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타

파스타(Pasta)는 이탈리아의 주식이라 불릴 가치가 있는 중요한 식재료인 류 제품군을 말한다. 이탈리아 요리의 면 요리 카테고리 자체를 가리키기도 한다.

흔히 '파스타 = 기다란 국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1], 이는 스파게티의 영향이 크다. 오죽하면 스파게티=파스타라고 단정하는 이들도 은근히 많다. 그러나 정작 이탈리아에서 보편적인 파스타는 레스토랑을 제외하고는 짧은 면들(특히 마카로니)이 주류이고[2] 모양 또한 무진장 다양해서 [3] 대략 수제비처럼 생긴 것부터 좁쌀같이 생긴 것에 알파벳 모양이나 동물 모양까지, 기이한 모양새의 파스타가 다수 존재한다. 대개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에 따라 파스타 종류를 구분하여 사용한다.

파스타는 듀럼 및 세몰리나 품종의 밀가루, 그리고 소금으로 만든다.[4] 대신 계란을 이용해서 만드는 방법도 보편적이며 이를 더 고급으로 친다. 특히 수제면은 거의 대부분이 없이 계란만으로 반죽한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파스타가 이탈리아 내에서 처음 언급된 곳은 1154년 시칠리아 왕국에서이다. 그 전에 이 지역을 지배하던 아랍인(무어인)들이 '이트리야'라고 부르는 말린 밀가루 식품을 먹어온 것이 자연스레 파스타(마카로니)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이 아랍인들이 국수를 중국에서 배워온 건지 중앙아시아에서 배웠는지는 명확하지 않은 상태이고[5], 유럽권에서도 반죽 밀가루를 이용한 음식이 흔했기 때문에 (Pasta라는 단어 자체가 반죽이라는 뜻이었다), 그 뒷받침으로 2세기 경 그리스 고문헌에 파스타의 선조로 추정되는 음식이 언급되는 것을 근거로 '파스타는 이탈리아(라틴 민족) 고유의 발명품'이라 주장하는 학자도 있다.

파스타는 빵에 비해 품이 많이 가는데 반해 생산력과 보존성이 낮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상류층만이 즐기던 사치품이었다. 이는 14세기 경 건조 파스타(Pasta Secca)의 발명으로 보존성이 향상된 이후로도 마찬가지였고, 오히려 보존성이 높아진 덕에 화폐로서 기능이 추가되었을 정도였다. (이 덕택에 이탈리아 전역과 인근에 파스타가 전파되었다) 그러다 17세기 경에 들어 기계기술의 발전으로 파스타 기계가 발명된 이후부터는 대량생산으로 인해 서민음식으로 바뀌어 이탈리아인의 소울 푸드가 되었다. 단, 당시에 가장 흥하던 것은 마카로니(Maccaroni)[6]로, 지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스파게티는 산업혁명 이후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종류[편집 | 원본 편집]

파스타는 크게 '긴 것'과 '짧은 것', 그리고 라자나 계열과 만두계열[7], 그리고 기타 분류로 나뉜다. 그 외에 파스타 제조 방법에 따른 종류로서 생면 파스타(Pasta Fresca)와 건조 파스타(Pasta Secca)로 나뉘고, 성형 방식으로는 구리 압출기로 만든 파스타, 스테인레스 압출기로 만든 파스타, 칼면 파스타 등이 있다.

긴 것[편집 | 원본 편집]

스파게티(Spaghetti) / 스파게티니(Spaghettini)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면으로, 지름이 1.3~2.2mm의 것을 말한다. 지름이 큰 것(평균 1.6~1.7)이 스파게티, 작은 것(1.3 정도)은 스파게티니.

Spaghetti top.jpg
페투치니, 페투치네(Fettuccine) / 페투체

페투체보다 페투치니가 조금 더 얇다. 넙적하고 길다란 면으로, 크림 소스에 특히 잘 어울린다. 오일소스랑은 어울리지는 않는 편인데 호불호가 갈린다. 소스가 잘 안 묻기 때문에 점성이 강한 소스랑 어울린다.

