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스

- (토론 | 기여)님의 2015년 7월 1일 (수) 08:58 판 (문자열 찾아 바꾸기 - "은데다" 문자열을 "은 데다" 문자열로)

Haggis

모 팬티와 헷갈리면 곤란하다[1]

개요

영국, 그 중에서도 스코틀랜드의 전통 요리. 하지만 스코틀랜드가 잉글랜드와 마찬가지로 브리튼에 속하는지라 그냥 영국 요리로 통한다.

설명

양의 위장 속에 양의 내장과 오트밀 및 여러 향신료 등을 섞어 만든 속재료를 쑤셔넣고 삶아서 만든 음식이다. 설명을 보면 감이 딱 올텐데, 그렇다. 우리네 순대 만드는 방법과 비슷하다. 단지 재료가 돼지 속재료가 아닌 양의 속재료라는 점이 다를 뿐.

언제부터 이런 요리가 존재했는지는 불명이나 여하튼 스코틀랜드 지역에선 유명하고 또 자주 소비되는 요리이다. 조리법도 심플하여 상술한대로 필요한 속재료들을 으깨고 다져 속재료를 만들어 양의 위장에 채워넣고 찌면 끝. 물론 이 요리에는 치명적인 두가지 문제점이 있는데 하나는 양고기 특유의 누린내가 진동한다는 점이다. 물론 경우에 따라선 향신료를 팍팍 넣어 냄새를 잡고 만드는 경우도 있으나, 우리네 순대가 대부분 비린내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 먹는것처럼 스코틀랜드에서도 비린내를 그다지 의식하지 않고 만들어 먹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다른 문제는 비주얼이 꽤나 혐오스럽다는 점(...). 색부터 그다지 식욕이 돋는것 같지는 않은 갈색 거무튀튀한 색인데다가 포장지인 양의 위장이 모양이 퍼지면 여하튼 쉬이 예쁘제 봐줄 디자인이 아니다. 물론 요리가 맛과 영양소 정도만 잘 챙기면 됐지 비주얼이 꼭 중요한건 아니지만, 기왕이면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 법인데 해기스는 익숙한 사람을 제외하면 그다지 식욕을 돋구게 생겨먹지 않았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해기스는 확실히 스코틀랜드에서 사랑받는 요리이며, 올드 랭 사인으로 유명한 스코틀랜드의 국민 시인 로버트 번스는 해기스를 찬양하는 '해기스에게 바치는 노래'를 쓰기도 했다. 참고로 이 로버트 번스 역시 스코틀랜드인들이 좋아하는 위인 중 하나라서 번스의 생일인 1월 25일 19시 30분이 되면 해기스에게 바치는 노래를 부른 뒤 특제 해기스를 나눠먹고 올드 랭 사인을 부르는 해기스 축제가 있다.

같은 유럽/북미/오세아니아 사람들에겐 단단히 혐오식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과거 한 국제회의 자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 요리를 신나게 까자 다른 정상들도 동의하였고(...) 이에 당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당시 미국 대통령 조지 W. 부시에게 SOS를 요청하자 부시는 샌드위치는 맛있었다고 했는데, 이에 푸틴이 해기스를 먹어봤냐고 묻자 단호하게 'Must!' 라며 안먹는다고 딱 잘라 말했다(...). 하지만 아시아 사람들에겐 꼭 혐오식품까지는 아니다. 재료가 양 고기라는 점만 빼면 순대와 똑같다보니, 영국으로 유학 간 사람들 중에는 순대 즐기듯 즐기는 사람도 있다.

해기스를 섭취할땐 그냥 먹어도 되지만 감자당근을 간 것과 같이 먹기도 하며, 반주로는 위스키를 마시는 것이 정석이다.

현대의 해기스는 사실 과거처럼 양 부속품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들도 많다. 외피는 양의 위장이 아닌 식용 비닐로 만들거나, 속재료를 양의 내장이 아닌 고기를 써서 만드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래도 유럽/북미/오세아니아 사람들 입장에서는 역겨워하긴 매한가지이지만.

상상의 동물

이 요리 해기스에는 재미있는 속설이 하나 있다. 보통 어린이들이 부모에게 무언가 물어보면 종종 장난스럽게 대답해주는 부모들이 있기 마련인데 해기스의 경우도 어린이들이 부모에게 해기스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종종 '응, 이건 해기스라는 동물을 잡아서 만든거야'라는 식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것이 유명해지면서 결국은 매년 연말에 이 '동물' 해기스를 사냥하는 행사가 열리게 되었다. 물론 실제 해기스라는 동물은 없기 때문에(상술했듯, 해기스의 진짜 재료는 양의 부속물들이다) 말 그대로 사냥하는 시늉만 내며 노는 행사이며 역시 끝난 뒤에는 해기스를 나눠먹는다.

구글 등지에서 와일드 해기스 (Wild Haggis) 라고 검색하보면 해기스라는 동물의 생김새라는 사진들이 주르륵 나온다만, 당연히 전부 다 가짜이다.

기타

한국에서는 해기스를 맛 볼 방법이 사실상 전혀 없다. 애초에 한국 내에 영국식 레스토랑 자체가 흔하지 않은 데다가, 그나마 있는 것도 한국화한 것들만 취급하고, 또 영국식이라지만 대부분은 잉글랜드 식아니 사실은 인도식이라고 해야 하나?[2]이라 스코틀랜드 식품인 해기스는 취급하지 않는다. 그냥 영국 갈 일 있으면 먹어보자.

각주

  1. 사실 팬티쪽은 Huggies, 즉 '허기스' 인데 어째 한국에서는 '하기스'로 통한다.
  2. 영국 요리 항목에도 나와있듯 영국 요리는 인도 요리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