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현

三重 Mie Prefecture

미에 현은 추부 지방의 서남부에 자리한 기이 반도의 동편에 면한 곳으로, 일부는 문화적 요소 및 교통사정상 킨키(간사이) 지방권에 포함시키기도 한다. 위아래로 상당히 길면서 면적이 큰 것에 반해 인구가 드문드문씩 퍼져있는 전형적인 시골 지방이기에, 하나의 형태로 묶어서 설명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따른다.

과거 행정구역상 이가노쿠니(나바리 및 이가), 이세노쿠니, 시마노쿠니(토바, 시마)의 세 지역이 해당되고, 키이노쿠니의 극히 일부(쿠마노 지역)도 편입하였다. 그래서 삼중(三重)인가? 지금은 생활권에 따라 이가 지역, 호쿠세이 지역, 츄세이 지역, 난세이(시마) 지역, 히가시키슈 지역으로 구분하고 있다.

츄세이 및 호쿠세이 지역

이 지역은 나고야 생활권에 가까운 중소도시들로 이루어져 있다.

츠 시

현청 소재지인 중소도시이다. 명칭(津)에서도 알 수 있듯, 과거 헤이안쿄(교토)가 수도이던 시절에는 왕도로 가는 항구 마을로서 번창하였는데, 1498년 도카이 지진의 여파로 쓰나미가 덮쳐 단숨에 망한 적도 있었다. 津로 흥하고 津波로 망하다.

욧카이치 시

현재 미에현에서 가장 번창하고 있는 도시인데, 이는 상대적으로 나고야에 가까운 덕이기도 하다.

마츠사카 시

일본어의 탁음화 현상에 의해 마츠자카라고도 하는데, 정식 명칭은 마츠사카이다. 다른건 다 제쳐두고, 오로지 일본 최고급 소고기(와규)로 크게 유명해진 동네이다. 다만 외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고베와규(코비)와는 달리, 주로 일본인에게 최고급의 정점으로 꼽힌다. 그렇다고 고베규가 콩라인인건 절대 아니다.

지리적으로 쿄 지역으로 넘아가기 위한 골짜기의 입구이자 쿠마노-이세(기이 순례길) 성지로의 길목에 해당하여 왕래객이 많았고, 이를 바탕으로 상업이 번성하여 거물급 상인 및 상회의 거점으로서도 유명하였다.

난세이 및 쿠마노 지역

이 지역은 자연보존이 우선되는 소도시 및 국립공원 지대로, 관광업에 올 인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 때문인지 명물 및 특산품이 제법 많다.

이세 시

이세는 일본 신화(특히 일본서기)에서 말하는 기이 성지 중 하나로, 특히 신토교 상 덴노의 조상들이 대대로 모셔진 곳이자 최고신 아마테라스노오오미카미(내궁)와 그 부하인 풍요의 신 토요우케노오오카미(외궁)를 모신 신궁이 자리하고 있어, 일본인이라면 미에는 몰라도 이세는 알고 있을 수준으로 유명한 곳이다.

다만 그게 전부. 실제로 이세시의 3할 가까이가 성역으로서 궁내청 소유로 넘어가 있고, 이세에 흐르는 이스즈가와 및 지류들 또한 성지로서 개발 및 이용이 관습법에 의해 까탈스러우며, 결정적으로 교통이 이어진 남쪽지대가 죄다 국립공원으로 묶여버려서 발전보다는 보존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인지라 도시성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수준이다.

명물은 아예 지역명이 붙은 이세 우동과 이세 새우(이세에비, 닭새우).

토바 시

시마에 이어 과거부터 어업, 특히 현직 해녀가 모여사는 곳으로 유명한 동네이다. 이세에비 또한 이세 시 보다는 토바 시에서 유통/운반되는게 더 많을 정도.

일본은 몰론, 세계 최초로 진주조개 양식에 성공한 미키모토 토키치의 고장이다. 그래서 토바역 바로 앞에 자리한 섬, 미키모토가 처음 양식장을 설립한 곳을 아예 미키모토 섬이라 명명하고 기념관을 차려 그를 기리고 있다. 그러니 자연스레, 토바의 대표 명물로서 1순위는 반드시 진주를 꼽는다.

시마 시

지역 전반이 리아스식 해안 국립공원으로서 관리되는 곳이다. 토바와 함께 어업으로 유명하지만, 현대식 항구 만들기가 까다로운 지형 때문에 자연관광에 더 투자하고 있다.

명물은 어부들의 식사이던 테코네즈시. 이게 이세지역까지 퍼져나가 이세 명물로 취급되곤 하지만, 발상은 시마 지역이라고 한다.

이가 지역

이가 시 (伊賀市, Iga City)

이가 시는 닌자 시로 개명했습니다. 이가류 닌자의 고장으로 유명하지만, 닌자의 의미가 퇴색된 현재로서는 그럭저럭 도시화 된 산골 마을 정도의 입지에 있다. 서북의 험한 산길을 넘어가면 시가 현 코가(甲賀) 지역으로 넘어가며, 두 도시 공통으로 가(賀)를 쓰기에 그 사이길을 가의 길(賀の道)이라 칭한다. 참고로 이 두 도시는 약간의 환승을 이용하면 버스/이가철도+JR(간사이본선/쿠사츠선) 조합으로도 이동할 수 있기는 하다.

이가 시와 나바리 시를 합쳐서 이가노쿠니(伊賀国, 이가국)의 영역이었고, 이름 그대로 이가 시가 본진에 나바리 쪽이 서브에 가까웠으나, 철도의 역할이 중요해진 지금은 나바리 쪽이 더 발전하고 이가가 뒤쳐진 묘한 상황이 되었다. 그렇지만 이가도 어떻게든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닌자 중에서 굴지의 인기를 자랑하는 핫토리 한조및 나루토 (만화)의 인기를 등에 업고 닌자 관광 마을로서 부흥을 꾀하고 있다.

고로 이가의 대표적 관광지 또한 이가류닌자박물관(伊賀流忍者博物館)이다. 근무하는 직원은 그냥 '실제 닌자가 쓰던 집'이라고 소개하나, 실제 이가류 닌자 저택 본진은 소실되었고, 근처에 있던 민가를 옮겨와 장치를 추가하여 개조한 집이다. 입장하면 직원의 안내에 따라 5가지 정도의 장치를 소개한 뒤 지하에 자리한 자료관을 도는 구조인데, 사진을 찍는 것을 권장한다고는 하지만 내부가 어둡고 셔터찬스가 전혀 없기 때문에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순수하게 즐기는 것이 낫다. 니코동이나 유튜브에 올릴 것을 두려워하여 동영상을 금지하고 있지만, 이미 영상이 다 돌아다니고 있는지라(...)

사실 이가에는 핫토리 한조 말고도 자랑할 만한 위인이 한 명 더 있는데, 하이쿠(俳句)로 유명한 마츠오 바쇼이다. 이가류닌자박물관이 이가 성 천수각(재건)과 함께 이가 공원의 내부에 있는데, 그 옆에도 마츠오 바쇼 기념관이 자리하고 있으며, 도보 15분 거리에 생가 또한 자리하고 있다. 다만 문인 특성상, 하이쿠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으면 뭥미만 하다 올 정도이니 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