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희

비희(贔屭)는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생물이다. 곧잘 의 머리를 가진 거북의 형상으로 묘사되며, 용생구자로 꼽힌다.

용생구자의 맏이이자 주춧돌[편집 | 원본 편집]

첫째는 이름이 비히(贔屭)로서, 형상은 거북과 흡사하고 무거운 짐을 좋아했는데, 지금 비석(碑石) 밑에 받침돌이 바로 그 유상이다.
— 《성호사설》, 이익[1]

《승암외집》·《천록식여》·《성호사설》에서는 용생구자 중 맏이로 나오며, 명나라 이동양의 《회록당집》에서는 이름이 부희(負屓)로서 여덟째로 나온다. 기록에 따르면 무거운 것을 등에 지기를 좋아한다고 해서, 비석 및 기둥의 주춧돌을 비희 모양으로 조각하는 예가 많다. 이런 비희 주춧돌은 중국뿐만 아니라 한국사적사찰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거북 모양의 주춧돌은 귀부(龜趺)라고 해서 한국만 해도 신라 초기 때부터 이미 조각례가 존재한다. 당장 경주시에 소재한 국보 제25호인 태종무열왕릉비가 바로 그것이다. 거북이 비석을 지는 형태의 조각은 오래 전부터 존재했으나, 중국의 용생구자 전설이 한국에 유입되고 차츰 단순한 거북에서 용 머리 거북, 즉 비희를 조각하는 추세로 유행이 변천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비희[편집 | 원본 편집]

일본에는 단어 중 하나로 흡수되었다. 한국어로 편애를 의미하는 일본어 히이키(贔屭(ひいき))의 어원이 바로 이 중국 전설에 나오는 비희다.

일본의 속담 중에는 "비희를 뽑아 쓰러뜨리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누군가를 지나치게 편애하면 도리어 그 사람에게 손해를 입힌다는 뜻이다. 주춧돌 역할을 하는 비희를 뽑아내면 당연히 기둥이 쓰러지고 집이 무너지는 것에 빗댄 속담.

이밖에도 관용구로 한간비이키(判官贔屓(はんがんびいき)) 또는 호간비이키(ほうがんびいき)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승패와 관련이 없는 제3자가 패자의 역성을 드는 행위를 가리키는 말이다. 헤이안 시대 말기에 비운의 죽음을 맞이한 장수 미나모토노 요시츠네를 동정하는 세태에서 유래한 말로, 언더도그마를 가리키는 말로도 볼 수 있다. 참고로 한간(贔屓, 판관)이란 요시츠네가 지냈던 벼슬의 명칭이다.

갤러리[편집 | 원본 편집]

외부 참조[편집 | 원본 편집]

각주

  1. 성호사설 제6권 만물문 용생구자, 한국고전번역원, 김철희 역, 1976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