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서: 두 판 사이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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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편에서 술에 떡이 된 유소월을 업고 가면서 '날 걱정시키지 말아라.'라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화산파와의 친선 대회 이후 술에 절어 지내던 유소월의 본심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소월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심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다. 사천당가로 압송 중에 자신을 부축한 유소월에게, "소월이 너는 나에게만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그 날 이후론..' 하고 속으로 뇌까리는 걸로 미루어 유소월이 더 이상 실력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유소월이 자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여겨서 미안한 건지도 모른다.
과거 편에서 술에 떡이 된 유소월을 업고 가면서 '날 걱정시키지 말아라.'라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화산파와의 친선 대회 이후 술에 절어 지내던 유소월의 본심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소월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심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다. 사천당가로 압송 중에 자신을 부축한 유소월에게, "소월이 너는 나에게만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그 날 이후론..' 하고 속으로 뇌까리는 걸로 미루어 유소월이 더 이상 실력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유소월이 자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여겨서 미안한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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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5월 30일 (월) 00:26 판

문지서 (월한강천록).png

웹툰 월한강천록의 등장인물.

개요

나이는 1화 시점으로 27세. 생일은 11월 21일. 키는 모자 포함해서 186cm. 취미는 독서. 이름은 한자로 '問志瑞'라고 쓴다.(특별편1,2 참조)

무당파 1대 제자. 현 대사형이다. 유소월양소하의 사형. 위로는 장문인부터 아래로는 사제들에게까지 신망과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무당파의 기재. 100년에 한 번 나올 천재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고강한 무공 실력을 지니고 있다. 어느 정도냐면, 과거 천재 소릴 듣던 무당파 장문인 양유원이 30대 중반의 나이에서야 이룩한 경지에, 문지서는 지금 나이에 도달하였다.(5화 참조) 자타가 공인하는 무당파 제일의 천재로, 무공 실력은 신진 고수 중 제일이라고 알려져 있다.[1] 1류는 오래 전에 넘어섰고, 이제는 절정을 바라보는 수준의 고수. 다만 아직 절정의 경지에 이르기는 많이 부족해 보인다. 무림맹에까지 이름이 알려져 있을 정도이다. 작중 얼굴 묘사나 남궁화가 홍조까지 띄우며 좋아하는 걸 보면, 외모도 잘생긴 축에 드는 듯. 이쯤 되면 말 그대로 엄친아다.

성품도 매우 선하고 정의로우며 관대해서, 사람들에게 평판이 매우 좋다. 도사라고 하면 사람들이 흔히 떠올리는 전형적인 모습의 인물.[2] 다만 양가전장의 부탁으로 나선 시합에서 한 말이나, 청년 영웅 대회 2차 시험 중에 홍륜에게 한 말을 보면, 마냥 순한 인물은 아니고 승부욕이 있으며 성깔도 있는 듯. 사제인 유소월과는 친형제 사이처럼 가깝다. 문제아 유소월을 상냥하게 대하는 유일한 인물.

이런 점들 때문에 모든 무당파 사람들은 차기 장문인은 문지서일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3]

어느 날 무림맹으로부터 사람을 몇 명 보내달라는 부탁이 왔다.[4] 장문인은 문지서와 양소하를 무림맹에 보내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양소하는 아직 어렸기에, 장문인은 유소월도 함께 보내기로 결심했다. 당연히 유소월은 가기 싫어했으나, 그때 문지서는 유소월에게 한 가지 정보를 알려준다. 현재 장문인은 참회동 입구에 자신이 머물 초막을 짓고 있다는 것. 유소월이 자신의 명을 어기고 도망치면, 참회동에 가둬놓고 그 앞의 천막에서 감시하며 10년 동안 폐관수련 시킬 속셈이었던 것이다. 결국 유소월은 울며 겨자 먹기로 동참하기로 하였고, 문지서는 일행을 이끌고 무림맹으로 향한다...

작중 행적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무림맹으로(~32화)

여행 첫 날 밤, 문지서는 노숙하면서 유소월양소하와 대화를 나누었다. 문지서는 유소월에게 “대답하는 걸 보니 수련이 부족해 보인다.”며 이번 일이 끝나고 무당파로 돌아가는 즉시 자기가 직접 공부를 시키겠다고 말했다. 유소월은 당연히 징징댔지만, 문지서는 “나는 스승님보단 상냥하니 사식정돈 넣어주마.”라며 그의 말을 무시했다.나는 관대하다

그리고 잠자리에 들었는데, 일어나보니 유소월이 보이지 않았다. 문지서는 양소하와 함께 그를 찾아다녔는데, 산 너머 반대편(...)에서 그를 발견하였다. 유소월은 정신을 잃은 검푸른 장발의 사내와 함께 있었다. 일행은 산 아래 마을의 여관에서 묵기로 했다. 유소월은 “볼일 보러 잠깐 자리를 떠났다가,(...) 우연히 어떤 무리를 만나 죽을 위험에 처했고, 다행히 장발의 사내가 구해주어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의식을 되찾은 사내는 문지서 일행을 강하게 경계했다. 양소하가 화내며 따지자, 오히려 사내는 “그쪽이 마교의 끄나풀일지도 모르지 않냐?”며 반박했다. 유소월이 “대협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라며 고마워하자, 그는 “구원을 구원으로 갚았으니 예를 표하진 않겠다.”며 냉담하게 대답했다. 유소월이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소단까지 사용했다는 말을 들었음에도 말이다. 단지 자신의 이름은 노악이라는 것만 가르쳐 줬을 뿐. 노악은 무림맹의 비밀 임무를 맡고 있어서, 산에서 있었던 일의 전말은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노악의 방에서 나온 후, 문지서는 유소월을 꾸짖었다. 자소단은 무당파의 보물로, 복용하면 60년의 공력을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다. 유소월은 그런 보물을 이름 모를 사내를 구한다고 사용해버린 것이다. 유소월은 화를 내는 문지서에게 자신이 내공이 늘어봤자 뭐에 쓰냐고, 무림맹 사람과 친해져서 나쁠 건 없다고 변명했다. 이미 약은 써버리고 없다. 문지서는 속도 좋다며 말을 그쳤다.

