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오 페이거니즘

네오 페이거니즘(Neo-paganism)은 유럽영미에서 시작하고 퍼진 종교색이 매우 강한 문화 운동이다. 신 이교주의(新·異敎主義)라고도 번역한다. 미국 드라마 등을 통하여 북미나 유럽에서는 자세히 알지는 못하더라도 이름을 들어는 보았다는 사람들도 많지만, 대한민국 등 다른 문화권에서는 그 영향력이 미미하다.

한국어 번역어에 대한 문제[편집 | 원본 편집]

네오 페이거니즘이란 이름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데에는 문제가 있다. 영단어 '페이건'(Pagan)의 어원은 라틴어 파가누스(Paganus)인데, 본디 '시골 사람'이란 뜻이다. 하지만 초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이 단어를 '비그리스도교도'란 의미로 사용했는데,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주로 도시에 있었기 때문이다. 파가누스란 말을 영어화한 '페이건'이란 단어는 이런 역사적 사정 때문에 그리스도교 이외의 다른 종교(이교)들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했다. 네오 페이거니즘을 신이교주의(新異敎主義)라고 번역하기도 하지만 그리스도교 전통이 없는 한국 사회에서는 좋은 번역어라 할 수 없다. 하지만 대체할 번역어도 마땅치 않으므로 구태여 한국어로 번역한다면 음역하여 (본 문서처럼) 네오 페이거니즘이라고 하든가, 혹은 신페이건주의로 번역함이 그나마 무난할 것이다.

대략적인 특징[편집 | 원본 편집]

서기 392년, 로마테오도시우스 황제그리스도교를 제국의 국교로 정한 이래, 로마의 영향권 안에 있던 지역에 있던 여러 민족종교들은 탄압받다가 대가 끊겼으며, 단편적인 신화전설, 혹은 민간신앙 정도로만 그 흔적을 남겼다. 이 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은 그리스도교를 종교적 제왕주의, 혹은 독재로 간주한다. 따라서 단순히 그리스도교를 거부함뿐만 아니라, 자기들 사이의 여러 의견이나 관행, 의례들을 통일하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이들의 개개인의 신념이나 의례 등은 매우 달라서 일괄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려우며, 단지 대략적인 경향이나 유행만을 뭉뚱그려서 설명할 수 있을 뿐이다.

  1. 강력한 단독 남신보다는 여신, 혹은 여신과 남신 한 쌍을 추앙하는 경우가 많다. 이 성향은 특히 위커를 표방하는 사람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난다.
  2. 정통과 이단을 구별하지 않는다.
  3. 명확한 종교조직을 구성하려고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4. 흔히 서구사회에서 미덕으로 간주한 덕목들, 즉 엄격함, 이성, 합리성 등을 거부하는 성향이 강하다.
  5. 자연을 추앙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본인은 도시인인 경우가 많다.

재구주의자들[편집 | 원본 편집]

네오 페이거 중에서 유력한 분파로는 위커(wicca)가 있으며 그 외에도 여러 분파들이 있다.

이들 중 특이하고 소수지만 주목해야 할 만한 분파는 재구주의자(再構主義者, reconstructist)라고 불리는 쪽이다. 네오 페이거니즘에는 이단과 정통이 없으므로 혼합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가령 고대 그리스 신을 받들면서도 근현대 오컬트 단체의 의례를 합친다거나, 혹은 다른 문화권(대표적으로는 이집트일본 등)의 종교양식을 섞는 식이다. 하지만 재구주의자들은 이런 혼합을 거부하고 어떤 특정 민족의 고대신앙을 재구성, 복구하려고 한다. 그래서 특히 열심한 재구주의자들은 해당 민족의 고대언어를 배우거나, 고고학자들과 역사학자들의 연구자료를 탐독하기도 한다. 물론 현대에 와서 못해도 수백 년 전에 사라진 고대종교를 되살리기는 쉽지 않은 문제라, 예민한 문제에 대해서는 적당적당히 넘어가는 완화파들도 있다.

이런 재구주의자들은 민족주의와, 나쁜 경우에는 인종주의와 합쳐지기도 한다. 인종주의는 극단적이라서 피하더라도, 재구주의자가 민족주의자인 경우는 매우 흔하다. 이런 사람들은 (반드시는 아니더라도) 옛 신들과 어떤 혈통을 따라 이어지는 연결고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즉, 게르만 신을 받드는 경우에는, 본인이 게르만의 혈통을 받은 사람이어야 해당 신들에게 기원을 해도 교감이 된다는 식이다. 더 넓게 생각하는 경우에도 최소한 혈통을 받은 사람이어야 해당 신들과 더 쉽게 교감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완전히 다른 민족의 땅에서는 의례를 거행해도 해당 신들과 교감하기가 어렵다고 본다.[1]

재구주의자들 중에서 가장 인기 있는 쪽이 바로 아사트루(게르만 신들을 받듦)들이다. 이쪽은 특히 바이킹 간지, 그리고 게르만 신화에서 보이는 마초스러움에 반해서 메탈 가수들 중에서 (어디까지 진지하게 믿는지는 몰라도) 바이킹 메탈이란 이름으로 게르만 신들의 이름을 표방하는 경우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특히 북유럽 쪽이 그러하다. 아이슬란드에서는 아사트루 단체가 정식으로 종교 단체로 등록하기도 하였다.

민족/국가 해당 재구주의의 이름
게르만 아사트루(Asatru), 오딘주의(Odinism)[2]
핀란드 수오메누스코(Suomenusko)
리투아니아 로무바(Romuva)
슬라브 로드노베리예(Родноверие)[3]

각주

  1. 이런 사람들이 완전히 다른 민족들이 사는 나라에 갔을 때는 현지인들 신의 가호를 구하기도 한다. 현지인들의 신에게 귀의하는 의미가 아니라, 단지 그 지역에서 가장 힘센 존재에게 도움을 받는다는 정도 의미로 그렇게 한다.
  2. 아사트루는 고대 노르드어로 '아사 신족(Asa)에 대한 믿음(tru)란 뜻으로 지은 신조어이다. 이쪽 사람들 대부분은 아사트루와 오딘주의를 동일한 의미로 받아들인다. 아사 신족이란 게르만 신화의 주역들인 오딘 등을 가리킨다.
  3. 러시아어 명칭을 러시아어 표기법에 따라 음역하였다. 이 표기법은 소리보다는 철자 기준에 더 가까우므로 실제 발음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또한 다른 슬라브어권 국가에서는 다른 호칭을 쓸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