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민

인민([1], people)은 정치학에서 정치적인 권한이 없는 사람, 쉽게 말해 일반인을 가리키는 용어다. 이 용어는 원래 사회주의 색채를 드러내는 말이 아니었는데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 마지막 문장에서도 인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점에서 인민이 민주주의의 주체를 가리키는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government of the people, by the people, for the people, shall not perish from the earth.

인민의, 인민에 의한, 인민을 위한 통치가 지상에서 소멸하지 않아야 한다.
— 게티즈버그 연설

인민이 사회주의 색채를 띠지 않았다는 근거로는 과거 일본제국, 대한제국[2], 20세기 초 중화민국에서도 인민이라고 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중국 고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단어였는데 영어의 피플(people)을 일본인들이 인민이라는 표현을 가져와 번역했다.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인민이라는 용어가 발견되어서 일본제 한자어가 아닌 일본식 번역어임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인민이란 말의 사정은 매우 복잡하다. 북한과의 대립으로 인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공산주의자로 낙인찍히기도 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무렵 남한에서도 인민이라는 용어를 사용한 적이 있다. 북한에서 인민이라는 단어를 선정하는 바람에 한국에서는 인민 대신 국민이라는 단어를 대용하는 입장에 처해졌다. 때문에 현재 한국에서는 인민을 민주주의의 주체라고 말하는 일이 거의 없다. 나라 이름에 인민을 붙이기만 해도 사회주의, 공산주의 국가의 느낌이 난다.

원래 인민이라고 할 상황에 국민이라는 표현을 써야하는 상황이 있다. 국가와 무관하게 민중, 사람들을 지칭하는 표현에는 인민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 그러나 인민은 사회주의식 표현으로 여겨져 국가라는 집단과 관련된 국민으로 대체하는 경우도 왕왕있다.

각주

  1. 사람 인과 백성 민. 비슷한 뜻의 한자로 구성된 병렬관계 한자어
  2. 뿐만 아니라 조선 말에도 지식인 사이에서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