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항로

지구에서 동아시아와 서유럽·미국 동부 지역을 잇는 직선을 그어보면 북극을 지나간다. 세 지역은 지구에서 사람이 많이 붐비고 경제활동이 활발히 일어나는 지역으로 지역간 교류도 잦다. 그런만큼 아시아와 서구를 가장 빠르게 이어주는 북극 항로에 대한 가치는 매우 높지만, 상공에서나 해상에서나 이런저런 장애물로 인해 북극 항로의 개척이 늦었다.

항공[편집 | 원본 편집]

북극 항로의 열쇠는 시베리아다. 캐나다는 원래 서방 국가여서 자유롭게 통과할 수 있었거니와 미국 서부에서 출발해도 그다지 북극에 닿지 않기 때문이다.

상공의 북극 루트가 본격적으로 개척되기 시작한 것은 1986년 페레스트로이카 이후다. 동서 냉전 시절에는 소련이 서방 항공기의 공역 통과를 금지했고, 이에 따라 동아시아 ↔ 구주·미주 항로를 직선으로 낼 수 없었다. 빙빙 돌아가다보니 항공기 기술에 비해 항로 길이가 더 길어서 테크니컬 랜딩이 비일비재했다. 소련 영공을 제외한 상태의 가장 짧은 루트는 앵커리지 경유편(유럽행 포함)이었으며 한적한 알레스카가 항공기로 붐비는 이유였다.

페레스트로이카 이후 서방 항공사와 소련간의 협약이 진행되어 시베리아를 지나갈 수 있게 되면서 빙빙 돌던 노선들이 대거 북극 항로로 바뀌었다. 물론 하늘길은 날씨와 바람에 따라 변하는지라 제트기류를 탈 수 있을 때는 꼭 북극 항로를 이용하진 않는다.

북극 하늘길은 한 가지 문제가 있는 데, 우주방사선의 피폭 정도가 일반 항로에 비해 높다. 극지방이 지구 자기장의 극점에 해당하는지라 이쪽으로 우주방사선을 만들어내는 각종 태양풍 전리입자들이 집중되어 몰려오기 때문에 순항고도까지 우주방사선이 쉽게 뚫고 들어오는 것이다. 통상 1회 통과마다 엑스레이 1회 촬영 수준의 방사선을 쬔다고 알려져 있으며, 연간 수백 회의 비행을 하는 승무원은 이 발병하기도 한다.

해양[편집 | 원본 편집]

그다지 걸리적 거리는 게 없는 상공과 달리 해상은 조금 이야기가 다른데, 빙하가 뱃길을 물리적으로 가로막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빙하 규모가 계속 축소되고 있어서 여름에는 별 문제없이 다닐수 있는 수준까지 왔다. 다만 이 수역을 공해로 두어야 할지, 영해로 두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하다. 북극해와 맞닿고 있는 캐나다는 영해로 두어야 통과료를 걷어서 북극해 구조대 운용을 할 수 있다고 하며, 극 지역은 혹독한 기후로 사람이 살지 않기 때문에 구조대를 두려면 비용을 따로 써야 한다는 입장이다.

러시아는 쇄빙선 임무를 대행해 주면서 적극적으로 북극 항로 개척에 매진하고 있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