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호출기

Mykim5902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1월 19일 (금) 16:41 판 (→‎개요)
  • 無線呼出機 / Pager

개요

기지국에서 무선으로 단문 정보를 받아오는 단방향 통신수단. 기기 알림음을 본따 “삐삐(Beeper)”라고 많이 불렀다.

삐삐만으론 용건을 정확하게 알기 어렵기 때문에, 호출자와 통화하거나 음성 사서함을 열어야 했다. 삐삐가 한창 유행일 당시에는 공중전화를 주로 사용했으며, 내노라 하는 카페에서는 전화기를 대여해주고 삐삐 사용자의 편의를 도왔다. 90년대에 발신만 되는 시티폰(CT-2)가 영국을 비롯해 몇몇 국가에 출시되었지만, 이내 PCS의 물결에 밀려나 삐삐보다 먼저 사라졌다.

‘광역삐삐’와 ‘지역삐삐’가 있었다. 광역삐삐는 말 그대로 전국에서 삐삐를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데, 지역을 옮겨 다닐때 마다 삐삐의 할당 지역을 바꿔줘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는 삐삐가 핸드쉐이킹 없이 단방향으로만 수신하는 특성 때문인데, 휴대전화와 달리 삐삐가 어디 있는지 기지국에서 알길이 없으니 모든 기지국에서 일제히 신호를 뿌렸고, 이걸 전국 단위로 해버리면 용량이 남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삐삐는 그러고도 부족한 광역삐삐의 수요를 채우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외에도 사설 목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구내삐삐 등도 시판되었다.

의외로 병원에서는 길게 살아남았는 데, 전자파를 계속 발생시키는 휴대전화와 달리 삐삐 자체가 전파를 발신하진 않기 때문에 의료기기 오작동 우려가 적었기 때문이다.

한국 시장

한국에는 1982년 체신부 한국전기통신공사[1]에서 시험 서비스를 개시한 이래로[2] 1개 광역삐삐(SK텔레콤)과 10개 지역삐삐 사업자(수도권 2개사)가 사업을 전개했다.

식별번호는 초기 10년간 일반 전화처럼 지역번호를 받았다. 1991년 전국 사업자인 한국이동통신에 012가 할당되었으며[3], 1992년 지역 사업자를 선정하면서 015를 할당받았다[4]. 012는 SK텔레콤의 사업권 반납 이후 소멸했다가 사물인터넷 식별번호로 부활, 015는 서울이동통신이 남아 유지중이다.

삐삐는 80~90년대 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사랑받아왔지만, 1990년대 후반부터 시작된 PCS 전쟁으로 질에서 밀릴 수 밖에 없었다. 2000년부터 지역 사업자들이 줄이어 사업권을 반납했으며, SK텔레콤도 2001년 무선호출 사업을 정리하면서 삐삐의 전성기가 종식됐다.

단말기

단말기는 그 당시 기술로도 담배곽보다 크지 않았다. 단말기 자체가 송신을 하는 일이 없다 보니 구조도 간단했고, 먹는 전력도 적어 건전지 하나로 몇달씩 쓸 수도 있었다.

호출자가 삐삐 고유번호로 전화를 걸면 단말기가 그냥 울리는 게 가장 초기의 원리였다. 이후 호출자의 전화번호가 표출되기 시작하고, 호출자가 숫자 조합을 입력할 수 있게 되면서 일명 ‘삐삐 암호’가 탄생했다. 나중에는 한글 메시지도 보낼 수 있게 되었고 단말기에서 거꾸로 삐삐를 칠 수 있는 양방향 단말도 등장했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어 휴대전화에 밀려 사장되었다.

각주

  1. 한국통신과 한국이동통신으로 분리되며, 한국이동통신은 SK텔레콤이 된다.
  2. "안방電子비서"…데이터信時代가 열렸다, 경향신문, 1982.01.01.
  3. 이제"무선호출 수신기(삐삐)"를호출 하실때는먼저「012」를 눌러주십시오, 동아일보, 1991.04.14.
  4. 신규무선 호출사업 식별번호 015로, 경향신문, 1992.12.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