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표절 논란

개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인셉션(2010)》이 츠츠이 야스타카의 소설(1993)을 원작으로 한 곤 사토시 감독의 애니메이션 《파프리카(2006)》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인터넷 일각에서 제시된 바가 있다.

전문가의 평

하지만 실제로 2010년 인셉션 개봉 당시, 해외 유명 애니메이션 리뷰어는 인셉션은 충분히 독창적적이고, 파프리카를 베낀 것이 아니라 오히려 다른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평했다.() 왜냐하면 파프리카 표절설은 작품의 핵심적인 설정과, 영화 전체의 메타포를 보지 않고 특정 장면에 한정해서 물고 늘어지는 것일 뿐, 영화 전체의 맥락에서 보자면 인셉션의 핵심적인 설정들은 파프리카 외에 오랫동안 영화계에서 꾸준히 사용된 클리셰들이기 때문이다.

  • 타인의 꿈에 들어가 특정한 생각을 주입한다 - Dreamscape (1984)
  • 현실과 가상현실중 어느쪽이 진짜인지를 구분하는게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 토탈리콜(1990), 매트릭스 (1999)
  • 가상현실 안에 가상현실이 반복되어 각 단계가 상호작용을 한다 - 13층 (1999)

인셉션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인셉션이 최초가 아닌건 분명하지만, 이는 인셉션 작품 전체가 '파프리카'라는 한 작품 안에서만 베껴왔기 때문이 아니라, 웬만한 아이디어라는게 오래전에 나올 수 있을 만큼 나오고 정형화 되었기 때문이다.

그 외 해외 기사나 리뷰어 등지에서 놀란 감독이 파프리카를 봤을거라 추측하는 이들도 그나마 '영감을 받았다'(inspired) 정도로 표현하지, 각잡고 표절이라 까는 여론은 드물다. 오히려 넷상에서 표절설을 주장하는 비전문가들이 굳이 인셉션 팬들한테 가서 표절 작품이라고 취향을 후려치는 등 어그로를 끄는 경우가 있어서 놀란 팬 포럼에서는 '파프리카 트롤' 이라고 불릴 정도로 악명높다.()[1]

법적인 표절의 기준

법적으로 단순 아이디어는 저작권의 보호대상이 아니며 단편적인 장면의 연출이 아닌 전체적이고 구체적인 스토리(전개과정의 결합)가 똑같아야 표절로 인정될 여지가 있다. (관련 현직 변호사 글) 그러나 파프리카와 인셉션은 '꿈에 들어가는 기계'를 주제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스토리에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선 후술) 실제로 유사성으로 지적되는 부분은 전체적인 스토리가 아닌 한두 장면에서 사용된 연출 뿐이다.

<더 셀 (2000) / 오드 너드럼 - 새벽 (1989)>
<더 셀 (2000) / 데미안 허스트 - 모든 것에 내재하는 거짓말을 받아들임으로써 얻어지는 약간의 편안함들 (1996)>

더 셀은 위 두 장면은 해당 미술 작품들을 모티브하였음이 분명하지만, 만약 특정 장면에 한정된 아이디어에도 저작권을 인정해야하고 특정 장면에 국한된 유사성이 작품 전체의 표절이라 확대해석 된다면 이러한 모티브/오마쥬도 불가능해진다.

만약 장면에서 사용된 아이디어 하나하나에 일일이 최초로 사용한 사람에게만 독점적인 저작권을 인정해야한다면 파프리카 역시 수많은 장면들을 표절한게 되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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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 포핀스 (19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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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리오 64 (19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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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 시간의 오카리나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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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2006)>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라는 아이디어 역시 파프리카가 최초로 사용한게 아니다. 그럼에도 만약 인셉션에서 사용됐다면 표절설의 근거가 됐을 것이다.)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던 남자가 갑자기 문밖으로 뛰쳐나간다. 경찰이 이를 뒤쫒아 바로 문을 열지만 남자는 온데간데 없다. 경찰이 CCTV를 확인해보니 남자가 문을 열때 안쪽 CCTV에서는 문이 열리지만 바깥쪽 CCTV에서는 문이 열리지 않았다.)

각각 <별에서 온 그대 (2013)>와 <로스트 룸 (2009)> 의 한 장면이다. 전혀 다른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작품간에도 특정 장면에 한정된 유사성은 발견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두 가지의 나무의 생김세가 아니라 아니라 숲 전체를 보고 판단해야한다는 것이다.

단순 아이디어에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는 이유는 한 작품에서 선보여진 아이디어를 그 작품에게만 독점적인 저작권을 인정해야 한다면 그 이후로 나오는 작품들은 그 아이디어를 사용할 수가 없고, 이는 설령 그 작품에서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았든 아니면 자신이 자체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이미 기존에 있는 것과 우연히 겹쳤든 상관없이 창작의 자유를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그렇기 때문에 살펴보면 공통된 아이디어가 여러 작품 전반에 사용된 사례는 은근히 흔하게 찾아볼 수 있다.

<나바큘라 드롭(2005) / 프레이(2006) / 포탈(2007)>

예시로 게임 '포탈(2007)'과 '프레이(2006)'에는 모두 공통적으로 '두 공간을 이어주는 동그란 포탈'이 등장하고 그 색이 파란색/주황색인 점도 동일하다. 여기까지만 보면 포탈이 프레이를 베낀 것이라 오해할 수도 있지만 사실 포탈은 프레이보다 먼저 나온 '나바큘라 드롭(2005)'이라는 원작이 따로있고 여기서도 공간을 이어주는 문이 파란색/주황색이다. 공간을 잇는 게이트라는 개념은 그 이전부터 먼저 있었음을 감안하면 '포탈'과 '프레이'는 둘 다 수렴진화의 결과물인 셈이다.

꼭 수렴진화가 아니더라도, 사실 웬만한 아이디어는 아주 오래전에 최초로 제시된 이후로 수많은 작품들이 비슷한 설정을 사용해오는(클리셰) 형태가 된다. 이는 꼭 후발주자가 원조가 된 작품에서 직접 영향을 받지 않더라도 '누구라도 언젠가 생각했을 법한 아이디어'를 일찍 제시한 작품이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했음'을 선점하는 구조기 때문이다.

파일:Monsters, Inc. (2001) Trailer -1 Movieclips Classic Trailers.mp4 20201216 123929.364.png 인셉션의 엘리베이터 씬을 예로 들자면 이는 '하나의 공간에서 다른 여러 공간으로 이어짐'라는 설정을 '엘리베이터'라는 매개체(수단)으로 사용한 것인데, 여기서 매개체를 엘리베이터 외의 다른 작품으로 바꿔도 이미 기존에 제시된 아이디어들인 경우가 많다. 다른 공간으로 이어지는 문이라면 <도라에몽(1970~)>의 '어디로든 문'이 대표적이고, 여러 가지 문이 있어서 각각의 문이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고 하면 <몬스터 주식회사(2001)> 에서 이미 쓰였다.

파일:The.Lost.Room.S01E01.The.Key.DVDRip.XviD-SAiNTS.avi 20201208 105802-tile.jpg 문이 아니라 문을 여는 열쇠가 특별해서 다른 곳으로 이어진다고 한다면 <로스트 룸(2006) / 청의 엑소시스트(2009)> 등에서 이미 먼저 쓰였다. 이렇 듯 아이디어란 시간이 지날 수록 이미 제시된게 쌓이는 형태인지라 더 이상 아무도 사용한적 없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건 갈수록 불가능해지고, 아무리 독자적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도 이전에 누군가 시도한적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인셉션 기획 시기

놀란 감독은 인셉션을 16살때부터 구상()했었으며, 대본만 9~10년동안 작업했다고 밝혔다. 물질적인 증거만 놓고 보아도 놀란은 80페이지 분량에 달하는 인셉션의 제안서와 각본을 2001년에 워너브라더스 사에게 이미 제출했었다.() 이는 파프리카가 개봉한 2006년보다 빠른 시기이다.

