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루마리

Unter (토론 | 기여)님의 2018년 5월 15일 (화) 14:50 판
히브리어로 적힌 《에스델서》의 두루마리

두루마리는 도서 형태 중 하나로, 종이을 길게 이어놓고 끝단에 축을 끼워서 둘둘 말 수 있게 한 물건이다. 영어로는 (roll) 또는 스크롤(scroll)이라고 한다.

특징

두루마리 형식의 도서는 현대와 같은 제책본이 나타나기 이전부터 존재했으며, 동서양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었다. 파피루스·종이·비단·양피지 등 부드러운 재료에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려넣고 막대에 둘둘 감으면 두루마리 완성. 고대에 성행한 도서 형태지만 현대에도 두루마리의 흔적은 남아있다. 족자도 두루마리의 일종이며, 기록물은 아니지만 두루마리 휴지도 엄연한 두루마리다. 책을 헤아릴 때 사용하는 권(卷)이라는 단위도 두루마리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 형식상 제책본에 비하면 매우 부피가 크다는 단점이 있다.

대중문화 속의 두루마리

두루마리를 읽는 마법사

대중문화 작품에서 두루마리는 고대의 서책으로 곧잘 등장한다.

서양 판타지 장르의 작품에서 두루마리는 마법적인 힘을 가진 물품으로 나오는데, 두루마리에 적힌 주문을 읊조리면 단 한 차례 마법의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식이다. 말하자면 1회용 마법 티켓. 한국의 판타지 소설에 흔히 나오는 스크롤이 바로 이 두루마리다.

일본의 대중문화 작품에서는 좀 특이하게도 비전서… 그러니까 무협 소설비급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닌자의 비전이 적힌 두루마리는 심심찮게 나오는 키 아이템. 일본의 관용구 중에는 문외불출의 비전을 가리키는 『호랑이 두루마리』(虎の巻, 토라노마키)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중국의 병법서 《육도》 중 『호도』(虎韜)에서 유래한 말이다.

작품별 두루마리

  • 게임 《엘더스크롤 시리즈》에는 엘더 스크롤이라는 강력한 마법의 두루마리가 나온다.
  • TRPG던전스 앤드 드래곤스》(D&D)에서는 읽으면 1회용 주문이 발동하는 소비형 아이템으로 나온다. 전사 등의 마법 주문을 쓰지 못하는 클래스라면 사용할 수 없으며, 주문 사용자라도 두루마리에 적힌 마법 주문이 자신의 계통과 다르다면 사용할 수 없다.
  • 판타지 소설 《드래곤 라자》는 D&D의 설정을 차용했지만 두루마리에 관한 부분은 사뭇 다른데, 주문 사용자가 아니더라도 두루마리를 찢기만 하면(읽는 것이 아니다) 1회용 주문이 발동한다. 《드래곤 라자》의 이 설정은 대한민국의 판타지 소설계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