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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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의 발과 다리 부위를 양념한 국물에 담가 삶은 뒤 썰어서 먹는 한국식 요리. 돼지 껍질을 떼어내지 않고 그대로 조리하는 게 특징이며, 덕분에 쫄깃한 식감을 자랑한다. 그리고 각종 쌈채소나 사이드 메뉴와 곁들여 먹는 경우가 일반적.

조리된 부위가 앞다리 / 뒷다리에 따라 특성이 조금씩 다른데, 앞다리는 기름기와 껍질에 함유된 콜라겐 때문에 맛과 식감이 더 좋지만 나오는 양이 적은 편. 때문에 앞다리 부위만 중점적으로 파는 곳이라 홍보하는 족발집도 상당히 많다. 뒷다리는 기본적으로 살코기가 많아 양이 푸짐하게 나오는 편이지만, 살코기 특유의 퍽퍽함 때문에 앞다리에 비해 식감은 약간 떨어진다. 때문에 소비자 취향에 따라 앞/뒷다리 중 어느쪽을 선호하는지가 많이 갈리는 편. 일부 족발집에선 살코기를 발라낸 돼지 자리뼈를 통째로 같이 주기도 한다. 이 뼈에서 고기가 소소하게 붙어있어 발라먹는 재미가 있다.

그리고 족발맛을 좌우하는 건 삶을 때 사용하는 양념국물인데, 간장을 베이스로 각종 재료를 푹 고아서 만든다. 돼지잡내 제거를 위해 향신료나 한약재를 주로 넣는 편이며, 이게 족발 맛집의 주요 비결 중 하나. 양념국물에 들어가는 재료비를 아끼고 돼지껍질이 갈색을 내도록 만들기 위해 일부 업체에서는 커피나 카라멜 등을 첨가하는 경우도 있는데, 맛과 냄새에 민감한 사람한테 쉽게 들통난다.

요즘은 유통 및 가공기술이 발달해 즉석 조리 혹은 냉동식품으로 나온 족발도 판매되고 있다. 족발집에 나오는 것에 비해 양과 맛은 떨어지지만 가격면에선 약간 더 저렴하기 때문에 적당히 가성비 있게 즐기고 싶다면 선택해볼만 하다.

요즘은 기본적인 족발을 약간 더 어레인지한 레시피가 유행하고 있다. 겨자를 베이스로 한 소스에 각종 채소와 식용 해파리 넣어서 버무린 냉채족발, 삶아낸 족발을 구워 훈연향을 입힌 훈제족발, 매운 양념을 발라 한번 더 구운 매운맛 족발, 족발 살코기를 넣은 국밥 등.

본래 돼지의 발은 잘 안먹는 식재료인데다 이게 서양권에서도 마찬가지라 싼가격에 수입을 많이 해온 영향으로 과거엔 족발의 가격이 저렴해 서민음식으로 불렸으나, 프렌차이즈 업체들의 난립과 물가상승으로 인해 2010년대 들어 가격이 어마무시한 수준으로 올라 더이상 서민음식 취급은 어울리지 않게 된 상태. 족발 소짜만해도 3만원대 근방의 가격을 받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대짜는 4만원대에 근접하거나 넘기도 한다. 위에 살짝 언급된 쌈채소/비빔국수/기타 먹거리 같은 사이드 메뉴의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끼쳤다.

여담으로 족발의 지방 + 콜라겐 성분 때문에 먹고 남았을때 냉장고에 보관하면 다음날 단단하게 굳어있어서 어떻게 처리해야하나 난감할때가 많다. 전자레인지에 데워 먹을수도 있지만. 전날 먹던 그맛이 안나온다. 찜기에 찌거나 오븐에 천천히 대우면 전날 수준의 발랑함으로 되돌아가는데, 시간이나 신경을 써줘야해서 귀찮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