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야알못도 쉽게 알 수 있는 야구: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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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다시 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왜? 테이블 세터진은 내보내서는 안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1번 타자와 2번 타자의 역할을 알 필요가 있다.
그럼 다시 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왜? 테이블 세터진은 내보내서는 안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1번 타자와 2번 타자의 역할을 알 필요가 있다.


1번 타자는 '리드오프'라고 해서 출루하여 말 그대로 공격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선구안이 좋아야하고 타율과 출루율도 높아야 한다. 거기에 발이 빨라 도루 능력이 있어야한다. 물론 최근에는 '공격형 리드오프'라고 해서 강타자를 1번에 배치하는 경우도 있다.
1번 타자는 '리드오프'라고 해서 출루하여 말 그대로 공격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선구안이 좋아야하고 타율과 출루율도 높아야 한다. 거기에 발이 빨라 도루 능력이 있어야한다.  


2번 타자는 출루율도 높아야겠지만, 번트 등의 작전 수행능력과 도루 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2번 타자는 출루율도 높아야겠지만, 번트 등의 작전 수행능력과 도루 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타자들을 주자로 내보냈다가는 투수는 지금 상대해야 할 타자 뿐 아니라 발 빠른 주자들이 언제 도루를 할 지 몰라 제대로 투구 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절대로 투수는 테이블 세터진을 내보내서는 안된다.
이런 타자들을 주자로 내보냈다가는 투수는 지금 상대해야 할 타자 뿐 아니라 발 빠른 주자들이 언제 도루를 할 지 몰라 제대로 투구 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절대로 투수는 테이블 세터진을 내보내서는 안된다. 또한 클린업 트리오라면 투수들이 홈런을 두려워해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곳에 볼질을 하게 되지만, 장타력이 적은 테이블 세터는 홈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타자이므로 정면승부를 하게 되고 볼넷이 적게 나온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테이블 세터는 클린업 트리오보다 출루율이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테이블세터의 매우 클래식한 특성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야구이론이 발달하여, 테이블 세터 타자들의 특성도 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발빠르고 작전 능력이 좋은' 타자가 아닌 '장타력이 좋고 주루도 어느정도 괜찮은' 올라운더형 타자들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상적인 득점 공식'은 1. 테이블 세터들이 출루를 해서 루상에 주자들을 모아놓고 2. 클린업 트리오가 쓸어담는다는 형태였다. 이러한 야구관에 의하면 홈런을 빵빵 때리는 타자를 1번이나 2번에 박아두는 것은 바보짓이다. 왜냐하면 1번타자가 홈런을 때리면 1점이지만, 루상에 주자가 있다면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힘 좋은 타자를 앞 타선에 두는 것은 화력낭비가 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테이블 세터들의 출루를 막기 위하여 투수들은 악을 쓰고, 이에 클래식한 테이블 세터들의 출루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사태가 흔히 벌어졌다. 따라서 야구이론도 변화했는데, 테이블 세터의 출류을을 높이기 위해서 홈런 잘치는 강타자들을 테이블 세터에 배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수들은 홈런을 두려워해서 볼질을 하게 되고,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테이블 세터가 발이 너무 느려도 곤란하기에, 어느정도의 힘과 발을 다 갖춘 올라운더(이른바 호타준족) 타자들이 '새로운 테이블 세터 유형'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주자를 차곡차곡 쌓아두고, 강타자가 쓸어담는' 야구보다는 '닥치고 처음부터 홈런으로 두들겨패는' 야구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주목도를 더욱 올려주었다. 아시안 메이저리거 타자들 중에서 스즈키 이치로와 추신수가 바로 클래식한 테이블 세터와 {{ㅊ|뉴타입}} 신유형 테이블 세터의 차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KBO 리그에서는 야마이코 나바로가 최근 주목받는 '올라운더' 테이블 세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 클린업 트리오 ====
==== 클린업 트리오 ====

2015년 5월 23일 (토) 22:45 판

이렇게 쉬운 줄 알았으면 진작에 갈 걸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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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항목은 야구에 대해 문외한인 위키러들을 위하여, 베이징 유입들이야구를 잘 아는 사람들이 친절한 태도로 야구를 뜯어 먹여주는 집단연구 문서이다.