다시 여정에 오른 문지서 일행. 그들은 노악과 다시 마주쳤지만, 그는 인사도 않고 그냥 지나쳤다. 일행은 하룻밤 묵고자 한 마을에 들어섰는데, 마을은 어째서인지 폐촌이 되어 있었다. 일행은 먼저 와 있던 노악과 함께, 촌장으로부터 마을의 사정을 들었다. 문지서 일행이 오기 며칠 전, 한 약초꾼이 뒷산에서 돌아오지 않았다. 사람들이 올라가보니 길이 온통 피범벅이었다. 마을에서는 장정들을 모아 뒷산을 뒤졌는데, 갑자기 괴물이 나타나 사람들을 습격했다. 도망친 것은 촌장과 그의 아들을 포함한 몇 명뿐, 나머지는 모두 사망했다. 그 후 뱀 떼가 마을에 출몰하기 시작하더니 유행병까지 만연하였다. 그리하여 몸 성한 이들은 모두 마을을 떠났다. 관에 신고를 해보았지만, 조사관은 석 달 뒤에나 올 예정이었다.

문지서는 마을을 구하기 위해, 일행을 이끌고 괴물이 있다는 마을 뒷산의 큰 동굴로 향했다. 노악은 괴물 퇴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동굴을 통해서만 다음 마을로 갈 수 있다고 해서 일행과 동행하였다. 그들은 출구 앞에서 거대한 이무기와 마주쳤다. 마을에 나타난 괴물은 바로 그 이무기였던 것이다. 영물의 몸속에는 내단이 있어, 그것을 섭취하면 내공을 증진시킬 수 있다. 노악은 생각을 바꿔 이무기 퇴치에 동참했다.(...)태세 전환 甲 이 과정에서 이무기가 날뛰어 동굴 바닥이 무너졌고, 여기에 유소월과 노악이 휘말려 이무기와 함께 아래로 떨어졌다. 문지서는 양소하와 함께 둘을 구하기 위해 나섰는데, 발견했을 때는 노악이 이무기를 처치한 뒤였다. 그렇게 사건은 해결되었다. 노악은 자신의 임무가 막 끝났다며 문지서 일행에게 동행을 제안했고, 그들은 함께 무림맹으로 향하였다.

그런데 도중에 들른 마을에서, 유소월이 남몰래 일행의 돈으로 도박을 했다가 모조리 날려버렸다.(...) 그때 양소하가 여비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일행을 이끌고 앞장섰다. 양소하가 도착한 곳은 바로 양가전장. 양가전장은 대륙 4대 상단의 필두로, 한 번의 거래에 국가 1년 예산을 사용할 정도의 부를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양소하는 이 양가전장의 도련님이었다.재벌2세 양소하의 큰형은 흔쾌히 일행에게 여비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명색이 상인 집안인데 그냥 줄 수는 없고 대신 '작은 부탁' 하나만 들어달라고 청했다.

국가에서는 10년에 한 번씩 소금 전매권을 두고 경매를 열었다. 소금은 생필품이라 그 전매권을 얻으면 엄청난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지금껏 소금 전매권은 양가전장이 독식해왔는데, 이번 경매에서는 호가상단이 경매 금액을 계속 올리며 소금 전매권을 두고 싸움을 걸어왔다. 이대로는 전매권을 얻더라도 손해가 상당할 것이라, 두 상단은 각각 3명의 무사를 내세워 1:1로 대결을 시키고 그 승패로 전매권의 소유자를 가리기로 합의했다. 양소하 큰형의 부탁이란, 대회에서 호가상단의 무사들을 상대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문지서와 노악과 유소월이(...) 대결에 나서기로 했다.

첫 시합은 문지서가 나섰다. 상대는 은빛 장발의 사내. 문지서의 도발에 분노한 그는 장창을 능숙하게 다루며 맹공을 퍼부었지만, 문지서가 빈틈을 노리고 파고들자 금방 궁지에 몰렸다. 사내는 여력이 있는 듯했으나 기를 거두고 패배를 선언, 첫 시합은 문지서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두 번째 시합에서 노악이 패배하여, 유소월이 세 번째 시합에 나서게 되었다. 유소월의 상대는 근육질의 거한이었는데, 유소월은 싸움은커녕 도망치기 바빴다.(...) 그 모습을 본 거한은 갑자기 문지서 일행이 쉬고 있던 막사를 향해 손을 뻗었다. 다음 순간 거한의 손에서 검붉은 빛이 뿜어져 나와 일행을 덮쳤다. 무지막지한 공격에 문지서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그가 정신을 되찾았을 때는, 유소월과 노악이 거한과 대치하고 있었다. 거한의 몸에서 흘러나오는 검은 기운... 호가 상단에서 나온 무사들은 마교도들이었다! 또한 문지서가 보니 노악의 무공은 하북팽가의 그것이었다. 거한은 노악의 무공을 보더니, 싸움을 포기하고 물러섰다. 노악은 도망치지 말라며 거한을 쫓으려 했지만, 문지서가 “팽가의 가풍은 엄숙과 엄격이 아니냐.”며 말려서 추격을 단념했다. 앞서 문지서와 대결하였던 은발의 사내는 떠나기 전 이름을 물어왔다. 문지서가 이름을 밝히자, 그는 신교의 청안룡이라 자신을 소개하고 다른 이들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어쨌든 모든 일은 해결되었다. 거한의 난동으로 입은 부상은 치료를 받고 완쾌하였다. 양소하의 큰형은 일행에게 넉넉하게 여비를 제공했다. 양가전장은 소금의 전매권을 획득하였다.[5]

