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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將軍 (장군)

개요

일본어로 장군을 일컫는 말. 하지만 대체로 쇼군이라 함은 征夷大將軍 (정이대장군)의 약자로 일본 무가 시대의 최고 통치자를 일컫는다.

간단하게 정의하자면 일본의 황제 되겠다.

설명

기원

쇼군을 이해하려면 일본 정치의 특수성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과거 대부분의 전제군주제 국가들은 지배자를 신격화 함으로서 그 지배자가 '일반 인간보다 더 우월한 존재이므로 지배자로 있어야 마땅하다'는 정당성을 주장하는 왕권신수설을 이용해 통치를 해왔다. 이는 일본 또한 마찬가지로 일본의 지도자인 천황일본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자손이라는 식으로 신성한 존재라는 점을 내세워 일본을 통치해왔다.

그러나 역시 어느 나라나 그렇듯 이런 왕권신수설은 무식한 평민들에게나 통했지, 잘 교육받은 상류층에겐 씨알도 안먹혔다. 물론 상류층들 또한 믿은 안믿든 이러한 지도자의 신성함을 인정해주어야 자신들의 입지도 인정받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어서 그걸 굳이 걸고 넘어가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로 없었지만, 그래도 사람 욕심은 어디 안가서 결국은 같은 인간일뿐인 지도자를 제거하고 자기가 그 자리를 꿀꺽 하려는 시도는 인류사에서 여러번 있어왔다.

이는 일본 또한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이로인해 천황의 존재는 때때로 위협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럭저럭 버텨왔지만, 결국 11세기 초 당시 정이대장군이였던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일본 내 명실공한 1인자가 되면서 가마쿠라 막부를 설치하고 실질적으로 일본을 통치하게 되면서 쇼군의 시대가 도래하게 된다.

특성

쇼군들은 그야말로 일본의 명실공한 1인자로 천황을 제외한 모든 일과 사람들을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만인지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쇼군들은 겉으로는 짐짓 천황의 권위를 인정하(는 척 하)곤 했는데 이는 상술했듯 기존 권력을 인정하여 백성들의 민심을 안정시키면서도 실권만 챙겨가려는 정치적 계산 때문이였다. 그래서 이름은 '장군'이지만 실제로는 '황제'나 다름없었다.[1]

사실 최초의 쇼군 막부인 가마쿠라 막부까지만 해도 쇼군은 일본 관동 지방만을 통치하였고(쇼군의 정식 명칭인 정이대장군은 관동 지방의 총사령관을 의미한다) 천황은 관서 지방을 통치하는 식으로 쇼군이 등장하자마자 바로 천황이 허수아비가 된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이 시기에는 고대 로마 제국처럼 통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황제를 두명 둔 것과 같다 볼 수 있다(다만 차이점이라면 쇼군은 명목상으로는 천황의 신하라는 점이지만). 하지만 최초의 쇼군인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직계 혈족이 끊어진 시점에서 천황이 가마쿠라 막부를 박살내러 했으나 오히려 역관광 당해 천황이 본거지인 교토에서 도망치는 죠큐의 변이 터진 이후 쇼군은 전 일본을 아우르는 존재로 거듭났고 천황은 철저히 허수아비가 되었다.

이는 일본의 주변 지역인 한반도중국 또한 알고 있는 사실로서 일례로 중국은 무로마치 막부의 쇼군에게 일왕 벼슬을 하사하였고, 조선도 에도 막부의 쇼군들에게 일왕 호칭을 하사[2]하였다. 이들 국가들에서도 일본에서 천황은 빈 껍데기이고 쇼군이 실세라는걸 알고 있었다는 것.

쇼군이 통치하는 무가정권은 총 3번 교체되었으며 각각 미나모토노 요리토모가 세운 가마쿠라 막부, 아사카가 다카우지가 세운 무로마치 막부, 그리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세운 에도 막부가 있다. 역대 쇼군은 총 46명.

기타

일본에서는 종종 2차 세계대전 직후 일본을 통치한 더글라스 맥아더를 47대 쇼군으로 치곤 한다. 아닌게 아니라 맥아더는 쇼군에 부합하는 조건들을 여럿 갖추고 있는데, 그 역시 천황을 냅두고 실권만 챙겼으며, 마찬가지로 군사정권의 지도자였다. 같은 맥락에서 이런 맥아더가 통치하던 시기를 'GHQ 막부'라고 칭하기도 한다.

한편 일본 자민당 또한 상당히 장기집권을 한 탓에 자민당의 통치 시기를 자민 막부라고 부르기도 한다(...). 물론 일본 정부는 정식 군대가 없고 자위대만 있기 때문에 일본 총리는 군사 권한이 없으므로 쇼군의 개념에 부합하지는 않지만 장기 집권이라는 점에서 그렇게 통하는 듯.

각주

  1. 이는 다른 국가들도 비슷했었다. 일례로 로마 제국은 본디 원로원이라는 일종의 비밀회의를 통해 운영되던 국가였는데,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자신을 견제하려는 원로원에 맞서 쿠데타를 벌여 실권자가 된 이후 원로원의 권위를 인정해서 원로원 자체는 존속시키고 실권만 다 자기가 챙기는 식으로 로마 제국의 최고 통수권자가 되었을때 자신을 색다른 호칭으로 칭하지 않고 일부러 원래 직위인 최고사령관, 즉 임페라토르(Imperator)로 부르게 하였다. (이 임페라토르가 오늘날의 엠퍼러가 된다) 보면 알겠지만 쇼군과 생성 과정이 같고 둘 다 장군을 어원으로 삼고 있다는 점도 같다.
  2. 남의 나라 군주에게 무슨 벼슬이나 호칭을 하사한다니 이상하게 들릴법 하지만, 이 경우는 대외적으로는 하사받는 쪽이 하사하는 쪽의 신하라는 식으로 순전히 서로에게 상징성을 부여하는 일종의 정권 퍼포먼스라 할 수 있다. 한반도 또한 이런 식으로 많은 군주들이 중국으로부터 왕이라는 이름의 '벼슬'을 하사받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