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도령 (포천)

웹툰 포천의 등장인물. 작품 속 최종보스 포지션이다. 본명은 알 수 없으며, 정도령은 주로 그와 그의 추종자들이 쓰는 호칭이다. 적대적인 이들은 그냥 '정가'라고 부른다.

본디 이시경과 함께 전우치의 제자였으나, 비뚤어진 심성 탓에 파문당했다. 상원 땅에 대지진이 일어나자 전국의 도사들과 의인들이 구호활동을 위해 상원으로 모여들었는데, 이때 전우치는 부족한 일손을 보충하기 위해 정가를 도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정가는 이곳에서 오히려 나라를 뒤엎을 야심을 품게 되고, 그 일환으로 도사들의 비술을 빼앗기 위해 스승인 전우치를 독살하고, 윤군평을 절벽에서 떠밀었으며, 남사고를 납치하는 등 악행을 저질렀다.

이후 상원 땅의 구법사를 본거지로 삼아 가짜 정감록을 퍼뜨려 스스로를 예언 속의 구원자 정도령으로 자칭하면서, 땡중인 운봉, 박수무당 최양선, 산적 백만석 등 사회적 소외계층들을 중점적으로 포섭하여 반란을 꾀했다. 또한 아편을 재배해 수입원으로 삼으면서, 포도청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아편쟁이 고도리와 내통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시경 등의 활약으로 반란은 무산되었고,[1] 조선의 근본사상인 유교를 무너뜨리고자 당대 최고의 유학자들인 이황, 이이, 조식 세 사람을 암살하려 들었으나 이 역시 이시경의 방해로 실패한다.

그 뒤 20년 동안 잠적해 있다가 재등장. 이이를 암살하려 했을 때 만났던 정여립과 결탁해 대동계를 조직하며 착실하게 반란을 준비하는 한편, 이시경의 지인들을 납치해 이시경으로부터 예언서를 빼앗으려 하였다. 그러나 결국 불길 속에서 그의 무리는 흩어지고, 남은 심복들과 함께 정여립에게 합류하러 가려던 중, 그에게 믿음을 잃은 부하 변숭복의 칼에 찔린다. 이시경과의 대화 및 변숭복의 배신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켰는지, 운봉에게 명해 이시경을 불길에서 구출한 뒤 자취를 감추었다.

책략에 능한 인물이지만, 그가 사용하는 책략들은 협박, 납치, 독살 등 비열한 것들이 많다. 또한 처음 목표였던 전우치의 도술, 윤군평의 연단술, 남사고의 예언 중 간신히 윤군평의 연단술만을 얻고 전국의 도사들에게 원한을 사는 등 묘하게 결과가 좋지 않다. 단행본 부록 4컷만화에서도 다른 인물들은 온갖 신기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자기는 늙지 않는 게 전부라며 탄식한다. 다만 정여립의 관상이 예사롭지 않음을 알아차리거나, 용인 땅의 풍수를 바꿔버리고 허엽의 무덤에 말뚝을 박아 허씨 가문을 저주하는 등 관상이나 풍수에도 소양은 있는 듯하다.

작가의 후속작인 오성X한음에서도 등장한다. 약을 미끼로 역병에 걸린 떡장수에게 이이의 아들을 자칭하며 여자들을 겁탈하게 하여 이이의 평판을 떨어뜨리고, 그 떡장수가 입었던 갖옷을 이이에게 선물하여 죽음으로 몰아넣었다. 스승이었던 이이로부터 사랑받는 것이 목적이었던 정여립으로서는 뒤통수를 맞은 셈.

각주

  1. 이 와중 조직의 이상에 의문을 품고 떠나려던 의적 백만석을 살해하여 민중들의 지지도 잃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