물론 파프리카는 1993년에 나온 원작 소설이 있다지만 원작은 2009년이 되서야 영어로 번역 출간되었기에 영어가 모국어인 놀란 감독이 당시 영미권에 출판도 안된데다가 애니화도 안되서 마이너한 소설을 어떻게든 구해 '일본어'로 읽은게 아니라면 파프리카 원작 소설을 베껴서 인셉션을 구상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거기다, 정작 표절 논란으로 지적된 장면들은 애니메이션에서만 나오며 애니를 제외하면 원작 소설과의 유사성은 전혀 없기에 이 주제에서 원작은 전혀 상관이 없다. 실제로 표절설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애니만을 근거로 제시하기에 원작 소설과 인셉션과의 공통점은 들고오진 못한다.

심지어는 놀란 감독이 곤 사토시 감독이 고소하지 못하게 죽은 이후에 인셉션을 개봉을 한거라는 억측으로 비난을 가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놀란은 단지 대규모 영화를 제작하기에 아직 배울것이 더 많다고 판단해 <배트맨 비긴즈>와 <다크 나이트> 제작을 먼저 맡게 되면서 인셉션 제작이 뒤로 미뤄진 것이다. 심지어 인셉션은 2009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했으며 2010년 7월 16일에 개봉했을때 까지만 해도 곤 사토시 감독은 살아계셨고, 그 이후인 2010년 8월 24일에 타계하였다.

감독의 언급 여부

놀란 감독이 파프리카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놀란 감독이 정말 파프리카를 봐서 참고를 한건지, 아니면 몇몇 장면들은 그저 우연의 일치로 겹친것인지는 제 3자가 함부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놀란 감독이 정말 파프리카를 봤고 참고를 했다는 가정하에 파프리카에 대한 언급이 없는 것을 '표절이기 때문에 숨기려 하는 것'이라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설령 영향을 받았다 한들 창작자가 영향을 받은 작품을 일일이 직접 언급하였냐 아니냐가 표절의 판가름 여부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영향을 받은 부분이 작품에서 얼마나의 비중을 차지하는지, 그 아이디어가 정말 독창적인 것인지 다른 작품에서도 사용된적 있을 정도의 흔한 아이디어인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봐야한다.

정말 극단적으로 '영향을 받았단 사실 자체가 사실이고', '창작자가 그에 대한 언급을 했냐' 이 두개만 가지고 판단하게 된다면 영향은 받았지만 충분한 차별화가 이루어진 독창적인 작품이 그저 언급만 없었다고 표절 판결이 떨어질 수도, 반대로 대놓고 전체 스토리를 다 베낀 작품이 그저 쿨하게 참고했다고 인정했다는 이유로 표절 무죄 판결이 떨어진다면 그게 오히려 더 악용 가능성 높은 비 정상적인 판단이다.

위의 예시로 든 더 셀의 경우도 감독이 직접 언급한게 아니다. 모티브나 오마쥬라는게 알 사람만 알면 되고 모르면 그냥 봐도 된다는 느낌이라서, 애초에 영화 전체 스토리가 아니라 특정 장면의 한정해서 아이디어 따오는건 저작권적인 표절 성립도 안되고 사용된 레퍼런스에 일일이 먼저 "여기서 따왔습니다~" 하고 다닐 의무는 없기 때문.

9958EF4C5B3787CA1B-tile.jpg (인셉션에서 그나마 사용된 몇 안 되는 공간왜곡의 모티브는 파프리카가 아닌 마우리츠 코르넬리스의 작품이다. 이것도 놀란 감독이 친절하게 "여기서 가져온거에요~" 라고 밝힌게 아니니 표절이 되는 것인가?)

파일:Paprika.2006.JAPANESE.1080p.BluRay.H264.AAC-VXT.mp4 20201208 110415-tile.jpg A5a6572878108b850e772e3ad0731065.jpg

곤 사토시 감독의 작품들을 오마쥬 한 것이 확실한 감독으로는 대런 애러노프스키가 있다. 그의 작품 '레퀴엠', '블랙 스완' 등에서 공통적으로 '퍼펙트 블루'의 영향을 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목욕하면서 소리치는 장면이나, 거울이라는 요소를 내면의 성찰/다른 자아와의 조우 라는 용도로 자주 사용한다는 점 등. (물론 굳이 법적인 문제의 소지가 있냐고 따지고들자면 거울이 따로 움직이는 연출의 경우는 1964년작 메리 포핀스에서 사용되었을 정도로 흔하기에 저작권을 운운할 정도의 연출은 아니긴 하다.)

하지만 대런의 경우도 자신이 직접 오마쥬 사실을 밝히고 다닌건 아니다. 곤 사토시 감독이 생전 대담에서 만나 직접 물어보았기 때문에 사석에서 답변을 한거고 그 사실을 사토시 감독이 블로그를 통해 남겨서() 알려지게 된 것.

가령 놀란 감독도 인셉션 3단계 꿈의 설원 장면은 자신이 007시리즈의 팬이라 <007과 여왕 (1969)>을 오마쥬 한 것인데 이 사실을 자발적으로 직접 밝힌게 아니라, THE PLAYLIST 와의 인터뷰()에서 인터뷰어가 '설원 장면이 007과 여왕을 연상 시킨다고 지적하자' 그것에 대해 전적으로 흔쾌히 인정하며 모방 사실을 밝힌 것이다.

사실 인셉션 - 파프리카 표절 논란은 인셉션이 개봉하고 몇년이나 지난 뒤에야 커뮤니티 등지에 장면비교 GIF짤들이 돌면서 떡밥화 된거지 정작 개봉 당시에는 현재처럼 뜨거운 화제도 아니었고 이걸로 각잡고 까는 인터넷 여론들도 없었다. 파프리카 자체가 인셉션에 비해 크게 유명하지 않은 탓도 있었고, 헐리우드 SF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 차이가 심하다보니 관객층이나 팬덤층이 달라 두 작품을 모두 보았던 교집합의 사람이 적었던 탓도 크다. 상기 언급한것 처럼 오히려 몇몇 소수의 리뷰어들만 파프리카에 영향을 받았을 수는 있지만 충분히 독창적인 작품이라고 여기는 수준이었다. 그렇기 당시 놀란과 충분히 인터뷰할 기회가 있었던 어떤 언론사나 인터뷰어들도 파프리카에 대해서 직접 질문한 적이 없었을 뿐, 누군가 직접 질문을 한 적이 있는데 대답을 회피했다거나 부정을 한 경우는 아니라는 것이다.

인셉션이 파프리카의 실사화를 무산시켰다?

또한 파프리카는 실사화가 기획중이었으나 인셉션이 먼저 표절해서 파프리카 실사화를 무산시켰다는 루머가 돌아 놀란 감독이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파프리카의 실사화 소식은 2009년 8월 10일, 영화 웹사이트 Moviehole을 통해 처음 보도되었다. 독일의 영화감독 '볼프강 페테젠'이 감독을 맡을 것이라는 것 외에 세부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셉션은 이미 이보다 일찍인 2009년 6월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페테젠이 파프리카와 관련해 마지막으로 소식을 업데이트 한 것은 2010년 3월 25일 나눈 MTV 와의 인터뷰로 각본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프로젝트가 진행중임을 밝혔다. 이 기사들 어디에도 인셉션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파프리카의 무산 사유는 인셉션하고는 전혀 무관한 이유에서였다. 같은 MTV 뉴스에 의하면 파프리카의 소식을 전한지 4일만인 3월 29일, 페테젠 감독은 파프리카 대신 '업라이징'이라는 외계인 SF 작품을 차기작을 만들기로 결정하면서() 파프리카는 뒤로 미뤄졌고, 이후 추가 업데이트 소식이 없으면서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된 것 이다.

이는 2010년 7월 인셉션이 개봉하기도 전에 이미 알아서 벌어진 일들이다. 만약 인셉션이 2010년 1월 부터 트레일러 등을 공개하였기 때문에 무산된거라고 한다면 2010년 3월 25일자 기사에서 먼저 중단 소식이 떴어야 맞다.

애초에 3월 25일자 시점에서 영화사도 확정되지 않고 각본조차 완성되지 않았다고 한 것을 보면 단순 기획 단계에서 무산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영화계에서 흔하게 있는 일로, 당장 페테젠 감독이 파프리카를 뒤로 밀으면서 먼저 찍으려한 '업라이징' 조차도 세상에 못나오고 무산된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외계인 SF물인 업라이징의 무산 조차도 인셉션 탓이라고 억지 부릴게 아니라면 말이다. 페테젠 감독의 다음 필모그래프는 이들과 전혀 무관한 작품으로 2016년이나 되서야 나왔다.

