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신궁

伊勢神宮

일본 미에현 이세시에 있는 신사. 일본 왕실의 조상신인 아마테라스를 모신 신사로 유명하다.

이세신궁은 내궁(內宮)과 외궁(外宮)으로 나뉘어 있는데, 황대신궁(皇大神宮)이라고 불리는 내궁은 아마테라스를, 외궁은 의식주와 곡식의 신인 도요우케(豊受)를 모신 구역이다. 20년마다 신궁을 새로 짓는데, 이를 ‘식년천궁(式年遷宮)’이라고 한다.

왕실의 조상신을 모신 신사이니만큼, 왕족들이 제관(祭官)을 맡아오고 있다. 근대화 이전에는 미혼의 공주들 중에서 제관이 선발되었는데, 이렇게 뽑힌 공주는 평생 독신으로 제관직을 수행했다. 근대 이후로는 이러한 관행이 폐지되어, 결혼 유무와 남녀를 가리지 않고 제관이 되었다. 영친왕의 장인이자 이방자 여사의 아버지인 나시모토 모리마사(梨本守正)도 이세신궁의 제관을 지냈다.

패전 이후로는 메이지 일왕의 7녀인 기타시라카와 후사코(北白川房子)[1]가 제관으로 부임했다. 후사코의 손녀인 하츠코(肇子)는 1939년 출생했을 때부터 (메이지 일왕의 증손자이자 6년 연상인) 아키히토 왕세자의 신붓감으로 거론되었으나, 아키히토 왕세자는 1957년부터 평민 재벌가의 딸 쇼다 미치코와 연애를 시작하여 2년 후에 결혼했다. 왕족들과 화족(귀족)들은 무척 분노하여 미치코를 몹시 미워했으며, 기타시라카와 일가도 마찬가지였다. 결혼을 앞둔 미치코가 아키히토 왕세자와 함께 이세신궁에 참배하러 오자, 후사코는 미치코를 무척 홀대했다. 자신의 손녀를 제치고 왕세자비에 책봉된 미치코에게, 좋은 감정을 품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후 1974년부터는 아키히토 일왕의 셋째 누나 다카츠카사 가즈코가, 1988년부터는 넷째 누나 이케다 아츠코가 제관을 맡았다. 2012년부터는 아키히토 일왕의 딸 구로다 사야코가 보조 제관으로 부임하여, 노쇠해진 고모를 보필하기 시작했다. 아츠코는 2017년에 완전히 퇴임했고, 사야코가 그 뒤를 이어 제관으로 취임했다.

  1. 결혼 전의 이름은 카네노미야 후사코(周宮房子) 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