무림맹에서1(33화~40화)

무림맹에 도착한 일행은 심우관 입구로 향했다. 그들은 접수처에서 장부에 각자 이름을 적었다. 다시 길을 가던 중 유소월은 문지서에게 말을 걸었다.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건 대사형인 문지서만으로도 충분하고, 자신과 양소하는 서명할 필요가 없지 않냐는 것이었다. 문지서는 각자 이름을 써주는 게 보기도 좋고 저쪽도 일처리가 더 쉽지 않겠느냐며 넘어갔다. 유소월은 수상함을 느낀 듯 했으나,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복선

길을 가던 중 문지서는 한 소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일전에 교류한 적이 있는 남궁화라는 인물이었다. 문지서 일행과 남궁화 일행은 서로를 소개하였다. 남궁화츤데레, 제갈연글래머, 황보해몸빵캐, 그리고 목패.열폭 문지서 일행도 각자 자신을 소개했다. 그런데 노악의 차례가 되자 남궁화 일행은 그를 무시하고 문지서를 다른 곳으로 데리고 가려 했다. 보다 못한 유소월이 대신 노악을 소개하려하자, 남궁화 일행은 유소월에게 “저런 사람과 어울리지 말라.”며 핀잔을 주었다. 겁쟁이, 세가의 수치, 무림맹의 오점 등등의 멸시에, 노악은 분노를 터뜨렸다가 길안내는 여기까지라며 문지서 일행을 두고 자리를 떠났다. 문지서도 들를 곳이 있다며 남궁화에게 양해를 구하고 일행과 함께 그곳을 떠났다. 남궁화 일행의 노악에 대한 태도에 유소월이 의아해하자, 문지서는 일행에게 노악에 대해 알려주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까지만 해도, 하북팽가는 천하제일가로 불리는 등 위세가 대단했다. 그런데 정마대전 당시 팽가의 가주가 마교 교주와 동귀어진했고, 이에 마교에서는 보복으로 하북팽가를 공격했다. 정파의 지원군이 도착했을 때는... 마교가 하북팽가의 모든 것을 말살한 뒤였다. 가족부터 하인, 노인에서 갓난아기까지, 심지어 집안에서 기르던 개들까지... 생존자는 오직 노악뿐이었다. 하북팽가는 멸문당한 것이다. 그나마 무림맹주의 배려로 하북팽가는 오대세가에 이름이나마 올릴 수 있었고, 팽노악도 하북팽가의 소가주로 인정받고 있었다. 그런데 세간에서는 노악이 살아남은 이유에 대해 좋지 않은 소문이 돌고 있었다. 소문인즉슨, 마교 습격 당시 팽노악은 죽고 싶지 않아서 자기 누나가 죽는 것을 그냥 내버려뒀다는 것이었다. 남궁화 일행이 노악을 멸시하는 것은 그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 날은 청년 영웅 대회의 개최일이었다. 그리고 사실 심우관 입구의 직원이 관리하던 장부는 청년 영웅 대회의 참가자 명단이었다.[6] 솔직하게 말하면 유소월이 도망칠 것이 뻔했으므로, 문지서는 이름을 적으라고만 했던 것이다. 문지서와 양소하는 유소월의 양팔을 붙들고, 그대로 대회장으로 끌고갔다.(...)스승님, 거짓말쟁이이이이이이!! 그러나 잠깐 자리를 비웠다가 돌아와 보니 유소월은 내빼고 없었다.(...) 문지서는 양소하와 둘이서 대회장에 왔는데, 뜻밖에도 유소월은 대회장에 먼저 와 있었다. 유소월은 사천당가의 당운룡이라는 사내를 소개하였다. 곧 무림맹주가 대회의 시작을 선언하였고, 대회 참가자들은 무림맹 내부 연회장에서 주연을 즐겼다. 문지서는 잠시 일행과 헤어져, 다른 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교분을 쌓았다.