페테젠 본인은 무산 사유에 대해서 직접 언급한적도 없고 인셉션을 입에 담은적은 더더욱 없음에도, 이런 루머가 퍼진 이유는 영화 블로그 '슬래쉬 필름'에 올라온 2010년 3월 25일자 글()을 오독한 것이다. 블로거가 페테젠 감독 본인과 인터뷰를 한것도 아니고, 심지어 이 글은 인셉션 때문에 파프리카가 무산되었다는 글은 더더욱 아니었다. 오히려 아직 파프리카 기획이 진행중일 2010년 3월 25일 당시 MTV와의 뉴스를 퍼가 인용하여 소식을 전한 블로그 글일 뿐이다.

원본 MTV 뉴스에 인셉션은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음에도 단지 그 글 말미에 블로거가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의 꿈에 들어갈 수 있는 기계를 다루는 인셉션과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인셉션의 예고편을 보니 놀란이 곤 사토시의 영화에서 영감을 받지 않았을것이라 생각하긴 어렵다.' 라고 개인의 감상을 적어놓았을 뿐이다. (당시에는 인셉션 개봉 전이라, 직접 보지도 않고 트레일러만 보고 이런 판단을 내린 것이다.) 참고로 슬래쉬 필름은 언론도 아니며 단순 블로그이다.

인셉션이 영향을 준 작품

사실 인셉션은 영화계에서 레퍼런스를 가져온 것보다 공급한 역할이 더 크다. 인셉션의 연출로부터 영감을 받은 여러 작품 중 대표작을 뽑자면 닥터 스트레인지가 존재한다. 복도에서 중력이 회전하고 이로인해 사람이 떨어지거나, 도시의 건물들이 회전하거나 꺾이는 장면등이 대표적이다. 인셉션이 타 작품에 영향을 줄 만큼 독자적인 연출력과 독창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것을 뜻한다.

실제로 닥터 스트레인지 감독인 '스콧 데릭슨'는 인셉션은 연출적으로 놀라온 작품이라며 자신이 '베낀 것(imitate)은 아니지만, 그 이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영감(inspired)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일각에서는 '닥터 스트레인지는 원작 코믹스가 먼저 나왔기 때문에 반대로 인셉션이 영향을 받은게 아니냐'고 반론하기도 했지만, 도시 공간 왜곡이나 중력 왜곡 등의 장면은 닥터 스트레인지 원작 코믹스에 등장하지 않는다.[2]

이하는 인셉션하고는 관련 없는 이야기지만 영상 연출과는 별개로, 영웅의 기원 스토리에서 닥터 스트레인지가 에이션트 원을 만나 수련하는 과정이 같은 놀란 감독의 '배트맨 비긴즈'에서 배트맨이 라스 알 굴을 만나서 수련하는 과정과 유사하다는 지적이 나온바 있는데, 이는 닥터 스트레인지 코믹스에서 먼저 나온게 맞으므로 '닥터 스트레인지(영화)가 놀란 작품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거론할 수는 없는 부분이다.

이에 대해서 닥터 스트레인지 각본가인 "C. 로버트 카길"도 닥터 스트레인지 만화가 먼저 나왔으므로, 오히려 배트맨 비긴즈가 닥터 스트레인지(코믹스)에서 따온 것이지 그 반대가 아니라고 주장한 바 있다.# 아마 이것이 <'인셉션도 포함하여' 반대로 닥터 스트레인지 코믹스가 원조이다>라고 잘못 와전된 원인으로 추정된다.

이 외에도 도시가 반으로 꺾여 위 아래가 공존하는 장면은 업사이드 다운의 모티브가 된 것으로 추정되고, 팽이가 무한으로 돌아가는 장면은 한국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오마쥬 되기도 하였다.

파프리카와 인셉션의 차이

스토리와 설정의 차이

실제로 표절 판단 여부에서 중요한건 한두장면의 연출이 아닌 영화 전체의 스토리기 때문에 스토리를 보자면 파프리카와 인셉션은 '꿈에 들어가는 기계'를 주제로 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스토리에 공통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실제로 표절설을 주장하는 안티들도 기껏해야 한 두장면에 쓰인 연출에 한정해서 가져오지 '스토리'에서의 근거를 가져오진 못한다.

기본적으로 인셉션은 주인공 일행이 범죄자이며, 표적의 정신에 특정 생각을 심는 작전이 영화의 전반적인 스토리이다. 이 과정에서 림보, 토템, 킥, 무의식의 주인을 지키려 추출자를 공격하는 투사체들, 꿈 속의 꿈과 그로인한 구조적 단계의 상호작용(하위 단계일 수록 시간이 더 느리게 간다던지, 상위 단계의 물리법칙이 하위 단계에 영향을 준다든지) 등 파프리카에는 없는 인셉션만의 핵심적인 설정들이 주요 역할을 한다.

반면 파프리카는 주인공인 파프리카가 꿈 기계를 이용해 사람들의 정신을 치료해주는 역할이며, 꿈 기계를 악용하는 배후 세력을 쫒는 이야기이다. 파프리카의 주요 설정은 주인공이 다중인격이며 꿈을 통해 심리 치료를 한다는 점,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꿈이 현실로 침투한다는 등인데 이는 인셉션에서 등장하지 않는다.

인셉션의 '코브 일행'을 마찬가지로 꿈 기계를 악용하는 파프리카의 이누이/오사나이에게 대입해봐도 캐릭터성이나 동기는 유사하지 않는다. 이누이는 DC미니를 개발한 연구소의 이사장이지만, 인간의 정신을 신성시 여기는 오컬트적인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과학기술 따위가 인간의 정신에 간섭하면 안되며 자신만이 그 기술을 독점해야한다는 사상을 가졌고 이로인해 DC미니를 개발, 상용화 하려는 연구소의 패망을 바라고 있었기에 연구소 직원들을 상대로 정신침투를해 미쳐버리게 만들고 이를 빌미로 DC미니의 개발을 중지시킨다. 오사나이가 이누이를 따르는것도 그를 추종하며 사상을 같이하고 있기 때문.

반면 인셉션 세계관에서 드림 머신은 미군에서 군사 훈련 목적으로 개발하였으며 이미 널리 보급되어있다. (파프리카에서는 '심리 치료'를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하지만 예상치 못하게 드림 머신은 타인의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쳐내 읽거나(추출), 반대로 생각을 심을 수 있는(인셉션) 악용이 가능해짐이 밝혀지고 '추출자'라는 신종 범죄 직업이 탄생한다. (파프리카 에서는 주인공이 꿈을 통해 심리치료를 하는 '테라피스트'라는 직업인것 과는 정반대.) 이로인해 정치가, 기업가 등 고위계 사람들은 자신의 무의식을 단련하는 훈련을 받아놓기도 하였다.

