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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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편집 | 원본 편집]

순대와 부속고기

돼지 창자찹쌀이나 당면등을 채썬 채소와 함께 돼지 로 버무린 속으로 가득 채워서 쪄낸 한국 요리. 한 마디로 한국식 소시지. 실제로 순대의 로마자 표기는 Sundae이나, 부속 설명으로 'Korean (Blood) Sausage'라고 곁들이곤 한다. 순대의 바리에이션 중에는 고기 위주로 채우는 레시피도 있고, 소세지도 토막을 큼지막하게 묶는 레시피가 있으니 어느 경계선에서인가는 순대인지 소세지인지 여부 자체가 만드는 사람의 네이밍에 의해서만 결정되는 지점이 분명히 있다.

순대의 대표는 애석하게도 양산형으로 만들어진 당면순대로, 이는 흔히 분식집 음식이나 싸구려 음식으로 취급된다. 노점(포장마차)에선 떡볶이, 어묵과 함께 분식의 삼위일체 혹은 분식의 삼신기로 비유된다. 어묵 대신에 김밥이 들어가는 '김떡순'도 종각 일대 노점에서 꽤나 인기 있다.

순대는 보통 돼지를 잡은 날에만 먹을 수 있었던 잔치음식이었던 것만큼, 순대를 삶을때는 다른 부속 내장도 같이 삶아낸다. 그래서 순대를 주문하면 , 허파, 염통, 오소리감투 등의 내장을 조금씩 곁들여 썰어준다. 사람에 따라서는 이런 내장의 맛이나 누린내를 싫어해서 순대만 달라고 주문하기도 하며, 몇몇은 반대로 다양한 내장맛에 반해 시키라는 순대는 안 시키고 내장을 더 달라고 주문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증량요구는 결국 써는 사람 맘대로 정해진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순대는 고려 말기의 원나라 점령기 당시에 몽골인들이 즐기던 저장식에서 배워와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독자적으로 발전한 시기는 원의 간섭에서 벗어난 조선시대 부터이다.

조선시대에는 순대의 종류를 육류 순대와 어류 순대로 나누어, 조리방법에 따라 개고기, 소고기, 의 내장, 돼지고기, 생선을 이용하였다고 한다.[1]

이중에서 어류 순대와 유사한 음식으로는 '어선'이 있는데, 어선과 어류 순대의 큰 차이점은 즉석식과 보존식의 차이이다. 어류 순대의 대표격인 명태 순대는 명태에 소를 채운 후 해풍으로 말려준 뒤 쪄내는데, 어선은 생물 상태에서 가볍게 말아내 찌는 것이 다르다.

순대의 세계화?[편집 | 원본 편집]

외국인들이 보기에는 괴상한 음식으로 여겨질 수 있고, 특히 를 먹는 것에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서양에서도 블러드 소시지(blood sausage)라는 이름으로 피를 이용한 소시지 요리들이 많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스페인포르투갈의 Morcilla, 독일의 Blutwurst, 폴란드의 Kaszabka,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Biroldo, 멕시코콜롬비아의 Rellana, 영국에서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 블랙 푸딩스코틀랜드 요리의 일종인 해기스가 있다.[2] 경우에 따라 이게 순대보다 훨씬 아스트랄 할 수 있다. 사실 소시지라는 물건은 지금처럼 살코기로 만드는게 아니라 원래 먹고 남은 잡육으로 만드는 물건이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오히려 순대야말로 전통적인 소시지에 더 가깝고 외국인들이 즐겨먹는 살코기로 만든 현대적인 소시지는 당시 기준으로 엄청난 고급형이라고 볼 수 있다.

순대의 종류[편집 | 원본 편집]

지명이 붙은 순대[편집 | 원본 편집]