청년 영웅 대회(44화~76화)

1차 시험장은 납검지라는 이름의 산지였다. 1차 시험은 납검지에 꽂힌 칼들 중 하나를 뽑아, 그것을 가지고 2차 시험장으로 이동하는 것. 신기하게도 꽂혀 있는 칼들은 전혀 뽑히지 않았으며, 그래서 참가자들은 모두 칼을 잡고 실랑이를 벌이며 진땀을 뺐다. 하지만 문지서는 시험이 시작되자마자 간단히 칼을 뽑아냈다. 사람들 가운데 가장 먼저 칼을 뽑아 보인 그는, 유소월과 양소하에게 문제의 열쇠는 의외로 간단하다고 일러준 후 자리를 떠났다. 문지서는 2차 시험장으로 향하던 중 홍륜이 뒤에서 따라오는 것을 확인했다. 문지서는 의외로 오래 걸렸다며 그에게 말을 걸었는데, 홍륜은 오히려 문지서에게 빨리 갈 수 있는 게 이해가 안 간다고 대답했다. 그의 말인즉슨 납검지의 칼들이 하나같이 손대기도 싫은 싸구려들이라는 것이었다. 홍륜은 단지 마음에 드는 칼을 고르느라(...) 늦은 것이었다.네잎클로버 고르냐 둘은 함께 2차 시험장으로 향했다. 입구를 들어가 한참을 나아가자, 여러 개의 문이 나타났다. 잠시 후 남궁화 일행(남궁화, 제갈연, 황보해, 목패)도 도착하였다. 홍륜남궁화가 다투는 동안 문지서는 벽에 새겨진 글을 읽더니 먼저 한 문을 골랐다. 남궁화는 자신들과 함께 다른 문으로 가자며 문지서를 불러 세웠지만, 문지서는 사양하고 처음 고른 문으로 들어섰다. 뒤이어 홍륜도 따라왔다. 목패와 함께 가기 싫다는 것이었다. 홍륜은 길이 막혔을 수도 있는데 왜 이쪽을 택한 거냐고 물었다. 세가 측이라면 그런 농간을 부리고도 남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문지서는 그러는 당신은 왜 이쪽으로 왔냐며 되물었다. 사실 문지서와 홍륜이 남궁화 일행과 함께 가지 않은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문지서와 홍륜은 대회 참가자들 중 가장 선두에 있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남궁화 일행에게 따라잡혔다. 남궁화 일행은 이미 길을 알고 있었던 것이다.승부조작 문지서와 홍륜은 이를 눈치챈 것이었다. 둘은 계속 길을 나아갔고, 연무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홍륜은 진각과 검을 활용하여 가속하여 먼저 착검지에 검을 꽂았다. 이어서 문지서가 착검지에 검을 꽂았다. 뒤이어 참가자들이 속속 도착했고 유소월이 끝자리를 차지하며, 2차 시험의 막이 내렸다.

그리고 다음날. 본선은 승자진출전으로 진행된다. 양소하는 개막전에서 점창파의 한채림을 꺾고 승리했다. 제 2시합은 문지서 대 남궁화. 남궁화는 쌍검으로 문지서의 다리를 공격해 들어갔지만, 문지서는 간단히 남궁화를 제압하고 무장을 해제시켜 승리했다. 문지서는 다리에 힘이 풀린 남궁화를 부축하며 퇴장했다. 제 3, 4시합이 끝나고, 제 5시합은 유소월 대 목패. 유소월은 목패의 공격을 피하기만 하다 구석에 몰렸고, 목패의 공격 '매영섬란'을 그대로 맞아버렸다. 목패는 쓰러진 유소월을 밟아대며 분노를 토했다.

목패는 10년 전 무당파와 화산파 간의 친선대회 이후, '복용하면 아주 잠깐 동안 고수 흉내를 낼 수 있는 약'이 있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되었다. 10년 전의 친선 대회에서 홍륜은 유소월과 대결하여 패배했으며, 그 결과 화산파 장문인의 신물인 월한은 유소월의 것이 되었다. 홍륜의 실력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던 목패는 유소월의 승리를 납득할 수 없었고, 유소월이 대회 이후 갑자기 실력이 추락하였다는 소문을 듣게 되었다. 목패는 무당파가 약의 힘을 빌려 화산파를 이겼다고 여기게 되었다.

목패는 유소월에게 계속해서 공격을 퍼부었다. 문지서는 조용히 유소월을 지켜보았다. 문지서는 과거를 떠올렸다. 무당파 100년 이래 제일 가는 천재. 어린 시절 문지서가 늘 듣던 말이었다. 그는 빼어난 실력으로 금세 무당파 안에서 두각을 드러냈다. 그러나 사제였던 유소월도 마찬가지로 실력이 늘어갔으며, 마침내 몇 년 후에는 문지서와의 대련에서 승리를 거두기까지 했다. 그때 유소월이 보여준 재능은 자신의 그것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다. 문지서는 유소월을 뛰어넘기 위해 아득바득 수련을 거듭했다. 수련의 성과가 있었던 것일까? 문지서는 1류의 무공 수위에 올랐으며, 유소월과의 재대련에서도 승리하여 패배를 설욕하였다. 그 뒤로도 문지서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이에 반해 유소월은 (문지서와의 대련에서 처음 승리했던 그 때 이래) 더 이상 실력의 진전이 없는 것처럼 보였다. 시간은 흘러 화산파와의 친선 대회 날, 유소월은 화산파의 대사형 홍륜과 대결하였다. 그리고 그 대결에서 유소월은 홍륜과 호각으로 싸웠다. 그 무공 실력은 이미 1류의 경지에 도달한 지 오래였다. 유소월은 그 동안 실력을 숨기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접전 끝에 홍륜을 꺾고 승리를 거두었다. 대회의 상품이었던 화산파의 검 월한은 유소월에게 돌아갔다. 무당파의 모든 이들은 유소월의 실력에 감탄하고 자랑스러워했다. 그러나 대회 이후 유소월은 나태해져 수련을 게을리 했고, 결국 실력이 도로 3류로 추락해 버렸다. 하지만 문지서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유 사제를 무림맹으로 데리고 온 이유...
나는 어쩌면...
진실을...
이 때를 기다려 온 게 아닐까?

