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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9월 20일 (일) 13:59 판

틀:의학

가장 적극적이고 비용효과적인 감염질환 예방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감염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실행 중인 공중보건 사업 중 하나이다. 아직 질병에 노출되지 않은 집단에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의 을 노출시켜 개체의 감수성을 저하시킨다. 당연하지만 사람이 아프면 돈이 든다! 아픈 사람 뿐아니라 그 사람이 아파서 일을 하지 못하고 그럼 생산성이 떨어지고 복귀해도 한동안은 헤매고... 이런게 사회적으로 다 비용이다. 감염병은 병들이 퍼지기까지 하니 더더욱 문제가 된다. 즉 일단 사람이 아프면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비용이 많이 드니까 아프기 전에 예방하는 것이다. 그 중 감염병은 한 번 발생하면 집단 단위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공중보건 사업 중 가장 효과적이다.

학문적 근거(개인)

왜 내가 내 돈 주고 예방접종을 맞아야 하는가?에 대한 학문적 근거이다. 아래 문단만으로 이해가 가지 않거나 좀 더 상세한 설명을 보고 싶다면 면역학 문서를 참고하길.

쉬운 설명

처음 싸워본 놈이면 정찰을 자주 가봐야 하지만 자주 싸워본 놈이면 경험에 근거해서 빠른 딜이 가능하다. 예방접종은 싸워본 경험을 만들어준다.

좀 더 본격적인 설명

우선 예방접종을 맞지 않았는데 콜레라에 감염되었다고 가정하자. 콜레라가 예방접종이 있냐? 태클 걸 정도면 이 문서 안 봐도 된다. 기여 좀. 콜레라는 비브리오 콜레라(Vibrio Chelerae)에 의해 일어나는 병으로 엄청난 물설사-_-...가 계속되는 것이 특징이다. 콜레라균은 대변과 함께 배출되는데, 상하수도 처리가 잘 되어 있지 않은 지역에서 대변오염된 물을 먹으면서(fecal to oral) 다른 사람들이 감염되게 된다.[1]

우선 콜레라균이 입을 통해 장에 도달하면, 세포들로 이루어진 방어장벽을 뚫고 혈관이나 세포들 사이로 침투하게 된다. 그런데 혈관 내에는 이러한 감염을 막기 위해 다양한 세포들이 돌아다니고 있다. 그 중 수지상세포라는 녀석이 있다. 이 녀석은 이름만으로도 알 수 있듯이 손가락처럼 긴 줄기를 여러개 가지고 있는데, 이 줄기에 콜레라균이 걸리면 재빠르게 병을 일으키는 균이라는 걸 알아내고 겉표면이 어떻게 생겼는지 탐색한다. 그리고 알아낸 정보를 들고 림프기관으로 이동한다.

림프기관에는 면역세포라고 부르는, 콜레라균과 직접 싸우는 세포들이 대기하고 있다. 수지상세포는 이 면역세포들과 접촉해서 이번에 쳐들어온 녀석이 어떤 균인지, 어떻게 생겼는지를 세포들에게 알려준다. 이 정보를 바탕으로 활성화된 면역세포들은 콜레라균이 침입한 곳으로 가서 콜레라균과의 전쟁을 벌이게 된다.

그런데 면역세포들이 활성화되는 과정에서 아군의 수를 불리기 위해 세포분열이 일어난다. 그리고 세포분열로 많아진 세포들 중 몇몇은 전쟁에 참가하는 게 아니라 이번에 싸우게 된 콜레라균이 어떤 균이고 어떻게 싸워야 이길지를 기억해둔다. 이런 세포들을 기억세포라고 한다.

이번에 콜레라균이 쳐들어온 것은 면역세포들의 도움으로 잘 막아내었다. 그리고 다음 번에 다시 콜레라균이 쳐들어오면 기억세포들이 빠르게 반응한다. 저 놈 전에 우리 때렸던 놈들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수지상세포가 림프기관으로 이동해서 면역세포들을 활성화시키고~ 하는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면 이번엔 자기들이 세포분열을 일으켜 싸울 군사를 만들기 시작한다. 더 빠른 시간 내에 면역반응이 시작되고, 그러다보니 피해도 작아지게 된다. 이걸 2차 반응이라고 한다.

예방접종이 하는 일은 바로 처음에 균이 쳐들어온 상황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러면 몸에서 면역반응이 일어나면서 기억세포들이 생성되고, 다음 번에 같은 균이 들어왔을 때 2차 반응이 일어나 작은 피해만 입거나 아예 피해를 입지 않고 지나가게 해준다.


학문적 근거(집단)

왜 국가는 돈을 들여서 한 명이라도 더 예방접종을 맞게 하려고 하는가?에 대한 학문적 근거이다. 핵심은 집단면역을 갖게 된다는 것이지만, 집단면역을 유발하지 못하는 예방접종도 존재한다(Ex. 폐렴사슬알균백신)

R0

감염병 역학에 그 근거를 두고 있다. 한 사람이 특정 질병에 걸린 후 다 낫거나 죽기 전까지 감염시킨 사람의 수를 기초감염재생산지수(basic reproduction number, R0)라고 한다. 이 때의 조건이 모든 사람이 감수성이 있는 경우이다. 감수성이라는 건 병에 노출되면 병에 걸리는 성질을 이야기한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정원 40명인 반에서 한 명이 홍역에 걸렸다고 해보자. 홍역은 공기로 감염되므로 이 반의 학생들은 모두 병에 노출되었다. 학생들은 예방접종같은 걸 받지 않은 상태이므로 일정한 확률로 병에 걸려 처음 홍역에 걸린 사람이 낫기 전까지 15명이 그 사람에게 홍역이 옮았다고 한다면 홍역의 R0는 15가 된다.