Fettucine.JPG
링귀니(Linguine) / 바베테(Bavette) / 바베티네 / 트레네테(Trenette)

대략 스파게티와 페투치네의 성격을 섞은듯한 납작한 면류를 가리킨다. 다양한 것이 존재하지만, 개중에서도 링귀니가 가장 표준형에 가깝다. 토마토 소스, 크림 소스를 가리지 않고 조화가 쉽지만, 대체로 꾸덕한 소스(크림, 페스토 등)와 궁합을 맺어준다.

Linguine 2.jpg
베르미첼리(버미셀리, Vermicelli) / 카펠리니(Capellini)

중면(베르미첼리) 및 소면(카펠리니) 굵기의 파스타. 그래서인지 조리시간이 대체로 짧고, 맛도 국수와 거의 비슷해진다. 카펠리니는 천사의 머리카락 같다 하여 Angel Hair라는 별칭이 있다. 간혹 동남아의 물국수용 쌀국수를 '버미셀리'라 부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영어식 별칭인 '라이스 버미셀리(Rice Vermicelli)'의 약칭이다.

Fideo (coiled vermicelli).JPG
탈리아텔레(Tagliatelle)

'자른다'라는 뜻에서 유래한 한국의 칼국수와 비슷한 입지의 면. 어떠한 소스와도 무난하게 어울린다는 강점을 가지고 있어, 범용성이 좋은 것이 특징이다. 특별한 규격은 없지만 제법상 손가락 반마디~한마디 정도의 너비를 가진 생면이다.

Hand-cutting-pasta.jpg
부카티니(Bucatini)

구멍이 뚫려있는 빨대형 파스타. 토마토 소스와 잘 어울리며, 굵기가 굵은데도 불구하고 스파게티보다도 소스가 잘 묻어나기에 소스 맛을 강조하는 파스타류에 쓰인다. 시칠리아식 정어리 파스타, 혹은 그 변형인 참치 파스타에는 이것이 쓰인다.

Bucatini.jpg
비골리(Bigoli) / 피치(Pici)

우동면발에 비유되는 굵은 파스타. 비골리는 베네토, 피치는 토스카나 지방의 특산품이다. 양쪽 모두 라구 소스와 잘 어울리며, 간단한 치즈와 버터 소스로 따뜻하게 비벼먹기도 한다. 굵기가 굵기 때문에 알 덴테 상태로 조리하지 않고 푹 익혀 먹는다. 특히 피치의 경우는 기본형이 생면임에도 계란이 들어가지 않고 동양식 국수마냥 손으로 늘려서 만들다보니, 생긴 것도 맛도 유사해서 칼국수/우동이 생각나는 교민들이 사다먹기도 한다고.

Pici3.jpg
파파르델레(Pappardelle)

부적마냥 무척 납작한데도 길이가 긴 파스타. 모양으로만 따지면 중국의 뱡뱡면, 혹은 일본의 히모카와 우동과 비슷하다. 탈리아텔레와 마찬가지로 다진고기가 많이 들어간 라구 소스와 잘 어울린다.

Pappardelle.jpg

짧은 것[편집 | 원본 편집]

짧은 면 파스타는 종류가 굉장히 많다. 대표격인 종류 (볼드 표기) 이외에는 가나다 순으로 정리하였다.

