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위키야 놀자/위키의 관점과 개방성

위키야 놀자의 하위 문서로 위키의 관점과 개방성에 관해 설명합니다. 이 문서에서는 주로 위키 커뮤니티의 특성에 따라 관점과 개방성의 정도가 어떤 양상으로 나타나는지 분석할 예정입니다.

위키의 관점

위키의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NPOVMPOV니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쉽게 말하자면 위키의 문서의 관점을 어떻게 쓸 것인가를 결정하는 겁니다. 관점에 관한 대표적인 예시가 위키백과에서 채택한 중립적 관점(NPOV)인데요. 이는 위키백과는 백과사전적으로 지식을 나열하기에 철저하게 특정인만의 관점을 배제하고 참여자들 보기에 중립적인 시각을 통해 누구에게나 공정한 방법으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이 있습니다. 반대로 2019년에 폐쇄한 구스위키 같은 위키는 목적이 "세상의 모든 떡밥을 담는다"였기에 아무 서술이나 포용하면서 오히려 "합리적인 이유로 서술을 지우는 것"을 배격하는 강경한 다중 관점 서술의 원칙(MPOV)을 지향했죠. 또, 진보위키페미위키 같은 위키들은 중립적 관점이 자신들의 의도를 잘 살리지 못한다고 생각해서 각각 진보주의와 페미니즘이라는 특정한 관점에 기반해서 서술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 POV 위키이죠. 이와는 달리 나무위키처럼 "세속주의적 시각과 종교주의적 시각이 충돌할 때 세속주의적 시각을 우위로 놓는다" 같은 몇몇 원칙들을 제외하면 명시적으로 문서의 관점에 관한 합의를 하지 않는 위키들도 있고요.

중립적 관점 (NPOV)

지식 전달을 하는 위키에서는 특정인의 관점에 치우쳐서 서술할 경우에는 어떤 사건에 대해 제한적인 시각을 갖거나 심지어는 사실과 다른 편견이 실릴 위험이 있습니다. 따라서 편견에 의해 지식이 제약을 받거나 왜곡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모든 관점을 살펴본 뒤에 중립적이라고 판단되는 관점 하나를 잡고, 이 관점에 따라서 서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으로 여겨지겠죠. 예를 들면 노사갈등이 있을 때 노조 측의 입장만 바라보면 사측의 사정을 읽을 수 없고, 반대로 사측의 입장만 바라보면 노동자들의 고충을 간과하는 일이 벌어지죠. 그렇다면 노조의 임장도 살펴보고, 사측의 입장도 살펴본 뒤에 나름 제 3자의 입장에서 합리적이고 공정한 방법을 찾는 것을 추구하는 입장도 있겠죠. 이것이 중립적 관점을 갖는 것의 첫 시작입니다.

조심해야 할 점은 중립적 관점이라고 해서 기계적으로 중립이 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사회적으로 어떤 지식은 보편적으로 주류 학설로 인정받지만, 다른 지식은 주류가 되기에는 너무나 부족하거나 심지어 사이비 학설로 여겨지는 것들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리는 "지구는 둥글다"는 것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평평한 지구"를 긍정하는 사람들을 유사과학자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구가 둥글지 않고 평평하다는 가정에 대한 반박으로는 지구 어디에서나 세계 일주가 가능하다든지, 월식 때 지구의 그림자가 달을 가리는 형태가 원형이 되는 점, 위도에 따라 북극성을 비롯한 별(항성)들의 고도가 달라진다는 점, 지평선 아래로 진 태양이나 지평선 위로 올라가기 전의 태양에 의해서도 하늘에 여명이 생기는 현상 같은 것들을 설명할 수 없겠죠. 이렇게 한 학설이 다른 학설에 대해 논리적, 사회적으로 명백한 우위에 섰을 때 "중립적 관점"에 따르면 그 학설이 우세하고, 우세한 학설을 중심으로 설명하는 것이 당연히 중립적인 관점이 되겠죠.

