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모함

미군의 항공 모함

航空母艦 Aircraft Carrier

군함의 한 종류로, 철저하게 항공기의 운용을 주목적으로 하는 군함. 단순히 항공기의 태우는 것만이 아니고, 항공기의 유지, 보수 등과 같은 총체적 운용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군함이다. 현대 대양해군의 핵심 함선이다.

한국에서는 약칭으로 항모라 불리며, 일본에서는 공모라 한다. 미국 해군에서는 그냥 캐리어라고 하면 항공모함을 통칭한다.

개발 배경

항공기의 등장과 해군의 접합

항공모함의 등장을 이해하려면 해전, 특히 근대 이후 대양 해전의 특성을 알고 있어야 한다. 고대~중세의 해전은 대부분은 갤리선이나 소형범선 중심의 연안해전으로, 육지와 인접한 지역에서 이루어졌지만 19세기 이후 유럽 열강국가간의 해전은 드넓은 대양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이는, 해전에서 아군의 함대 위치 노출을 막으면서 반대로 적 함대의 위치를 빠르게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다. 이것이 현대 해전의 제1단계인 탐색(Search)이다.

당시 항공기는 탐색에 있어 가장 특화된 병기로 각광받았다. 항공기의 등장 이전에는 소형함들이 직접 흩어져서 적함을 육안으로 수색해야 했다. 그러나 항공기가 등장하면서 보다 짧은 시간 내에 더 넓은 반경을 탐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초창기 항공기의 속도가 느리다지만 선박에 비하면 훨씬 빨랐고, 자연스레 탐색에 있어 그만큼 유리한 이점이 있었던 것이다.

다만, 처음부터 항공기 운용을 위한 전용함선이 건조된 것은 아니었다. 1900~1910년대 해군의 건함은 드레드노트 등장 이래 최신예 전함에 집중하고 있었고, 정찰 목적의 항공기 전용 운용함 건조에 신경 쓸 여유가 없었고, 새로 등장한 신기술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는 이도 드물었다. 이 시기 해군은 전함 등 주력함에 1~2기씩의 항공기를 탑재한 후 이함시키는 형태로 이용했다.

제1차 세계대전과 초창기 항공모함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영국에 의해 항공모함에 대한 개념연구가 본격화되었다. 당시 영국은 독일 대양함대의 북해 진출을 봉쇄하며 동시에 U-Boat의 통상파괴전을 저지하고, 습격받은 상선의 생존자들을 구조해야 할 필요성 등이 있었다.

때문에 개전 직후 영국은 상선을 개조하여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 HMS 아크 로열(Ark Royal)을 건조했고, 뒤이어 순양함으로 건조되던 HMS 퓨리어스(Furious)가 설계상의 문제로 순양함으로 활용하기 어려워지자 이를 항공모함으로 개조, 취역시켰다. 1918년에는 여객선을 개조한 HMS 아거스(Argus)가 취역했는데, 아거스는 현대적인 일자식 비행갑판을 채택한 최초의 항공모함이었다.

1차대전기의 항공모함은 이처럼 처음부터 항공모함으로 건조된 함선이 없었으며, 상선이나 용도폐기된 전투함을 개조하는 식으로 만들어졌다. 운용 역시 직접적인 전투 참가가 아닌 위에서 언급한 탐색이나 구조 등 지원업무에 국한되었다.

전간기와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과열되는 건함 경쟁을 막기 위해 5대 열강은 주력함의 건조를 제한하는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을 체결하는데, 이것이 항공모함이라는 함종에게 기회가 되었다. 워싱턴 조약은 폐기되는 전함 일부를 구제하기 위해, 전함의 항공모함 개조를 제한적으로나마 허용하였다.

이로 인해 미국의 렉싱턴, 새러토가, 영국의 이글, 커레이저스, 퓨리어스, 일본의 아카기, 카가, 프랑스의 베아른이 항공모함으로 취역하였다. 그 외에 일본은 경항공모함 호쇼를 건조했는데, 호쇼는 건조 당시부터 항공모함으로 설계된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이었다.