유소월은 기를 전혀 쓰지 않은 채 목패와 악전고투를 벌였고, 마침내는 목패를 장외로 걷어 차내며 승리를 거두었다.

무림맹에서2(84화~103화)

문지서 일행이 무림맹에 온 것은 어디까지나 무림맹의 요청 때문이었다. 대회는 부차적인 것이다. 문지서는 노악의 안내를 따라 무림맹 총군사 제갈휴를 만났다.

정마대전은 무림맹과 마교가 휴전협정을 체결하면서 종식되었다. 현재 무림맹은 휴전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었다. 마침 무림맹은 마신주라는 보물을 입수했는데, 이는 마교 교주의 신물이었다. 이 보물을 건네준다면, 마교 역시 휴전 요청에 응할 것이다. 그러나 무림맹과 마교에는 전쟁을 원하는 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휴전을 원치 않으므로, 마신주의 운반을 방해할 것이다. 곤륜의 장문인과 맹의 무인들이 마신주의 운반을 맡을 것이나, 전쟁을 바라는 맹과 마교의 무리들이 습격한다면 결코 목숨을 장담할 수 없다. 그럼에도 제갈휴는 문지서에게 마신주의 운반을 도와줄 것을 부탁했고, 문지서 역시 위험한 임무임에도 불구하고 거리낌 없이 이를 받아들였다.

이때 밖에서 웬 소란이 일어났다. 함께 왔던 유소월이 말썽을 피우고 있던 것이다.(...) 문지서는 유소월과 함께 숙소로 돌아갔다. 그런데 양소하는 유소월에게 당과를 사올 것을 부탁했는데, 유소월은 당과를 사오는 건 고사하고 받았던 지갑까지 잃어버렸다. 화가 난 양소하는 지갑을 찾아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말라며 유소월을 내쫓았다. 밖으로 나간 유소월은 돌아오지 않았는데, 어째서인지 마교의 첩자라는 누명을 쓰고 무림맹에 잡혀가 있었다. 문지서와 양소하는 급히 무림맹으로 찾아갔다. 막아서는 맹의 무사들을 쓰러뜨린 후 들어간 방에서는, 사천당가의 인물 당전이 유소월에게 고문을 가하고 있었다.

그는 “유소월의 심문은 오대세가의 뜻이니, 이 이상 나서면 무당파와 마교가 연계되어 있다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협박했다. 그러나 문지서는 “죄도 확실치 않은 이를 데려다가 고문부터 하는 것이 정파의 의냐?”며 반박했다. 당전의 행동이 무림맹과 관계 없음을 눈치챈 것이다. 문지서는 역으로 “사천당가야말로 무당파를 적으로 돌릴 생각인 것이냐?”라며 따지며 당전을 몰아붙이고, 유소월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바깥에는 수십 명의 무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혼자라면 모르지만, 양소하나 유소월을 보호하면서 싸우기에는 쉽지 않아보였다. 그때 홍륜이 나타나 문지서에게 가세했다. 문지서와 홍륜이 맹의 무사들을 공격양민학살하려는 순간, 무림맹주가 등장했다. 그는 맹의 무인들에게 자신의 허락도 없이 멋대로 움직인 것을 꾸짖고, 문지서 일행에게 유소월을 고문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그들을 자기 침소 주변의 건물에서 머물게 해주었다.

무림맹이 유소월을 마교의 첩자라는 명목으로 붙잡아 고문을 가한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전날, 정체불명의 고수가 무림맹에 잠입하여 무사들을 살육하는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림맹 총군사 제갈휴 역시 절명했고, 세가사룡 등 쟁쟁한 청년고수들도 목숨을 잃었다. 사건이 있던 날 비가 왔던 탓에, 현장의 흔적들도 모두 사라져 적의 무공에 대한 단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발견된 유일한 생존자가 바로 유소월이었다.

유소월이 고문의 상처를 치료받는 동안, 무림맹에서는 본격적으로 회의를 열어 전날의 사건에 대해 논의했다. 무림맹의 중론은 '유소월이 마교의 첩자이며, 무림맹 총군사와 마신주를 노리고 무림맹에 잠입하였다.'는 쪽으로 기울었다. 화산파 장문인 심염이 유소월을 두둔하였지만, 여론을 반전시킬 수는 없었다. 황보가주는 친히 유소월을 찾아와 무림맹령을 공표했다. "세가사룡을 죽이고, 곤륜파의 장문인 천백을 모함하여 마교의 첩자로 혐의가 있으니! 이에 당가로의 압송을 명한다!"

유소월은 자신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누구도 그의 말을 들어주지 않았다. 실제로 사건이 있던 날 낮에 유소월이 무림맹 총군사 처소에 있었다는 사실까지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에 문지서는 그는 자신을 따른 것뿐이라며, "유소월이 용의자라면 나에게도 혐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황보가주와 무림맹의 무사들은 유소월과 문지서를 함께 당가로 압송하기로 했다. 당가에는 '언진법'이라는 대법이 전해내려온다. 언진법은 당가 가주 비전의 기술로, 시전대상에게서 진실만을 뽑아낼 수 있는 절기였다. 무림맹에서는 언진법을 통해 유소월과 문지서의 죄를 판별할 생각이었던 것이다.