또 하나 중립적 관점의 특징으로는 윤리적이나 민족·문화적 당위성에 기반한 "옳고 그름의 논리"를 최대한 배제하고, 가치에 의존적이지 않는 측면을 중점적으로 본다는 겁니다. 이는 시대에 따라서 대세가 되거나 비주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는 평판에 대해 독립적인 시각을 견지한다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사형제에 대한 관점을 논하려고 할 때 "흉악범을 가장 강력하게 처단할 수 있는 기능적 측면"만을 앞세워서 사형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주장하거나 반대로 "인간은 살인할 수 없다"는 논리만으로 사형은 절대악이라는 관점 어느 것에도 치우친 서술을 하면 중립적 관점이 안 된다는 겁니다. 다른 예시로 황해의 경우 대한민국 입장에서는 서해이지만, 중국 입장에서는 동쪽 바다이니 서해나 "중국 동해" 같은 표현보다 "황해"라는 표현이 좀 더 가치중립적인 명명법이라는 겁니다.

다만 나 먼저 원리처럼 제3자의 입장에서 끼여들 여지가 적은 경우에는 완전히 중립적인 시각을 쓸 수는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면 한국어 위키백과의 경우 "한일관계"라는 문서명으로, 일본어 위키백과의 경우는 日韓関係라는 문서명을 사용하는데, 이는 주로 언어를 사용하는 다수의 화자의 입장을 반영한 표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참고로 영어에서는 주로 국가명의 ABC 순서에 따라 Relationship between Japan and Korea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하튼 이러한 중립적 관점을 강하게 지키는 위키로 위키백과가 대표적입니다. 위키백과에서는 중립적 시각 안내 문서를 통해서 중립적 시각에 대한 다음과 같은 요소들을 신경쓰라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또 정치적 서술이나 비주류 이론/유사과학에 대한 논란, 종교 편향성 등에 대해서도 상당히 유의하라는 서술이 있습니다.

  1. 중립적 시각에 기반한 서술 뿐 아니라 문서 제목도 결정할 것.
  2. 신뢰 가능한 서술에 대한 공정하게 보이도록 적절한 비중을 배분할 것.
  3. 논란의 당사자의 입장에서 설명하지 말고 논란에서 벗어난 입장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할 것.
  4. 편향된 입장을 지지하는 서술을 출처로 사용되지 않도록 유의할 것.

다중 관점 (MPOV)

위키 내부에 합의된 특정한 관점

명확한 합의가 없는 경우

위키의 개방성

위키는 그 특성에 따라 개방적이거나 폐쇄적일 수 있습니다. 위키의 개방성은 위키가 지향하는 바나 위키 커뮤니티의 성격에 따라 천차만별로 달라지게에 무 자르듯 개방성을 측정하기는 애매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폐쇄적인 위키, 개방적인 위키를 구별할 수는 있을 겁니다. 여기서는 편집권한의 개방성에 따라 폐쇄적, 개방적 위키를 나누겠습니다. 여기서는 개인에게만 위키 권한이 개방된 개인 위키는 배제하겠습니다.

완전 폐쇄적인 위키

가장 폐쇄적인 위키는 문서의 편집권한 자체가 위키 관리자의 허락을 받은 특정한 유저들에게만 주어지는 위키입니다. 이러한 위키는 편집자의 권한을 받는데 전적으로 운영자의 의지에 의해서만 주어지고, 위키 운영자의 의지에 맞지 않은 유저들을 퇴출시킬 권한이 있습니다. 위키독의 카페 위키들 중 운영자의 허가에 의해서만 편집 권한이 개방되는 위키들이 대표적으로 완전 폐쇄적인 위키라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유명한 사례가 바로 아름드리 위키이고요.

부분 폐쇄적인 위키

제한적으로 개방적인 위키

완전 개방적인 위키

위키의 이용자층의 성향

위키와 운영체제

위키의 운영을 위해서는 위키를 관리할 수 있는 인력이 필요합니다. 이 과정에서 위키는 완전히 평등한 이용자들의 모임이 아닌 일반 이용자와 특수 권한을 가진 관리자로 계층화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나마 리브레 위키위키백과는 관리자들이 모두 선출직이기에 관리 권한 이외에는 문서 편집권 등에서는 일반 이용자와 완전히 평등한 관계를 보증하지만(전문경영인 체제의 주식회사 같은 구조), 의외로 상당수의 위키들은 위키 소유권을 쥐고 이용자들의 총의에 따라서도 쫓아낼 수 없는 위키 책임자들이 존재하고, 책임자들에 의해 배타적인 관리 권한을 부여받은 이용자들이 있기에 관리자와 일반 이용자들 간의 형식적 평등조차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