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변정담

1933년 3월 12일 첫 번째 담화를 발표하는 루스벨트

노변정담(爐邊情談, 영어: Fireside chats)은 미국의 제32대 대통령인 프랭클린 D. 루스벨트가 대통령에 취임한 직후인 1933년 3월 12일 긴급은행법(Emergency Banking Act)에 관한 담화를 시작으로 1944년 6월 12일까지 발표한 서른 번의 대국민 라디오 담화를 일컫는 말이다. 루스벨트는 1929년 뉴욕주지사에 재임하던 시절부터 이러한 담화를 시작하였지만 대개 노변정담이라 하면 대통령에 재임한 기간 동안 발표한 담화만 뜻한다.

개요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노변정담은 '화롯가에 둘러앉아서 서로 한가롭게 주고받는 이야기'를 뜻하는 낱말이다. 이 낱말이 루스벨트의 담화를 뜻하게 된 까닭은 담화를 준비하고 발표하는 과정이 노변정담의 뜻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루스벨트의 공보비서 스티번 얼리(Stephen Early)는 첫 번째 담화를 마치고 루스벨트와 참모들이 담화를 준비할 때 난롯가에 모여 앉아 담화문을 다듬고 큰소리로 읽으면서 외운다고 말하였는데 당시 CBS 간부였던 해리 부처(Harry C. Butcher)가 이를 전해 듣고 "Fireside chats"라는 용어를 만들어 1933년 5월 7일 담화 전 보도 자료에 처음 사용하였다. 이 용어가 널리 알려지면서 자연스레 정착되었고 루스벨트도 이 용어가 마음에 들었는지 스스로 "Fireside chats"로 일컫기도 하였다.

이 "Fireside chats"를 옮긴 번역어가 노변정담이다. Fireside는 '난롯가', chats는 '수다', '담소', '대화'라는 뜻이고 노변(爐邊)은 '화로 주변', 정담(情談)은 '정답게 주고받는 이야기'를 뜻하니 상당히 잘 옮긴 번역어임을 알 수 있다. 담화라 하지 않고 정담(情談)이라 한 까닭은 이 담화가 여느 담화와 달리 마치 거실에서 가족이 오손도손 모여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것을 나타내기 위함이다. 루스벨트는 최대한 허물없으면서 어려운 용어을 사용하지 않으려 하였는데 일례로 담화에 사용된 낱말 중 약 80%는 영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낱말 1,000개에 속하는 것들이었다.

담화 목록

노변정담을 인용한 포스터. 1943년 5월 1일 루스벨트는 탄광을 정부가 관리하게 하는 행정 명령을 내리고 이튿날인 5월 2일 스물네 번째 담화에서 노동자들은 노동조합에 가입할 권리가 있으며 정부는 그 권리를 억지하지 않을 것이라 말하였다.

순서	날짜	주제	길이
1	1933년 3월 12일 일요일	금융 위기와 긴급은행법	13:42
2	1933년 5월 7일 일요일	뉴딜 정책	22:42
3	1933년 7월 24일 월요일	국가부흥청	기록 없음
4	1933년 10월 22일 일요일	경제진보	기록 없음
5	1934년 6월 28일 목요일	제73차 미국 의회의 성과와 뉴딜 정책 비평가들	기록 없음
6	1934년 9월 30일 일요일	정부와 자본주의	27:20
7	1935년 4월 28일 일요일	근로 구호 계획과 사회보장법	28:08
8	1936년 9월 6일 일요일	가뭄 상태와 농민·노동자	26:49
9	1937년 3월 9일 화요일	사법부 개편	35:28
10	1937년 10월 12일 화요일	의회에 추천할 새로운 법안	27:42
11	1937년 11월 14일 일요일	실업률 조사	14:16
12	1938년 4월 14일 목요일	불황	40:42
13	1938년 6월 24일 금요일	정당 예비 선거	29:02
14	1939년 9월 3일 일요일	폴란드 침공	11:25
15	1940년 5월 26일 일요일	국방	31:32
16	1940년 12월 29일 일요일	민주주의 병기창	36:53
17	1941년 5월 27일 화요일	무제한 국가 비상 사태	44:27
18	1941년 9월 11일 목요일	해상 자유 유지와 그리어 사건	28:33
19	1941년 12월 9일 화요일	대일 선전 포고	26:19
20	1942년 2월 23일 월요일	태평양 전쟁 경과	36:34
21	1942년 4월 28일 화요일	국가 경제 정책과 희생	32:42
22	1942년 9월 7일 월요일	인플레이션과 전쟁 경과	26:56
23	1942년 10월 12일 월요일	국내 전선 보고	29:25
24	1943년 5월 2일 일요일	석탄 위기	21:06
25	1943년 7월 28일 수요일	베니토 무솔리니의 몰락	29:11
26	1943년 9월 8일 수요일	카시빌레 휴전 협정과 제3차 전시 공채	12:38
27	1943년 12월 24일 금요일	테헤란 회담과 카이로 회담	28:29
28	1944년 1월 11일 화요일	연두교서	30:20
29	1944년 6월 5일 월요일	로마 함락	14:36
30	1944년 6월 12일 월요일	제5차 전시 공채	13:02

갤러리

• 

  정부와 자본주의를 주제로 한 여섯 번째 담화(1934년 9월 30일)

• 

  근로 구호 계획과 사회보장법을 주제로 한 일곱 번째 담화(1935년 4월 28일)

• 

  가뭄 상태와 농민·노동자를 주제로 한 여덟 번째 담화(1936년 9월 6일)

• 

  폴란드 침공을 주제로 한 열네 번째 담화에서 언론인들의 모습(1939년 9월 3일)

• 

  해상 자유 유지와 그리어 사건를 주제로 한 열여덟 번째 담화(1941년 9월 11일)

• 

  태평양 전쟁 경과를 주제로 한 스무 번째 담화(1942년 2월 23일)

• 

  테헤란 회담과 카이로 회담을 주제로 한 스물일곱 번째 담화(1943년 12월 24일)

• 

  연두교서를 주제로 한 스물여덟 번째 담화(1944년 1월 1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