야구란 무엇인가?

야구를 아예 모르는 이들을 위해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투수라는 사람이 던진 조막만 한 야구공타자라는 사람이 배트를 휘둘러 들입다 때려 맞추는 종목이다.

야구는 두 팀이 하는 경기이다. 같은 필드에서 한 팀은 수비, 한 팀은 공격을 한다. 투수 및 야수는 수비측이고, 타자는 공격측이다. 투수가 던진 공을 타자가 잘 친 경우 타자는 배트를 버리고 주자가 되어 진루를 할 수 있다. 얼마나 잘 쳤느냐에 따라 1루까지, 2루까지, 3루까지, 혹은 홈까지 진출할 수 있다. 홈에 돌아온 경우 공격측의 득점이 된다. 홈까지 오지 못한 주자는 다음 타자가 얼마나 잘 쳤느냐에 따라 추가로 진루할 수 있고, 주자가 홈에 돌아온 경우 역시 공격측의 득점이 된다.

그러나 타자가 잘 못 친 경우, 예를 들어 배트를 휘둘렀지만 공을 치지 못한 것이 총 세 번이 된 경우(삼진 아웃), 공을 쳤지만 수비측이 공중에서 잡은 경우(뜬공, 플라이 아웃) 등의 경우 그 타자는 ‘아웃’된다. 또 주자도 아웃될 수 있다. 주자는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하는데, 1루에 있던 주자가 다음 타자가 공을 잘 친 줄 알고 2루로 질주하고 있다가 그 공이 뜬공이 된 경우를 생각해 보자. 이때 주자는 재빨리 방향을 돌려 1루로 복귀해야(=1루 베이스를 밟아야) 하는데, 그 전에 1루수가 공을 받으면 주자도 ‘아웃’된다. 이를 병살(더블 플레이)이라 한다.

한 경기는 9회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회마다 각 팀이 번갈아 한 번씩 공격 기회를 갖는다. 이를 이닝이라고 한다. 먼저 있는 이닝을 ‘초’라 하고, 나중에 있는 이닝을 ‘말’이라 한다. 즉 우리 팀이 ‘초’에 공격측이었다면, ‘말’에는 수비측이 되고, ‘초’에 수비측이었다면 ‘말’에는 공격측이 된다. 한 이닝은 세 번의 아웃이 있으면 종료된다. 이제 “야구는 9회 말 투아웃부터”라는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즉 모든 경기를 통틀어 마지막 공격기회라는 뜻이다. 9회 말까지 경기를 진행한 후 각 팀의 득점을 합산한 결과 점수를 많이 낸 팀이 승리하게 된다. 동점인 경우 규칙에 따라 연장전으로 갈 수도 있고, 무승부가 될 수도 있다. 반대로 너무 일찍 점수차가 크게 벌어진 경우 조기에 경기를 끝마치는 콜드 게임(called game cold game) 규칙을 둘 수도 있다.

타자는 1번 타자부터 9번 타자까지, 전략적인 순서로 짜여 타석에 들어선다. 투수의 경우 경기의 흐름에 따라 선발 투수, 불펜 투수, 마무리 투수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올라온다. 그리고 투수를 제외한 수비수들은, 각자 자신이 수비해야 할 범위를 정해놓고 특정한 위치에 서서 공이 오면 반응할 준비를 한다. 투수는 타자의 타이밍을 뺏어 원하는 결과를 이끌어내려 하고, 타자는 공을 때려 원하는 곳에 떨구려 한다. 서로의 승부욕과 연봉을 위해서. 물론 여기서 끝이면 미국의 국기(國技)로도, 대한민국 최고 인기 스포츠로도 발돋움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정도면 타자가 칠 만한 범위다!"라고, 야구하는 사람들이 전부 고개를 끄덕인 공간을 '스트라이크 존'이라고 한다. 투수의 공이 이 안으로 들어가면 스트라이크가 되는 것이다. 만일 타자가 망부석이라도 된 듯 배트를 꺼내지 않고 서 있다가, 세 번의 스트라이크를 허용하면 '삼진' 아웃이 된다. "타자가 삼진 아웃으로 물러납니다!"하는 캐스터의 멘트를 들어보았는가? 하지만 투수에게도 반대되는 패널티가 있어서, 스트라이크 존 안에 공을 던져 넣는 것을 네 번이나 하지 못하게 되면 오히려 타자를 1루로 내보내게 된다! 이를 '볼넷'이라 한다. 잠깐, 여기서 1루는 뭘까?

