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권(hegemony[1])은 한 국가가 국제체계에서 압도적 힘의 우위를 보유함로써 국제정치, 국제경제 규칙과 절차를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2] 그 압도적 힘을 가진 국가를 패권국(hegemon)이라고 한다.
패권국이 반드시 하나일 필요는 없는데, 이는 초점을 어느 수준에 맞추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21세기 초 기준으로 전세계적인 패권국은 미국뿐이겠지만, 2차대전 직전 기준으로 유럽에서는 독일,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지역패권국이라고 볼 수 있다.[3]
세력균형과도 밀접하게 연관된 개념이며, '힘'을 중시하는 현실주의에서도 당연히 즐겨 쓰는 개념이다.
사례
19세기 영국과 2차대전 이후 미국이 대표적인 패권의 사례이다. 두 경우 모두 패권전쟁에서 라이벌 국가를 상대로 전쟁에서 승리한 뒤[4] 압도적인 해군력을 바탕으로 세계 무역을 지배했다.
패권의 쇠퇴와 패권전쟁
세상에 영원한 것 하나 없다고 했던가. 마찬가지로 패권 역시 언젠가는 쇠퇴한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중 하나로 새로운 패권 경쟁국의 등장을 들 수 있다. 이 경우 기존 패권국과 경쟁국 사이에 필연적으로 충돌이 발생하여 이것이 대규모 전쟁, 즉 패권전쟁으로 이어진다는 이론이 있다.
길핀(Robert Gilpin)은 패권전쟁이론이라는 논문에서 투키디데스의 패권전쟁이론을 탐구한다[5]. 투키디데스에 따르면 패권전쟁은 다른 흔한 전쟁과 달리 정치, 전략, 경제 모두를 아우르는 폭넓은 변화에서 기인하며, 결과적으로 국제정치체계의 구조를 위협하며 변형시킨다. 또 패권전쟁은 정반합의 변증법적 접근으로 설명될 수 있다. 정(正, thesis)은 기존의 패권국, 반(反, antithesis)은 도전국, 합(合, synthesis)은 패권전쟁의 결과로 새로이 생겨난 국제체계라고 보는 것이다.
패권전쟁이론이 역사상의 대전쟁을 설명하는 데 유용하긴 하지만, 한계 또한 존재한다는 것이 길핀의 지적이다. 누가 언제 패권전쟁을 일으킬 것인지는 물론이고 패권전쟁이 어떤 결과를 불러올 것인지도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 Goldstein, J. S. (2002). 《국제관계의 이해》 도서출판 인간사랑. 김연각, 김진국, 백창재 역. ISBN 89-7418-134-7
- Jackson, R. & Sørensen, G. (2010).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ies & Approaches (4th e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ISBN 978-0-19-954884-2
각주
- ↑ 영어를 음차해 '헤게모니'라고 하기도 한다.
- ↑ Rupert, Mark. Producing Hegemony: The Politics of Mass Production and American Global Power. New York: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95. Brilmayer, Lea. American Hegemony: Political Morality in a One Superpower World. New Haven: Yale University Press, 1994. Rapkin, David P., ed. World Leadership and Hegemony. Boulder, CO: Lynne Rienner, 1990. 이상을 Goldstein, J. S. (2002). 《국제관계의 이해》 도서출판 인간사랑. 김연각, 김진국, 백창재 역. p. 117에서 재인용했다.
- ↑ Jackson, R. & Sørensen, G. (2010). Introduction to International Relations: Theories & Approaches (4th ed.)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p. 301
- ↑ 영국은 나폴레옹 전쟁에서 프랑스를, 미국은 2차대전에서 독일과 일본을 이겼다.
- ↑ Robert Gilpin, "The Theory of Hegemonic War," in Robert I. Rotberg and Theodore K. Rabb(eds.), The Origin and Prevention of Major Wars,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9, ch.2 (김태현 옮김). 여기서 참고한 번역본은 한울아카데미의 『국제관계론강의 1』(1997) pp. 270-294에 수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