이 된다. 일반균형 이론에서 이걸 '후생경제학 제1정리'(First welfare theorem)라고 부른다.[1] 정리 자체는 매우 직관적이고, 수학에서 나오는 귀류법을 생각해보면 쉽게 이해될 수 있다. 만약 자원의 배분이 이루어졌을 때 그 배분이 파레토 최적이 아니라면, 사람들은 서로간에 거래를 해서 양쪽 당사자들의 후생을 모두 증진시킬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다. 시장경제에서는 이런 기회들이 모두 사라진 뒤에야 균형이 이루어지게 된다.[2]

하지만 불행히도 여기서 끝이 아니다. 시장이 '청산'되어 더 이상 거래할 기회가 없어지는 그런 파레토 최적인 분배상태들은 매우 많이 존재한다. 거래를 시작하기 이전에 경제주체들 간에 어떻게 자원이 나누어져 있었는가에 따라 거래 이후에 실현되는 분배상태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런 모든 거래 이후의 분배상태들 중에 어떤 것이 더 좋은지에 대해서 파레토 최적의 개념은 더 이상 도움을 주지 못한다.

각주

  1. 참고로 '후생경제학 제2정리'(Second welfare theorem)는 그 역방향의 주장이다. 즉, 모든 파레토 최적인 분배상태들은 어떤 초기자원배분에 이어서 거래를 허용함으로써 실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2. 시장실패의 개념은 가격 메커니즘 만으로는 효율적인 자원배분을 가져오지 못하고 파레도 최적을 달성할 수 없다는 개념에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