한편, 전간기의 급속한 항공기술 발달은 항공기가 전장에서 가지는 비중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제 항공모함 함재기들은 단순히 지원 업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직접적인 적 함정 공격이나 육상시설 폭격, 적 항공기와의 교전 등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 항공기의 선각자 중 한 명인 미 육군항공대의 미첼 준장은 항공기에서 투하한 폭탄 단 한 발로 표적함을 격침시키는 시연 등으로 항공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제2차 세계대전과 항공모함 시대의 대두

1940년 지중해에서 영국 해군이 단행한 타란토 공습, 1941년 일본 해군의 진주만 공습은 항공모함 함재기들이 전함 등 주력함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새로운 해전의 패러다임을 열은 것으로 평가받은 일대 사건이었다. 이후 미국과 일본은 광대한 태평양의 전장에서 서로 항공모함을 중심으로 한 함대전을 벌였는데, 산호해 해전, 미드웨이 해전, 필리핀 해 해전은 모두 항공모함 함대간에 펼쳐진 해전으로 양측 군함은 적함을 향해 포탄 한 발 안쏜채 오직 양측 항공기들간의 공방전이 이루어졌다.

최종적으로 미국은 정규 항공모함 10여 척에 호위항공모함 100여 척을 앞세워 태평양에서 절대적인 제해권과 제공권을 장악하였으며, 일본은 진주만 공습으로 항공모함 운용의 선진성을 보여주었음에도 구시대적 거함거포주의에 집착하다 끝내 대참패하고 말았다.

전반적으로 태평양 전쟁 초반에는 양측이 항공기를 운용할 육상거점이 매우 적어, 서로 점령한 섬에 활주로를 짓고 이 기지를 바탕으로 항공작전을 펼쳤으나 중후반기에는 확보한 항공모함의 수가 늘어나면서 항공모함이 사실상 하나의 움직이는 해상항공기지 역할을 하게 되었다.

전후에서 현대까지

태평양 전쟁 이후 미국 해군은 철저하게 항공모함 중심으로 재편되었다. 영국, 프랑스 등 다른 열강 국가들은 경제난 등으로 중형급 이상 항공모함의 운용을 거의 포기했고, 미국과 대립하는 소련은 이제 겨우 해양진출에 나서는 신세로 현대식 항공모함의 건조에 나서지 못했다.

이후 항공모함의 방향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미국의 '슈퍼캐리어'로 대표되는 정규 항공모함의 대형화다. 7~80여 기에 달하는 고정익 항공기를 운용하며 이를 위해 함선의 크기와 배수량도 크게 불어났고, 이를 만회하기 위해 추진기관을 원자로로 바꿨다. 미국 외에 프랑스가 규모는 좀 작지만 샤를 드 골급으로 이와 같은 방향을 유지하고 있으며, 영국과 인도, 중국이 이를 뒤따르고 있다.

둘째, 고정익기 운용이 극히 제한적인 경항공모함이다. 이는 미국만큼의 경제력도 안 되고, 초대형 정규 항공모함의 필요성도 낮은 나라들이 선택한 것이다. 주로 회전익기(헬리콥터) 및 고정익 수직이착륙기 10~20 여기를 운용하는데, 포클랜드 전쟁에서 영국 해군이 경항공모함 인빈시블에서 운용한 해리어만으로 제공권을 장악함에 따라 각광받았다. 1980~2000년대의 영국과 스페인, 이탈리아 해군이 이와 같은 방향에 있다.

셋째, 항공순양함 개념으로 항공모함 자체에 강력한 중무장을 탑재하는 것으로 항공기 운용이 정규 항공모함에 비하면 많이 제약받고 있으나 대신 함 자체적인 타격 능력이 강화되어 있다. 냉전 시기 소련이 선택한 방향으로, 소련 말기에는 쿠츠네초프급으로 이 방향을 일부 수정하고자 했으나 쿠츠네초프조차 함 자체적인 중무장을 포기하진 않았다. 이와 같은 방향성은 소련 해체 이후 포기되었다.

2015년 현재 항공모함 운용국과 그 종류

과거 항공모함을 운용했던 국가

  • 일본
  • 스페인 : 새로 후안 카를로스 1세급을 건조중이다. 문제는 이게 항공모함이 될지 항모 기능이 있는 상륙함이 될지 모른다는 것.
    • 프린시페 데 아스투리아스급 항공모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