  • 마카로니 (Macaroni) : 긴 파스타의 대표가 스파게티인 것과 같이, 짧은 파스타의 대명사이다. 기본형은 약간 길쭉하고 살짝 굽어 있는 빨대 모양이며, 그 비슷한 것(Florentine 등)들도 모두 '마카로니'라고 부르기도 한다. 단, 아예 U자 모양으로 굽어있는 것도 일단 '마카로니'로 취급은 하지만, 구분할 때의 명칭(Cifferi, Gramigna 등)은 다르다.
    Macaroni closeup2.jpg
    • 마케로니(Maccheroni) : 마카로니 중에서도 구멍이 손가락 만큼이나 큰 것.
    • 바케로/파케리/리가토니 (Bacchero/Paccheri/Rigatoni) : 구멍이 굉장히 크고 굵은 파스타. 용도는 조금씩 달라서, 바케로는 대개 속에 내용물을 채운 후 구워내는 식으로, 파케리는 엷은 소스와 많은 건더기를 볶듯이, 리가토니는 일반적인 파스타 소스로 볶는 용도로 쓴다. 비슷한 것으로 토르틸리오니(Tortiglioni)가 있다.
    • 지티 (Ziti) : 마카로니와 펜네를 섞은듯한 튜브모양 파스타. 큰 것은 지토니(Zitoni)라고 부른다. 나폴리식 제노베제[8]처럼 건더기가 주류인 묵직한 소스류가 잘 어울리는 편.
  • 펜네 (Penne) : 이름 그대로 펜촉 모양(혹은 대롱, 주삿바늘 모양)의 파스타. 마카로니와 비슷하게 쓰이지만, 주로 단품 요리로 먹기 위한 용도가 많다. 작은 것은 펜네테(Pennette) 혹은 펜니네(Pennine), 큰 것은 펜노니(Pennoni)라고 부른다.
    • 펜네 리가테 (Penne Rigate) : 펜네의 겉부분에 줄무늬를 넣은 것. 소스가 더 잘 묻어난다. 때로는 '펜네'라고 할 때 민무늬 펜네(Penne Lisce)가 아닌 이걸 가리키기도 한다.
    • 메체 펜네 (Mezze penne) : 길이가 절반짜리인 펜네.
    • 트렌네/트렌네테 (Trenne/Trennette) : 삼각형 모양의 펜네.
  • 푸실리 (Fusilli) : 드릴이나 회오리 모양처럼 꼬여있는 모양의 파스타. 소스가 쉽게 묻고 특유의 탄력이 있어서 다용도로 활용되는 파스타이다. 파르팔레에 비해 주로 국물이 적은 쪽에 쓰인다. 비슷한 것으로 로티니(Rotini), 스피랄리니(Spiralini)가 있다.
    • 푸실리 룽기 (Fusilli Lunghi) : 롱 파스타의 푸실리 버전으로, 유선 전화기의 수화기 전화선처럼 꼬여있는 모양의 파스타이다.
  • 란테르네 (Lanterne) : 릿지(ridge) 무늬가 있는 굽은 파스타.
  • 루오테/로텔레 (Ruote, Rotelle) : 차 바퀴나 기계 부품처럼 생긴 뭔가 특이한 모양새의 원통형 파스타. 비슷한 것으로 비치클레테(Biciclette)와 피오리(Fiori)가 있다.
  • 오레키에테(Orecchiette) : 조가비처럼 둥글게 말린 귓불 모양의 파스타(명칭 자체가 '작은 귀'라는 뜻이다). 중국 면 요리 중 마오얼뚜어와 모양은 물론 쓰임새까지 굉장히 흡사하다.
  • 스트로짜프레티(Strozzapreti)
  • 콘킬리에/콘킬리오니/콘킬리오네 (Conchiglie/Conchiglioni/Conchiglione) : 조가비 모양의 파스타.
  • 크록세티/코르제티 (Croxetti/Corzetti) : 문양을 찍어낸 동전 같은 모양의 파스타. 중세 때부터 만들어 먹은 유구한 전통을 가진 북부 지방의 파스타이다.
  • 트로피(Trofie) : 과자 치토스처럼 살짝 꼬아져 있는, 리구리아 지방(북부)의 전통적인 파스타 중 하나. 비슷한 것으로 게멜리(Gemelli)가 있다. 전통적인 바질 페스토는 이것과 같이 무쳐서 만든다.
  • 파르팔레/파르팔로네 (Farfalle/Farfallone) : 나비 혹은 리본 모양으로 비유하는 파스타. 푸실리처럼 다용도로 쓰이는데 수제비마냥 쓰이는 경우가 많다. 큰 모양은 파르팔로니(Farfalloni)라고 부른다.

