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지도가 땅 위에 뭐가 있는지를 보여준다면, 지질도는 땅속이 어떻게 생겼는지를 보여준다. 예를 들어, 똑같은 모래밭이어도 한 곳은 밑에 단단한 화강암이 있고, 또 한 곳은 밑에 석회암이 있을 수도 있다. 여러분이 건물을 짓고 싶다면 화강암이 있는 모래밭을 파야 할 것이고, 시멘트를 만들고 싶다면 당연히 석회암이 있는 모래밭을 파야 할 것이다. 땅속의 모습을 자세히 알면 이처럼 유용한 점이 많으므로 따로 조사해서 지도를 만드는데, 그 지도가 바로 지질도이다.
지질도를 작성할 때는 '문헌 조사 → 노두 조사[1] → 노선 지질도 작성 → 지질 평면도 작성 → 지질 단면도 작성 → 지질 주상도 작성' 순서로 한다.
지질도의 종류[편집 | 원본 편집]
노선 지질도[편집 | 원본 편집]
정해진 길을 따라가면서 겉에 드러난 암석의 종류와 구조를 표시한 것이다. 망치로 표본을 채집하기도 하면서 노두를 자세히 관찰하는 단계이다. 노선 지질도에는 지층의 경계선에 더하여 습곡과 단층 등 지형에 관한 정보도 써넣는다.
지질 평면도[편집 | 원본 편집]
지질도라 하면 이 문서에 나오는 것들 전부를 포함하지만, 좁게는 지질 평면도를 줄여서 지질도라 할 때도 자주 있다.[2] 노선 지질도를 여러 장 모아서 합치면 지질 평면도가 되는 것인데, 같은 암석끼리 연결하고 다른 암석끼리는 주향과 경사를 반영하여 경계선을 그어 주기만 하면 끝이다. [3] 지질 평면도 단계까지도 지표에 드러난 암석과 지층만을 보여 준다. 따라서 입체적인 지하 구조를 파악할 수 있게 지질 단면도와 지질 주상도를 붙여서 그릴 때가 많다 보니 지질 평면도를 지질도라 부르곤 하는 것이다.
지질 단면도[편집 | 원본 편집]
지질 평면도에 나타난 한 지점을 택하여 그린다. 주향에 직각이 되게 선을 긋고, 그 선이 등고선과 만나는 점을 단면도 상에 표시하면 완성이다. 그러면 그 선상의 지하 지층 분포와 지질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지질 주상도[편집 | 원본 편집]
지질 단면도를 이용하여 지층이 쌓인 순서를 알아낸 다음, 이를 기둥 모양으로 도식화한 것이다. 지층이 포함하고 있는 화석도 기호로 표시하므로 서로 다른 지역의 지층이 쌓인 순서를 쉽게 비교할 수 있다.
왼쪽의 지질 단면도를 보면 이판암이 가장 먼저 쌓이고 나서 응회암, 석회암, 사암이 순서대로 쌓인 지층이 왼쪽으로 기울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것을 쌓인 순서만 고려해서 지질 주상도로 나타낸 것이 오른쪽 그림이다. 실제로는 이판암은 어두운 줄무늬, 석회암은 회색 벽돌무늬 같은 식으로 암석별 무늬도 정해져 있지만 위 그림은 이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지질 기호[편집 | 원본 편집]
일반적인 지도와는 사용하는 기호도 약간 다르다. 표에 나온 것들은 극히 일부로, 전제 지질 기호는 훨씬 많다. 주향과 경사 표시는 여러 경우를 예로 든 것으로, 주향과 경사에 대한 아래 설명을 읽고 나서 보면 어떻게 표시하는 것인지 이해될 것이다.