공을 치는 것, 혹은 볼넷을 얻어내는 것에 성공한 타자는 그 즉시 주자가 되어변신 매너 좀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그냥 도는 것이 아니고, 1루·2루·3루·홈 플레이트를 순차적으로 밟으며 돈다. 이 짓밟히는 네모들을 '베이스'라고 한다. 주자가 마지막, 홈 플레이트를 밟는 것으로 성공적인 여행을 마쳤다면 주자 쪽 팀의 득점이 인정된다. 참고로 타석과 홈 플레이트는 가까이 붙어있다! 야구에 집에서 출발해 집으로 돌아와야 하는 스포츠라는 간드러진 수식어가 붙은 것은 바로 그래서다. 그러나 모든 여행과 항해가 그렇듯이, 주자의 길에는 몇 가지 암초가 있다.

타자가 공을 맞히고 죽어라 뛰고 있는 상황. 투수를 비롯한 수비수들은, 타자를 아웃시키기 위해 글러브를 낀 손으로 날아오는 공을 잡으려 한다. 수비수가 바운드 없이, 포근하게 공을 잡아내면 타자는 즉시 아웃되면서 반시계 방향의 여행을 일찍 접게 된다. 하지만 땅에 한 번이라도 튕긴다면, 수비수는 귀찮은 허드렛일을 동원해 타자를 베이스 위에서 없애야 한다.

만일 타자가 친 공이 데굴데굴 굴러서 2루와 1루의 사이에 있는 '2루수'에게 도달했다고 치자. 타자는 지금 1루를 터전 삼고 살아가기 위해, 즉 1루를 밟기 위해 1루로 악착같이 뛰고 있다. 이때 공을 잡은 2루수는 어떻게 해야 할까? 2루수는 공을 들어서, 1루를 밟은 채 믿음직하게 서 있는 '1루수'에게 공을 던져야 한다. 이 예시처럼 그 베이스를 담당하고 있는 수비수에게 공을 던지는 것을 '송구'라 한다. 하지만 공을 잡은 수비수가 직접 베이스를 밟아도 된다! 즉, 글러브 안에 공을 담은 채로 주자가 목표하는 베이스를 밟아야 주자를 아웃시킬 수 있는 것이다.

타자를 내보내고 있는 팀, 즉 공격하고 있는 팀은 세 번의 아웃을 당하기 전까지 공격할 수 있다. 만일 투수 쪽, 즉 수비하고 있는 팀이 기가 막히게 잘 해서 순식간에 세 개의 아웃을 뺏어낸다면? 바로 이때 공수 교대가 되는 것이다. 서로 한 번 씩의 공격을 마친 것을 ''라 하며 프로 경기의 경우 홈 팀이 '말'에, 어웨이 팀이 '초'에 공격을 하게 된다. '9회 말 끝내기 만루홈런'이라는 말이 이제 이해될 것이다. 이렇게 양 팀이 9회까지 치른 후에(즉 서로 아홉 번씩 공격을 한 후에), 얻어낸 점수가 더 많은 팀이 승리한다. 물론 서로 스물일곱 차례의 아웃 카운트를 주고받고도 점수가 같다면, 연장전으로 돌입하거나 무승부가 된다. 이 경우 리그마다 규정이 다르다.