  • 천안 병천순대 (충청남도 천안시 병천면)
    돼지 소창에 각종 채소를 선지로 버무려 속을 채운 순대. 찹쌀이나 당면과 같은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 (들어가더라도 매우 적은 양이다.) 돼지 누린내가 적고 깔끔하며 비교적 아삭한 식감이 특징이다. 병천 아우내 장터 지역에서 시장순대의 형태로 만들어지다 인근에 도축장이 들어서면서 인기가 없는 부산물인 소창을 가져와 흔한 채소를 넣고 쪄낸 것이 기원이다.
  • 백암 순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백암면)
    돼지 소창을 사용하였고 고기 함량이 높은 순대소를 잘 갈아다 채워넣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원래는 선지가 들어가지 않는 순대이나, 현대 한국에서는 선지를 넣어 만드는 경우가 많다. 개성 순대와 제법이 많이 비슷하다.
  • 개성 순대
    찹쌀 대신 고기를 갈아 넣은 순대. 백암 순대와 비슷한 면이 많다. 개경 순대라고도 한다.
  • 평안도 순대
    전통 방식은 고기가 듬뿍 들어갔지만 담백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인 순대로, 개성 순대와 유사하다. 다만 20세기를 거치면서 당면 공장이 많아진 탓인지, 당면이 많이 들어가 걸진 맛으로 변화하였다.
  • 함경도 순대 (아바이순대)
    대창에 각종 고기와 야채 및 곡류를 혼합한 소를 채운 큼직한 순대로, 구수한 맛과 쫄깃한 식감이 특징이다. 별칭이기도 한 '아바이'는 관북 사투리로 '아버지'라는 뜻인데, 왜 이런 별칭이 붙었는지에 대해선 정설이 밝혀지지 않았다.
  • 경기도 순대
    야채와 육류가 많이 들어간 것이 특징이다.
  • 제주 순대
    제주어로 '수애'라고도 한다. 제주도는 쌀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보리나 메밀로 대신 채워 넣어서 만든다. 허나 제주 현지에서도 찹쌀이 들어간 순대의 인기가 점점 확대됨에 따라 보리/메밀 대신 찹쌀을 넣는 방식이 대세가 되어, 전통 방식의 제주 순대는 서서히 자취를 감추고 있다.
  • 연변 순대
    대창 혹은 소창에 선지에 버무린 찹쌀만을 가득 채워 만든 순대로, 북한에서 말하는 순대와 가장 흡사하다. 연변 조선족이 대체로 이북 지방 출신 조상이 많은 점, 그리고 오랫동안 북한과의 교류가 많았던 것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어로는 미창(米肠)이라 부르며, 대만의 띠훼꺼(豬血粿, 쭈셰까오)와는 구별된다.
  • 신의주 순대(?)
    정작 북한 사람들도 잘 모르는 정체불명의 지명을 가진 순대.

재료에 따른 구분[편집 | 원본 편집]

  • 당면 순대
    일명, '시장 순대'. 길거리 음식으로서 찹쌀 순대(또는 돼지 순대)의 열화판으로 나타났기 때문에 2000년대까지는 '찹쌀 순대'라는 이름으로 많이 취급되었다.[3] 생 돼지피(=생선지)에 버무린 당면을 돼지소창에 채워 만든다.[4]
    순대 종류 중에서 가장 늦게 등장했으나 오히려 가장 흔하게 먹는 종류가 되었는데, 무엇보다도 가격 접근성이 매우 낮은 까닭이다. 때문에 오늘날에는 순대의 대명사로 통하나, 본래 전통적인 잔치 음식이던 순대의 본질에서 가장 멀어졌기도 하는, 나쁘게 말하자면 대체음식 수준의 열화판이다. 당면 자체는 별달리 아무런 맛이나 향이 없는 까닭에, 진지하게 음식으로 평하자면 맛이 대단히 단순하고 느끼하면서 텁텁하다. 안 좋게 비유하자면 그냥 선지향이 가미된 전분떡 덩어리를 씹을 뿐이다.[5] 허나 가난하던 60~70년대 경제성장기에는 서민들의 영양(열량)과 철분, 단백질을 보충해주는 유용한 먹거리로서 활약하였고, 이는 순대국의 보편화에 큰 공헌을 하였다. 또한 전통 순대에 비해 당면 순대는 (덩어리 같기 때문에) 도리어 잘 부서지지 않는다는 역기능이 있어서 다양한 요리에 식재료로 활용되는 계기가 되었기도 하다.
    떡볶이[6]와 함께 현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분식인 까닭에, 그 전에 분단되어 나간 북한에서는 듣도보도 못한 생소한 음식으로 받아들여진다. 기아 때문에 북한에서 탈출한 새터민도 그 정체를 알고는 이게 순대냐고 한 소리 할 지경.[7]
  • 피순대
    전통적인 방식에 가까운 선지 위주로 소를 채우는 순대이다. 상술한 당면 순대가 순대의 대명사처럼 굳어진 현대에는 선지가 주 재료인 순대를 따로 피순대라고 구분하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피는 특정 지명이 붙은 순대가 아닌, 소를 당면이 아닌 피(血)를 굳힌 선지를 주로 채웠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된다. 호서 지방 남부 (충청남도 남부) 및 호남 지방 북부 (전라북도 북부) 인근에서 대체로 즐겨 만들어 먹는데, 전주식과 연산식(논산)이 특히 유명하다.
  • 명태 순대
    생태내장을 빼고 말려서 그 속에 소를 넣는 순대. 함경도 해안지방을 기원으로 하는 토속음식이다.
  • 오징어순대
    오징어 몸통에 오징어 다리 다진 것과 야채 다진 것을 넣은 순대. 아바이 순대와 함께 속초 지역의 명물로 자리잡았으며, 유행을 타고 널리 퍼져 동해안 북부 지역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오징어 순대 특성상 일반적인 순대처럼 찌는 방식으로 조리하면 속재료가 흩어지기 쉬워 보통 반조리된 상태에서 계란물을 입혀서 외피와 소가 분리되지 않도록 지져주는 형태로 판매되고 있다. 조리 방식만 놓고 보자면 오히려 순대라기 보다는 오징어 외피에 소를 채워 지진 동그랑땡의 변형에 가깝다.
  • 개 순대
    창자에 생강, 산초, 마늘 등의 양념을 하여 개고기 소를 채워 만든다. 돼지 순대가 일반화 되고, 개고기가 퇴색하면서 보기 힘든 음식이 되었다.