짧은 것 (특수)[편집 | 원본 편집]

  • 뇨게티 (Gnoghetti) : 푸실리와 뇨끼를 적당히 섞은 것 같은 특징의 파스타. 덩어리처럼 묵직한 맛에 소스가 쉽게 묻는다.
  • 리지/리조/리조니/오르조 (Rizi/Rizo/Rizoni/Orzo) : 쌀알 모양의 파스타. 수프나 샐러드에 넣는 용도 정도로 쓰이는데, 터키 등지에선 필라우(필라프)를 만들 때 베르미첼리와 함께, 혹은 별도로 섞어서 쓰기도 한다. 리즈 계열은 대체로 단립종이나 중립종, 오르조 계열은 장립종 모양을 하고 있다.
  • 알파베토(Alfabeto) / 스텔리네 (Stelline) : 어지간하면 수프에 넣어먹는 용도로만 쓰는 파스타 종류. 알파베토는 말 그대로 알파벳 모양으로, 스텔리네는 아주 작은 별모양의 파스타이다.
  • 피데우아/피데오스 (Fideua/Fideos) : 라면땅마냥 얇고 짧은 면 모양의 파스타. 주로 스페인에서 즐겨먹는다.
  • 쿠스쿠스 (Couscous) : 밥처럼 먹는 용도로 쓰이는 아랍권 및 북아프리카(마그레브) 지방의 파스타. 유럽 중에선 이탈리아는 거의 소비하지 않고, 프랑스가 즐겨 먹는다. 이스라엘에도 쿠스쿠스가 있는데, 일반적인 쿠스쿠스와는 달리 알이 무척 굵다.

채운 것[편집 | 원본 편집]

  • 라비올리 : 흔히 알려져 있는 이탈리아식 만두.
  • 토르텔리니/토르텔로니 (Tortellini/Tortelloni) : 똬리를 트는게 한국식 만두와 모양까지 비슷한 채움 파스타. 한 입에 들어갈 작은 것이 토르텔리니, 한국 것과 비슷하게 큰 것이 토르텔로니이다.
  • 아뇰로티 (Agnolotti)
  • 메체루네 (Mezzelune)
  • 카라멜레
  • 카손첼리 (Casoncelli)
  • 칸넬로니 (Cannelloni) : 속이 크게 비어있는 원통형으로 생긴 파스타. 때로는 짧은 파스타로 분류되나, 대개는 크게 뚫린 속에 미리 재료를 채워 넣어 오븐에 굽는 형태의 파스타(Stuffed)로서 이용된다.
  • 파고티니 (Fagottini)
  • 판제로티/판조띠 (Panzerotti/Pansotti)
  • 피오케티

그 외[편집 | 원본 편집]

  • 라자냐
  • 뇨끼 : 엄밀히 말하면 파스타는 아니다. 그러나 파스타와 비슷한 조리법으로 먹기 때문에 파스타 계열에 들어가곤 한다.

조리에 관하여[편집 | 원본 편집]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많은 식재료에 보수적인 면이 있는 이탈리아 요리의 특성이 혼재되, 조리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이슈가 있다.