압송되다(104화)

무림맹에서는 당가에서의 일이 끝나면 돌려주겠다며, 유소월과 문지서의 소지품을 압류했다. 그리고 마교의 암살자가 습격해올 수 있으니, 산길로 돌아서 하루에 100리씩 걸어갈 것이라 통보했다. 고문의 상처가 아직 다 낫지 않았던 유소월은 여정 중에 지쳐 쓰러지기 일쑤였고, 그럴 때마다 문지서가 그를 부축하였다. 유소월은 문지서가 자기 때문에 호위 무사들에게 욕을 먹고 걷어차이는 것을 보고 미안해했지만, 문지서는 오히려 "사제를 위한 일이 무슨 고생이냐. 행여라도 그런 말 말아라."라며 그를 다독였다.

무림맹의 횡포는 갈수록 심해졌다. 매끼 식사로 제공하는 죽의 양은 반의 반 그릇도 되지 않았다. 어느 날은 환자도 있고 해서 양을 늘렸다며 선심껏 넉넉히 퍼주었는데, 그 죽에는 산공독(내공을 없애는 독)과 체력을 갉아먹는 독이 들어 있었다.치사하게 먹는 걸로 장난질을 치다니 이상한 낌새를 느끼고 문지서가 먼저 마셨기에 유소월은 안전했지만, 독으로 인해 문지서는 완전히 기력을 잃었다. 유소월은 문지서를 부축하여 길을 나아갔다. 문지서는 업힌 채로 그에게 귓속말을 했다.

소월아.
나는 네가 한 일이 아니란 걸 믿는다.
스승님도 소하도... 믿으실 게다.
소하에게, 말을 전해 두었으니...
참고 기다리면... 다, 잘 될 게다.
소월이 너는
(그 날 이후론..)
나에게만은 거짓말 하지 않으니...까..

탈진한 문지서는 잠시 잠이 들었다.

호송무사들은 거리낌없이 유소월과 문지서를 욕보였다. 자신들이 먹다남긴 음식을 한데 섞어 문지서에게 강제로 먹이거나, 일부러 그들의 신발을 빼돌려 맨발로 산길을 걷게 했다. 문지서는 산공독이 몸에 완전히 퍼져 탈진한 상태라 유소월은 그를 업고 걸어야 했고, 그의 발바닥은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그들을 인솔하던 황보가주와 당전은 그러한 만행을 전부 묵인했다. 그렇게 유소월과 문지서는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리고 그곳은 사천당가가 아니었다. 산골짜기 어느 외진 곳. 그곳에서 호송무사들은 차례로 검을 꺼냈다. 정파의 미래를 위해 죽어달라는 말을 내뱉으며...

문지서의 과거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13년 전, 무당파의 장문인 양유원과 그의 제자 문지서는 우연히 유소월을 발견했다. 장문인은 유소월을 제자로 거두었다. 장로들은 출신도 불분명한 이를 문지서 다음 제자로 거둔 거냐며 반발했지만, 장문인은 굽히지 않았다. 문지서도 유소월을 친동생처럼 생각하며 다정하게 대했다.

유소월은 기에 대해 잠깐 들은 것만으로도, 기를 느끼고 몸에 흘려보내는 등 보통 사람은 1년을 수련해도 못 미칠 소질을 지니고 있었다. 수련을 통해 실력을 쌓은 뒤에는, 무당파 100년 이래 제일의 천재라는 평까지 듣던 문지서와도 호각으로 싸울 정도가 되었다. 심지어는 불과 14살의 나이에 검기를 시전해보이며, 문지서와의 대련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장문인과 장로들은 무당파 개파 이래 최고의 천재라며 유소월을 얼싸안고 좋아했다. 그날 밤 문지서는 홀로 수련을 했고, 낮의 대결을 떠올리다 신경질을 내며 소리를 질렀다.

제길... 뭐가... 뭐가 백 년 만의 기재냐!!

그는 유소월이 자신을 앞지른 것에 열등감을 느꼈다. 문지서는 부채를 내던지려던 것을 참으며 생각했다.

스승님께서도... 말씀하셨다.
...노력은 항상 보답해 준다고.
할 수 있는 데까지? 아냐!
같은 스승께 배우고, 같이 재능 있단 말을 들었다.
소월이와 내 무엇이 다르단 말인가?
그래, 될 때까지 하겠다...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다...!
두 배가 안 된다면 세 배.
그래도 안 된다면 열 배로라도...!

문지서는 악착같이 수련에 매진했다. 그리고 유소월과의 재대련. 문지서는 검기를 구사하며 유소월을 제압하여 이전의 패배를 설욕했다. 어느새 문지서는 검기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1류의 경지에 도달한 것이었다. 유소월은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고, 장문인도 문지서를 칭찬했다.

그간 부단히 노력했구나.
...잘 했다, 지서야.

문지서의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그와 달리 유소월은 아직도 2류 수준에서 헤매고 있었다. 무당파의 모든 이들은 차기 장문인은 문지서일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무당파와 화산파의 친선 대회 날이 되었다.

화산파와의 교류는 3년 전에도 있었지만, 친선 대회는 15년 만의 일이다. 화산파 장문인 심염은 1대 제자 결후, 목패, 홍륜을 데리고 왔으며, 제비뽑기 없이 저 순번대로 대결에 나설 것이라 통보했다. 또한 이 시합에서 이긴 문파, 가장 훌륭히 싸운 자에게, 화산 장문인의 검 월한을 줄 것이라 선언했다. 그녀는 양유원을 보며 무당파는 무엇을 상품으로 걸 것이냐고 물었다. 무당파 장문인 양유원은 무당파 장문인의 상징인 자소단을 상품으로 걸겠다고 선언했다. 그리고 대회 시작... 첫 시합에서 사제 경주는 결후에게 패했다. 다음 시합은 문지서 대 목패. 목패는 쌍검으로 공격을 퍼부으며 문지서를 압박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문지서는 빈틈을 노려 목패의 한 검을 쳐냈고, 다시 검기를 구사하여 나머지 검도 토막내버렸다. 이어서 문지서는 목패의 뒷목을 후려쳐 기절시켜 승리를 가져갔다.

