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어디에 있을까

민중가요복음성가 작곡가인 주현신(현재는 목사)이 1990년 크리스마스에 작사, 작곡한 크리스마스 캐럴. 1992년에 나온 '평화의 아침을 여는 이' 음반에 두 번째 곡으로 수록되었다. 담당 가수는 노래마을.

진보 개신교(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이후로는 가톨릭도 추가)에서 크리스마스 때마다 나오는 이야기지만, 예수의 사랑과 평화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고 자본주의적 번영과 풍요의 축제가 되어 버린 크리스마스에 대한 개탄을 담아내고 있다. 그러면서 진짜 예수는 크리스마스를 맞아 축제 분위기로 가득한 화려한 밤거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소외와 억압으로 고난 받는 민중들의 삶과 투쟁의 현장에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아낸 크리스마스 캐럴. 크리스마스라 그러면 마냥 축제 분위기만 떠올리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보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깰 수도 있는(...) 진지하고 심각한 주제를 담아내고 있다.

그만큼 크리스마스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가는 내용이라 할 수 있겠다. 크리스마스는 웃고 떠들고 즐기고 모텔에 가서 검열삭제하고 보내는 날이 아니라 지친 몸 누울 자리 없어 친구 찾아 헤메는 사람, 정의와 평화를 위해 투쟁하다가 국가권력의 탄압을 받아 감옥에 갇힌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고난 받는 민중들과 함께하며 사랑을 뿌리며 새 봄을 일구는 날이라는 것이다. (2015년 12월 기점 현재의 작곡자 본인도 포함하여) 진보 개신교 목회자들이나 프란치스코 교황의 크리스마스 설교(강론)에 항상 빠지지 않는 이야기를 갖다가 노래로 만든 것이라고 보면 된다.

가사는 다음과 같다.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수많은 십자가 높다란 빌딩 숲 그는 거기에 있을까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성탄의 종소리 춤추는 밤거리 그는 거기에 있을까
흰 눈 내리는 기나긴 겨울밤 지친 몸 누울 자리 없어
예배당 골목 공사판을 지나 친구 찾아 헤메이나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사랑을 뿌리며 새 봄을 일구는 우리 발걸음 앞에 있을까
정의의 노래 목 놓아 부르다 평화의 나라 외치다가
쇠창살 아래 묶인 몸 일으켜 새벽별 바라보나
그가 태어난 날 이 기쁜 오늘 그는 어디에 있을까
사랑을 뿌리며 새 봄을 일구는 우리 발걸음 앞에 있을까

참고로 이 항목은 작곡된 날로부터 정확히 25년 후인 2015년 크리스마스에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