  • 파스타와 소스는 궁합이 있다?
    일단 이 말은 맞는 말이다. 각종 소스에 최적화 된 파스타 종류가 있어서, 그 구역을 크게 벗어나면 맛이 잘 배지 않아 겉도는 맛이 되고 만다. 그렇지만 그 조건은 1:1매치가 아니다. 예를 들어서 어떤 소스에 링귀네가 적합하다면 스파게티나 바베테, 페투치네, 탈리아텔레 정도까지는 무난하게 호환이 가능하며, 푸실리나 마카로니 같은 범용성 파스타를 써도 무리는 없다. 그렇다고 수프 파스타에 펜네를 쓰거나 샐러드 파스타에 부카티니를 쓰는 등의 무리수는 두지 않는게 좋다.
    결론은 이런 문제에서 신경을 끄고 싶다면 다용도 파스타를 쓰면 해결된다. 대체적으로 스파게티(혹은 스파게티니), 탈리아텔레(혹은 페투치네), 마카로니(혹은 푸실리) 이 3종류면 어지간한 모든 파스타에 적용이 가능하다.
  • 파스타 삶는 시간은 무조건 짧게?
    유통되는 파스타에는 생면과 건면이 있다. 일단 생면이라면 국수와 같은 감각으로 끓이면 된다.
    건면은 제품에 표기되어 있는 시간보다 1~2분 정도 단축해서 끓이는 것을 대개 권장하고 있다. 다만 그 이유가 파스타와 소스를 합칠 때 다시 익혀주는 과정이 있기 때문에 이를 계산해서 짧게 끓이라는 것이므로, 만일 페스토처럼 비벼서 땡 하는 파스타라면 필히 제시된 시간대로 끓여야 한다.
  • 파스타 삶을때 소금은 꼭 넣어야 하나?
    사실 파스타를 삶는 물로서 가장 좋은건 깨끗한 바닷물과 물을 섞어준 염수로, 염도로 따지면 1%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물 1L에 굵은소금 1큰술 정도) 이탈리아 사람과 함께 사막투어 갔다가 남은 물로 파스타를 끓여먹는 바람에 마실 물이 없어졌다는 전설(..) 또한 괜히 있는게 아니다.
    왜 소금을 넣어야 하는가, 하면 일단 파스타에 묻는 소스는 적게 잡는 편이라 파스타 자체의 맛 향상을 위해, 그리고 염수에서 파스타가 더욱 탄력있게 삶겨지는 이유이다. 라면 끓일때 분말스프를 먼저 넣어야 하는 이유와 사실상 일맥상통하는데, 간혹 이에 반론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것 말고도의 이유로, 파스타 소스를 만들때 유화를 위해 삶은물을 쓰기도 하는데, 이때 맹물보다 염수 쪽이 더 맛있게 완성된다.
    다만 집에 소금이 귀한 경우라면 굳이 넣지 않아도 무방하며, 부족한 간은 소스에서 무마하면 된다. 소금간을 미리 배어놓는 것 보다는 맛이 떨어지나, 그렇게 큰 차이까지는 나지 않는다. 또한 건강상 염분을 피해야 하는 경우라면 넣지 않고 조리하기도 한다.
  • 파스타 삶을때, 혹은 삶고 나서 올리브유의 사용 여부
    가장 많은 논란이 있는 부분인데,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탈리아 사람들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어차피 파스타는 본래 즉석으로 해먹는 음식이고, 소스와 섞으면 알아서 풀어지므로 굳이 아깝게 올리브유를 넣을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것이다. (다만 반조리 상태로 보관할 때[9]는 들러붙기 방지용으로서 사용하는데, 물에 넣는게 아니라 건져올려 다 식혀놓은 국수에다가 뿌린다)