간단히 이야기 하자면 윷놀이 변형판 아닌가? 빽도 세번이면 아웃이고.

투수

투수의 보직

투수들의 분업화는 현대 야구가 발전을 거듭할수록 기본 중의 기본이 되어가고 있다. 선수들의 어깨를 완벽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또는 젊은 신성을 혹사시키다 망친 감독이라는 오명을 쓰지 않기 위해 이 땅 위의 야구인들은 오늘도 투수들의 역할을 나누어놓고 골머리를 앓는다.

선발 투수(Starting Pitcher, SP)

남자의 로망

1회부터 등판해 보다 긴 이닝을 책임지는 보직. 한 경기에서 대체로 5이닝 이상을 투구하지만, 누구에게나 휴식이 필요하듯 이들은 나흘에서 닷새 정도의 텀을 두고 주기적으로 출전한다. 사회인 야구의 경우에야 에이스 투수가 있다면 "오오!"하면서 막 굴릴지 몰라도(...) 프로에서는 이렇게 규칙적인 등판 일정을 맞춰놓는다. 이렇게 되면 그 선수에게 남는 책임은 단 두 가지, 등판 일자가 다가올수록 컨디션을 조절하는 것과 당일 올라와서 잘 던지는 것뿐이다.

그렇다면, 야구 초짜들의 시점에서 간단한 질문을 남겨보자. "걔가 안 올라오는 날에는 누가 던져?" 맞다. 그래서 한 팀에는 적어도 5명 이상의 선발투수들이 있으며, 이들의 순서를 정해놓고 돌리게 된다! 이걸 영포자도 쉽게 알 수 있는 영어로 '로테이션'(Rotation)이라고 한다. 사람이 하는 일들에 이 단어가 안 붙을 수가 없겠지만, 이것도 '대체로' 잘 던지는 선발 투수를 앞에 가져다 놓는다. 1선발, 2선발 하는 것은 이쪽 얘기다. 야구 팬과 만나서 이런 얘기를 듣게 된다면, 대충 "그 팀의 에이스구나."하고 지레짐작해주는 센스가 필요한 것이다.

이쯤에서 묻자. 선발 투수라는 보직은 얼마나 당도가 높을까? 일단 우리가 생각해볼 수 있는 이 보직의 장점은, 심리적인 안정감이다. 일단 자기가 언제 경기에 나설지 알고 있다. 다이아몬드 잔디밭이 불탈 때마다 뛰쳐나와 어깨로 공을 뿌려대며 진화해야 하는, 한마디로 등판 타이밍에 시종 신경을 곤두세워야 하는 불펜 투수들은 아마 이 점이 부러울 것이다. 인프ㄹ···. 아니, 돔구장이 별로 없는 대한민국KBO는 우천 시에 경기가 느닷없이 취소되는 등 걸림돌이 아예 없는 건 아니지만, 어쨌든 이 점은 선발 투수들만의 특혜라고 볼 수 있다. 여러분들은 아마 남의 변을 보는 건 역겹지만, 변기에서 일어나 고개 들어 자신의 변을 볼 적에는 역겨움은커녕 통렬한 기쁨과 따스한 허전함을 느껴보았을 것이다.(...) 선발 투수들도 그렇다! 진루해있는 주자, 즉 자신의 팀에게는 만도 못한 그들의 얘기다. 선발 투수들은 대개 자신들의 실수로 주자를 내보내고, 자신이 이들을 책임져야 할 의무를 진다. 왜 이게 다른 보직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장점인 것일까? 잘 치우든, 못 치우든. 자신의 똥을 치우는 것과 남의 똥을 치우는 것은 그 고됨과 역겨움에 있어서 무게감이 다르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들에게는 '뒤'가 있다. 이는 마치 적들에게 포위당했을 때 등을 맞댈 수 있는 동료가 있는 것과 같다. 만일 이들이 숙성된 똥을 야구장에 싸질러놓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내려온다면, 그 똥은 누가 치우나? 다음 투수들은 자신이 싼 것도 아닌데 똥을 포대로 치워야 하게 생긴 것 아닐까? 이 대목은 불펜 투수에 대한 얘기를 이어가면서 재차 주목해보도록 하자.