마지막 세 번째 시합은 유소월 대 홍륜. 홍륜의 무기는 허리에 두르고 있던 연검이었다. 화산파 입문과 동시에 전대 제자들을 무릎 꿇렸다는 괴물. 그는 바로 홍륜이었던 것이다. 홍륜은 유소월에게 맹공을 가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유소월은 검기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하며, 홍륜에게 반격했다. 그 무공 실력은 결코 2류에서 헤매고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유소월과 홍륜의 대결을 지켜보던 문지서는 지난 일들을 떠올렸다. 기에 대해 잠깐 듣는 것만으로, 기를 감지해내던 소질. 대련에서 검기를 구사하여 자신을 꺾었던 순간... 과거를 회상하던 문지서가 유소월을 보고 떠오르는 것은 단 한 가지였다.

무당파 역사상 제일가는 천재...

유소월은 접전 끝에 홍륜을 꺾고 승리했다. 화산파 장문인의 검 월한은 유소월의 것이 되었다. 무당파 사람들과 홍륜은 유소월의 실력에 감탄하며 그에게 몰려들었다. 유소월과 눈이 마주치자, 문지서는 애써 미소지으며 “훌륭한 시합이었다.”는 한 마디만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날 밤 문지서는 홀로 산책하며 번민했다.

나는... 지금까지
내 재능을. 노력을. 나를 믿고 살았다.
사람에 배신당할지언정,
재능은, 노력만큼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하지만... 대체 얼마나?
몇 시간? 몇 번? 몇 년을?
대체 이 이상, 대체 더 뭘 어떻게!!
노력해야 유 사제를 따라잡을 수 있는거냐...!!
아냐, 믿어라.
스승님께서... 처음 봤던 그날, 그때 말씀해주시지 않았던가.
...너는, 천재라고.
그래. 재능있는 건 소월이뿐만이 아냐.
부족하면 부족한 만큼 노력하면 된다. 전에 그렇게 결심하지 않았나?
스승님이라면... 답을 주실 거다.

문지서는 장문인의 거처를 찾아갔다. 장문인의 처소에서는 장문인과 장로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낮의 시합을 얘기하며 기뻐하던 장로들은 문득 장문인에게 자소단을 누구에게 줄 것인지 물었다. 자소단은 무당 장문의 신물이다. 장문인은 문지서에게 자소단을 줄 것이라 대답했는데, 장로들은 ‘가장 잘 싸운 것은 소월’이라며 반박했다. 무당 율령에 장문은 대사형이 잇는다고 쓰여 있지는 않다. 그저 관습일 뿐이다. 현 장문인 역시 전대 대사형이 마교 놈들에게 목숨을 잃어 자리를 물려받은 것이 아니냐. 전통은 이때 깨졌다. 유소월이 장문의 자리를 잇는다 해도 문제될 것은 없다. 문지서는 지성과 인품을 갖추었지만 재능이 유소월에 한참 못 미친다. 마교와의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강한 지도자가 필요한 때이다. 장로들은 장문인에게 물었다. "그러니, 생각해 주십시오. 장문 사형께 묻겠습니다. 무당파를 위해서... 자소단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건... 누구입니까?" 장로들의 강변에 장문인은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 지서는, 천재일세.
이해하는 머리도, 익히는 속도도, 노력하는 자세도.
후배들을 다루고 다스리는 것 또한 발군.
분명... 장문인이 되면 무당을 훌륭히 이끌어 갈 걸세.
허나... 소월이 그 아이의 재능은...
그 아이 단 ...한 명뿐일 테지...

양유원은 문지서가 장문인의 자격이 있지만, 실력만큼은 소월에 비할 바가 아님을 인정한 것이었다. 문지서는 그 자리에서 미동도 않은 채 한참을 서 있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유소월은 어쩐 일인지 대회 이후로 일절 수련에 참여하지 않았다. 늘 술에 절어 지냈으며, 낮잠이나 자며 빈둥거리거나, 여자들과 노닥거리고, 건달들에게 얻어맞고, 도박을 즐긴 것은 물론이고, 무당파 이름으로 외상을 걸어 빚쟁이들이 본산까지 몰려오게 하였다. 장로가 그의 행실을 나무라면, 자기는 천재라서 수련은 필요 없다며 거들먹거렸다. 그러던 중 장로의 등쌀에 못 이겨 수련장에 나갔다가, 검기 시연은커녕 토악질을 하며 추태를 보였다. 무당파 사람들은 어린놈이 한번 속세 맛을 보더니 비뚤어졌다며 한탄하기에 이르렀다. 문지서는 술에 절어 인사불성이 된 유소월을 부축하였다.

......
소월아.
너무 그렇게...
날 걱정시키지 말려무나.

속내

내용 누설 주의 이 부분 아래에는 작품의 줄거리나 결말, 반전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열람에 주의가 필요합니다.