    그렇지만 올리브유를 넣으면 안 된다는 것이 아니다. 일례로 고든 램지같은 요리사 또한 파스타 삶는 물에 미리 올리브유를 뿌려두는데, 1차적으로는 파스타끼리 들러붙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이 크다. 레스토랑 조리사는 파스타를 일일히 삶고 앉아있을 수 없어서 미리 앞서 조리해두어야 할 상황이 오곤 하는데, 올리브유를 뿌려두면 빠르게 붇는 것을 방지해주어서 늘상 통용되는 방식이다. 다만 이런 레스토랑 레시피를 옮겨오는 과정에서 그대로 베껴오다보니 왠지 넣지 않으면 안 될것 같은 분위기가 된 것. 단, 이탈리안 비스트로나 고급 레스토랑 지향일수록 거의 금기시 하는데, 올리브유를 넣는 건 보존성 이외의 효과가 딱히 없기도 하거니와, 익히는 정도를 조절할 수 없고 소스를 묻히기도 어려워지고, 간 맞추기도 힘들어지는 디메리트들이 더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 떡밥의 가장 큰 논란은 소스맛에 영향을 주는가인데, 사실을 말하면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아예 떡칠해놓는 수준이 아닌 이상은 그 효과가 상대적으로 미미하며, 특히 소스가 진한 계열이나 오일 소스라면 아무래도 좋은 쪽이 된다. 설령 기름으로 떡칠했어도 소스와 합치기 전 면을 뜨거운 물에 2~3초만 샤워시키면 금방 코팅이 벗겨지므로 결론은 아무래도 좋은 이야기이긴 하다.
  • 파스타는 삶고난 후 물로 헹구지 않는다?
    헹구지 않는다. 이건 예외없이 거의 상식 수준이다. 파스타는 소면이나 우동과는 달리 차게 먹는 음식이 아닌지라 샐러드에 넣는 경우라도 그냥 꺼내서 식히기만 할 뿐, 물로 헹구지 않는다.
    단, 응용편으로 냉파스타를 만들때 온도를 같이하기 위해서 찬물로 헹구는 정도는 상관없다. 헹군다고 해서 파스타 맛이 빠지거나 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단, 냉파스타에 사용하는 경우에는 후술하지만, 잘 익혀서 끓여야지 안 그러면 기분 나쁘게 딱딱해서 먹기 힘들 수 있다.
  • 파스타는 알 덴테(al Dente)[10] 상태가 가장 맛있다?
    이는 이탈리아 사람들의 감각으로 보자면 맞는 이야기이다. 쓸데없이 이런 용어가 만들어진 것이 아니며, 특히 고급 레스토랑일수록 알 덴테를 고수하는 분위기가 강한데, 조리의 정확성(=실력)과도 연계되기 때문이다. 이탈리아인들은 알 덴테 상태의 파스타가 단순히 맛있음 뿐 아니라 소화도 가장 잘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역시나라면 역시나일까, 알 덴테는 무조건 지켜야만 하는 룰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파스타는 취향에 맞춰 해먹는 음식이다. 적당히 익힌 것(cotta, 코타)이나 푹 익힌 것(scotta, 스코타)을 좋아하면 그냥 푹 익혀서 끓이면 되고, 덜 익은게(al Chiodo)[11] 좋으면 그렇게 된다. 다만 기준점을 위해 정석을 설정하자면, 적어도 잘 끓인 라면을 바로 먹었을 때의 면발마냥 탱글탱글한 탄력이 있는 정도가 가장 이상적이다. 면 안에 심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씹었을 때 파스타 특유의 통통거리는 식감이 있는 것이 좋다는 뜻이다.
    도리어 알 덴테로 끓이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먼저 언급한 냉파스타를 만들 때, 종류를 불문하고 파스타 샐러드에 넣을 때, 구멍뚫린 파스타나 통이 굵은 파스타를 끓일 때, 혹은 채움 파스타(라비올리 등)나 쇼트 파스타(펜네, 푸실리 등)를 끓일 때, 그리고 나폴리탄과 같은 와후 파스타를 만들 때이다.