'코볼 엔지니어링'은 사이토가 소유한 에너지 기업 '프로클로스 글로벌'의 사업 계획을 알아내기 위해 추출자로 일하는 코브와 아서를 고용하지만 사이토가 무의식을 단련해놓아 정보를 숨기는 바람에 실패한다. 코브는 임무를 실패한 자는 가차없이 죽여버리는 코볼사를 피해 도망쳐다니지만 이번엔 반대로 사이토가 코브에게 손을 내밀어, 경쟁사인 '피셔 모로우'의 사장인 모리스 피셔가 죽게되면 회사를 물려받을 로버트 피셔에게 '아버지의 회사를 해체시킨다' 라는 생각을 '인셉션'하는 의뢰를 부탁하고, 그것이 성공한다면 자신이 가진 막대한 자본력과 권력을 이용해 코브의 현상수배를 풀어 집으로 돌려보내주겠다고 말한다. 코브는 아내 멜의 자살로 살인 혐의가 씌워져 해외로 도망쳐서 다시는 집에있는 자식들을 보지 못하는 상황이었기에 위험첨만한 의뢰를 수락하고, 작전을 같이할 팀들을 모집한다. 코브와 마찬가지로 아서, 임스등도 이미 돈을 받고 추출자로 일하던 경력자들이고, 약제사인 '유서프'나 설계사인 '아리아드네'등 추출자 경력이 없던 팀원들은 사이토가 줄 큰 돈이 작전에 참여하는 동기가 된다.[3] 아리아드네 한정으로는 꿈의 설계에 대한 호기심이 동기에 포함되는 것도 있다.[4]

결국 스토리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설정, 이야기의 전개과정, 등장인물들의 구성, 배경과 동기까지도 일치하는 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꿈을 표현하는 방향성의 차이

사실 파프리카와 인셉션에서 사용된 모든 연출을 한대 나열해보면 유사하다고 끼워맞출 수 있는 연출보다 그렇지 않은 연출이 훨씬 더 많다. 정작 도시가 반으로 꺾이거나, 시간이 다르게 흘러가는 꿈의 단계별 상호작용 등, 인셉션이 연출적인 면에서 호평을 받은 부분은 파프리카에 존재하지 않는다. 반면 파프리카가 연출적인 면에서 호평받은 꿈이 현실로 튀어나온 퍼레이드 씬 등의 대표적 장면들 역시 인셉션에서는 유사한 장면을 찾을 수 없다. 각 작품이 연출적인 면에서 고유의 독창성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다. 오히려, 파프리카는 인셉션 보다는 '더 셀'하고 연출의 방향성이나 스토리에서 겹치는 면이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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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에선 쓰이지 않은 파프리카만의 연출)

특히 두 작품은 근본적으로 꿈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에서 큰 차이가 있다. 파프리카는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을 기반으로, 꿈을 분석하여 당사자도 인지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해석하고, 트라우마의 원인을 발견하는 정신치료 과정을 그린다. 이에 따라 실제로 사람들이 꾸는 것과 유사한 초현실적인(+ 난해한, 혼란스러운, 무질서한) '꿈'을 시각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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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에선 쓰이지 않은 인셉션만의 연출)

통제되지 않는 무의식을 탐험하는 파프리카와는 정 반대로, 인셉션에서는 '꿈'이라는 표현만 빌렸을 뿐 인간이 고의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가상현실에 가깝다. 오히려 표적이 꿈을 사실이라 믿어야하며 물리 법칙을 뒤틀고 비현실적인 변화를 줄 수록 표적의 무의식이 누군가에 의해 꿈이 조종당하고 있다는걸 더 빨리 간파하여 투사체들이 더욱 추출자를 추적하기 쉬워지므로 파프리카 같은 초현실주의적 묘사는 덜한 편이다.

결국 이런 방향성의 차이는 파프리카는 무의식의 해석, 인셉션은 다같이 짜고 표적을 속이는 거대한 사기극이라는 스토리의 차이에도 기인한다. 구체적으로 꿈 침투를 악용하는 방식의 차이는 후술하도록 한다.

표절 근거의 분석

1. 꿈 속에 들어가는 기계를 범죄에 악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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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속에 들어가는 기계가 개발되었는데, 이것이 일부 세력에 의해 타인의 생각을 조종하는 용도로 악용된다는 점. 또한 잘못해서 꿈 속에 갇히면 현실로 못깨어난다는 점.

당연하게도 이는 워낙 흔하게 쓰인 설정인데다가, 놀란 감독은 파프리카 애니가 나오기도 전인 2001년에 이미 꿈 도둑에 관한 제안서를 워너브라더스사에 제출했으니 이 부분은 파프리카와 무관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차이점]

표적의 정신에 들어가는 방식의 차이: 파프리카의 DC미니는 원격 정신 침투가 가능하기에 대상에게 직접 접촉할 필요가 없다. 반면 인셉션은 대상에게 물리적으로 기기와 연결해야한다. 이는 곧 스토리의 차이로도 이어지는데 파프리카는 주인공 일행이 원격 침입을 하는 범인을 알 수 없기에 배후를 추적하는데 비중을 할애하지만, 반대로 범죄자 입장인 인셉션 팀은 충분한 시간동안 표적과 물리적으로 접촉하여 잠재울 방법을 모색해야했고 그 결과 사이토가 피셔가 탈 비행기의 항공사를 통째로 인수한다.

누구의 꿈에 누가 들어가는지의 차이: 파프리카는 타인(주로 정신병자)의 꿈을 원격으로 표적에게 투사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범죄자가 대상의 꿈에 직접 들어갈 필요는 없다. 오히려 꿈에 들어가야할 필요가 있는건 그들을 치료하기 위한 주인공들이다. 인셉션은 반대로 범죄자인 주인공팀이 꿈에 들어가 복잡한 작업을 거쳐야하며, 이마저도 사실 인셉션은 표적의 꿈에 직접 들어가는게 아니라 팀 내의 다른 사람이 꿈을 꾸고, 그 꿈 안에 표적을 불러들이면 표적이 그곳을 자신의 무의식으로 채우는 식이다.

정신 조작 방식의 차이: 파프리카는 단순히 정신분열증 환자의 꿈을 대상에게 투하하는 것으로 미치게 만드는 것이다. 인셉션은 미치게 만드는게 아니라 생각을 읽는 '추출'과 생각을 심는 '인셉션'으로 나뉜다. 추출은 표적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꿈 속 인물(투사체)에게 대화를 걸어 알아낼 수 있으나 이는 기본적인 것만 가능하고, 꿈 안에 금고같은 안전한 장소가 있으면 표적의 무의식이 지키고픈 비밀을 자동으로 저장하기 때문에 거기에 들어가 훔치는 식으로 고급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꿈 속의 꿈으로 들어갈 수록 더 깊은 무의식에 접근하기 때문에 추출과 인셉션이 용이해진다. '인셉션'은 추출보다 몇배는 더 어려운 고난이도 작업으로 표적의 잠재의식 깊은 곳에 접근해 암시를 건다.

꿈 속에 갇힘의 차이:

파프리카에서 '꿈에 잠식당하면 현실로 깨어나지 못한다'는 설정을 인셉션의 '림보'와 엮어 유사성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으나 사실 이런 설정은 영화 <더 셀(2001)>에서도 사용된적 있는 흔한 클리셰인건 물론이고 인셉션의 림보 설정은 이들과도 조금 다르다.

인셉션에서 일반적인 꿈은 죽으면 현실로 깨어나지만, 피셔 인셉션 작전에서는 3단계나 이르는 불안정한 단계별 꿈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강한 진정제를 사용했고 이 상태에서 죽으면 대략 4단계인 '림보'에 빠지게된다. 진정제 성분이 다한 시점 이후에서 죽으면 현실로 깨어날 수 있으며 이는 림보나 다른 단계의 꿈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림보 그 자체가 사람을 꿈에 가둬두는건 아니다.

어차피 어느 단계 꿈에 있든 진정제 성분이 다할때까지는 깨어나지 못하고 단지 진정제 성분이 다할때까지 걸리는 체감 시간이 단계별로 다를 뿐이다. 현실에서 10시간이라 한다면 1단계에서 1주, 2단계에서 6개월, 3단계에서 10년, 림보에서 50년~수십년 정도이다. 나머지 팀원은 1단계까지 깨어나는데 성공해 체감 시간이 짧았으나 코브와 사이토만이 림보에 빠져서 수십년의 세월을 살았을 뿐. 현실에서 깨어난 시각 자체는 다들 비슷했다.

림보의 무서운 점은 긴 시간동안 림보를 현실이라고 믿게되면 자살을 시도하기란 어려워지고, 현실에 깨어났다 해도 몇십년간 늙은 영혼이 되어 기억이나 인격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지 그 자체가 사람을 영원히 꿈에 가둬두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단순히 꿈에 침식되어 현실로 깨어나지 못하는 파프리카와는 다른 설정이다.

[파프리카 독점성 조각 사유]

타인의 꿈으로 들어가는 기계, 그걸로 정신을 조종하는 등 악용한다는 설정은 워낙에 예전부터 사용된 흔한 클리셰이며 파프리카가 최초로 쓴 설정도 아니다.

