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환위

이형환위(移形換位)는 시각으로 과정을 파악할 수 없이 사물이 이동한 현상을 가리키는 한자 표현으로, 무협물에서는 신법의 경지 중 하나로 나온다.

기원[편집 | 원본 편집]

중국어로 이형(移形)은 눈에 보이는 형상이 이동했다는 의미이고, 환위(換位)는 위치가 바뀌었다는 의미다. 이해를 돕도록 말하자면 현대 중국어에서 '이형환위'라는 표현을 자주 쓰는 분야가 바로 마술(매직)이다. 예를 들어 인체의 공간이동 마술이나 카드 이동 마술 또한 이형환위라고 표현한다. 요컨대 이형환위라는 말은 딱히 무술 용어가 아니다.

시대가 지나면서 중국에 서구식 판타지 장르가 유입되자 이형환위라는 표현이 가리키는 범위는 더욱 넓어졌는데, 일례로 게임 《도타 2》의 영웅 중 복수 혼령(Vengeful Spirit)의 기술인 황천의 이동술(Nether Swap) 또한 중국어로는 이형환위로 번역된다.

통속적인 묘사[편집 | 원본 편집]

대한민국무협 소설에서 이형환위의 묘사는 '눈으로 좇지 못할 만큼 빠르게 이동하는 수법'으로 통일된다. 뭔가 특수한 효용을 가진 무공이라기보다는, 뛰어난 고수의 실력 자랑에 가깝다.

본래 2000년대 이전의 무협에서 이형환위는 마치 순간이동처럼 아무런 전조도 없이 갑자기 훅 나타난 고수를 묘사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었다. 다만 시대가 지나자 만화·애니메이션의 영향으로 잔상(殘像)과 분신술(分身術)의 성격을 새롭게 띠기 시작해서, 원래 있던 자리에 허상(잔상)을 남기고 초고속으로 이동하는 기예를 이형환위라고 부르는 작품도 많다. 이런 잔상을 남기는 형태의 이형환위는 만화 《드래곤볼》에 나오는 기술 잔상권(残像拳)과 묘사가 흡사하다.

여기에 다시 2000년대 들어서 퓨전 판타지의 영향도 가세하자 새로운 형태의 이형환위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아예 단거리 순간이동이나 축지법을 이형환위와 동일시한 것이다. 여기까지 오면 이미 무술(무공)이라기보다는 도술이나 마법에 가까워진 셈이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