금기[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으로 파스타 요리에는 다음과 같은 금기가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것은 아니나, 이유없이 금기로 정한 것은 아니므로 참고정도는 해두자.

  • 크림 들이붓기
    이탈리아 파스타 요리에 크림을 사용하는 메뉴(즉, 크림 파스타)는 의외로 찾아보기 어렵다. 흔히 돌아다니는 크림 파스타 대부분이 이탈리아가 아닌 다른 나라에서 처음 개발된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가에 따라서는 명확히 제시된 것이 없지만 (아마 입맛의 문제일 가능성이 크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계란 노른자와 치즈, 올리브유(혹은 버터) 만으로 크림 질감을 내는 것을 선호한다.
  • 해산물과 치즈
    이탈리아 사람들은 해산물과 치즈의 궁합을 최악으로 생각한다. 그나마 모차렐라처럼 자체적으로 맛이 약한 치즈라면 또 모를까, 파마산이나 페코리노와 같은 치즈를 해산물과 같이 먹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데 근본적으로 서로간의 맛이 충돌하기 때문이며(※대체적으로 치즈가 해산물의 향을 이겨먹는다), 비린내를 가진 경우면 그 비린내를 치즈가 격화시키기 때문이기도 하다.
    단, 예외로 짠맛 보충용으로 안초비를 넣은 경우는 치즈를 덧뿌려도 별 상관하지 않는다. 또한 새우를 쓴 경우에도 아주 간혹가다는 예외적으로 치즈를 뿌려 먹기도 한다.[12] 그렇지만 조개류나 오징어(먹물만 쓴 경우도 포함)를 쓴 경우, 고등어나 연어를 넣는 경우 만큼은 절대로 뿌리지 않는다.
    크림소스를 사용한 해산물 파스타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은 같은 이유에서이다. 그렇지만 크림새우나 오징어 크림소스와 같이 어떻게든 만들어낸 경우라면 치즈를 뿌려먹어도 상관없는데, 우유나 치즈나 비슷한 효과를 가지고 있기에 오십보백보격이라서 그렇다.
  • 소스 과다 사용
    사실 한국에서는 면이 잠기다시피 넉넉하게 소스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그렇게 만드는 것이 푸짐해 보인다던가 있어보인다던가, 또는 국밥의 영향이 있지 않은가 등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렇지만 이탈리아에서는 간신히 비벼질 정도로 소스를 아슬아슬하게 사용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소스 자체를 짭짤하게 만들기 때문에 많이 쓰면 짜서 먹기 어렵다는 이유이다.
  • 파스타는 라멘이 아닙니다.
    파스타를 먹을때 뜨겁다고 후후 불어먹거나[13] 후루룩 흡입하는 것은 보기에 심히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아니, 애초에 소스가 겉에 묻어있는 파스타 특성상, 후루룩 먹으면 소스가 다 튀어버리기 때문에 그렇게 먹기도 힘들다. 이는 면을 먹을때 소리내며 먹는게 예의인 일본인이 주로 실수하는 부분인데, 한국인 중에서도 이런 케이스가 조금씩 있다.[14]
    반대로 구미권 출신 중에선 파스타를 나이프로 잘라먹는 경우도 있다(..) 이는 이탈리아인들이 기겁해하는 장면 중 하나인데, 태생부터 한 입에 먹기 어려운 라자냐나 토르텔로니 같은 경우가 아닌 이상, 포크를 이용해 한 입 크기로 잘 감아서 얌전히 먹는 것이 정석이다. 같은 이유로 한꺼번에 크게 감아서 먹다가 도중에 끊어버리는 행위, 무리하게 쑤셔넣어 볼이 다 튀어나오도록 우물우물하는 행위등도 그다지 고깝게 보지 않는 편.
  • 덧뿌리는 치즈는 그때그때
    처음 파스타가 나와서 먹을때는 첫 입은 그냥 그 상태 그대로 먹는게 기본 예의이다. 본래 목적에서 바뀐 것이긴 하지만, 치즈를 뿌리는 이유가 소금 대신에 간을 더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단, 일품요리가 아닌 대중식당의 흔한 토마토 파스타 같은 경우는 그냥 처음부터 뿌려도 상관없다) 또한 나오자마자 치즈가루로 왕창 덮어버리는 행위는 '니 요리는 (치즈맛으로 먹어야 할 정도로) 믿을게 못된다.'라고 말하는 것과 동급이므로 자제할 것.
  • 남은 소스 처리시
    파스타 면을 다 먹고 소스가 남은 경우에는 빵을 이용해 닦아먹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한다. (몰론 먹지 않아도 상관없다) 다만 그 행위 중에 그릇을 살짝 잡을지언정, 직접 들고서 닦아먹지는 않는다는 점만 유의하자. 빵을 그냥 손으로 잡아다 닦아내면 되므로, 무리해서 식기를 쓰다가 접시 부딪히는 소리를 내지 않도록 하자.