정작 파프리카가 아니라, <Dreamscape (1984)> 라는 영화에서 '꿈 공유 기술을 실험하는 정부 기관에 의해 모집된 주인공이 미국 대통령의 마음에 특정 사상을 심는 임무를 맡는 내용'이 먼저 나왔으며 오히려 이 작품이 인셉션의 원조()라는 평도 있다.

2. 꿈의 각 공간을 엘리베이터로 나누는 장면

파일:Paprika.2006.JAPANESE.1080p.BluRay.H264.AAC-VXT.mp4 20201208 081519-tile.jpg (비교짤은 편의를 위해 인셉션 장면을 파프리카 장면과 매치되게 축약한 것이며, 인셉션에서는 남주가 제지하자마자 바로 도착한게 아니다.)

꿈의 각 공간을 엘리베이터로 나눈 아이디어는 동일하지만, 사실 이 장면은 우연히 겹친거든 오마쥬든 상관없이 파프리카가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는 아이디어인데 그 이유는 이 아이디어는 짱구는 못말려 25권, <덩달아 우는 세일즈맨> 에피소드에서 먼저 나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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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에서 짱구 아빠는 원하는 꿈을 꿀 수 있는 기계를 샀다가 꿈이 너무 마음에 들어 현실을 포기하고 거기서 살기로 마음먹고, 24시간을 넘기면 영영 깨어나지 못하기 때문에 나머지 가족들이 짱구 아빠를 설득해 깨어나도록 꿈에 들어가는 내용이 나오며, 이 과정에서 엘리베이터 층별로 '진정한 행복의 층', '여자들만의 수영대회 층', '영화 주인공이 되는 층', '비지니스 성공 층'등 각 꿈의 상황이 나뉘어져있는 묘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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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기준으로는 "아빠가 안 일어나요(父ちゃんが起きない!?)" 라는 제목의 에피소드로 2016년에 방영되었지만 원작이 된 짱구는 못말려 25권은 일본판 기준 1999년 12월 8일(ISBN: 4-575-93661-8)에 출간되었다.

이는 2006년 애니메이션 파프리카가 나오기보다 훨씬 먼저이다. 물론 파프리카는 1993년 원작 소설이 있지만 꿈의 공간을 엘리베이터로 나누는 장면은 물론이고 후술할 공간 깨는 장면, 호텔 왜곡 장면 등은 원작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애니메이션만의 연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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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내에서 현실에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그나마 꿈에서 엘리베이터가 등장하는 유일한 장면은 2권 p84~p85 이 있지만 이는 애니메이션의 해당 장면과는 전혀 상관없는 장면이다.)

인셉션과 달리 파프리카는 짱구는 못말려처럼 호텔식으로 엘리베이터 승무원에게 층을 말하면 그곳으로 이동하는 방식이라는 점, 각 꿈의 상황들 별로 '층 이름'들이 존재하고 영화의 주인공이 되는 층[5]이 존재한다는 점은 오히려 파프리카 - 인셉션 간의 유사성보다 짱구는 못말려 - 파프리카간의 유사성이 더 많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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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인셉션이 짱구는 못말려에서 직접 베낄 수는 없는 것이, 짱구는 못말려 25권의 영어번역은 이루어진바가 없다.[6] 거기다 영어권에서는 짱구는 못말려가 한/일에서 만큼 유명하지 않다.

반면 파프리카는 일본 애니메이션 감독이 일본 만화를 접했을 가능성이 더 높으며, 파프리카보다 먼저 기획된 인셉션과 달리 파프리카는 짱구는 못말려 25권이 나온 시점 이후에 기획되었기 때문에 시간적 알리바이도 없으므로,[7] 이 부분은 오히려 파프리카가 더 불리한 입장이다.

즉 이 아이디어는 짱구는 못말려가 최초로 사용하였고, 따라서 설령 짱구는 못말려 -> 파프리카 -> 인셉션 순으로 영향을 받은거라 가정해도 파프리카가 독점적이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인셉션에게 빼았겼다'라고 주장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닌 것 이다. 표절설의 논리 대로라면, 곤 사토시 감독도 짱구는 못말려에 대한 출처를 밝히지 않았으므로 짱구는 못말려를 표절한거라는 소리가 된다.

짱구는 못말려를 제외하고 보더라도 '엘리베이터 층 별로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는 것이 그렇게까지 독창적인 아이디어라고 볼 수 있을지도 회의적인 부분이 있다. 엘리베이터는 물론 '실존하는 탈것'으로 부터 아이디어를 창작하는 것은 흔하고[8] 코브의 경우 다양한 기억들을 저장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물리법칙을 무시하고 다른 여러 가지 상황(공간)으로 이동이 용이한 이동 수단으로는 '엘리베이터'는 흔하게 떠오를 수 있는 수단이다. 마침 두 작품 모두 꿈을 주제로 하기에 꿈 + 엘리베이터라는 조합이 동일해서 그렇지, 꿈을 제외하고 보면 '엘리베이터가 층 별로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라는 아이디어는 게임 <Elavator: Source (2012)> 등 이후로도 사용된 사례를 볼 수 있다.

또한 표절설을 주장하는 일부 게시물()에서는 '남주가 엘리베아터와 트라우마 층을 고의적으로 설계해놓았고, 남주가 반대했음에도 여주가 강제로 몰고갔고 이를 통해 여주가 남주의 트라우마를 알게된다' 라는게 똑같으므로 스토리마저 표절이라는 허위 선동도 하고있으나 이는 인셉션에만 해당되는 것이며 파프리카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각 작품에서 해당 장면은 캐릭터의 역할 차이가 분명한데, 인셉션에서는 코브가 고의적으로 엘리베이터를 만들었고 그걸 탐험하는게 아리아드네이다. 반면 파프리카는 인셉션과 달리 꿈이 고의적으로 설계되는게 아니라 무의식에 의한 랜덤한 발현이기 때문에 코나카와의 엘리베이터를 만들어낸 것은 코나카와의 (의도치 않은) 무의식이고, 그걸 탐험하는 역할도 코나카와 본인이다. 따라서 파프리카에서 '남주가 고의적으로 설계했다'라는 주장은 틀리다. 상술했듯 애초에 파프리카는 내용 자체가 인셉션 같은 고의적 꿈 설계가 아니라, 꿈의 주인이 자신도 의식하지 못하는 무의식을 꿈에서 발현되는 힌트들로 분석하는 내용이다.

파프리카는 엘리베이터 승무원으로써 단지 '코나카와의 무의식을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코나카와가 17층에 가기를 반대하여 긴급 정지 버튼을 눌렀음에도 모든 층이 17층이 되면서 결국 그곳에 도달한다. 엘리베이터를 강제로 몰고간건 여주(파프리카)가 아니라 코나카와의 무의식 그 자체이다. 따라서 '여주가 강제로 몰고갔다'는 부분도 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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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파프리카에서 코나카와의 트라우마 층에 도달하는건 코나카와 본인이지만, 인셉션에서 코브의 트라우마 층에 도달하는건 아리아드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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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다 사실 파프리카에서 남주의 트라우마 상황은 총 3번 나오는데 이중 엘리베이터는 2번째고 사실 이미 첫번째 꿈 모니터링 도중 파프리카는 이 상황을 보았다. 파프리카쪽도 '엘리베이터를 통해서 여주가 남주의 트라우마를 알게되었다'라는 주장도 틀린 부분으로, 영화 시작부터 나오는 내용이기 때문에 파프리카를 초반이라도 봤다면 허위사실임을 알 수 있는 내용이다.

참고로 1,3번은 엘리베이터와 무관하게 다른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트라우마 상황으로 장면이 전환된 것으로, 트라우마 장면은 엘리베이터라는 수단을 통해서만 도달할 수 있는게 아니라 어떤 꿈의 상황이든 갑자기 난입해 등장할 수 있는 것이어서 두번째의 경우도 '엘리베이터 상황에서 트라우마 상황으로 장면이 전환한 것'이라고 보는게 타당하다. 인셉션 처럼 엘리베이터라는 수단에만 종속되 있는것이 아니다.

3. 여자가 공간의 거울을 깨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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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공중에서 거울을 깨뜨리는 장면

[차이점]

앞 뒤 맥락없이 깨부수는 순간만 짜집기해보이면 비슷해 보일 수는 있으나, 파프리카는 '이공간으로의 포탈', 인셉션은 '허상의 구조의 실체화'라는 것으로 사용된 의도도 아이디어도 전혀 다르다.