지역별 찍어먹는 양념들[편집 | 원본 편집]

순대는 주요 지역별로 찍어먹는 양념이 다른데, 보통 수도권에서 찍어먹는 소금은 다들 챙겨준다.

  • 서울, 경기, 충청: 고춧가루가 섞인 소금
  • 경상도 : 쌈장
  • 전라도 : 초고추장[9]

순대를 응용한 음식[편집 | 원본 편집]

  • 순댓국
    순대와 부속고기를 주재료로 얼큰하게 끓여 뚝배기에 담아 제공되는 형태가 대부분이다. 선지국과 함께 국밥집의 주력 메뉴이자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는 대중화된 음식. 취향에 따라 부속 고기를 제외하고 순대만 넣을 수 있도록 메뉴가 제공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 경우 보통 메뉴판에 순대만 이라고 적혀있을 것이다. 순대 소를 선지로 채운 피순대를 사용하는 업장이 대다수이다. 물론 업장에 따라 당면 순대를 넣어주는 곳도 존재하므로 메뉴판 사진을 잘 보고 판단하도록 하자.
  • 순대볶음
    양념에 따라 색이 떡볶이처럼 붉은 일반 순대볶음 또는 양념 색이 없는 백순대볶음으로 구분된다. 서울 신림동에는 순대볶음만 취급하는 업장들이 모여있는 순대타운이 존재할 정도로 유명하다. 순대볶음은 철판에 볶아준다는 특성상 쉽게 부서지지 않는 당면순대를 사용한다. 재료도 순대, 깻잎, 대파 등 채소 조합으로 간단한 편이며, 양념장 레시피만 습득하면 집에서도 누구나 손쉽게 요리할 수 있는 음식이기도 하다. 밀키트 메뉴로도 다양한 브랜드의 순대볶음이 시중에 출시되어있다.
  • 백순대
  • 순대죽 : 주로 북한에서 가격대가 높은 순대 대신에 선지에 버무린 속재료만을 죽처럼 끓여서 먹는 시장특화 요리.
  • 서양 순대(Sundae)

각주

  1. 오순덕, 「조선시대 순대의 종류 및 조리방법에 대한 문헌적 고찰」, 『한국식생활문화학회지』, 제27권 제4호, 2012, pp. 341-344
  2. 오준현·이은정·김경희·육홍선, 「한식의 세계화-순대의 맛과 기능성」, 『식품산업과 영양』, vol. 17 no. 2, 2012, p.24
  3. 분식집에서 '찹쌀 순대'라는 이름으로 팔리는 것은 거의 대부분이 실은 이 당면 순대이며, 2000년대까지는 도시권 내의 수 많은 순대국집이 원가 절감을 위해 당면 순대를 넣어서 순대국을 만들었었다.
  4. 당면 순대는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심해서 쉽게 터지는 단점이 있는 까닭에, 다른 순대에 비해 속을 덜 채워서 만든다. 기계로 만드는 부분은 현대식 설비로 생산되는 여타 전통 순대들도 마찬가지이다.
  5. 이마저도 원가절감이 지나치면 돼지피조차 쥐꼬리만큼 들어가서 당면 맛만 나곤 한다.
  6. 공교롭게도 떡볶이 또한 원래는 고급 요리였다가 하향 패치로 너프된 뒤에 대중화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7. 의아한 건 정작 분단 이전까지 당면이 가장 많이 생산된 지역은 다름아닌 감자나 고구마 등의 원재료 공급이 수월하던 황해도와 평안도였다는 건데, 왜 그런 당면이 보급되질 못했는지는 다소 의문이다. 냉면 뽑느라 당면 못 뽑았다는 것이 학계의 점심
  8. Ibid., 24
  9. 먹을줄 아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