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DW

FN P90으로 무장한 오스트리아 특수부대

PDW(Personal Defense Weapon, 개인 방호 무기)는 기관단총소총의 장점을 취합하여 개발된 을 일컫는다. 구분 포인트는 기관단총만큼 크기가 작아 휴대성이 좋고 연사력이 높으면서 관통력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소총탄처럼 탄두가 뾰족한 전용 고속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등장 배경[편집 | 원본 편집]

FN P90에 사용되는 5.7×28mm 고속탄
러시아의 PP-2000

PDW라고 구분하는 무기 체계가 등장한 시점은 냉전이 한창이던 1980년대로 보는 편이다. 물론 이전부터 소총보다 길이가 짧은 카빈이나 근거리 화력을 위해 고안된 기관단총이 존재하긴 했지만, 전차나 장갑차, 군용차량 승무원들 혹은 후방 지원을 담당하는 기행부대 비전투 요원들에게는 소총을 단축시킨 카빈조차 거추장스러운 물건이었고, 권총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은 근거리에서 방탄복을 착용했거나 경장갑 차량에 탑승한 적군을 상대로는 확실한 저지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점이 지적되었다.

또한 현대전은 과거에 비해 개인 보병 간 교전거리가 짧아졌고, 특히 2000년대 이후로 주요 전쟁이 시가전 위주로 진행되는 특성 상 근거리 교전 능력이 강조된다. 그런 교전에서 기관단총은 많은 장탄수와 빠른 연사력에다 사거리는 짧지만 대신 소총, 기관총보다 크기가 작고 가벼우며 근거리 교전에선 낮은 위력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러한 기관단총의 입지를 막아버리는 방탄복의 등장으로 인해 방탄복에 대응이 되지 않는 기관단총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권총탄을 쓰기 때문에 사거리와 관통력이 확연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태생적인 한계로 소총탄도 방호가 가능한 고등급 방탄복으로 무장한 적군을 상대로 유의미한 피해를 줄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게다가 권총탄은 탄속이 느려서 소총탄에 비해 관통력도 낮은 편이다. 이런 이유로 기관단총의 역할을 대신 할 만한 새로운 무기의 등장이 대두되었고 이것이 현대전에서 PDW가 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PDW의 개념을 현실화한 무기로는 1990년대 등장한 FN P90을 시초로 보는 편이다. P90은 불펍식 설계를 적용하여 충분한 총열 길이를 확보하였고, 여기에 탄두가 소총탄의 그것과 유사한 뾰족한 모양의 전용 5.7×28mm탄을 개발하여 적용하였다. P90은 전체적으로 크기를 줄여 장갑차전차 등 좁은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승무원들의 행동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근거리에서 충분한 화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설계가 적용되었고, 총몸 상부에 결합되는 탄창에는 무려 50발의 탄약을 장전할 수 있다. 여기에 완벽한 양손 제어가 가능하며 기존 권총탄을 사용하는 기관단총에 비해 근거리에서 적의 방탄복을 관통할 수 있는 고속탄을 적용한 것.

2000년대 들어서 독일헤클러 운트 코흐사가 개발한 H&K MP7은 P90의 직접적인 라이벌이며, 불펍식에 미래지향적인 디자인을 내세우는 P90에 비해 전통적인 형태의 디자인을 갖추고 권총 손잡이에 결합 가능한 박스형 탄창을 적용하였다. P90과 마찬가지로 전용 고속탄인 4.6×30mm를 사용하며,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미군 특수부대 네이비 씰 작전팀이 부무장으로 활용하여 유명세를 타기도 하였다.

러시아에서도 2000년대 초반, PP-2000이 PDW 개념으로 개발되어 보급되었는데 이 무기는 서방제와 다르게 기존 권총탄인 9mm 파라벨럼을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이 무기는 서방의 PDW 개념에 완벽히 부합하지는 않지만 권총보다는 연사력과 장탄수가 월등하게 우수하면서 기관단총보다 작은 크기로 특수부대 요원이나 승무원들의 근접 방호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PDW에 대응한다고 볼 수 있다.

현실[편집 | 원본 편집]

PDW의 개념 자체는 근거리에서 가장 확실한 화력을 발휘하는 무기로서 명확하지만, 현실은 PDW를 일반 병사들에게 제식으로 대량 보급하는 국가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으로 요약할 수 있다. PDW가 일반적인 군대에서 제식으로 대량 채용되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과 같다.

  • 전용 고속탄 사용으로 인한 보급체계의 불리함
    P90이나 MP7 등 대표적인 서방제 PDW는 모두 전용 고속탄을 사용한다. 이는 근거리에서 관통력을 극대화하여 방탄복을 착용한 상대에게 확실한 피해를 입힌다는 개념에 부합하는 시도이나, 반대로 기존 제식무기들이 사용하는 탄약들과 호환성이 없다. 또한 대다수 군에서는 사실상 부무장 수준의 무기를 위해 기존 보급체계에 변화를 줘야할 정도로 투자할 매력이 없다고 느끼게 된다.[1] 러시아의 PP-2000은 기존 권총탄의 표준인 9mm 파라벨럼을 사용하도록 개발되었기 때문에 이러한 문제에서 자유로운 편.
  • 대량 생산의 어려움으로 인한 단가 상승
    군에서 대량으로 제식 채용을 꺼리는 이유로 인해 총기나 탄약 제작 단가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기 어려워 구매 단가가 낮아지기 어렵다.

상술한 2가지 원인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내면서 PDW는 경찰 등 사법기관, 경호원[2]특수부대 위주로 소량 구매가 주를 이루는 편이다. 민간 시장에서도 특히 기존 탄약들보다 월등히 비싼 전용 고속탄의 가격으로 인해 크게 환영받는 물건은 아니며 특히 높은 연사력을 특징으로 한다는 점에서 총기 규제에 걸리기 쉬워[3] 더욱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목록[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전용탄을 위해 보급체계를 변화시키느니 차라리 기존 소총탄을 사용하면서 길이를 더욱 단축시켜 휴대성을 높인 단축형 소총(Micro-AR)을 채택하는게 더 싸게 먹힌다.
  2. 사복을 착용하는 경호원들 특성상 컴팩트한 크기의 PDW는 외부에 노출시키지 않으면서도 상황 발생시 확실한 위력을 보여줄 수 있어 매력적인 무기이다. 대한민국 대통령 경호실 요원들이 MP7을 사용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기도 하였다.
  3. 민수 시장이 가장 활성화된 미국에서도 자동소총조차 민수용으로 판매하려면 연사 기능을 제거해야하는 규제가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