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

아일랜드의 블라니 성에 있는 지하감옥

던전(Dungeon)은 사전적인 의미로는 '지하감옥'을 뜻하는 영단어다. 판타지 장르 및 게임에서는 괴물이 사는 소굴을 뜻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어원[편집 | 원본 편집]

던전의 어원을 더듬으면 지하감옥과는 정반대로, 원래 의 핵심부인 킵(Keep)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군주를 의미하는 라틴어 도미누스(Dominus)에서 유래한 옛 프랑스어가 바로 동종(Donjon)이다. 이러한 던전은 전투용의 기능성에 충실했는데, 그 때문에 견고하고 처럼 높았으며, 하부에는 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창문이 없었다.

시대에 지나면서 지배자가 기거하는 성은 요새적인 기능보다는 미적 감각에 치중하게 되었고, 기존의 킵은 그 튼튼한 구조 덕에 죄수를 가두기 위한 감옥으로서 사용되었다. 이게 발전되어서 성의 지하에 만들어지는 납골당이나 감옥, 고문실 등도 던전이라고 지칭하게 되었다.

판타지와 게임에서의 던전[편집 | 원본 편집]

판타지와 각종 게임(주로 롤플레잉 게임)에서 '던전'이라는 말은 괴물(몬스터)들이 거처로 삼고 있는 소굴, 또는 보물이 잠들어 있는 미궁 등을 지칭하는 용어가 되었다. 판타지게임에서 말하는 던전은 반드시 원래 뜻처럼 지하감옥만 뜻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인 동굴과 건물을 모두 아우르는 명칭이다.

입구와 출구가 있는 닫힌 공간이며 위험과 보상이 있으면 전부 다 던전으로 부른다.

이러한 던전의 원형은 그리스 신화의 영웅 테세우스 이야기에서 찾아볼 수 있다. 테세우스가 쓰러뜨린 크레타의 소머리 괴물 미노타우로스가 갇혀 있는 미궁은 실로 던전의 전형적인 예다. 강력한 괴물, 지혜를 쓰지 않으면 빠져나올 수 없는 미로라는 점에서 던전의 조건을 만족시키고 있다.

이렇게 던전을 탐험하고 보상을 쟁취하는 과정을 중점에 두는 판타지를 소위 '던전 판타지'라고 한다. 판타지의 서브장르 중에서도 테이블탑 롤플레잉 게임(TRPG) 《던전스 앤드 드래곤스》부터 시작된 유서 깊은 장르로, 현대에도 수없이 변주되고 있다. 특히 컴퓨터 게임에서는 이래저래 던전 판타지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던전 판타지 작품[편집 | 원본 편집]

비유적 의미[편집 | 원본 편집]

구조가 복잡하고 출구가 여러 개로 나눠진 지하상가나 지하통로를 던전에 비유하기도 한다. 특히 지하상가의 규모가 크고, 유동인구와 입점한 상가가 많을수록 초행자는 방향감각을 잃어버려 영영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전설이 있다는 듯. 대한민국의 경우 부평역과 연계된 지하상가[1]가 던전으로 유명하며[2] 여기에는 무려 1번부터 31번까지 출구가 존재한다. 반월당역 또한 자체적으로 보유한 출구만 23개에 달하는 던전. 코엑스 또한 엄청난 규모의 지하상가로 인해 던전에 비유되며, 지하가 아니지만 용산전자상가도 상가 건물 안의 좁은 복도를 따라 수십개의 업체들이 밀집해 있어서 이른바 용던(용산던전)으로 불리곤 한다.

해외의 경우 이 분야의 본좌는 단연코 이용객수 세계 1위를 자랑한다는 일본 도쿄신주쿠역이다. 출구만 200개가 넘으며, 지하통로가 미로처럼 각 역들을 이어주고 있다.

이외에 웹상에서 누군가가 광역 어그로를 끌어 논쟁이 불이 붙어서 시끌시끌해지는 경우를 두고 던전이 열렸다고 표현하는 인터넷 밈도 있다. 이런 경우는 구조가 복잡해서가 아니라 던전에는 몹이 출몰한다는 것에 착안해 어그로를 끈 사람을 몹이나 보스 몹 등에 빗대서 발생한 표현이다.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부평역 자체는 출구가 8개로 평범한 수준이나, 이와 연계된 지하상가의 규모와 복잡함이 압도적이다.
  2. 초행길 관광객들 길잃고 ‘우왕좌왕’… ‘공포의 미로’ 악명, 경기일보, 2015년 9월 3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