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두부

개요

마파두부는 중국 요리계통 중 사천 지방의 대표적인 음식이다. 그렇지만 중국 어느 지역을 가더라도 마파두부를 취급하는 가게를 반드시 발견할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 되어있다. 조리가 간편하고 가격도 매우 저렴한 편이라 서민들이 부담없이 즐겨 먹으며, 중국향 때문에 고생하는 한국인들도 대개는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는 요리이다.

주 재료는 두부, 고추, 두반장(※라떠우반장), 다진 돼지고기, 산초(※화자오 및 마자오)이다. 중국에서 두부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연두부에 가까운 것을 사용하며[2], 눌러붙음을 방지하기 위해 고추기름을 잔뜩 써서 좁은 그릇에 담으면 기름기가 얇게 층을 이룰 정도로 기름지다. 또한 중국어로 肉은 돼지고기를 가리키기 때문에 돼지고기를 쓰지만 본래 소고기를 쓰는 요리였다 한다. 간단한 조리방법에 비해 웍을 두르는 실력이 상당히 중요하게 작용되는데, 웍을 서투르게 두르면 두부가 다 으깨져서 마파죽(...)이 되어버리기도 한다.

대량생산, 대량공급이 용이한 점을 들어 급식(사내식당 등)메뉴로도 흔히 이용되는 편이다. 이는 중국 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에서도 해당되는 사항이다.

유래

일반적으로 "천선푸(陈森富)의 아내인 류(刘)씨 할머니(=진마파)가 운영하는 허름한 밥집에서 노동자들이 가져온 두부와 기름으로 대충 만들어주던 요리에서 시작했다"라고 알려져 있다. (현재 공식 원조집이라 알려진 천마파두부(陈麻婆豆腐)의 주장이다.) 이 부분의 이설(異說)이 굉장히 많아서 할머니가 아니라 아름다운 여인(=陳巧巧, 진교교)이었다는 이야기, 마마[3]를 앓고 난 곰보자국이 있어서 마파라는 이야기, 노동자의 리퀘스트가 아니고 반대로 남편을 여의고 혼자 가게를 운영하던 부인(=진(陳)씨 아내)이 안쓰러워 보낸 구호물자로 만든 요리라는 설 등이 그러하다. 이를 모두 종합해보면 과거 청두지방에 살던 류씨 가문에[4] 차오차오(巧巧, 교교)라는 딸이 있었는데, 얼굴에 곰보가 나서 혼인을 못하던 사이 어렵사리 천선푸라는 청년과 결혼하게 되었으나, 그만 먼저 세상을 떠나고 말아 갑작스레 미망인이 된 천차오차오는 친척과 함께 생계를 위해서라도 밥집을 열어야 했고, 이를 안타까이 여긴 사람들이 애용하게 되면서 마파두부의 전설이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여튼간 리퀘스트 요리에서 시작했다가 나중에는 아예 정식메뉴로 승격되었는데, 이때 이 요리의 명칭은 陳巧巧姑嫂豆腐烹調(첸차오차오구사오더우푸펑탸오, 진교교네 시누이-올케식 두부요리)이었다고 한다(...) 마파두부라는 명칭은 훗날 할매가 세상을 떠난 후 단골손님들이 아쉬워하여 '그 마파(할매)네 두부'라는 애칭을 붙여준게 기정 공식화 된 것.

최초의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유채씨기름(채종유)을 달구어 고춧가루를 넣고 향을 낸다. 거기에 소고기 다진것과 두치(두고)[5]를 넣고 잠깐 볶다가 두부를 넣고 물 약간을 넣어 끓인다. 장[6]으로 간을 한 다음 마지막에 화자오를 넣어준다.'[7]

본래 지역색이 강한 향토음식이었는데 중일전쟁 당시 국민당이 수도를 난징(남경)에서 충칭(중경)으로 임시천도, 이때 쓰촨지방으로 몰려온 사람들이 마파두부를 접하고 고향에 돌아와 그 맛을 퍼트리며 처음 널리 알려졌다. 이후 매운맛을 좋아한 마오쩌둥[8]의 버프로 '마라두부(麻辣~)'라고 개명당할 뻔하기도 할 정도로 인지도가 올라가 중국 전역으로 유행을 탄 덕분에 지금의 대중적인 가정식(자창차이)의 지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앞서 잠깐 언급했지만 쓰촨성 청두(성도)에는 1862년에 개업한 陈麻婆豆腐(천마파두부)라는 가게가 있는데, 중국 정부 공식지정 노점포(中华老字号)중 하나로 인정받으면서 사실상 원조집이 되었다. 그 유명세만큼 가격도 마파두부 치고는 세다고 한다(...)

전파

한국의 마파두부

대개 급식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데 중국의 장류인 두반장 대신 고추장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두부를 최대한 부서지지 않도록 단단하게 밑준비하여 말 그대로 볶음 형태로 완성하는 경향이 있다. 대개 산초(초피)의 짜릿한 맛을 싫어하기 때문에 후추로 대체하거나 아예 넣지 않는다. 이렇게 조리된 마파두부는 중국것과 뭐가 비슷한지 모를 정도로 다른 음식이 되는 일이 부지기수이다.

중국집 요리부 메뉴의 필수요소로 올라오지만 요리로 주문하기 보다는 마파두부밥(덮밥)의 형태로 먹는 방식이 보편적이다. 그 중국집 조리장들의 취향에 따라 마파두부의 모양도 가지각색이라 어떤건 정말로 중국식 마파두부와 거의 흡사한 모습을 하고 있지만 어떤건 느끼한 두부볶음같은 것이 오기도 한다. 모르는 사람들은 중국집에서 두부를 굳이 누가 시켜먹기는 할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겠지만 의외로 인기가 있다.