파프리카의 경우 일단 인셉션과 달리 거울도 아니다. (파프리카의 모습이 반사되지도 않았고 뒤쪽 배경이 그대로 투명하게 보이므로 차라리 유리에 더 가깝다.) 침식당한 꿈을 조사하던 도중 우연히 공간에 금이 난 것을 발견하는데 그곳이 다른 곳으로 이어져있는것을 발견하고 들어가 탐사한다. 이는 꿈의 불안정성을 '공간이 무너진다'는 것으로 표현함과 동시에 장면/장소 전환의 장치로 사용된 것이다.

반면 인셉션은 코브로 부터 루시드 드림을 통해 꿈을 조종하는걸 배우던 아리아드네가 '의도적으로' 마주보는 무한 거울을 만들어 무한으로 이어지는 다리를 만들고, 거울을 깨부수니 그 구조물이 실제하게 되었다는 것으로 이는 파프리카에서 쓰인적 없는 아이디어이다. 공중에 설치된 '거울'이라는 물리적인 물체가 깨지는 것이기에 '공간' 자체가 깨지는 파프리카와도 다른 연출이며, 불안정한 꿈을 탐험하는 파프리카와는 정 반대로 자신의 의도대로 꿈을 설계하는 것에 대한 연습이다.

파일:Inception.2010.1080p.BluRay.x265-RARBG.mp4 20201208 110200.948.png 반대로 인셉션에서 '꿈이 불안정해짐'이라는 정확하게 같은 의도로 표현된 장면은 땅과 물건들이 공중에서 폭발해 터지는 장면으로, '공간의 깨짐'은 묘사한적 없는 전혀 다른 연출이다.

[파프리카 독점성 조각 사유]

사실 인셉션이 영감을 받은건 파프리카가 아니라 현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엘리베이터의 무한 거울이다. '거울 넘어의 세계'에 이공간이나 또다른 현실성을 부여한다는 아이디어는 장르를 불문하고 오래된 클리셰이며 여기에 더해 '거울을 깨뜨리니 거울 속 풍경으로만 존재하는 불가능한 무한한 구조를 공간에 실현한다'는 발상으로 이어진 것 이다. (인셉션은 이 외에 '킥'을 위해 엘리베이터를 폭발 시키기도 하는 등 작품 전체에서 엘리베이터를 창작의 소재로 사용한 것을 알 수 있다.)

(빨간 옷을 입은 여자가 공간을 깨부수니 다른 공간으로 이어진다는건 이미 인셉션이 이전에 다른 작품에서 사용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희귀한 아이디어도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애초에 인셉션은 다른 공간으로 연결된다는 아이디어가 아니기 때문에 이 단계에서 이미 표절설은 반박되지만 그럼에도 '공간이 유리/거울 따위 처럼 깨지니 그게 다른 공간이랑 연결된다'라는게 과연 파프리카가 최초로 제안한 독창적인 아이디어인가도 논해보자면 사실 그렇지도 않다. 가령 아래 <닥터후 - 벽난로 속의 여인>의 예시를 한번 보자.

파일:The Doctor Smashes Through The Time Window The Girl In The Fireplace Docto-tile.jpg  '남자는 여자가 위험에 처해있는걸 스크린을 통해서만 보다가, 결국 스크린을 직접 뚫고 개입해 구해준다.'라는 상황이 같고, 여기서 닥터후 역시 거울의 깨짐을 다른 공간으로의 이어짐으로 표현되었다. 닥터후는 이 한장면 안에 파프리카가 사용했던 두 가지 아이디어가 전부 들어가있다.

닥터후의 해당 에피소드 방영일은 2006년 5월 6일, 파프리카 개봉일은 2006년 9월 2일(베니스 영화제 선행개봉)로 오히려 닥터후가 앞선다. 하지만 제작 기간과, 제작 완료 이후 실제로 개봉하기까지의 시간차까지 고려하면 파프리카가 닥터후를 따라했다고 보기도 어렵다. 서로를 참고하지 않은게 명확한 두 작품 간에도 유사한 아이디어가 사용된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해당 아이디어가 자체가 그다지 희귀하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4. 특정 표식이 꿈 전반에 등장

(죄책감으로 인한 특정 사람, 특정 장면이 반복되어 나타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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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코나카와의 죄책감 때문에 죽은 친구를 상징하는 살인사건의 피해자가 쓰러지는 장면이 반복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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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코브의 죄책감 때문에 죽은 아내가 지속적으로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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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자식들을 보고싶다는 그리움에 아이들이 같은 구도로 반복 등장.

(특정 숫자의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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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프리카: 친구를 배신했던 나이가 17살 이기 때문에 17이라는 숫자가 꿈에 등장. (엘리베이터 층, 달력 날짜가 17이 되자 코나카와의 동요하는 장면 등으로 두차례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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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 528491 라는 이 숫자가 반복 등장.

[차이점]

각 작품에서 남주의 트라우마가 떡밥이 되는 것은 맞지만 각 장치가 작중에서 하는 역할이 다르다.

코나카와의 무의식이 만들어낸 표식은 주인공을 방해하는 역할이 아닌 코나카와의 트라우마를 밝혀내기 위한 힌트들이다. 결국 이를 통해 코나카와는 잊고있던 죽은 친구를 떠올리는데 성공한다. 반면 코브는 트라우마의 원인을 이미 알고있고 그것이 자신을 방해하는 장애물이 된다. 코브의 죄책감이 만들어낸 강력한 투사체인 멜은 코브를 방해하며 스토리에 큰 비중을 끼치는 주요 등장인물이고, 아내와 함께 자살한 열차가 꿈에 난입하기도 한다.

파프리카의 17은 무의식의 잔재로써 등장한 것이라면 반대로 인셉션의 꿈에서 528491이 등장하는건 트라우마와 무관하게 인셉션 팀이 피셔의 무의식에 '주입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설계해놓은 것이다.

인셉션 팀이 피셔에게 존재하지도 않는 금고 비밀번호를 말하라고 협박하여 피셔는 임의의 번호 528491를 지어내게 되고, 2단계 꿈에서 여자로 변장한 임스가 이 번호를 메모에 적어주어 다시한번 상기시켜주고, 호텔 방 번호가 528, 폭탄으로 폭발시킬 아래층을 491로 설계해놓았기 때문에 3단계에서 인셉션을 성공시키기 위한 금고 비밀번호가 528491가 된 것이다.

파프리카의 17은 단순히 코나카와가 기억을 되살릴 수 있는 힌트로만 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셉션 처럼 팀이 고의적으로 어떤 표식을 표적에 무의식에 주입하고 인셉션이 성공하는 비밀번호 역할등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발현되는 매개체만 보아도 (파프리카) 엘리베이터 층, 달력 날짜 vs (인셉션) 호텔 방 번호, 금고 비밀번호로 겹치지 않는다.

[파프리카 독점성 조각 사유]

이런 유사성은 꿈과 무의식을 주제로 하는 대부분의 작품들이 지크문트 프로이트의 무의식 이론에서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다. 또한 꼭 꿈이라는 설정을 제외하고도 영화적으로 봤을때 특징적인 장면의 구도를 반복하는건 수미상관적 연출로써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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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꿈과 무의식을 다룬 영화 '더 셀'에서도 범인의 트라우마가 여러차례 반복 등장하며 스토리에 주요 떡밥을 하고, 트라우마에 해당하는 인물(어렸을때 범인을 학대하던 아버지)이 꿈에 직접 등장하기도 한다.)

꼭 무의식 이론까지 갈 것도 없이 추억의 장소나 그리운 상황, 고민거리, 소중한 사람 등이 꿈에서 나타나는건 흔하게 경험하는 일이다. 따라서 똑같이 '꿈'을 주제로 하는 작품이라면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것이다. 작중에서 하는 장치마저 똑같았다면 모를까 <차이점>에서 서술했듯 그것조차도 아니다.