단점이 없는 것은 물론 아니다. 선발들은 선발들만의, 구원들은 구원들만의 고통이 있다. 저마다의 고충이 있고 외로움이 있다. 5명이라는, 한 팀에서의 한정된 자리를 놓고 그들은 1년 내내 경쟁해야 한다. 한 시즌 동안 등판 일자마다 딱딱 컨디션을 올려서 자신의 보직을 유지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는 "선발 투수들이 어떤 꿀을 발라먹는가?"에 집중해왔지만, 아까 서두에서 말했듯 한 경기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진다는 사실을 재차 끌어올 필요가 있다. 다른 보직의 경우 많아야 2이닝, 즉 여섯 타자를 넘겨 처리하지 않는다.(···가 정석이다.) 마무리의 경우 세 타자 정도만 끊어내는 것이 일반적으로 고착화되어가고 있다. 반면 선발 투수는? 마음가짐부터 6이닝은 먹어줘야 한다. 20명 가까운 타자를 상대해야 한다고 각오해야 한다. 불붙지 않은 어깨로,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이 별 모양인지 하트 모양인지도 모른 채 경기를 연다. 후술 하겠지만 타자의 경우, 상위 타순에 강력한 선수들이 배치된다. 경기가 속개되면서 투수 본인도 타자들에게 익숙해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타자들에게 적용된다. 이 와중에 체력은 점차 떨어진다. 여기까지 이르는데 맞닥뜨리는 몇 차례 위기들을 모두 막으려 전력투구하다 보면, 투구 수를 안배하는 것이 힘들어진다. 그들은 100m 단거리가 아닌 마라톤을 뛴다. 불펜 투수들은 한 이닝에 20개 이상의 투구를 소모해도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이들이 만일 한 이닝에 그만큼 던진다면 어떻게 될까? 선발들이 얼마나 버티느냐에 따라 다음 경기에 올라올 불펜들의 투구 수, 감독의 경기 운용 구상이 완전히 달라진다. 그들에게는 똥을 싸지 않을 책임도 있지만, 화장실의 청결함을 오래 유지해야 할 의무도 있는 것이다!(...)

고교 레벨에서 에이스 노릇하던 신인들, 혹은 프로에서 전업 계투로 활약하던 선수들도 이 보직으로 전업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 선수 개인의 익숙함 때문일 수도, 프로의 수준 때문일 수도 있다. 선발들은 우리가 시킨 치킨이 오기도 전에 경기가 막장으로 흘러가는 것을 막게 된다. 답이 없는 상황을 거스르기 위해, 차곡차곡 투구를 쌓아가는 모습에 우리는 희열하는 것이다.

구원 투수(Relief Pitcher, RP)

선발이 내려가면 교체되어 등판하는 투수들을 통칭한다. 불펜 투수, 릴리프 투수, 계투라고도 부른다. 흔히 스포츠에서 '선발 명단의 선수'가 아닌 '교체되어 투입되는 선수'는 속칭 '벤치 선수'라고 불리며 비주전이라는 뉘앙스를 주지만, 야구에서의 구원 투수는 그러한 선수들과는 전혀 다른 독특한 특성을 지닌다. 우선 프로야구 수준에서는 한명의 선발이 경기 하나를 통쨰로 책임지기가 굉장히 어렵다.