당연하지만 모두 감수성이 있는 집단같은게 존재할 리 없다. 유전학적으로 특정 병에 걸리지 않는 개체들도 있으며 특히 요즘같이 예방접종이 국가 사업으로 이루어질 때에는 중요한 질병들은 다들 면역이 있다. 그냥 평균값내서 이렇지 않을까?라고 추정할 뿐이다.

참고로 이 값은 감염병 고유의 값이다. 감염병의 종류마다 각각 다른 R0값이 있다.

R0<1

어쨌든 의사들의 목표는 이 R0를 1이하로 떨어뜨리는 것이다. R0가 1이라는 이야기는 환자가 낫기 전에 한 명을 감염시킨다는 이야기이고, 결국 집단에 감염병 환자 한 명이 계속 존재한다는 이야기이다.[2]

하지만 R0가 1보다 작아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환자 한 명이 낫기 전까지 다른 사람 한 명을 감염시키지 못하므로 환자 수가 줄어들게 된다. 3000명의 수두 환자가 있는데 R0가 0.5라면, 3000명이 낫고 1500명의 환자가 새로 생긴다. 그럼 다시 1500명이 낫고 750명이 새로 병에 걸리고... 하는 식으로 점점 환자 수가 줄어서 결국 해당 집단에 수두 환자가 없어지게 된다.

그런데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R0가 1보다 작은 병들은 이미 지구상에서 없어져야 한다. 집단에서 유행하려면 R0가 1보다 커야하므로 역으로 말하면 이미 유행하고 있는 질병들은 R0가 1보다 크단 이야기다.

R

그래서 의사들은 감염재생산지수(Reproduction number, R)라는 것을 만들어냈다. R0가 모든 사람들이 감수성이 있다고 가정한 상태의 재생산지수라면, R은 집단에 속한 사람들 중 일부가 감수성이 없다는 것을 인정한다. 왜냐면 우리가 예방접종을 해서 감수성을 없앨거니까!

예방접종이란 게 그렇다. 맞으면 유행할 때 병에 안걸린다. 특정 병에 대한 감수성이 없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R값은 다음과 같이 계산한다.

[math]\displaystyle{ R=R_0 \times (1-p) }[/math]

  • 단, p=면역을 가지고 있는 인구의 비율

아까 홍역이 유행했던(....) 그 반으로 돌아가 보자. 40명의 반 정원에서 한 명이 홍역에 걸려 그 한 명은 낫고 15명의 새로운 홍역환자가 만들어졌다.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니다. 말 안해도 안다. 해당 구역 공중보건 담당자 갈려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갈려나가? 잘려나가는 소리겠지 그런데 이 중에 절반인 20명이 홍역 예방접종을 맞아서 병에 걸리지 않는 다고 해보자. 그럼 홍역 환자가 감염시킬 수 있는 사람이 절반으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이 번엔 홍역 환자 하나가 낫고, 15명 대신 7.5명의 홍역 환자가 새로 생기게 된다.

[math]\displaystyle{ R_0 = 15 }[/math]

[math]\displaystyle{ p=0.5 }[/math]

[math]\displaystyle{ R=R_0 \times (1-p) }[/math]

[math]\displaystyle{ R=7.5 }[/math]

Profit!! 우리는 R값을 줄이는데 성공했다.

herd immunity

결론을 내리자면 이렇다.

  • R0<1 이면 병이 유행하지 않는다.
  • R0는 고유한 값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다.
  • 근데 R0는 이상적인 값이고 실제 생활에 적용되는 것은 R값이다!
  • 그리고 R은 예방접종을 통해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다.
  • 즉 우리는 R<1을 만들어 병의 유행을 막을 수 있다.

그럼 간단한 수식을 계산해보자.

[math]\displaystyle{ R=R_0 \times (1-p) }[/math]

[math]\displaystyle{ R\lt 1 }[/math]

[math]\displaystyle{ R_0 \times (1-p) \lt 1 }[/math]

[math]\displaystyle{ p\gt 1-1/R_0 }[/math]

즉 p가 1-1/R0보다 크면, R<1이 되어서 병이 유행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우리는 연구를 통해 R0값을 알 수 있으므로 해당 집단의 몇%가 면역을 갖고 있어야 병이 유행하지 않는지도 알 수 있다.

다시 위의 예시로 돌아가서, 홍역의 R0는 15였다. 위의 수식에 넣어보면 p>0.93이 나온다. 해당 집단의 93%는 면역이 있어야 홍역이 더이상 유행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반 인원이 40명이므로50명으로 할 걸... 대충 38명이 면역이 있으면 더이상 홍역이 유행하지 않게 된다.

이렇게 집단이 면역력을 갖아서 감염병이 유해하지 않게 되는 것을 집단 면역(herd immunity)이라고 한다.

국가 예방접종 사업

이 병이 유행하면 심각한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국가가 예방접종에 돈을 대준다. 국가가 맞으라고 했으므로 책임도 국가가 진다. 보통 영유아들의 예방접종들이 그렇다. 아래는 국가 예방접종 사업에 해당하는 예방접종과 맞는 시기.

각주

  1. 이 설명만 들으면 현대에 이런 병이 발생한다는 게 놀라올 수 있는데, 홍수로 오염된 약숫물을 마신다던가 하는 경로로 감염될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 주요 발병국인 아프리카는 설명이 필요없는 수준.
  2. 한 명 감염시키고 자기는 낫고, 그 감염된 한 명이 다른 사람 감염시키고 자기는 낫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