트리비아[편집 | 원본 편집]

  • 파스타의 본고장이 이탈리아라서 흔히 이탈리아에서만 파스타를 생산할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의외로 최대 생산국은 터키이며, 스페인그리스와 같은 나라에서도 자체적으로 파스타를 생산하고 있고, 개중에는 이탈리아에 없는 종류도 있다(!) 이탈리아 또한 북부보다는 남부에서 생산량이 훨씬 더 많으며, 양 지역의 파스타 가격이 2배 가까이 날 정도로 차이가 있지만, 품질만 따지면 사실 터키산이든 이탈리아 북부산이든 도긴개긴이다(..) 어차피 품질 갑은 생면이다.
  • 흔한 세몰리나 파스타 말고도 통밀 파스타, 호밀 파스타, 쌀 파스타같은 종류도 존재한다. 단, 일반적인 파스타와 맛이 같지는 않다.
  • 생면 파스타는 의외로 중화면으로 대체하여 만들 수 있다. 건면끼리와는 달리 생면끼리는 성질이 거의 비슷하기 때문에 질감이 미묘하게 다른점만 빼면 의외로 호환이 잘 된다. 또한 파스타 소스들이 라면사리와도 매치가 잘 되는 편인데, 이 경우는 아무래도 유탕면 특성상 대략 스파게티와 스파게티라면 급으로 다소 맛에 차이가 생긴다. 그렇지만 일반적인 파스타보다 맛이 잘 배어들므로 까다롭게 생각치 않는다면 이쪽으로 대신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 파스타를 먹을 때 스푼과 포크를 같이 사용하여 먹는 것이 정석으로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동양인 뿐 아니라 유럽인들도 그렇게 먹는 것이 예법이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정작 이탈리아에서 스푼을 같이 사용하는 경우는 포크가 익숙하지 않을 때[15] 뿐이고, 평상시에는 그냥 포크 하나로만 먹는다.
    • 본래 파스타는 다른 요리들처럼 맨손으로 먹는 음식이었고, 르네상스 이후 식기가 발달하는 과정에서도 꿋꿋이 맨손으로 먹던 음식이었다. 그러나 파스타 소스가 발달하면서 맨손으로 집기 어렵게 되자 포크를 사용하는 쪽으로 바뀌었다.

같이 보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의외로 이탈리아를 제외, 동서양을 가리지 않는다.
  2. 무엇보다도 큰 냄비가 필요없기 때문이다.
  3. 이탈리아의 직업군에는 파스타 디자이너가 있을 정도이다.
  4. 일반 품종의 밀가루로는 열심히 반죽해봤자 그냥 중국식 국수가 된다.
  5. 밀의 원산지가 서아시아인 점에서 스스로 발명했을 가능성도 있으나, 증거가 발견되지 않았다.
  6. 탈리아텔레처럼 특별한 규격이 없는 어중간한 길이의 파스타로, 모 사의 스파게티 라면에 들어있는 '마카로니'는 이것의 소형화 변형 중 하나이다. 마카롱의 어원이기도 하다.
  7. 영어로는 Stuffed Pasta
  8. 페스토 제노베제(바질+잣 소스)와는 달리, 소고기와 양파로 끓인 것이다.
  9. 주로 나중에 빠르게 해먹기 위한 용도.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만능양념을 미리 잔뜩 만들어두는 정도의 개념.
  10. '치아'라는 뜻으로, 가운데 심이 아주 약간 남아있는 상태.
  11. 알 끼오도. "손톱"이라는 뜻이다. 알 덴테와는 달리 확연히 심지가 느껴지는 수준으로, 면바면이긴 하지만, 스파게티면 기준으로는 이 두 익힘 상태가 바뀌는 건 순식간이다. 간혹 알 끼오도 상태로 익힌 걸 알 덴테라고 내오는 곳도 있다.
  12. 새우 자체의 맛이 강하기 때문인데, 이런 현상도 최근에서야 나타난 것으로 보수적인 경우에는 이마저 금기로 여긴다.
  13. 이탈리아인들도 뜨겁게 먹는 문화가 없기 때문에 보통 내올때는 어느 정도 식혀서 내온다. 그렇지만 먹기 힘들게 뜨겁게 내온 경우라면 나중에 컴플레인을 걸어도 될 지언정, 식을때까지 그냥 놔두는게 보통이다.
  14. 한국도 면을 소리내서 먹는게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이었으나, 그 놈의 라면 광고 때문에 그 인식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
  15. 즉, 포크질이 서툰 애들이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