물론 경기의 질이 떨어진다면 투수 한명이 경기 하나를 통째로 책임지는 것도 흔히 일어나는 일이다. 흔히 야구를 처음보는 사람들이 프로야구를 보며 '공 100개쯤 던지는게 뭐가 힘들다고 저러지?'라고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동네야구 레벨이면 공 100개쯤 던진다고 그 사람이 탈이 나지는 않는다. 또한 과거의 한국 프로야구, 심지어 초창기의 메이저리그 역시도 투수 한명이 경기 내내 던지는 진풍경이 흔히 벌어졌으며 심지어 그런짓을 하고 다음날에 또 등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그러나 현대 프로야구에서는 이러한 일이 벌어지기가 어렵다. 극도로 단련된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프로 투수들은 온 몸을 비틀고 쥐어짜서 공을 던진다. 또한 공을 빠르게 던진다는 것은 곧 그 공의 압력을 자신의 몸으로 감당해야 한다는 것인데, 동네야구의 압력이라면 지금 이 글을 읽는 위키러들의 몸으로도 감당할 수 있지만 시속 140km를 넘어가는 프로야구 레벨에서라면 인간의 몸으로 감당하기가 굉장히 벅차게 된다.

따라서 동네야구와는 달리 프로야구에서는 '선발투수의 뒤에 등판하는 투수들'의 존재가 반드시 필요하게 되며, 이는 '벤치 멤버 = 비주전'이라는 다른 스포츠와는 전혀 다른 특성을 가지게 된다. 선발투수의 경우 대게 5~7이닝을 던지고 내려가게 되는데, 따라서 남아있는 2~4이닝은 구원 투수의 몫이 된다. 그러나 구원 투수는 '필요한 선수'이기는 하지만 '대우받는 선수'는 아니며, 많은 선수들이 기피하는 보직이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우선 몸 관리가 힘들다. 선발은 한 경기에 많은 공을 던질지언정, 등판 간격은 일정한 로테이션을 돌며 규칙성을 가진다. 따라서 '등판하는 날에는 무엇으로 컨디션을 조절할지, 등판 다음날에는 어떻게 휴식을 취할지, 등판 이틀 후에는 어떻게 몸을 관리할지' 등등을 계획적으로 설계할 수 있다. 그러나 계투는 변화하는 경기의 상황에 따라서 그때그때 투입되기 때문에 이러한 규칙성 자체가 없다. 따라서 컨디션과 건강을 관리하기가 굉장히 어렵다. 또한 선발이 흔들리면 몸을 풀고, 선발이 안정을 찾으면 다시 덕아웃에 들어가는 등의 상황 때문에 실제 기록상에 나온 것보다 훨씬 더 많이 몸을 쓰는 보직이다. 이를테면 선발인 A투수가 경기중에 5번의 있었고 B투수가 그때마다 몸을 풀었다고 가정해보자. 이렇게 될 경우, 설령 B가 그 경기에 등판하여 공 1개를 던졌더라도, 실질적인 투구수는 이를 아득히 초과하게 된다.

계투를 선수들이 기피하는 두번째 이유는 돈 문제이다. 제아무리 '필요한 존재'라고 한들, 계투는 시즌 전체로 본다면 선발보다 이닝수가 적을 수 밖에 없고 '객관적인 팀 공헌도' 자체가 엄연히 선발보다 떨어진다. 이는 세이버메트릭스[1]적으로도 증명이 되어있는 객관적 사실이다. 따라서 계투들은 당연히 선발보다 적은 금액으로 일할 수 밖에 없다. 또한 선발투수는 비상시에 계투로 뛰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지만[2] 계투는 선발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 때문에 비슷한 역량의 '선발투수 A'와 '불펜투수 B'가 있으면 구단은 '수틀리면 계투로도 쓸 수 있는' A를 당연히 선호하게 된다.

계투를 기피하는 세번째 이유는 명성 떄문이다. 물론 좋은 계투는 팬들의 사랑을 받고 메이저리그의 마리아노 리베라나 한국의 오승환처럼 이쪽 분야에서 전설 취급을 받는 선수도 있다. 그러나 팬들의 눈에는 적은 이닝을 띠엄띠엄 막아주는 계투보다는 한 경기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컨디션 좋은 날에는 전체를 책임지는 선발이 훨씬 화려하게 보인다. 당연히 인기 역시도 선발투수가 거의 독식하다시피 한다.