양가전장의 무사로서 호가상단의 무사와 대결을 벌일 때, 문지서는 (무당파 내에서 약골 취급받던)유소월이 참전하는 것에 어떤 이견도 보이지 않았다. 또한 청년년영웅대회에서 유소월이 목패와 대결할 때도 '나는 어쩌면... 진실을... 이때를 기다려 온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도 했다.(75화) 문지서는 유소월이 실력을 숨기고 있다는 것을 이미 짐작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목패가 유소월을 두들겨 패는 모습을 보고도, 양소하가 말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말을 걸 때도, 조용히 지켜보기만 한 걸 보면 확실하다.

또한 문지서의 행동을 살펴보면, 유소월을 많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4화에서 장문인 양유원은 본산에서 막 출발하던 문지서에게 자소단을 주는데, 이어서 유소월에게도 원래 자기가 가지고 있던 것을 주는 거라며 자소단을 주었다. 그런데 자소단이 무당 장문인의 신물이라고는 하지만, 유소월이 자소단을 받은 것에 대해서 무당파의 누구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모두 "저 귀한 물건을 어째서 저런 쓰레기한심한 놈에게?!"라는 반응을 보이며 황당해했다. 그런데 오직 문지서만이 사제들의 그런 반응에 "사형(유소월)에게 대고 그 무슨 말버릇이냐?"라며 불편한 심기를 표출했다. 물론 유소월을 까기 바쁘던 사제들은 순식간에 데꿀멍.(...)

5화에서는 문지서가 양소하와 유소월에게 무공에 대해 설명하면서 절정의 경지에 대해 언급한다. 이때 그는 "절정은 나로서도 꿈만 꾸는 경지다마는."이라며 말을 아끼는데, 양소하가 "에이, 대사형이라면 순식간에 절정고수가 되실 걸요? 대사형만한 천재는 지금 무당파엔 없다구요~!"라고 대답하자 잠시 말을 하지 못하고 입을 다물기도 한다. 문지서는 양소하의 그 말에 "양소하 네가 나보다 더 대단하다. 이대로면 네가 먼저 절정의 경지에 도달할지도 몰라."라며 웃으며 말하더니, 갑자기 "그리고 소월이 너도."라고 말하며 유소월에게 말을 건다. 물론 이어서 그에게 "넌 수련이 부족해보이니 내가 나중에 특훈시켜주마."라고 덧붙이지만, 유소월이 절정고수의 반열에 든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유소월이 팽노악을 처음 만나고 그를 구하고자 자소단을 썼을 때, 문지서가 화를 낸 이유도 이런 시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 자소단 자체가 귀한 물건이라 그것을 함부로 사용한 것을 꾸짖은 것은 상식적으로도 당연하긴 하지만, 문지서가 화를 낸 이유는 그것뿐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문지서 입장에서 장문인이 유소월에게 자소단을 주었다는 것은, 장문인이 유소월에게 (실력이나 자질에 대한)미련이 있다거나 혹은 유소월도 장문인이 될 만한 실력을 지녔다고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유소월이 자소단을 사용한 것은 그런 장문인의 마음을 함부로 내팽개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지서가 화를 낸 것은, 유소월이 자신의 실력에 대해 별 다른 감흥을 느끼지 않고 경거망동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과거 편에서 술에 떡이 된 유소월을 업고 가면서 '날 걱정시키지 말아라.'라고 속으로 생각하는데, 화산파와의 친선 대회 이후 술에 절어 지내던 유소월의 본심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유소월 역시 자신과 마찬가지로 심적으로 괴로워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을 가능성이 높다. 사천당가로 압송 중에 자신을 부축한 유소월에게, "소월이 너는 나에게만은 거짓말 하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그 날 이후론..' 하고 속으로 뇌까리는 걸로 미루어 유소월이 더 이상 실력을 감추지 않고 솔직하게 드러내기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쩌면 유소월이 자기 때문에 괴로워하고 있다고 여겨서 미안한 건지도 모른다.

각주

  1. 4화에서 나온 내용. 다만 무당파의 제자들끼리 나눈 대화이니,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는 문제가 있을 듯. 화산파의 홍륜도 있고 하니...
  2. 양소하는 처음 무당파 입문 당시 산문에서 술에 취해 곯아떨어진 유소월과 마주쳤는데, 처음 기대했던 무당파 도사들의 이미지와 전혀 달라서 멘붕했다. 그러나 곧 문지서와 마주친 후, 그 모범적인 모습을 보고 힐링했다.(...)
  3. 장문인 역시 과거에 문지서는 장문인 감이라 인정한 적이 있다.
  4. 무림맹에서는 청년영웅대회로 사람들의 이목을 돌린 후, 정파들을 모아 정마대전 휴전을 연장할 것인지 아니면 새로 개전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를 할 생각이었다. 청년영웅대회 때 무림맹 회의에 세가 가주들과 각 문파의 장문인들이 대부분 참석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었다. 정황상 무당파 장문인이었던 양유원도 참석을 부탁받았던 듯하나, 문지서가 무당파 장문인 대리로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5. 양소하 말로는, 아마 큰형은 호가상단이 마교와 손을 잡았음을 발설하지 않는 대가로, 상권을 비롯한 온갖 이득을 쥐어짜낼 것이라고 한다.(...)
  6. 33화에서 직원은 문지서에게 “참가하고 싶으면 뒷문에서 시험을 보고 오라.”고 말했다. 내부로 들어가려는 사람에게 하는 말치곤 이상했는데, 실상은 대회 접수처였던 셈이다. 정황상 장문인도 허락한 일이었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