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의 장미와 사탕과자

진홍의 장미와 사탕과자(일본어: 真紅の薔薇と砂糖菓子)는 만화 연구가 후지모토 유카리가 제시한 백합물클리셰를 가리키는 용어이다.

이 클리셰는 특정한 캐릭터들의 성격과 관계성을 나타낸다. '진홍의 장미'(혹은 '장미') 쪽은 "미인에, 멋있고, 딱부러지는 성격의 슈퍼우먼 타입"을, '사탕과자'는 "매우 소녀스럽고 천진난만한 타입"을 나타내며 이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지는 레즈비언 로맨스를 가리킨다.[1] 이러한 클리셰는 야마기시 료코가 1971년에 발표한 만화 「하얀 방의 두 사람(白い部屋の二人)」에서부터 시작하며, 더 올라가서는 요시야 노부코의 「다락방의 두 처녀」의 주인공들 또한 이러한 타입의 주인공[2]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편집 | 원본 편집]

이 개념은 만화 연구가 후지모토 유카리가 순정만화(少女漫画)를 분석한 자신의 저서 『내가 있을 장소는 어딨지?(私の居場所はどこにあるの?)』 (1997)에서 제시되었다. 이 책은 1970년대와 1980년대의 순정만화를 주로 분석했으며, '진홍의 장미와 사탕과자'는 동서 3장의 "레즈비언 -- 여자인 것을 사랑할 수 있을까(243p~283p)" 절에서 핵심 개념으로 다루어진다.

책에서 다루어진 1970년대와 1980년대 순정만화 작품의 분석에서 나타나는 여타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이 두 타입 중에 '장미' 쪽이 더 불우한 가정사정을 지니고 있다.
  2. 이들이 레즈비언이란 사실이 소문으로 퍼져 손가락질을 받게 된다.
  3. 그 결과 이들은 동반자살을 하거나 한 쪽이 죽는 등 비극적 결말을 맞이한다.
— 藤本由香里、同書、253p~256p.

그러나 후지모토 유카리는 순정만화의 동력원이 "누군가 나를 긍정해주기 비란다"는 인정욕구에 기초해 있기에, 같은 레즈비언 내러티브일 때에도 남장여자의 경우 좀 더 자유로운 판타지가 구사되는 점을 지적한다. 즉, 다른 남성에 의한 자기긍정(이성애)은 "사회구성원으로써 패스포트란 기능"을 갖는 반면 다른 여성에 의한 자기긍정(동성애)은 이를 결여되어 있기 때문에 위와 같은 특징들이 나타난다[3]고 주장한다.

다만 이는 70년대와 80년대의 자료들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여 도출된 결과이며, 후지모토 유카리도 같은 책에서 1990년대부터는 다른 전개가 보임을 밝히고 있다.

각주

  1. 藤本由香里、『私の居場所はどこにあるの?ー少女マンガが映す心のかたち』、朝日文庫、2008、253p.
  2. 이서, 「언니 저 달나라로 : 백합물과 1910-30년대 동북아시아 여학생 문화 」 , 『삐라 : 퀴어인문잡지』 1권, 노트인비트윈, 2012, 145쪽.
  3. 藤本由香里、同書、253p.