종합하자면 계투는 1. 부상이 심하여 선수생명이 짧고 2. 돈도 적게 받는데다가, 팀 공헌도가 적은 이유가 논리적으로 증명이 되어 있으며 3. 인기도 없다.

따라서 투수들은 대부분 계투자리를 싫어하며, 팀과 계약을 할때 '선발투수 보직을 보장해달라'는 식의 조건을 요구하는 투수도 많다. 때문에 신인투수들 역시도 인터뷰에서 "선발투수가 되고 싶습니다"라는 인터뷰를 많이 하며, "훌륭한 불펜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는 식의 인터뷰를 하면 별난 녀석 취급을 받는다(...)

중간 계튜

야구계의 3D 업종. 계투중에서 마무리 투수를 제외한 투수들을 일컫는다.

마무리 투수(Closer)

계투중에서 그나마 대우를 받는 직종. {{ㅊ|물론 선발보다는 당연히 열악한 대우를 받는다} 이름에서 알 수 있다시피 경기를 마무리짓는(close하는) 투수이다. 그러나 경기의 마지막이라고 반드시 등판하는 것은 아니며, '팀이 근소한 점수차로 이기고 있을시'[3] 경기의 마지막 이닝에 주로 등판한다. 주로 계투 중에서 가장 기량이 뛰어난 선수가 이 보직을 맡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우선 첫번째로 '근소하게 이기는 경기의 마지막 이닝'(간단히 마무리 이닝이라고 하자)은 공을 던지는 투수 입장에서는 굉장한 중압감을 느끼며 이를 이겨낼 수 있는 '강한 정신력의' 선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게임 같은 경우에서라면, 최고의 불펜 투수는 변화하는 경기 상황에 따라서 '박빙이다'고 판단되는 순간에 융통성있게 투입하면 되겠지만, 현실의 인간은 감정을 느끼는 동물이다. 따라서 이런식의 경기 운용을 해서 불펜의 에이스를 사용한다면, 정작 마무리 이닝에서는 그저그런 계투가 등판하여 중압감으로 경기를 말아먹는 사태가 발생하게 된다. '불펜의 에이스'를 이리저리 굴려대다가 마무리 이닝에서 역전을 당할바에는, 차라리 '불펜의 에이스'를 마무리 이닝에만 한정해서 투입하는게 효율적인 선택이 된다. 즉 언뜻 생각하기에는 '7회이든 8회이든 9회이든 연장이든, 최고의 위기가 왔을때 불펜 에이스를 투입해야 하는거 아니야?'라는 의문이 들겠지만, 야구가 사람이 하는 스포츠인 이상 최고의 위기는 곧 마무리 이닝에 많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두번째 이유는 마무리 이닝에서의 역전패는, 곧 다음 경기에서의 팀의 사기와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야구는 굉장히 정적인 스포츠이고 따라서 흔히 말하는 '멘탈'이 매우 중요한 승부의 변수가 된다. 그런데 마무리 이닝에서 역전패를 하게 된어 속칭 '멘탈붕괴'가 일어날 경우 다음 경기, 경우에 따라서는 다다음 경기에도 영향을 끼치며, 최악의 경우 연패의 씨앗이 되기도 한다. 이런 일을 막기 위해서, 마무리 이닝에는 최고의 불펜투수를 투입하게 되는 것이다.

상기한 이유들로 인해서 현대 프로야구는 마무리 이닝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불펜 투수를 필요로 하게되며, 이를 마무리 투수라고 부른다.


타자

타순에 따른 역할

테이블 세터

테이블 세터는 말 그대로 '밥상을 차려놓는' 역할을 한다. 1번 2번 타자를 주로 테이블 세터진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어떻게든 출루를 해 3~5번 클린업 트리오가 타점을 내게 도와주는 것이다.

이렇게 적고 보면 "아! 내가 응원하는 팀의 테이블 세터진은 출루율이 높겠지?"라고 생각 할 수 있으나, 정작 테이블 세터진의 출루율은 낮은 경우가 많다. 왜 그럴까?