5. 호텔 복도에서 공간이 왜곡되는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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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복도에서 공간이 왜곡되는 장면

[차이점]

이를 '공간 왜곡'이라고 퉁치지만 파프리카의 호텔씬은 아예 공간 자체가 흐물거리게 왜곡되어 사라지는거고 인셉션의 호텔씬은 '중력'이 360도로 회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백하게 다른 아이디어이다. 파프리카는 꿈의 불안정성을 표현하는 장면이고, 인셉션은 상위 단계 꿈에서 차량이 회전했기 때문에 하위 단계의 물리 법칙이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파프리카에서 '꿈의 불안정성을 표현하는 장면', 인셉션에서 '상위 단계가 하위 단계에 영향을 주는 장면'은 이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각자의 작품에서 자주 쓴 연출이지만 이 장면만 배경이 '호텔'이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엮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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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외에도 아서가 무중력 상태로 부유하는걸 짜집기하여 유사성으로 지적하는 의견도 있으나, 전자는 총 맞고 쓰러지는 장면의 슬로우 모션, 후자는 아예 무중력이 된 것으로 설정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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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전혀 다른 구도의 무중력 장면이 훨씬 더 많다.)

심지어 파프리카는 총 맞은 피해자가 쓰러지는 장면이 저 한 구도밖에 없지만, 인셉션은 많고 많은 무중력 장면 중에서 비슷한 각도 딱 하나만을 가져와서 끼워맞춘 것 이다.

[파프리카 독점성 조각 사유]

'호텔에서 360도 중력 회전' 연출은 정작 파프리카에 있지 않고 그보다 훨씬 먼저인 1951년 '로얄 웨딩'이라는 뮤지컬 영화에 있다. 로얄 웨딩은 실제로 세트장을 360도로 돌려가면서 촬영했는데 인셉션도 같은 촬영 방식을 사용하였다. 실제로 영화팬들 사이에서 오랫동안 인셉션 중력 회전 연출의 원조로 손꼽히던건 로얄 웨딩이었다. (레딧 관련 글) (이 장면은 2013년에 영상 제작사 RANDO PRODUCTIONS 에서 리메이크 한 바도 있다.)

이 외에도 중력이 360도로 회전하는건 1968년 작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1#2 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만큼 영화계에서 흔하게 레퍼런스 되어왔던 연출이다.() 실제로 한 해외 웹진에서는 인셉션 호텔 장면을 논할때 파프리카는 거론조차 되지 않았고 로얄 웨딩과 2001년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거론하였다.() 단지 배경이 '호텔'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어거지로 엮은 파프리카는 중력 회전이 아니므로 아예 다른 아이디어이다.

억지/거짓 근거들

사실 위 표절설의 근거들은 그나마 논의해볼 가치라도 있지만, 국내 인터넷 에서는 이하처럼 표절설을 주장하는 일부 게시물들이 거짓된, 혹은 억지스러운 근거들을 인용하여 선동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 영화를 직접 제대로 본 사람이라면 허위 근거임을 쉽게 알 수 있음에도 표절설의 근거로 인용된점을 보면 두 작품을 보았지만 고의적으로 억지 주장을 부리는 소수의 사람들과, 정작 두 작품을 모두 보지도 않은 나머지 사람들이 짜집기된 일부 이미지나 소문에만 휘둘려 표절설을 지지하고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다.

1. 꿈이 순간적으로 지나가는 연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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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에서 표절의 근거로써 여러차례 인용된[9] Tumblr발 GIF 이미지이다. 파프리카의 경우 실제 장면이 맞지만(46분 14초, 블루레이 기준), 인셉션의 경우 파프리카에 맞춰 유사해보이게 편집된 장면이다. (원본은 인셉션의 블루레이 기준 43분 40초, 저렇게 순간적으로 빠르게 기억이 지나가는 장면이 아니다.)

2. 무너진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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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게시물에서 도시가 붕괴된다는게 표절설의 근거로 사용()되었으나, 파프리카가 무너진 도시를 등장시킨 최초의 영상물도 아니거니와 영화까지 갈것도 없이 무너진 도시는 현실에서도 볼 수 있다. 차라리 무너진 이유라도 같다면 모를까, 파프리카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져 이누이가 거대 괴물이 되어 나타났기에 현실의 도시들이 붕괴된 것이고 인셉션은 코브가 멜과 림보에 지내면서 설계해놓은 도시를 (림보 시간 기준) 몇십년만에 다시 찾았기 때문에 부식된 상태인 것이다.

3. 회장방의 양탄자/사이토가 드러누운 카펫?

3~5번은 일부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인용된 나무위키의 <파프리카(애니메이션)> 문서에서 적혀있던 유사성이라고 지적된 주장들이다. (덤으로 인셉션 때문에 파프리카 실사화가 무산되었다는 허위사실도 아무런 검증없이 버젓이 적혀있는걸 볼 수 있다.) 이 서술은 2013년에 리그베다 위키에서 처음 서술된 이후로 나무위키에 이르러 2020년까지 7년간 아무런 검증없이 유지되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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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셉션에서 사이토는 자신의 비밀 아파트의 카펫이 원래 알고있던 재질이 아니라는걸 알아내고 이것이 꿈임을 간파해낸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일종의 토템으로 쓴 것이다. 파프리카에서는 꿈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진 이후, 오사나이가 땅 아래로 빨려들어가자 이누이가 그걸 뒤따라간 이후 거대 괴수로 솓아나게 된다.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용도로 쓴것도 아니고 설정이 전혀 다른데 자세한 설명없이 '바닥 카펫에 드러누웠다'라는 상황만을 유사성이라고 억지로 꾸겨넣은 것.

4. 형사에게 술 따라주는 장면/피셔 옆에서 술을 마시는 코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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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역시도 '술을 마신다'는 지극히 평범한 상황을 억지로 엮은 것.

5. 꿈 속의 꿈을 주요하게 사용한다?

명백하게 거짓말로, 파프리카 에서는 인셉션 같은 '꿈 속의 꿈'이라는 개념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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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마 비슷하게 생각해볼 수 있는건 파프리카에서 '깨어난줄 알았는데 아직 꿈이었다'라는 장면이 있고, 인셉션에서도 사이토가 2단계 꿈에서 깨어나 1단계 꿈으로 돌아와 '깨어난줄 알았는데 아직 꿈이었다'하는 장면이 있다. 다만 파프리카의 경우 '꿈에서 깨어난 상황의 꿈을 꾸는' 것, 즉 거짓 깨어남(False awakening) 라는 위키피디아 문서도 존재할 정도의 실존하는 꿈 현상이다.

'거짓 깨어남'은 하나의 같은 꿈인데 '침대에서 일어난 상황'으로 장면만 전환된 것이고, 인셉션은 여러 꿈이 동시에 공존하는 상태에서 하위 단계 꿈에서 상위 단계 꿈으로 깨어난 것이기 때문에 엄연히 다른 설정이다. 이마저도 파프리카는 1회성 연출에 그치기 때문에 '주요하게 사용한다'에도 어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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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다른 논의

더 셀과 파프리카의 유사성

사실 오히려, 인셉션 - 파프리카의 유사성 보다 더 셀 - 파프리카 간의 유사성이 더 많다. <더 셀 (2000)>도 꿈과 무의식을 시각화해낸 것으로 유명한 작품으로, 혼란스럽고 기괴한 무의식의 잔재와 트라우마를 표현하는 초현실주의적 연출에서 오히려 인셉션보다 파프리카와 꿈을 표현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더 유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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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스토리에서도 파프리카와 더 셀 모두 '꿈에 들어갈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한 연구소에서 일하는 젊은 여성 꿈 치료사가 정신병을 앓고있는 환자의 꿈에 들어가 심리 치료를 하는 일을 하고있고, 영화의 시작 자체가 이 환자를 치료중인 꿈속에서부터 시작한다.[10] 타인의 꿈에 들어가는 일 자체가 아무나 쉽게 못하는 일이지만 여주만이 이 일에 특화된 유능한 연구원이라는 점도 똑같다.

