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속 마법

가속, 또는 헤이스트(Haste)는 각종 판타지 소설게임TRPG 시스템에 나오는 마법이다. 신체가 움직이는 속도를 배로 빨라지게 만드는 효과를 낸다.

해설[편집 | 원본 편집]

맨 처음 마법 주문 가속(헤이스트)이 모습을 드러낸 건 TRPG 시스템 《던전스 앤드 드래곤스 클래식》(D&D 클래식)이다.

D&D에서 가속 주문은 등장한 모든 판본마다 효과가 미묘하게 달라졌으나 언제나 동료를 돕는 보조 주문으로서 강력한 위상을 쌓아올렸다. 그 강력한 효과에 비해 가속의 주문 레벨은 비교적 낮은 수준인 3레벨로 설정되어있기 때문에, D&D의 마법사 플레이어에게 있어 가속은 반드시 한 번쯤은 고려하게 되는 주문 중 하나였다.

양산형 판타지 소설, 속칭 양판소에서도 가속 마법은 자주 등장하지만 대부분의 작가가 D&D 규칙에 서먹한데다 동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 초인적인 인물이 빈번히 등장하기 때문인지 본래 쓰임새와는 사뭇 다른 설정이 되어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본래 D&D에서 가속 주문은 주로 전사에게 걸어주어 공격회수를 증강시키는 방향으로 쓰이나, 양판소에서의 가속 주문은 마법사 자신이 스스로에게 걸어 믿기지 않는 속도로 회피력을 증강시키는데 쓰이는 면모를 보인다.[1]

작품별 가속 마법[편집 | 원본 편집]

던전스 앤드 드래곤스[편집 | 원본 편집]

D&D에서의 헤이스트 주문의 효과는 판본마다 조금씩 달라져왔다. 각 판본별로 헤이스트 주문의 특징을 설명하자면 이하와 같다.

판본 직업과 주문 레벨 설명
클래식 마법사 3레벨 0피트 반경의 범위 내에 있는 최대 24명까지의 캐릭터가 30분(3턴)[2]의 시간 동안, 1라운드당 두 배의 근접 및 원거리 공격 행동(마법적 행동 제외[3])을 하고 두 배의 이동속도로 움직일 수 있다. 또한, 『가속의 주문 + 가속의 물약』이란 식으로 가속의 효과를 중첩시켜서 4배속의 효과도 볼 수 있다. 가속 효과로 속도 차이가 나면, 속도가 빠른 쪽은 한 단계마다 +2씩 명중굴림이 올라간다. 그리고 한 단계 차이나는 것은 관계 없으나 두 단계 차이날 때부터 AC에 -2 보너스를 받는다. 역마법으로 감속(슬로우)가 있다.
AD&D 마법사 3레벨 40피트 입방체 범위 안에 있는 마법사 레벨 당 1명의 인원을, 3라운드 + 캐스터 레벨 당 1라운드의 시간 동안, 우선권 -2 보너스, 이동속도와 공격 횟수를 2배로 한다.(여전히 주문 사용 제외). 단, 가속 주문이 걸린 대상자는 주문의 효과가 끝난 뒤 급격한 가속의 부작용[4]으로 인해 신체 연령이 1년 노화[5]된다. D&D 클래식과는 달리 어떤 경우에라도 가속 효과는 중첩되지 않는다. 감속 주문은 별개 주문으로 떨어져 나갔으며, 서로의 효과를 상쇄시키는 카운터 주문이 되었다.
D&D 3판 바드 3레벨
소서러/위저드 3레벨
목표 대상은 단 1명, 대상은 캐스터 레벨 당 1라운드의 시간 동안, 매 라운드마다 부분 행동을 하나 추가로 받는다.[6] 그리고 헤이스트로 인한 고속의 움직임은 방어에도 도움되므로 AC +4 보너스를 받는다. 아울러 점프 거리도 1.5배로 늘어난다. 슬로우와 서로 상쇄 가능.

전사에게 있어서 가속 주문이 가장 강력했던 것은 D&D 클래식(한국에 정식 발매된 유일한 D&D 판본) 시절이다. 주문과 포션, 혹은 기타 매직 아이템을 병용하여 최대 2배속 + 2배속 = 4배속까지 가속된 전사의 공격 능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이후 판본의 규칙부터는 가속 효과가 결코 중첩되지 않도록 설정된 것을 보면 가속의 중첩이 얼마나 밸런스 붕괴를 부르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주문 사용자에게 전술적으로 헤이스트가 가장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했던 것은 단연 D&D 3판 때였다. 단순히 공격 횟수를 증가시키는 게 아니라 부분 행동 기회를 늘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넓었고, 무엇보다 1라운드에 주문을 두 번 사용할 수 있다는 건 마법사와 성직자를 비롯해 주문 사용자들에게 있어서 꿈과 같은 효과였다. 주문을 하나 더 시전하게 해주는 효과를 마법적으로 구현하면 퀵큰 스펠 재주와 시간 정지 주문이고, 주문 레벨을 높이고 위력을 낮춰서 초능력으로 구현한 것이 바로 인격분리다. 그만큼 막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3판에서 중저렙 마법사 전투의 시작은 항상 헤이스트로 시작했으니 말 다했다.

사실 3판의 헤이스트는 전술적으로 기존의, 그리고 3.5판의 헤이스트와 많이 달랐다. 전통적인 헤이스트는 다수에 거는 파티 전체 버프 마법인데, 3.0판 헤이스트는 1개체에게만 발휘하는 단독 주문이다. 또한 회피에 의해 AC +4나 시켜주는 좋은 방어력 또한 겸비하고 있어서, AC가 낮기 십상인 주문사용자에게 헤이스트는 공방 모두에서 효과를 발휘하는 막강한 버프였다. 클래식과 3.5에서도 방어 효과는 조금 있지만, 3.0판 만큼 본격적이지는 않았다.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편집 | 원본 편집]

RPG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에도 등장한다. 강화판 마법으로 '헤이스가'가 있다.

각주

  1. 양판소에서의 이 회피력 증강형 헤이스트는 이영도의 소설 《드래곤 라자》에서 이런 방식으로 쓰는 헤이스트를 첫 번째로 선보인 다크 메이지 리치몬드에서 유래되었다고 추측된다.
  2. 클래식에서는 전투 시간 단위인 1라운드는 10초였다. 고로 30분은 180라운드, 엄청나게 긴 시간이다.
  3. 주문을 거는 것 뿐만 아니라, 마법 완드, 스태프 따위를 발동하는 것도 포함한다.
  4. 이 부작용이 일어나는 원인은 룰적으로 신진대사가 가속되는 바람에 일어난다고 설명하고 있다.
  5. 이 1년 노화라는 벌칙 때문에 인간과 달리 긴 수명을 가진 엘프의 경우 이득이 되었으나, 후에 나온 《High Level Handbook》에서 패치되어 종족별 라이프스팬의 1%를 잃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6. 부분 행동은 이동에 사용할 수만 없는 것만 제외하면 표준 행동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다시 말해 주문, 공격, 기타 허용되는 모든 행위에 사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