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천

불광천(佛光川)은 서울특별시 은평구, 서대문구, 마포구를 거쳐 흐르는 대한민국하천이다.

자연적으로는 북한산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곧장 흘러들어가는 하천이었지만, 현재는 응암역을 기준으로 북쪽 구간은 복개[1]되어 있고, 망원동 부근에서 홍제천과 합류한 뒤에 성산대교 근처에서 한강으로 합류한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1990년대 이전[편집 | 원본 편집]

1990년대까지만 해도 평소에는 물이 말라붙어 있다가 비가 와야 물이 흐르는 '건천(乾川)'이었다. 장마철 홍수 피해 등을 막기 위해 양쪽 강둑을 시멘트로 발라 일직선 형태로 정비해놓은 탓. 이 시절에는 심지어 응암동~신사동 부근의 쓰레기장으로 활용되었기 때문에, 천변에 위치한 가정 주택으로 냄새가 퍼지는 등 여러 모로 기피되는 혐오 시설이었다. 천변에 있는 길도 공업사들이 밀집되어 있어 삭막했고 동네 불량배들이 개천에서 무리지어 놀아서 돌아다닐 만한 곳이 못되었다.

자연형 하천으로 정비[편집 | 원본 편집]

불광천에 설치된 라바댐 (2016년 촬영)

그러다가 2002 한일 월드컵이 유치되면서 상암동서울월드컵경기장 건설이 결정되자, 외국인 관광객을 염두에 두고 불광천을 '자연형 하천'으로 재정비하는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었다.

기존의 직선형 하천에서는 우천시 물이 일직선으로 빠른 속도로 흐르면서 압력차에 의해 주변 토양의 물까지 빨아당기게 되고, 또 물이 흐르는 속도가 빠르다 보니 어류철새 등이 살아가기에 적절치 않은 환경이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은평구서대문구 등 관계 지자체에서는 응암동 부근에 '라바댐'[2]을 설치하고, 하천 전 구간에 흙을 많이 쌓아 하천의 경로가 뱀처럼 굽이치는 '사행천(蛇行川)'으로 정비했다.

또한 강 주변에 식물을 많이 심고, 돌다리와 자갈 등을 많이 설치했다. 이는 물이 흐르는 동안 물체와 충돌하면서 튀어올라 공기와 접촉하면서 물 속에 산소가 많이 녹아 들어가도록 하기 위한 것.

2002 한일 월드컵 이후[편집 | 원본 편집]

이렇듯 나름대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여 하천을 정비했지만, 노력이 무색하게도 2002 한일 월드컵이 끝나자 하천은 다시 그대로 방치되었다. 불광천을 건너는 다리에 심어진 화분은 꽂이 말라죽은 채로 버려졌고, 하천 주변으로 심어진 식물들은 마구 아무렇게나 자라나 보기 흉해졌다. 산책로도 제대로 정비되지 않아 군데군데 아스팔트가 부서져 꺼지고 흙과 자갈이 드러난 상태가 되었다. 이런 상태는 2000년대 중반 무렵까지 지속되었다.

2000년대 후반 이후 ~ 현재[편집 | 원본 편집]

2000년대 후반 무렵부터 다시 불광천에 대한 정비 및 관리가 재개되었다. 하천의 자연환경 자체는 인위적인 개입을 삼가고 자연적으로 생태가 복원되도록 방치하면서도, 하천 주변의 산책로는 주민들이 이용하기 편리하도록 재정비한 것. 아스팔트를 재정비하여 인도와 자전거도로가 구분되었고, 주택가와 하천 사이를 연결하는 진출입로가 제대로 마련되었다. 또한 곳곳에 주민들이 자유롭게 문화 활동을 펼칠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었다.

2016년 현재 하천의 생태는 눈에 띄게 복원된 상태로, 주택가와 바로 면해 있는 하천이라고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1년 내내 민물고기와 철새를 구경할 수 있는 곳이 되어 있다.

볼거리[편집 | 원본 편집]

불광천 새절역 벚꽃 1.JPG

은평구에서는 불광천을 여의도에 이은 벚꽃 명소로 내세워 개발과 홍보를 하고 있다. 매년 4월 무렵이면 벚꽃 축제가 열려 인파와 노점상들로 북적인다.

천변에 공업사나 택배회사가 있던 90년대완 달리 2000년대 이후 천변에 카페와 맛집들이 들어서면서 카페거리가 형성되었다. 은평쪽 천변이 가장 발달되어 있고 서대문쪽 천변은 좀 듬성듬성 하다.

응암역 부근에는 분수대가 설치되어 있다. 야간에는 음악과 조명과 함께 분수를 감상할 수 있다.

새절역 부근에 설치된 '은평레인보우교'와 증산역 (서울) 부근에 설치된 '해담은다리' 등은 사람과 자전거만 건널 수 있도록 만들어진 다리로, 불광천 경치를 조망하기 좋은 포인트로 홍보되고 있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 불광천 옆에 붙어 있다.

새절역 인근에는 신응교 아래 장기방이 설치되어 있어 노인들이 모여 바둑과 장기를 두며 여가를 보내곤 한다.

신응교 아래 설치된 장기방

각주

  1. 하천 위에 덮개를 덮는 것. 덮개 위에서 보면 일반 평지와 다를 바 없어 도로 등으로 사용한다. 복원되기 이전의 청계천을 생각하면 된다
  2. 고무 튜브 형태의 댐으로, 평소에 유수량이 적을 때는 쭈그러들어 있다가 유수량이 많아지만 부풀어올라 상류의 물을 가두고 유수량을 조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