왜냐하면 테이블 세터진은 상대 팀 입장에서는 절대로 내보내서는 안되는 타자들이기에 무슨 수를 써서든 아웃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럼 다시 또 이런 생각이 들 수 있다. 왜? 테이블 세터진은 내보내서는 안되는 것일까? 이 의문을 풀기 위해서는 1번 타자와 2번 타자의 역할을 알 필요가 있다.

1번 타자는 '리드오프'라고 해서 출루하여 말 그대로 공격을 '리드'하는 역할을 해야한다. 그렇기에 선구안이 좋아야하고 타율과 출루율도 높아야 한다. 거기에 발이 빨라 도루 능력이 있어야한다.

2번 타자는 출루율도 높아야겠지만, 번트 등의 작전 수행능력과 도루 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런 타자들을 주자로 내보냈다가는 투수는 지금 상대해야 할 타자 뿐 아니라 발 빠른 주자들이 언제 도루를 할 지 몰라 제대로 투구 하기 힘들어진다. 그렇기에 절대로 투수는 테이블 세터진을 내보내서는 안된다. 또한 클린업 트리오라면 투수들이 홈런을 두려워해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곳에 볼질을 하게 되지만, 장타력이 적은 테이블 세터는 홈런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타자이므로 정면승부를 하게 되고 볼넷이 적게 나온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테이블 세터는 클린업 트리오보다 출루율이 떨어지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이다.

지금까지 설명한 것은 테이블세터의 매우 클래식한 특성들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면서 야구이론이 발달하여, 테이블 세터 타자들의 특성도 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특징은 '발빠르고 작전 능력이 좋은' 타자가 아닌 '장타력이 좋고 주루도 어느정도 괜찮은' 올라운더형 타자들을 선호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이상적인 득점 공식'은 1. 테이블 세터들이 출루를 해서 루상에 주자들을 모아놓고 2. 클린업 트리오가 쓸어담는다는 형태였다. 이러한 야구관에 의하면 홈런을 빵빵 때리는 타자를 1번이나 2번에 박아두는 것은 바보짓이다. 왜냐하면 1번타자가 홈런을 때리면 1점이지만, 루상에 주자가 있다면 더 많은 득점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힘 좋은 타자를 앞 타선에 두는 것은 화력낭비가 된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다시피 테이블 세터들의 출루를 막기 위하여 투수들은 악을 쓰고, 이에 클래식한 테이블 세터들의 출루율은 오히려 떨어지는 사태가 흔히 벌어졌다. 따라서 야구이론도 변화했는데, 테이블 세터의 출류을을 높이기 위해서 홈런 잘치는 강타자들을 테이블 세터에 배치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투수들은 홈런을 두려워해서 볼질을 하게 되고, 테이블 세터의 출루율을 올릴 수 있다. 물론 테이블 세터가 발이 너무 느려도 곤란하기에, 어느정도의 힘과 발을 다 갖춘 올라운더(이른바 호타준족) 타자들이 '새로운 테이블 세터 유형'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다. 또한 '주자를 차곡차곡 쌓아두고, 강타자가 쓸어담는' 야구보다는 '닥치고 처음부터 홈런으로 두들겨패는' 야구가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 밝혀지면서, 그 주목도를 더욱 올려주었다. 아시안 메이저리거 타자들 중에서 스즈키 이치로와 추신수가 바로 클래식한 테이블 세터와 뉴타입 신유형 테이블 세터의 차이를 가장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KBO 리그에서는 야마이코 나바로가 최근 주목받는 '올라운더' 테이블 세터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다.

클린업 트리오

하위 타선

수비수

포수

내야수

외야수

  1. 야구에 대한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통계학 정도로 알아두자.
  2. 물론 전문적으로 한쪽 분야만 판 정상급 계투들 만큼의 역량은 나오기 힘들다.
  3. 대게 1~3점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