또한 현재 치료하던 환자와는 별개로 어떤 사건이 벌어져[11] 그 사건을 해결하는데 전념하게 된다는 점, 그 사건과 관련해 꿈에 침식당해 깨어나지 못하는 사람이 발생해 그 사람의 꿈에 들어간다는 점[12], 꿈의 주인이 가진 트라우마가 꿈 속 상황에 반영된다는 점, 여주가 '꿈에서 깬 줄 알았는데 여전히 꿈이었다'라는 연출이 나오는 점, 꿈 속에서 여주도 침식당해 깨어나지 못하는 상황이 되자 남주도 꿈에 들어가 구해준다는 점, 심지어 그 남주의 직업이 경찰이라는 점, 구해주는 과정에서 둘이 꿈 속에서 키스를 나눈다는 점 까지도 똑같다. 만약 운나쁘게 더 셀(2000)이 파프리카(2006)보다 더 늦게 나왔다면 인셉션 이상으로 억울하게 표절이라고 욕먹었을 수준이다.

물론 더 셀과 파프리카는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표절한 관계가 아니다. 2006년에 나온 애니메이션 파프리카는 1993년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물론 스토리가 아닌 연출적인 부분에서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2000년의 더 셀이 파프리카 원작 소설을 먼저 베꼈을 수도 없는 것이 파프리카의 원작 소설은 2006년 애니화가 되고 입소문을 탄 뒤에야 2009년이 되서 영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이 역시 인도의 영화 감독인 타셈 싱이 당시에 애니화도 안되서 마이너한데다 인도,영미권에서 출판도 안 된 파프리카 소설을 어떻게든 구해 '일본어'로 읽은게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심지어 인셉션의 경우 더 셀 - 파프리카 수준의 스토리 유사성도 아니며, 스토리 면에서는 완전 다른 작품이에도 영화 전체를 놓고보지 않고 특정 장면에 국한된 유사성을 작품 전체의 표절인냥 확대해석 되는 것이 문제이다.

파프리카 외의 표절설

  • The Dream of a Lifetime

사실 인셉션에 표절 시비가 붙은건 비단 파프리카 뿐만은 아니다. 도날드 덕 만화중 하나인 <The Dream of a Lifetime (2002)>를 표절했다는 주장도 있었다. 꿈을 들어가는 기계를 통해 타인의 정신에 들어가 특정 생각을 훔친다는 점 등의 설정이 유사하다는 이유에서이다.

다만 일단 이 만화는 '생각 추출'이라는 부분은 있어도 인셉션이 더 중요하게 다루는 '생각 주입'에 대한 설정은 없으며, 도날드 덕 만화 역시 '꿈을 통해 타인의 꿈에 들어가 어떠한 작업을 한다'라는 아이디어의 원조가 아니다. 인셉션이 사용한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시했다고 평가받는건 상술한 <Dreamscape (1984)>이다.() 또한 놀란 감독은 이미 2001년에 워너브라더스에 '꿈 도둑'에 관한 각본과 기획을 제시했었기 때문에 '꿈에 들어가 생각을 훔친다'는 부분이 2002년에 나온 도날드 덕 만화를 표절했다는건 시간적으로 불가능하다.

또한 표절 논란이 여러개로 제시된다는건 그만큼 비슷한 설정을 사용한 작품이 여러개이며 오히려 흔하게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라는 말이 되므로 표절이 아니라는 반증이 된다. 가령 TV Tropes의 꿈 침투(Dream Spying)꿈 공유(Shared Dream) 문서에서 이런 설정들이 얼마나 자주 사용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해당 만화의 표절설이 전파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과장, 왜곡되어 끼워맞춰진 부분들도 적지 않다. 예를들어, 표절 논란에서는 도날드덕 만화에서도 똑같이 '꿈 속의 꿈'이라는 설정이 나온다고 주장하였으나 확인결과 꿈이 아예 다른 상황으로 전환되는 것일 뿐 인셉션 같은 꿈 속의 꿈이라는 설정이 아니었다.

  • 짱구는 못말려

상술한 엘리베이터씬 등을 근거로 짱구는 못말려 25권의 표절()이라는 주장도 제시된 바도 있었다. 다만 이는 상술했듯, 문제가 된 짱구는 못말려 25권은 영어로 출판된 적이 없기 때문에 놀란 감독이 이를 참고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이 외에 짱구 아빠가 현실로 깨어난 이후 과거 기억 속 짱구가 준 유리구슬을 회상하는걸 억지스럽게 인셉션의 '토템'과 엮었는데, 짱구 아빠는 이미 현실이라 믿고있는 상태에서 단지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떠올리는 장치로 사용되었을 뿐 꿈과 현실을 구분하는 용도로 쓴게 아니다.

거기다 유사성으로 지적된 '꿈을 공유하는 기계', '꿈에 갇힌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이 들어간다는 설정'은 더 셀, 파프리카에서도 모두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사실 아이러니 한 점은 엘리베이터 씬의 경우 짱구는 못말려 -> 파프리카 -> 인셉션 순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인셉션이 파프리카를 표절했다는 논란 이전에 파프리카가 짱구는 못말려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먼저 떴어야 정상임에 중간 과정은 건너뛰고 인셉션이 파프리카를 표절했다는 주장과 짱구는 못말려를 표절했다는 주장이 각기 다르게 제시된 셈.

이는 인셉션은 세계적으로 히트친 메이저 작품이지만 짱구는 못말려 25권과 파프리카는 각각 인셉션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낮은 마이너 작품인 탓도 있다. 메이저 작품 - 마이너 작품을 하나씩 알고있지만 마이너 작품 - 마이너 작품을 둘 다 알고있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더 드물기 때문이다. 여러 작품을 알고있을 수록 흔하게 쓰인 연출이란걸 알 수 있지만 식견이 좁을 수록 자기가 기존에 알고있던 작품 하나랑 새로 알게된 작품 하나 이렇게 단 둘에서만 쓰인줄 알고 표절이라고 단정하는 식인 것이다.

각주

  1. "when we had the Parika troll on here awhile back."
  2. 일부 게시물에서 코믹스에서 먼저 나왔다고 주장된 이미지는 다른 미술 작품을 잘못 인용한 것이다. 이 게시물은 닥터 스트레인지가 인셉션에게 영향을 받은 부분 마저도 닥터 스트레인지 코믹스가 원조라고 거짓 선동을 하려다 잘못된 근거를 인용한 케이스.
  3. 유서프 한정으로는 코브가 받을 몫까지 전부 준다고 꾀내었다.
  4. 코브가 장인어르인 마일즈에게 유능한 설계사 제자를 추천해달라고 부탁할때, 마일즈가 '자기 제자를 돈으로 범죄에 발들이게 할 셈이냐'라고 묻자 코브는 돈 뿐만이 아니라 꿈의 설계에 매료되어 자발적으로 참가하게 될 것이라고 답한다.
  5. 짱구는 못말려에서는 층 이름 자체가 '영화 주인공이 되는 층' 이고 파프리카 에서는 '어드벤쳐 존'에서 코나카와가 타잔 등 영화 주인공이 된다.
  6. 2005년에 1권부터 10권까지가 ComicsOne에 의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1~11권이 CMX에 의해 배급된게 고작이다.
  7. 곤 사토시 감독 블로그에 따르면 파프리카는 기획부터 제작 완료까지 2년 반이 걸렸다고 했으므로() 파프리카가 2006년에 개봉했음을 감안하면 기획 시기는 2004년 쯤이라 추정해볼 수 있다.
  8. 백 투더 퓨처 - 타임머신 자동차/찰리와 초콜릿 공장 - 하늘을 나는 엘리베이터/닥터 후 - 타임머신 경찰전화 박스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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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파프리카에서는 파프리카가 신경불안증을 앓고있는 코나카와를 치료중이었고, 더 셀에서는 캐서린이 희귀 자폐증을 앓고있던 에드워드를 치료중이었다.
  11. 파프리카 에서는 DC미니 악용으로 인한 꿈 침투 사건, 더 셀에서는 칼 스타거의 여성 납치.
  12. 파프리카 에서는 히무로를 따라 같이 꿈에 침식당한 토키타, 더 셀에서는 납치사건의 범인인 칼 스타거의 코마 상태. 차이점이라면 파프리카는 토키타를 깨우기 위함이지만 더 셀에서는 납치된 여성의 위치를 알아내기 위함일 뿐 스타거를 깨우는건 애초에 불가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