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차고폭탄

Misa (토론 | 기여)님의 2021년 2월 5일 (금) 11:09 판 (→‎단점)
러시아의 125 mm 대전차고폭탄

대전차고폭탄(對戰車高爆彈, High-Explosive Anti-Tank)은 폭약의 화학에너지를 활용하여 두꺼운 장갑판을 관통할 수 있도록 고안된 포탄의 일종이다. 영어로는 약어인 HEAT라 칭하며, 국군 기갑부대에서는 대전차고폭탄의 줄임말인 대탄이라 칭한다.

역사

본격적으로 대전차고폭탄이라는 개념을 가진 화포에 적용한 것은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나치 독일군이 사거리와 관계없이 일단 장갑에 닿으면 일정한 관통력을 부여준다는 사실을 파악한 이후 적극적으로 대전차포의 탄두로 적용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다만 당시 강선포의 특성상 탄두에 회전이 걸리면 관통력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을 파악하였고, 이를 해소하지 못한 체 대전이 마무리 되었다.

미국도 이러한 사실을 깨닫고 전차포에 대전차고폭탄을 활용하려는 시도를 했지만 강선에 걸린 회전을 무마시킬 방법을 찾기 위하여 많은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고, 마침내 탄의 겉면에 볼 베어링을 설치하여 강선의 회전이 탄두에 걸리지 않도록 개량하는데 성공하였다. 또한 탄두가 포에서 이탈한 이후 안정적인 비행궤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접이식 날개가 펼쳐지도록 설계하여 탄도 안정성도 높일 수 있었다. 이렇게 제작한 대전차고폭탄은 M43이라는 제식명을 부여받아 주력 전차포탄으로 활용되었고,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함께 전차포탄의 양대 산맥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원리

먼로-노이만 효과가 적용된 대전차고폭탄

대전차고폭탄이라는 명칭이 붙은 이유는 일상적인 포탄과 다르게 먼로-노이만 효과가 발휘될 수 있는 탄두 구조를 취하기 때문이다. 즉 탄두 내부에 진행방향과 반대방향으로 설치된 깔대기 모양의 금속제 라이너를 설치하고, 탄두와 라이너 사이에 빈 공간을 설치하여 최적의 거리에서 폭발력이 한 점에 집중되어 강력한 관통력(흔히 말하는 메탈제트 현상)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효과를 발휘하기 위하여 취한 독특한 형태를 성형작약(Shaped Charge)라 칭하며, 이 성형작약은 대전차고폭탄 뿐만 아니라 RPG-7과 같은 대전차 로켓, 각종 무반동총의 탄두, 대전차 미사일, 대전차 지뢰 등 전차를 공격하는 다양한 대전차 무기들에 폭넓게 적용되었다.

특징

장점

탄두 자체의 폭발력으로 관통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탄속에 관계없이 명중만 하면 된다. 비교대상인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은 무거운 탄자를 빠른 속도로 가속시켜야 하므로 강력한 추진장약의 힘이 필요하지만, 대전차고폭탄은 탄속 자체의 제한사항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 또한 대전차고폭탄의 탄두 자체는 엄연히 폭발하는 포탄이며 일반적으로 30% 정도의 폭발력이 장갑관통에 활용되고 나머지 70% 정도의 폭발력은 외부에 폭압과 폭풍을 일으킨다. 즉 날개안정분리철갑탄이 아무런 폭발력을 가지지 않아 대기갑전 외에 인마살상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대전차고폭탄은 대기갑전과 인마살상 효과를 동시에 발휘할 수 있어서 범용성이 높다. 다만 본격적인 인마살상용 고폭탄에 비해 폭발범위가 좁으므로 이러한 단점을 개선한 다용도 대전차고폭탄도 개발되었다.

단점

화학에너지를 이용하는 점을 역으로 이용하는 반응장갑 같은 방어수단에 취약하다. 반응장갑은 내부에 폭약을 충전해 놓은 형태의 장갑으로, 대전차고폭탄 피격시 반응장갑의 내부 폭약이 터지면서 성형작약 효과를 무력화시키는 개념이다. 또한 탄두에 빈 공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아예 기폭을 무력화 할 수 있도록 슬랫아머같은 대응책도 등장했다. 공간장갑이나 복합장갑 등 다양한 대응책이 적용되면서 상대적으로 대전차고폭탄의 대기갑전 활용성이 저하된 측면이 있다.

날개안정분리철갑탄과 마찬가지로 탄두에 회전이 걸리면 위력이 저하되는 특성상 일반적인 강선포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탄두에 강선의 회전을 무마시킬 수 있는 수단(볼 베어링 등)이 필요하다. 따라서 대전차고폭탄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활강포가 최적의 발사수단으로 인식된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