2018~2019년에 들어 '마라맛'을 가진 마라탕마라샹궈가 크게 유행하게 되자, 원본은 똑같은 마라맛인 마파두부 또한 서서히 재조명을 받고 있다. 본격 마라맛이 들어간 마파두부는 마라맛 유행 이전에 유행한 양꼬치를 취급하는 가게에서 서브메뉴로 제공하는 것이 거의 전부였는데, 그 직후에 중국 유학생의 급증에 따라 대학가 중심으로, 이들을 상대로 한 중국 가정식집이 안착하였고, 같은 시기에 그걸 접한 한국인 대학생을에 의해 본격적으로 유행이 번져나가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재대로된 것을 맛보고 싶다면 한국식 중화요리점 이나 구내식당 음식, 즉석식품류는 피하고 차이나타운에서 중국 현지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에서 먹어야 한다.

일본의 마파두부

일본에서 마파두부는 볶음밥과 함게 중국집 필수 메뉴로 자리잡혀있다. 1952년 천졘민(陳建民. 중국 천마파두부의 그 가문이다.)이라는 조리사지망생이 요리를 배우기 위해 중국 각지를 돌던 끝에 일본으로 왔다가 그곳에서 양식집을 운영하던 일본인과 결혼, 귀화하여 도쿄 신바시에 사천식 밥집을 차리면서 본격적으로 알린 것이 최초이며, 이를 통해 전파되었다고 전해진다. 그런 영향인지 한국보다는 다소 중국식 마파두부에 근접한 조리법이 대부분이긴 하나(포교자인 천졘민 또한 중국식에 가까운 스타일을 고집했다.) 일본인 입맛에 맞춰가는 과정에서 변형되어 약간의 차이가 있다.

초기에는 한국처럼 최대한 단단한 두부(일본어로 木綿豆腐(목면두부)라고 한다.)를 데쳐서 더욱 단단하게 만든 후 약간의 기름을 넣어서 조리했다. 그러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중국처럼 부드러운 연두부를 사용하는 추세고, 들어가는 기름(라유)의 양 또한 무지막지하게 늘어서 볶을때와 마무리용으로 2번이나 넣는지라 한국식은 몰론, 중국식도 능가하는 기름진 마파두부가 나오기도 할 정도이다.

다만 중국 및 한국과 큰 차이점은 산초/초피(麻)는 넣어도 맵지(辣)는 않게 만드는 점[9], 그리고 육수를 많이 붓고 전분물을 풀어 걸쭉하게 만드는 조리법을 선호[10]하는데, 무조건 밥과 함께 먹는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앙카케(あんかけ)라고 한다.) 그 결과, 대부분이 묵직하면서 달달한 맛이 되었다. 시중에 유통되는 마파두부 소스를 살펴보면 정석에 가까운 것도 있지만, 고추를 줄이고 간장과 첨장, 굴소스 등을 늘린 단맛(甘口) 마파두부나 아예 두반장 대신 굴소스만을 쓴 광동식(?) 마파두부, 역시나 두반장 없이 웨이파를 베이스로 한 백(白) 마파두부 같은 기묘한 것도 유통되고 있다.

덤으로 일본식으로 마개조된 것으로 마파가지(マーボー茄子), 마파카레(マーボーカレー), 마파야키소바(マーボー焼そば) 등이 있다.

같이 보기

각주

  1. 중국어는 '포(뽀)', 일본어는 '보'라고 읽는다. 일본어에서 婆는 '바'로 읽지만 중국어에서 가져온 단어라 '보오'라고 읽는다. 왜 '포'가 아닌지는 현지인들도 다소 의문인 듯.
  2. 일본의 키누고시(絹ごし)와 가장 비슷한데, 한국에선 대략 찌개두부를 그냥 사용하면 얼추 비슷한 식감이 나온다.
  3. 호환마마의 그 마마.
  4. 온(溫)씨 가문이라는 설도 있다.
  5. 콩을 발효시켜 만든 청국장 비슷한 걸 말린 것. 중국에선 주로 볶음에 사용한다.
  6. 간장두반장. 사실상 이때의 두반장은 한국의 된장과 같다고 보면 된다.
  7. 원문은 중국어판 위키에 올라온 料特色是用芥花籽油和黃牛肉。烹飪手法是先在鍋中將一大勺菜油煎熟,然後放一大把辣椒末,接著下牛肉,煮到乾酥爛時再下豆豉。再來放入豆腐,稍微加水並鏟幾下調勻,最後蓋上鍋蓋用小火將湯汁收乾,起鍋前再灑上花椒末。인데, 출처가 적혀있지 않아서 사실인지는 불명이다.
  8. 마오쩌둥은 후난 성 출신인데 후난 지역의 요리가 쓰촨 음식보다도 매운 편이다. 특히 라(辣)의 맛은 후난 요리가 더 강하다. 여튼간 이런 마오쩌둥의 입맛 덕분에 수많은 쓰촨/후난 요리가 중국 전역에 퍼져나갈 수 있었다고 여겨진다.
  9. 몰론 컬트적인 인기로 인해 최대한, 무진장 맵게 만드는 경우도 있긴 하다만 진심으로 맵게 만든 중국식에 비하면 상대가 안 되는 정도.
  10. 중국에서 전분물을 푸는 것은 중간에 식지 말라고 하는 처리법인 만큼, 전분물을 그다지 많이 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