경사[편집 | 원본 편집]
지층 면이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가를 나타낸다. 쉽게 말해 지층 면에 물을 떨어뜨렸을 때 물이 흘러가는 방향이 경사면이다. 물론, 실제로 지질 조사를 할 때는 정밀하게 측정해야 하므로 '클리노미터'라는 도구를 이용해서 경사와 주향을 한꺼번에 측정하지만, 원리는 같다. 표기할 때는 30˚NE나 45˚SW 같은 식으로 나타내고, 각각 북동쪽으로 30˚, 남서쪽으로 45˚ 기울어져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경사가 0˚나 90˚인 특수한 지층은 따로 경사를 표시하지 않고 수평층과 수직층 기호로만 나타낸다.
표시가 안 돼 있는 지질도에서 경사를 구해야 할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주향선을[4] 두 개 그리고 고도가 높은 쪽에서 낮은 쪽으로 화살표를 그렸을 때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경사 방향이다. 이때 주향선 사이 수평 거리를 삼각형의 밑변이라 놓으면, 주향선 간의 고도 차이가 삼각형의 높이가 된다. 그러면 삼각형의 밑변 분의 높이가 경사각의 탄젠트값임을 이용해 경사각도 구할 수 있다.
주향[편집 | 원본 편집]
지층 면과 수평면의 교선, 즉 주향선이 가리키는 방향을 전문 용어로 주향이라 한다. 주향선이 북쪽을 기준으로 동쪽으로 15˚ 돌아가 있으면 주향은 N15˚E라 하는 식이다. 이때 북쪽은 정북 쪽을 기준으로 해야 하지만 클리노미터의 자침은 자기장의 북극인 자북을 가리키게 되어 있다. 만약 편각이 5˚W라면 '자기 북극'인 자북이 '진짜 북극'인 진북에서 5˚만큼 서쪽에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위 예시의 주향도 자북에서 동쪽으로 15˚였지, 진북에서는 10˚만 동쪽에 있으므로 N10˚E로 바로잡아 주어야 정확하다.
주향이 정북이나 정남 쪽일 때는 NS라고만 하고, 정동이나 정서 쪽이면 EW라고만 한다. 지질 기호 단락의 표에서 제일 오른쪽 두 번째와 세 번째가 그러한 경우를 보여주고 있다.
경사와 주향은 항상 수직을 이룬다. 그러니 위 사례에서처럼 주향이 N10˚E라면 경사는 NW나 SE로밖에 나올 수 없고, 둘 중 어느 쪽인지는 높이를 비교하여 판단한다. 역으로, 위 설명이 너무 어렵다면 경사를 먼저 구해 놓고 주향을 판단하는 것도 가능하다.
표시가 없는 지질도에서 주향을 알아낼 때는 지질도 위에 주향선을 그려 보면 된다. 같은 높이의 등고선이 특정 지층 경계선과[5] 만나는 두 점을 연결하면 주향선이 된다. 이 경우에는 편각을 따질 것 없이, 주향선이 지질도 상의 방위 표시(4자 모양 기호)에서 북쪽과 비교해 얼마나 기울어져 있는지만 읽어주면 주향이 된다.
각주
- ↑ 암석이 지표에 드러나 있는 것을 노두라 한다. 쉽게 말해 현장 조사라 할 수 있다.
- ↑ 이 문서에서는 혼동을 피하고자 지질 평면도와 지질도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다.
- ↑ 사실 주향과 경사를 판단하는 것을 어렵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아래 단락의 설명을 읽고 나면 생각보다 간단하다고 느낄 것이다.
- ↑ 바로 아래 단락에서 설명하고 있다. 경사를 설명할 때 주향선이 나오기 때문에 교과서에서는 주향을 먼저 다루지만, 경사가 더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쉬우므로 여기서는 경사부터 이야기하는 방식을 택했다.
- ↑ 지형 전체가 나타나 있을 때는 지형 경계선이 폐곡선으로 나타나므로 하나밖에 없지만, 일부만 나타나면 경계선이 여럿 있을 수 있다. 양쪽이 잘린 지층은 경계선이 위아래로 나타나는 식이다. 그럴 때는 위든 아래든 경계선 하나만 골라서 등고선과 비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